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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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세로 가는 길』을 읽다가 만난 프로듀사의 책, 『데미안』

 

 

근래 들어 가장 재미있게 봤던! 베스트로 꼽히는 책, 『헤세로 가는 길』

여행가는 기분으로 읽었고, 여행지에서 읽는 마음으로 읽었다.

『헤세로 가는 길』 리뷰: http://blog.naver.com/shn2213/220362138567

 

요즘 핫한 프로그램 중 하나인 【프로듀사】는 공효진과 김수현, 아이유가 출연해 더욱 더 인기를 끌고있다.

【프로듀사】에서 『데미안』책이 나왔다고 하여 방송을 챙겨보게 되었다.

 

스타인 아이유에게 PD 김수현이 잠이 잘 오는 방법을 말해주게 된다. 그 방법은 바로 독서와 음악감상!
이 때, 건낸 책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였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고, 대학교에 들어와서 『데미안』을 읽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읽어서그런지 그 당시에는 정말 몰입했던 것 같다.

 

꿈을 찾아가는데에 있어서,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외로움과 공허함, 『데미안』은 그것을 잘 묘사하고 있다.

 

생각이 많은 하루를 보내게되면 잠자리에 쉽게 들지못한다.

그럴때면, 책장 앞쪽에 꽂아져있는 에세이나 여행서적을 펼쳐 마음에게 위안과 격려를 해주는데 간간히 『데미안』을 펼치기도 한다.

 

스타인 아이유도 밑줄치게 만들었던 구절, 그 구절을 읽고나면 허함이 자리잡는다.
…… 아무도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와 친하지 않았다. ……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누구의 마음에도 들려고 하지 않았다.

잠시 넘어가서 보면, 『헤세로 가는 길』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누구의 시선에도 영향받지 않는 '혼자 있음'의 시간, 그 땐 발의 시점으로 보는 세상이 가장 진실함을 알기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 미래를 쫓다보면 '힘듦'과 '외로움'에 막히곤한다.

그럴 때면, 혼자 있는 시간이 참 많아진다. 그저 멍하니 생각하고 있을 뿐인데 시간이 얼마나 훅-훅- 가는지 모른다.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혼자있음의 시간도 꼭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혼자있음의 시간을 권유하고 싶지않다.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서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함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아하는 아르테 블로그의 마쏠님은 자기자신을 찾아가는 아이유에게 『헤세로 가는 길』에 인용된 문장을 추천해주고 싶다고했다.
그는 사랑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할 때 자신을 잃어버린다.
『데미안』

Hermann Hesse

 

나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데미안에서 나오는 유명한 이 문구는 몇번이고 곱씹으며 되새김질하곤 하는데.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나'를 비로소 이겼을 때, 진정한 '나'가 되는 것이다.

조금 부족해도, 조금 엉뚱한 짓을 해도, 언제나 내 숨겨진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결코 두렵지 않다.
그리고 나는 혼자가 아니다

고민을 공유한다는 것은 나에겐 퍽 힘든 일이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런데 나는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싶다. 의지할 수 있는 이와 함께한다는 것으로도

…… 아무도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와 친하지 않았다. ……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누구의 마음에도 들려고 하지 않았다.

누구의 시선에도 영향받지 않는 `혼자 있음`의 시간, 그 땐 발의 시점으로 보는 세상이 가장 진실함을 알기에.

그는 사랑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할 때 자신을 잃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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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미안해 -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아동학대.가정폭력)
고주애 지음, 최혜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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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미안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아동학대, 가정폭력)

 

 

 

 

 

『책에서 마주친 한 줄』

"그래. 아빠도 잘못한 거 알고 있더구나. 그런데 어른들은, 특히 남자들은 창피하면 말을 잘 못해. 괜히 센 척하지.

할아버지도 할머니한테 잘못하면 그렇거든. 부끄러울 때 더 큰소리쳐. 남자들이 그래. 정말 부끄럽게 말이야."

"잘못했으면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고 하면 돼. 그리고 다시 안 그러려고 노력하면 돼."

"그렇구나. 주안인 참 씩씩하구나. 하지만 주안이도 몸이 아프거나 화가 나거나 하면 주위의 믿을 만한 어른들한테 곡 말하렴.

