차별과 침묵이 당연했던 시대에,

오늘은 영화 『헬프』를 권합니다.






■ 영화 정보


제목: 헬프 (The Help)

감독: 테이트 테일러

개봉: 2011년

장르: 드라마

출연: 엠마 스톤, 비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러닝타임: 146분

원작: 캐서린 스토킷의 동명 소설 『The Help』





■ 영화 줄거리


1960년대 미국 미시시피 주 잭슨, 인종차별이 일상처럼 존재하던 시대였습니다.

백인 가정의 가정부로 일하는 흑인 여성들은 이름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한 채, 부당한 일이 있어도 침묵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자를 꿈꾸는 백인 여성 스키터가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과 미니로부터 그들의 삶을 듣게 되고 이를 인터뷰하여 책을 엮어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합니다.

모두가 침묵하던 시대, 말하는 순간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공포 속에서도 소수의 흑인 여성들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는 한 시대의 침묵을 깨어내고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게 됩니다.





■ 영화가 주는 메시지


『헬프』는 단순히 과거의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침묵하는 것은 과연 중립일까?"

차별과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방관임을, 이 영화는 힘주어 말합니다.

무엇보다 세상이 귀 기울이지 않았던 존재들이 목소리를 갖게 될 때 늦게나마 정의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조용하면서도 강하게 보여줍니다.


'우리는 다르지만, 같은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

변화는 거대한 영웅이 아니라, 작은 용기를 낸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냅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세상의 부당함을 외면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것, 그것이 결국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줍니다.



■ 영화에, 책을 더하다


『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


누군가의 마음에 도착하기 위한 단어를 고르고 싶은 사람에게 단어 하나가 누군가의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에세이입니다.



『자존감 수업』 - 윤홍균


"넌 친절하고, 넌 똑똑하고, 넌 소중한 사람이다."

에이블린이 일하는 가정에 어린 딸이 있는데, 그녀는 항상 아이에게 이 말을 상기시켜 줍니다.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록 떨어지는 자존감, 자존심을 놓을 순 있어도 자존감만큼은 놓아서는 안 됩니다.

어린 메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처럼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스스로 믿게 해주는 책입니다.



■ 하나의 감상


『헬프』를 보고선 가슴이 참 먹먹했습니다.

이 영화는 정의를 말하면서도 결코 비판이나 분노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깨뜨려버리는 침묵, 말하는 용기, 연대, 그리고 삶의 따뜻함을 전해줍니다.

간혹 어떤 진실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오래 숨죽여야 합니다.

그러나 침묵을 강요받았던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는 문장 하나하나에 그 진심이 담겨있어 보는 내내 울컥했습니다.


만약 제가 그 시대에 있었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침묵하는 다수에 편승했을까요? 아니면 떨리는 목소리를 부여잡고 세상을 향해 외쳤을까요?


우리가 사는 시대에도 여전히 작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한마디 말조차 큰 구원이 될 수 있죠.

즉, 세상을 바꾸는 이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부당한 상황에도 조용히, 끈질기게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들입니다.


에이블린이 아이에게 해주었던 말이 오랫동안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You is kind. You is smart. You is important.



■ 건넴의 대상


변화를 꿈꾸지만 망설이는 분에게

세상의 부당함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분에게

따뜻하지만 단단한 영화가 필요한 분에게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누군가가 있나요?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그 사람에게도 건네주세요.

함께 기억할수록, 우리의 세상은 조금 더 공정하고 따뜻해질 테니까요.

다음 주에도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를 소개할게요.

혹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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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안의 세계사

저자 키스 베로니즈

동녘

2023-07-20

원제 : Making Medicine (2022년)

역사 > 세계사

과학 > 과학의 이해 > 과학사




사람의 병을 고치기 위해 탄생한 약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때로는 전쟁을, 때로는 문명을 그리고 국가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 책 속 밑줄


페니실린은 20세기의 기적이자 박테리아 감염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고통받을 때 우리의 곁을 지켜주는 충직한 친구이기도 하다.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억 명의 목숨을 구한 항생제 군단을 위한 초석을 다진 친구 말이다.



플레밍은 자신이 꽤 재미있는 시기에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플레밍은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왕립육군의료단에 징용됐다. 누군가는 이 4년으로 플레밍이 매우 귀중한 연구 시간을 낭비했을 것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플레밍은 혼돈과 선혈 사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군인들이 적이 아니라 감염된 상처와 싸우는 모습을 목격했다. 특히 플레밍은 전쟁 동안 감염된 상처에 소독제를 사용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지만 그럼에도 하나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휴가에서 돌아온 플레밍은 실험실에 돌아와 배지에 이상한 곰팡이가 핀 것을 확인했다. 화농균은 이 곰팡이 근처에는 하나도 없었고 곰팡이에서 멀리 떨어진 배지 가장자리를 따라 남아 있었다. 플레밍은 즉시 화농균을 죽인 이 곰팡이의 정체를 찾기 시작했다.



