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를 말하다
쥘 베른, Jules Verne
쥘 베른(1828~1905)은 프랑스의 항구 도시 낭트에서 태어났다. 인도, 중국,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배들과 많은 외국 사람들을 보며 자란 쥘 베른은 여행과 모험에 대해 자연 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쥘 베른은 파리에서 가업을 위해 법률 공부를 시작하지만, 우연히 문학 살롱에서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이자 연극계 거물인 알렉상드르 뒤마와 사귀게 된 후 희극, 중편 소설, 오페레타의 대본을 쓰게 된다.
1858년 한 사진작가가 기구를 타고 최초의 항공 사진 촬영에 성공하자 사람들의 열기구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베른도 열기구를 타고 아프리카 대륙을 탐험하는 내용을 담은 첫 번째 소설 『기구를 타고 5주일』을 썼다. 처음에 이 소설은 출판을 거절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계기로 베른은 최신 기술과 지리학적인 지식을 이용한 새로운 장르의 작가가 되었다.
그 후 쥘 베른의 상상력은 땅속, 우주, 해저로 뻗어 가기 시작했다. 베른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사용해 캐릭터를 만들고 그들의 여행에 과학적 원리를 더한 스토리를 만드는 탁월한 능력으로 『지구 속 여행』, 『달나라 탐험』 등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과학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수많은 과학자와 발명가에게 아이디어를 주었고 일부는 실제 발명으로 이어졌다.
쥘 베른은 유럽의 다양한 지역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는데, 프랑스 정부에서 수여하는 최고 명예상 중 하나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도 받았다. 프랑스 낭트에는 쥘 베른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그는 『80일간의 세계 일주』, 『15소년 표류기』 등의 소설, 단편, 희곡 등 60편 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시대를 앞서간 베른의 많은 작품들은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다.

2. 작품을 말하다.
8 일간의 세계 일주, Le Tour du monde en quatre-vingts jours
1873년에 출간된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쥘 베른이 다채로운 캐릭터, 모험,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완성한 긴장감 넘치는 소설이다. 신문에 연재되었다가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지금까지도 쥘 베른의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베른은 주인공 포그가 이동하는 나라와 장소를 소개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 주었고, 개인의 능력과 용기, 역경에 직면한 인간의 독창성과 결단력의 힘을 보여 주며,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뤘다. 작품의 결말에서 볼 수있는 시차로 인한 반전은 이 소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여행 작가들에게 여행 소설에 대한 영감을 주었고, 여행이 자기 발견의 한 형태라는 개념을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 소설의 미래 기술 및과학적인 요소들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과 아서 C.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같은 후기 공상 과학 작품에 영향을 주었으며, <인디애나 존스>와 같은 영화에서부터 <닥터 후>와 같은 텔레비전 시리즈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또 세계 여러 모험가들에게까지 제한된 시간 안에 지구 일주를 시도하게 만들었다.
1889년, 미국 언론인 넬리 블라이는 뉴욕을 출발하여 배, 기차, 말, 인력거 등의 교통수 단을 이용하여 영국, 프랑스, 이집트, 싱가포르, 일본 등을 단 72일 만에 마쳤다. 그녀의 여정은 <뉴욕 월드>에 연재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소설을 토대로 삼아 ‘80일간의 세계 여행’이라는 대회도 열리는데, 2019년 영국 모험가 팀이 비행기를 제외한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79일 만에 세계 일주를 완료하기도 했다.

3. 세계를 말하다.
수에즈 운하, 식민주의, 피에르 쥘 에첼
3-1. 수에즈 운하
『80일간의 세계 일주』의 출발점은 수에즈 운하의 개통이었 다. 1869년 운하가 개통되면서 런던에서 뭄바이까지 여행 기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 쥘 베른은 배와 기차 시간, 이동하는 나라의 지리적 특성, 선박 회사, 철도 회사 정보까지 조사하여 소설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또 미국 대륙 횡단 철도 완공 등으로 실제 여행과 탐험이 여러 차례 있었던 시대적 배경도 지리와 탐험에 관심이 많고, 여행을 좋아한 쥘 베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3-2. 식민주의
『80일간의 세계 일주』 원작에는 등장인물들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를 방문하는 장면에서 인도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영국의 식민 통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엿볼 수 있다. 15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식민주의가 작품의 배경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식민주의는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군사력, 정치력, 경제력으로 세계 각지를 식민지로 확장하려 한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양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적 전통을 왜곡하거나 말살시키려 들어 현지인들이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반발과 독립 운동으로 이어졌다.
3-3. 피에르 쥘 에첼
쥘 베른은 『기구를 타고 5주일』을 여러 출판사에 제안했지만, 계속해서 거절당했다. 그러던 중 에첼을 만나 그의 출판사에서 작품을 출판하게 되었고, 이후 다른 작품을 계속 출판하면서 둘 사이는 긴밀해졌다.
에첼은 베른의 작품들을 ‘상상 여행’이라는 과학 소설 프로젝트로 묶어 출간하도록 제안하였고, 이후 베른의 대표작인 『해저 2만 리』, 『지구 속 여행』, 『80 일간의 세계 일주』 등이 이 시리즈에 포함되어 출간 되었다. 에첼은 베른 외에도 발자크, 위고, 졸라 등거장들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출간했다.

80일간의 세계일주 : 세계문학그림책 | 수안 저자(글) · 김예슬 그림/만화 · 쥘 베른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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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 안에
세계 일주를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거기에 2만 파운드를 걸겠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까?"