도움을 줄 수 있게."

"그리고 무서운 생각이 나거나 화가 날 때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열 번 정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친구랑 싸울 때도 마찬가지고."

외할아버지는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부자라고 하셨어요.

우리 집은 진~짜 부자예요!

『하나, 책과 마주하다』

부자할아버지밑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아빠덕택에 주안이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받으며 남부러울 것 없이 지냈다.

아빠, 엄마, 주안이, 그리고 동생 주은이와 함께 살고있었는데 갑자기 아빠가 아무 일도 하지않고 안방에 틀어박혀 술만 마셔대기 시작했다.

가정주부로 지냈던 엄마마저 바깥에 나가서 일하게 되자, 주은이는 주안이가 돌봐야했다.

그런데 밤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조금 시끄럽게 놀던 주안이와 주은이에게 아빠가 손찌검을 한 것이다.

일을 마치고 온 엄마는 그 광경을 보며 기겁했다. 아이들을 온몸으로 감싸안고선 아빠에게​ 맞았다.

경찰이 집으로 와 엄마와 주은이는 여성보호센터로, 주안이는 아동보호센터로 데려갔다.

그렇게 아빠의 사과를 받아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주은이가 말문이 닫혀, 결국 엄마는 주은이를 데리고 친정에 갔다.

주은이만 데리고 외할아버지집에 간 엄마에게도 야속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 지경까지 오게 만든 아빠도 미웠다.

하지만 그 마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빠도 큰 상처를 받았었다. 그랬었다.

아빠는 고아원에서 자랐다가 자원봉사자로 온 친할머니께 입양이 되었는데 부자이셨던 친할머니가 주은이가 태어날 때즈음, 돌아가시고

새할머니는 맞은 친할아버지가 아빠를 파양시킨 것이었다.

그렇게 힘든 고백을 아빠는 주안이에게 털어놓았고, 아빠는 달라졌다. 대형마트에서 배달일을 하기 시작했고 엄마와 주은이도 데려왔다.

그렇게 용기내어 진심으로 사과한 것이 예전처럼 모든 것으로 돌려놓은 것이다.

말문닫힌 주은이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한 주안이는 사회복지사인 위층아줌마가 일하고 있는 먼 초등학교까지 직접 가서

주은이의 말문을 열리게 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내비친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주은이에게 주안이는 주은이를 웃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주안 돼지 꿀꿀꿀 주은 갈비 갈갈갈, 주안 돼지 꿀꿀꿀 주은 갈비 갈갈갈."

주은이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꿀꿀꿀, ……갈갈갈."

분명 30분도 안 되서 읽은 동화책인데, 계속해서 눈물이 났다.

​주안이, 주은이는 큰 상처를 안게되었지만, 앞으로는 행복할 것이다.

대개 가정폭력이 있는 가정은 좋게 해결되지 못하고 가족해체에 이르게 된다.​

아이들에게 손찌검한다는 것은 절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사과를 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어간다해도 그 상처는 절대 지우지 못한다.

평생 가슴에 남게된다. 그 당시 맞았던 아픔과 고통, 그 모든 것이 말이다.

아이에게 '사랑한다', '힘내'라는 사랑과 격려의 말을 못 한다면,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 아빠도 잘못한 거 알고 있더구나. 그런데 어른들은, 특히 남자들은 창피하면 말을 잘 못해. 괜히 센 척하지. 할아버지도 할머니한테 잘못하면 그렇거든. 부끄러울 때 더 큰소리쳐. 남자들이 그래. 정말 부끄럽게 말이야."

"잘못했으면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고 하면 돼. 그리고 다시 안 그러려고 노력하면 돼."

"그렇구나. 주안인 참 씩씩하구나. 하지만 주안이도 몸이 아프거나 화가 나거나 하면 주위의 믿을 만한 어른들한테 곡 말하렴. 도움을 줄 수 있게."

"그리고 무서운 생각이 나거나 화가 날 때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열 번 정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친구랑 싸울 때도 마찬가지고."