호주 의사인 존 케이드는 자신이 근무하던 정신병원의 환자와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일련의 실험을 진행하며 정신의학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케이드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자 의사인 아버지, 데이비드 케이드의 뜻을 이어받았다.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온 후 전쟁으로 피폐해진 마음 때문에 고통받았다. 존 케이드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스페인 독감의 후유증으로 아버지를 반복해서 찾아오는 극심한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1943년 12월 2일, 독일은 이탈리아 바리 항구에 정박해 있던 연합군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했다. 우연하게도 이 공격으로 머스터드가스가 사람에게 항암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공격으로 열일곱 척의 배가 난파됐다. 여기에는 내부에 비밀스러운 화물(머스터드가스 폭탄 2000개)을 실은 존 하비 증기선도 있었다.



코넬대학교 의과대학의 줄리언 맥긴리는, 여성의 특징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신체적으로는 자웅동체 특성을 보이는 아이들을 연구했다. 이 아이들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여타 다른 10대 남자아이처럼 남성생식기가 겉으로 드러나고 목소리가 굵어지며 가슴과 팔에 근육이 붙었다.



■ 끌림의 이유


문명은 늘 물리적 전쟁만으로 바뀌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단 한 알의 약, 그 발견이 인류의 생명 곡선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요.

인간의 몸이라는 개인의 이야기와 세계사라는 집단의 이야기가 약이라는 렌즈를 통해 맞닿아 있는데 의약품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조망한다는 발상이 신선했습니다.


매일 무심히 지나치는 약국, 손에 들었던 약봉지,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이토록 깊고 흥미로울 줄 몰랐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역사를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 간밤의 단상


우리가 살아온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약 한 알에 담긴 수많은 생명, 전쟁, 정치의 이야기는 예상보다 훨씬 더 거대했습니다.

여성의 피임약부터 전쟁 중 쓰였던 모르핀, 마약과 중독의 문제 그리고 권력과 윤리의 경계까지.

약은 단순한 치료제가 아니라 인간을 통제하고 사회를 조직화해온 도구였다는 사실이 새삼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역사는 전쟁과 정치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을 통과하는 아주 작고 조용한 것들, 바로 약과 같은 것들로도 연결됩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매일 무심코 삼키는 알약 하나조차도 세계사의 거대한 파도 위에 놓여 있다고 말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에 먹는 비타민 한 알이, 어쩌면 세계사의 단면과 맞닿아 있는 건 아닐까.


3년 넘게 전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팬데믹, 그 시기 백신 개발 속도를 바라보며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의문을 품었을 겁니다.

"이렇게 빠르게 만들어졌는데, 과연 안전할까?"

실제로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고 임상 기간에 대한 우려와 불신도 이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약이라는 존재가 단순히 치료를 넘어 인간의 삶과 시스템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해왔는지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가끔 병원 진료를 마치고 약국에서 기다릴 때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받을 이 작은 약 봉투 안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의 시행착오와 실패 그리고 간절함이 담겨 있겠구나.

책을 읽고나니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노력들이 오늘 우리의 건강과 일상을 어떻게 지탱해주고 있는지, 그 이면에 어떤 사회적 메시지들이 숨겨져 있는지 그 모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약, 의학, 건강 이슈에 관심 있는 분

인문학적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싶은 분

새로운 시선으로 세계사를 읽어보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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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책 DIGEST

5월 셋째 주, 삶을 비추는 문장들 사이에서 머물렀던 시간






■ 이번 주 <간밤에읽은책> 돌아보기


월요일 | 『청춘의 독서』 – 유시민

질문하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또한 삶을 밀어주고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책에 있음을 조용히 전해준 책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2468213



화요일 |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이병률

지난 사랑을 생각나게 합니다.

사랑이 끝났어도 감정은 여전히 남는다는 것을, 시인의 문장으로 다시 배웠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3702063



수요일 | 『콘클라베』 – 로버트 해리스

교황 선출이라는 가장 비밀스러운 드라마를 다루었습니다.

아시죠? 실제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의 포인트는 교황 선출이 아닙니다. 신념과 권력의 경계에서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4837868



목요일 |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스승의 날, 시인의 시선으로 사랑과 배움 그리고 존중을 다시 바라본 날이었습니다.

