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영귀 面影鬼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주머니를 꿰매는 작업장 문 앞에서 안주인인 오타미에게 인사하고, 오카쓰는 큰길로 발을 내디뎠다. 짙은 보라색의 지리멘(바탕이 오글오글한 평직 비단) 보자기를 들고, 머리는 시마다구즈시(주로 미혼 여성이 많이 하던 머리 모양인 시마다마게에서 남은 머리를 비녀 등으로 감아 올린 것)로 묶고, 오타미가 마련해 준 외출복--옷자락에 나가기(옷과 겉옷 사이에 입는 옷)의 꽈리 자수가 비쳐 보이는 은회색 비단옷--을 입고, 액을 막는 의미를 가진 독고(밀교에서 쓰는 불구 중 하나, 구리나 쇠로 만든 양끝이 뾰족한 막대인데, 이것으로 번뇌를 쳐부순다고 한다) 무늬의 하카타오비(하카타오리라는 직물로 만들어진 띠. 옷감을 짜기 전에 미리 실을 염색하는 것이 특징이다. 날실의 밀도가 높아 잘 느슨해지지 않는다)를 맸다.
7월 초하루. 여름 아침의 해님이 간다 미시마초에 늘어선 상가와 민가의 그림자를 길 위에 드리우고 있다. 이 그림자가 사라져 버리는 정오까지는,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