외할아버지는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부자라고 하셨어요.
우리 집은 진~짜 부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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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어요, 지금도 - 소설처럼 살아야만 멋진 인생인가요
서영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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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하고 있어요, 지금도 : 소설처럼 살아야만 멋진 인생인가요

 

 

 

 

 

『책에서 마주친 한 줄』

"그동안 사람들은 더 빠른 길만 찾아왔어요. 그러다가 걷기에 아름다운 길, 거칠고 험하지만 뭔가 나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죠.

  어쩌면 이제야 비로소 목적지보다 과정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건지도 몰라요."​

"길을 나선다는 건 설레지 않으면 시작할 수가 없어요."

"나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멋진 길이 있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몰리면 나무도 풀도 땅도 지금 모습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내 마음속에만 있죠. 우리 삶에도 그렇게 남모르는 비밀의 시간 하나쯤은 있어도 좋겠어요. ​…… 비밀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다시 두근거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저 풍경들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같은 시간을 통과하지요. 삶이란 항상 누군가와 소통하게 해요.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면 어려움도 풍경이 되고

  좋은 시간은 더 귀하게 느껴지고."

"생에 대한 질문이 마음을 흔들어도, 결국은 깨어 있는 나를 만들 거예요. 더 단단하고 반짝이는 나를 만들겠지요. 원래 아름다운 건 과정이 치열한거야."

……여기 오는 여자들은 마음을 나누고, 물건을 나누고, 감정을 나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티아하우스의 모든 것이 좋았다. 고민거리를 빛의 속도로 쓸어버려주는 빛자루아줌마는 물론이거니와 당연히 티아할머니 또한 너무 좋았다.

티아하우스라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즉, 위로받을 수 있는 곳,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아하우스는 그런 곳이었다. 도시이름과 같은 주인공 '서울'은 그래서인지 서울에 '위로받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있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예쁜 꽃들로 예쁘게 가꿔진 정원에서 여자들의 티타임인 브릿지타임이 한 달에 한번 티아하우스에서 열린다.

'서울'은 35살로 미혼여성이다.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불안한 환경에서 자라나서 매사에 주눅들어있다. 덧붙여 자존감 또한 없는 편이다.

그런데 우연히 가게 된 티아하우스에서 티아할머니의 부탁으로 브릿지타임을 기록하게 된다.

그렇게 취미였던 사진촬영으로 기록하게 되는 브릿지타임, 그렇게 자기도 모르게 티아하우스에 점점 녹아들고 있었다.

티아하우스에 매번 오는 여성들의 고민을 다루는 이 에세이는 여자들이라면 크게 공감하지 않을까싶다.​

여성이기에, 여성만 가질 수 있는 고민들은 오롯이 여성만이 느끼고 알 수 있다.

​누군가의 딸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가지는 고충들, 미혼여성이 느끼는, 기혼여성이 느끼는 고충들이 한가득이다.

대한민국, 어느 나라를 가도 비슷하겠지만 여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대한민국은 그 강도가 조금 심한 것 같다.

책임감을 가지고 다해야 하는 의무들은 버겁고 무겁기만 한데 그것은 곧 정체성 상실로 변질되기도 한다.

너무 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참 복잡하고 힘든 것 같다.

티아하우스가 정말 존재했으면 좋겠다. 브릿지 타임을 가지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생기를 얻고싶다.

내 안의 본질적인 고민들, 왠지 티아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 고민이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의 나'를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내일의 나'를 생각해보았다.

그 사이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줬던 티아하우스로의 여행은 참 좋았다

"그동안 사람들은 더 빠른 길만 찾아왔어요. 그러다가 걷기에 아름다운 길, 거칠고 험하지만 뭔가 나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죠. 어쩌면 이제야 비로소 목적지보다 과정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건지도 몰라요."​

"길을 나선다는 건 설레지 않으면 시작할 수가 없어요."

"나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멋진 길이 있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몰리면 나무도 풀도 땅도 지금 모습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내 마음속에만 있죠. 우리 삶에도 그렇게 남모르는 비밀의 시간 하나쯤은 있어도 좋겠어요. ​…… 비밀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다시 두근거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저 풍경들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같은 시간을 통과하지요. 삶이란 항상 누군가와 소통하게 해요.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면 어려움도 풍경이 되고 좋은 시간은 더 귀하게 느껴지고."