직접 찾아뵐 순 없어서 선생님들께 선물과 책 속 구절을 담아 보내드렸습니다.

저를 아끼고 생각해주는 선생님들의 답장이 아직도 따스하기만 합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5976499



금요일 |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 – 마이클 노턴

삶을 버티는 대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일상의 리추얼에서 찾았습니다.

작은 반복이 결국 감정을 지키는 힘이 됨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7133741





■ 이번 주 <모든도서리뷰> 돌아보기


화요일 | 『완벽주의자의 조용한 우울』 – 엘리자베트 카도슈

말하지 못한 우울도 결국 깊은 고통입니다.

그렇기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조용하게 마음을 감싸주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4451758



목요일 |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 나태주

무언가 잘 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삶을 버겁게 할 때,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시인은 말해주었습니다.

책은 말합니다.

"그렇게 조용히 살아가는 당신도, 이미 잘 살아내고 있는 거예요."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6816212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수요일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는 존재에게 보내는 다정한 연대의 시로, 삶의 시련 앞에서 여전히 피어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문장입니다.

처음 이 시를 접했을 때, 몇 번이나 읊조리며 읽었는지 모릅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5408097




이번 주, 당신의 마음을 붙잡은 문장은 무엇이었나요?

책은 언제나 삶 곁에서 조용히 말을 겁니다.

다음 주에도 우리의 문장이 서로를 비추는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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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

저자 마이클 노턴

부키

2025-04-02

원제 : The Ritual Effect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삶을 사랑한다는 건, 단순한 일이 반복될 때 그 안에 마음을 담는 일이다.




■ 책 속 밑줄


메이비: 혹시 'T'라고 새겨진 금목걸이 어디서 파는지 아세요?

마이클: 그거 십자가야.

메이비: 짜가라고요?

ㅡ시트콤 <못말리는 패밀리>


나는 어렸을 때 일요일만 되면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님과 목청 대결을 버이며, 성 테레사 성당에 미사를 보러 가지 않겠다고 박박 우겼음에도 매번 뜻은 이루지 못했다. 내가 특히 싫었던 것은 설교가 아니라("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라는 말은 늘 지당하다고 생각했다), 대본처럼 짜인 순서였다.



리추얼은 또한 끊임없이 효율을 추구하고 주의를 요구하는 디지털 기술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 의미를 갖는다. 리추얼을 위한 신성한 공간을 따로 지정함으로써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이 매일 밤의 퍼포먼스를 분석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내 딸만을 위한 리추얼은 아니었다. 나를 위한 리추얼이기도 했다. 내가 그 일련의 절차를 엄격하게 수행했던 것은 어떤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밤 이 리추얼을 반복하면서, 그 리추얼에 밤을 무르익게 하고 잠을 불러오는 힘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고한 리추얼 회의론자였던 내가 진정한 리추얼 신봉자가 되어 있었다.

나의 변화를 깨달은 순간, 궁금해졌다.



케이크든, 별것 아닌 CD 보관함이든, 집에서 빚은 맥주든, 공을 들일수록 애정이 더 많이 간다. 누구나 일상 속의 지극히 평범 한 장면을 치르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그렇게 세월에 걸쳐 나만의 것이 된 행위가 바로 우리의 리추얼 시그니처다. 우리는 자신만의 리추얼을 통해 주변 환경에 나름의 정성을 들이고, 동시에 더욱 풍요롭고 깊이 있는 삶을 경험하게 된다.



통과의례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다른 누구 또는 다른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우리 내면의 근본적이고 영속적인 욕구가 충족될 수 있게 해준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우리가 진정 어떤 사람인지를 각인시킬 수 있게 해준다.



리추얼은 긍정적인 면에서든 부정적인 면에서든, 우리의 집단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사회적 접착제로 작용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고 조정함으로써 더 다양한 타인과 관습을 포용할 수 있다. 정체성의 초점을 정치와 같은 양극화된 영역에서 스포츠나 음악 등 문화적 방면으로 옮겨 집단의 경계를 넓힌다면, 갈등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변화를 이루어가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소속의 경험을 넓히는 길이 될 수 있다.



리추얼은 공동의 노력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다. 그러나 리추얼은 자신과 다른 리추얼을 가진 이들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어 사람들을 갈라놓을 수도 있다. 다행히도, 갈등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나면 리추얼이 화해의 도구가 될 수 있다.