"생에 대한 질문이 마음을 흔들어도, 결국은 깨어 있는 나를 만들 거예요. 더 단단하고 반짝이는 나를 만들겠지요. 원래 아름다운 건 과정이 치열한거야."

……여기 오는 여자들은 마음을 나누고, 물건을 나누고, 감정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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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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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미와 가나코

 

 

 

 

 

『책에서 마주친 한 줄』

 

"저기 말이야, 현실을 직시하자.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은 모두 입으로는 그렇게 말해. 하지만 지금까지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어왔던 남자가

 갑자기 지킬 리 없잖아."

"그래도 앞으로 한 번만 더……."

 

교섭을 끝낸 나이토와 나오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긴장이 풀리지 않은 채 출구로 향했다.

사무실 문에는 장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것인지 붉은 바탕에 노란 글씨로 '복(福)'이라고 쓰인 팻말이 뒤집혀 붙어 있었다.

나오미는 그 표독스러운 색채에서 문화적인 차이를 통감했다. 옳다는 개념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역시 아마추어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이미 끝난 일이다. 어떻게 할까.

성가신 일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회사에 부탁해서 삭제해달라고 할까? 아니, 그 사실이 본가에 알려지면 더 수상하게 생각할 뿐이다.

이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본가에서 포기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푹 고꾸라질 것처럼 걸었다.

고개를 들자 약간 앞에서 나오미가 두 팔을 벌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빠른 전개로 진행된다. 그래서인지 독자들을 화악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그게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다.

 

제목과 같이 이 책은 나오미와 가나코의 이야기이다.

나오미는 백화점 외판부에서 개인 고객들을 맡으며 일하고있고 가나코는 가정주부이다.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알고보면 서로 너무 잘 맞는다. 그래서인지 둘은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사이이다.

가나코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선 괜시리 그냥 걱정되는 마음에 나오미는 불시에 가나코의 집으로 갔다가 놀라고만다.

가나코의 예쁜 얼굴이 시퍼렇게 변한 것이었다. 그렇다. 가나코의 남편이 가정폭력을 행하고 있던 것이였다.

나오미는 가정폭력을 당하는 가나코를 보며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연상시키며 떠올리게 된다.

나오미의 아버지도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했는데 여태까지 꾹 참고지내는 어머니를 나오미는 이해할 수가 없다.

 

무디지않고 빠른 전개덕에 뒷부분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완벽한 스포일러를 하는 것이기에 꾹 참아야겠다.

간략히 말하면 나오미는 가나코에게 가정폭력에서 해방되어 이혼하라고 종용하지만 가나코는 경찰에 남편을 신고하는 것도 무서워한다.

그렇게 밍기적대던 가나코가 나오미와 함께 남편을 죽이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래서 가나코는 나오미와 함께 남편살인계획을 성공시켰을까? 완벽한 범죄에 그쳤을까? 그 뒤, 가나코는 행복해졌을까?

이 모든 전개가 순식간에 일어나니 꼭 보기를 바란다!

 

가정폭력, 끊이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인 것 같다. 우리주변에도 한번쯤은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가정폭력을 당하는 집안들이 꽤 흔한 것 같다.

중요한 건 한번 폭력이 시작되면 완벽하게 끊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물론 개과천선하면 확실하게 끊을 수도 있겠지만.

"실수로, 딱 한 번 손찌검을 했다하더라도 애초에 갈라서야지. 절대로 봐주면 안되!"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뉴스매체에서 접하는 기사들을 보면 보통 가정폭력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상습적으로 행해진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이 낳는 결과는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준다.

계속해서 당하는 입장이다 보면 그것을 당연시하게 생각하고 자존감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경악스러웠던 건 주변사람들의 무관심이였다.

남편의 가족들은 분명 가정폭력을 행하고 있음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해자인 남편을 감싸안으려고 한다.

오히려 피해자인 가나코를 압박하기에 이르는 것을 보고있자니 내가 더 화가 치밀어올랐다.

만약 알고있음에도 모른 척 행동하고 있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방관자도 가해자나 다름없다.

애초부터 가정폭력따위는 존재하지 않아야한다.

 

그래서 가나코는 나오미와 함께 남편살인계획을 성공시켰을까? 완벽한 범죄에 그쳤을까? 그 뒤, 가나코는 행복해졌을까?

이 모든 전개가 순식간에 일어나니 꼭 보기를 바란다!

 

"저기 말이야, 현실을 직시하자.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은 모두 입으로는 그렇게 말해. 하지만 지금까지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어왔던 남자가 갑자기 지킬 리 없잖아." "그래도 앞으로 한 번만 더……."

교섭을 끝낸 나이토와 나오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긴장이 풀리지 않은 채 출구로 향했다. 사무실 문에는 장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것인지 붉은 바탕에 노란 글씨로 `복(福)`이라고 쓰인 팻말이 뒤집혀 붙어 있었다. 나오미는 그 표독스러운 색채에서 문화적인 차이를 통감했다. 옳다는 개념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역시 아마추어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이미 끝난 일이다. 어떻게 할까. 성가신 일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회사에 부탁해서 삭제해달라고 할까? 아니, 그 사실이 본가에 알려지면 더 수상하게 생각할 뿐이다. 이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본가에서 포기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푹 고꾸라질 것처럼 걸었다. 고개를 들자 약간 앞에서 나오미가 두 팔을 벌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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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1
김호경 지음, 정형수.정지연 극본 / 21세기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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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비록 ♡

 

 

 

 

 

『책에서 마주친 한 줄』

"너희들의 머리가 큰지 작은지 알아보려 하니 익선관을 써보아라" …… "이것이 어찌 보통 사람이 쓸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풍신수길이란 자는 눈빛에 광채가 깃든 것이 담략과 지략을 갖춘 듯 보였습니다. 더욱이 전국을 통일한 직후라 자신감과 야심으로 가득 차 금방이라도 조선으로 쳐들어올 듯하였사옵니다. 신은 필시 병화의 징조가 올 것이라 느꼈사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왜군이 쉬이 올 것 같지 않사옵고, 온다 해도 걱정할 것이 못 되옵니다. 게다가 쥐와 같은 풍신수길의 눈에 광채라니요? 풍신수길의 행동거지는 과장되고 허세에 가득 차 있었사옵니다."

"나는 도성을 버리려는 것이 아니다! 조선 팔도를 구하기 위해 잠시 도성을 떠나 전력을 재정비하겠다는데 어찌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그대들은 허망하고 이상적인 논리로 과인에게 도성을 수성하라 하지만, 전쟁은 왕이 잡히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걸, 다시 반격할 기회도 사라진다는 걸, 정녕 모른단 말인가! 비변사에서는 당장 파천 준비를 하라!"​

『하나, 책과 마주하다』

요즘 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징비록』이 굉장히 핫하다. 나는 아예 TV를 안 봐서 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의 첫장을 폈던 게 출근길의 지하철이였다. 얼마나 흡입력 높은 책인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과 국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조선을 표현하고 있다.

읽는 내내 답답하기 그지없고 너무 화가 나서 '욱'하기도 했다.

 

조정의 무능함을 너무나도 여실히 보여주는데 내가 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울 정도였다.

왜구의 침략을 번번히 막을 수 있었지만 그것을 매번 거부한 것은 선조와 일부 신하들이였다.

그렇게 무능한 정권아래에 당한 것은 힘없는 백성들이였다.

왜구의 침략으로 선조가 파천을 결정했을 때, 백성들이 직접 성을 불태웠다고 하니 조정이 얼마나 썩어빠졌는지 짐짓 짐작케한다.

얼마나 백성들이 왕을, 조정을 믿지 못했으면 성을 직접 불태웠을까!

 

왕이 '바른'생각으로 유도되지 못하면 그것을 바로잡아줘야 하는 것이 신하인데 그 중 일부 신하는 정말 답이 없다.

조선이 속국이라고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지킬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정철, 김성일, 이일등은 쫓아내버리고 싶은 신하들이였다.

그들은 명나라가 조선을 지켜줄 것이라 굳게 믿고, 어떻게든 자국의 힘으로 해결해보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백성들은 안중에 없는, 그저 자기 목숨이 중하기 때문에 고민도 없이 바로 파천을 결정하는 선조! 어떻게 그런 무능한 그가 왕이 된걸까?