■ 끌림의 이유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는 격변이나 성공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감정을 회복하고 삶을 사랑할 수 있을지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저자는 일과 인간관계 그리고 내외적인 감정의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마음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따뜻하게 전합니다.

삶을 잘 살기 위한 방법보단 삶과 연결된 감각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서 지금 당장 삶을 단단하게 붙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문장들을 전합니다.



■ 간밤의 단상


정말 힘이 부칠 때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매일 제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봅니다.

"오늘도 버텨낼 수 있을까?"

물론 이에 대한 대답 따위는 없습니다.

대답할 시간이 어디있나요. 일단 샤워하러 가야지요.

그런데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해 아주 조용히 대답합니다.

"삶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사랑할 수도 있어요."


삶이 무겁고 버거운 이유는 그 무게를 지탱할 감정의 리듬을 잃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저도 나름의 작은 의식이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침에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외출할 때 듣는 팝송, 누군가에게 보내는 짧은 인사 그리고 매일 밤 하루를 마무리짓는 일기조차 작은 의식이 되어 제 자신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요.


오늘은 저만의 리추얼을 하나 더 만들어보려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도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한, 아주 사소하고도 다정한 연결을요.

삶을 사랑하는 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낸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작은 의식 하나면,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오늘도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 건넴의 대상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분

일상에 작은 의미를 다시 불어넣고 싶은 분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나를 돌보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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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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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저자 나태주

니들북

2025-04-28

에세이 > 한국에세이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책 소개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은 풀꽃처럼 조용하고 낮게 그리고 단단하게 피어난 삶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살아온 시간들 속의 배움, 실수, 사랑, 후회 그리고 기다림의 이야기들이 에세이와 시를 넘나들며 따뜻하게 펼쳐집니다.

언제나 그렇듯, 책은 소리 없이 다가와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힘을 보여줍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 오늘로써 충분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 괜찮으니,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마라.


우리는 때로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나 노력, 의지, 목표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마음가짐도 살면서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완전히 번아웃이 되어 더는 힘을 내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합니다. 전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더 잘하려 애쓰지 마세요.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우리가 가장 견디기 힘든 순간은 나만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때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면 조금 나아져요. 우리는 지금 누구나 다 힘들고, 어렵고, 괴롭고, 불안하고, 조금은 우울합니다.

나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이 있다면,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찌그러졌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조건 숨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드러내 아름답게 빛낼 수 있도록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 바로 이곳에 있는 것》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요?

가까운 곳, 지근거리, 바로 우리 집에 있습니다

그리고 내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행복을 찾지 아니하고, 자꾸만 먼 곳에 있다, 남에게 있다, 안 보이는 곳에 있다,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지난하고, 불행하고, 답답하고, 속상하기만 한 것이지요. 이에 대해 카를 부세라는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산 너머 저쪽」 - 카를 부세


산 너머 언덕 너머 먼 하늘 밑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아, 나도 친구 따라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다네.

산 너머 언덕 너머 더욱더 멀리

그래도 사람들은 행복이 있다고 말을 한다네.





■ 책 속 메시지


이 책은 단순히 인생을 잘 사는 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품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내야 하고, 어떻게 놀아줄 것인지를 풀꽃 한 송이 바라보듯 차분히 알려줍니다.

나태주 시인은 스스로를 삶에 지지 않으려는 사람이라 표현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말 속엔 넘어져 본 자의 품위와 울어본 자의 너그러움이 배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쁜 하루를 살다보니 살아가면서 잊기 쉬운 것들이 점차 많아집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 출근길 지나치는 나무 한 그루, 천천히 걷는 마음 그리고 나 자신을 토닥이는 법을요.

이 책은 그 모든 것들을 조용히 상기시켜줍니다.



■ 하나의 감상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풀꽃처럼 살고 싶다!"


가끔은 바람에 흔들리고, 가끔은 제자리를 잃더라도 그래도 조용히, 자신의 방식대로 피어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

그런 마음을 받아들이는 데 오래 걸렸지만 이 책은 그걸 너무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나태주 시인의 문장은 어딘가 그리운 마음처럼 조용히 다가와 앉습니다.

누군가의 충고보다 더 깊은 울림은, "그저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는 그 한마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늘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사실은, 견디고 있는 하루 자체로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 책은 말합니다.

"그렇게 조용히 살아가는 당신도, 이미 잘 살아내고 있는 거예요."

오늘은 그 말 하나로, 마음이 조금 덜 무거웠습니다.



■ 건넴의 대상


나태주의 문장을 좋아하는 분

인생에 대해 다시 질문하고 싶은 분

가르침보다 다정함이 필요한 시점에 있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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