"너희들의 머리가 큰지 작은지 알아보려 하니 익선관을 써보아라"라는 물음에
제일 어렸던 하성군이 "이것이 어찌 보통 사람이 쓸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말 한마디로 하성군이 선조가 된 것이다.​

 

왜군이 조선을 침범하고 불과 보름 만에 임금은 백성을 버렸고, 궁은 불에 타버렸다.


왜병들은 무혈입성이 너무 기뻐 북과 징을 연달아 치며 흥인문을 지났다.
조선군은 말할 것도 없고 백성까지 한 명도 보이지 않는 도성은 공동묘지와 진배없었다.
천천히 말을 달려 종로 거리를 지나 종묘를 거쳐 경복궁에 이를 때까지 돌멩이라도 던져보는 필부지용의 백성조차 없었다.

나의 분노가 극에 달함과 동시에 멍하게 만들었던 대목이다. 그렇다. 왜군들은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점령했다.

 

징비록1은 이야기의 끝을 담고 있지않는다. 그래서 이전에 읽은 『조선왕조실록』과 『조선 왕을 말하다』를 생각해보았다.

지난번 포스팅을 보니 내가 선조에 대해 얼마나 화가 나있는지 알 수 있다.

『조선 왕을 말하다』 리뷰→ http://blog.naver.com/shn2213/22020087595

비록 조선의 왕들 중 소수만 보았지만 가장 무능하고 무지한 왕을 꼽자면 선조와 인조인 것 같다.
나라를 버리고 자신의 옥체보존을 위해 도망갔던 왕, 선조.

백성을 버리고, 나라를 버린 왕을 왕이라 칭하기도 부끄럽다. 선조 또한 인조처럼 무능한 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는 검소한 생활을 하였고 초기에 수많은 인재들을 등용했다. 하지만 임진왜란 발발 이후 그의 행보는 그 자신을 무능한 왕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선조가 전쟁 이전 일본을 갔다 온 조선통신사였던 김성일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황윤길의 의견을 받아들여 확실하게 전쟁대비를 했다면,

전쟁발발 당시 도망치지 않고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했다면, 전쟁이후 수습처리에 확실히 힘을 썼다면,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고 올바른 정세를

펼쳤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 같다.

『징비록』은 류성룡이 지은 책으로서, 임진왜란 이후 그가 직접 지은 참회서이다.
류성룡은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참회하는 마음으로 징비록을 써내려갔다.
과거의 사람들만이 대상이 아니다. 지금의 사람들도 징비록을 보며 무언가를 느꼈으면 한다.
 
무능한 정부아래 당하는 것은 백성들이였다.
2015년, 지금의 정부는 어떤 모습일까? '메르스'라는 질병으로 인해 말그대로 흉흉함, 그 자체이다.
가면 갈수록 여실하게 보여지는 정부의 무능함에 너무 화가 난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곳이지, 그저 좋은 옷을 입고 떵떵거리게 하려고 생긴 것이 아니다.
이들이 뭔가를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요즘 대한민국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의구심만 계속해서 든다.

매일 챙겨보는 CNN, BBC, NY times, TIMES 등을 볼 때마다 너무 부끄럽다. 국제적 망신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1차 감염자에서 못 막았다면 2차 감염자에서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는데 3차 감염자라니!

외국의 단호하고 절대적인 대처가 부러울 뿐이다. 외국은 나라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열심인데 우리나라는 국민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그제부터 지하철에 사람이 확 줄었다. 콩나물시루같았던 출근길이였는데 지하철은 물론이고 버스에도 사람이 없다.

심지어 병원도 사람이 없다. 아파도 꾹 참고 병원에 가지를 않는단다.

진작에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을 공개하고, 접촉했던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격리하고, 그들의 치료에 주력했다면,

'메르스'라는 질병에 안이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정작 뭉쳐야할 때인데, 분열의 조짐 좀 없었으면 좋겠다.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으로 보건복지부가 불편한 태도를 보였는데, 솔직히 여태까지 보건복지부의 태도를 보면 불신감만 커져서 믿지를 못하겠다.

이미 여기까지 와버렸다. 더 이상의 감염자없이, 무사히 모두가 건강하기를 바랄뿐이다.

 

징비: 지난 잘못을 경계하여 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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