이집트 수에즈.
픽스 형사가 항구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포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픽스는 포그를 은행 강도로 지목했다.
은행에서 큰돈을 찾아 런던을 떠났고, 강도의 몽타주와도 닮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포그의 체포 영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인도 뭄바이로 가는 기차에 포그와 함께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인도 뭄바이.
인도의 면화 농장들 사이로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던 기차가 갑자기 멈췄다. 선로가 산기슭에서 끊긴 것이다.
당장 방법을 찾아야 했다. 파스파르투가 찾아낸 코끼리로 기차가 다니는 곳까지 가기로 했다.

홍콩에서 요코하마로.
다음 날 아침, 포그와 아우다는 파스파르투도 없이, 배도 이미 떠나 버린 항구에 있었다.
포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요코하마로 일정을 바꾸고, 홍콩 경찰서에 파스파르투의 인상착의와 런던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돈을 맡겼다. 포그 일행은 상하이로 출발했다.
영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포그를 체포하기로 마음먹은 픽스도 함께.

요코하마.
상하이로 가던 중 포그 일행은 다행히 요코하마행 배로 옮겨 탈 수 있었다. 한편 정신을 차린 파스파르투는 포그가 놓쳤던 배를 가까스로 탔지만, 포그가 타지 않은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요코하마에 도착한 그는 서커스 공연으로 밥벌이를 하며 포그를 기다렸다. 그는 나중에 도착한 포그 일행과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배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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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사회과학서적으로 분류
생각만큼 에리티시즘의 고전이 아니다.
영화와 같은 장면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전혀 야하지 않다. 탄광 소유주인 클리퍼드 채털리
산업혁명시대 부루주아지, 자본가와 프롤레타리아의 갈등.
섬기는 자와 섬김을 당하는 자의 갈등. 계급간의 갈등이 묘사되는 사회주의 서적이다.
자본가의 입장: 클리퍼드 경(채털리 부인의 남편)
프롤레타리아 대변자: 콘스탄스(코니, 채털리 부인)

빨가벗고 뛰어다니는 장면은
드디어 나왔다. 136페이지.
그래도 신발은 신고 젖가슴을 내놓고 드레스덴에서 배웠던 율동체조 동작을 하면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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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03-30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야하지 않아서 놀랬습니다. 왜 금서였는지 의문입니다 ㅋㅋ

대장정 2025-03-30 13:17   좋아요 1 | URL
그쵸! 놀래키는 재주들도 가지가지입니다 ㅎㅎ
 

「프루스트를 읽어 본 적이 있소?」
그가 물었다.
「읽어 보려 했는데… 지루하더군요.」
「그는 정말로 무척 비범한 작가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나한테는 지루해요. 그 모든 궤변하고는! 그에게는 감정이 없어요. 감정에 대한 말의 흐름만 있을 뿐이에요. 난 잘난 척하는 정신성이 지겨워요.」

"당신 프루스트"를 읽어본 적 있어?" 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읽어보려고 한 적이 있긴 하지만, 따분하기만 하더군97요."
"그는 정말로 아주 비범한 작가야."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에겐 따분할 뿐이에요. 복잡하게 늘어놓은 그 궤변들이란 정말! 그에겐 진정한 감정이 없어요. 그저 감정에 대한 말의 흐름만이 있을 뿐이죠.
난 빼기며 잘난 체하는 정신성 따위는 지겨워요.‘ - P75

"그가 증오스럽지 않았냐고! 천만에! 그와 같은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겪어봐서, 그에 대한 증오감으로 속을 뒤집는 것 같은 쓸데없는 짓을 난 하지 않는다오. 그런 치들은 내가 좋아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고,그래서 난 그런 경우 그냥 상관 않고 지나쳐버린다오."
"그런 치들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거죠?" - P79

"아니, 당신이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숙녀 같은 데가좀 있는 젊은 신사로, 불알이 없는 치들 있잖소."
"무슨 알이 없다고요?"
"불알 말이오! 사내의 고환인 불알 있잖소!"
이 말을 듣고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아니잖아요?" 그녀는 약간 성이나서 말했다. - P79

"이제 그는 조그매져서 생명의 작은 봉오리처럼 부드러워졌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부드럽고 자그마한성기를 살며시 손으로 잡아보았다. "그는 정말 사랑스럽기만 하군요! 그렇게 자기 맘대로 움직이고, 그렇게 신기롭다니! 그리고 또 이토록 천진스럽다니! 그리고 그렇게 내속 깊숙이 들어오다니! 절대로 그를 모욕해서는 안 돼요.알았죠! 그는 내 것이기도 하니까요. 당신 것만이 아녜요.내 것이기도 하다고요!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고 천진스러울수 있는지!" 그리고 그녀는 부드럽게 성기를 손에 쥐었다. - P112

새로 태어나는 세대마다 점점 더 토끼처럼 소심해지고 고무관으로 된 창자와 양철 다리와 양철 얼굴을 하고있을 거요. 양철 인간인 거지! 그건 모두, 인간다운 것을말살해 버리고 기계적인 것을 숭배하는, 일종의 강고한 볼셰비키주의 같은 것이라오. 돈, 돈, 돈만이 절대적이지!
모든 현대인의 무리가 진짜로 쾌감을 얻는 일은 바로 인간에게서 본래의 인간적 감정을 말살해 버리는 일, 즉 인간본래의 아담과 이브를 분쇄해 없애는 일이라오. - P126

"그렇다면 당신은 분명 세상 사람들이 모두 볼셰비키주의자라는 게 기쁘겠군요." 그녀는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종말을 향해 서둘러 달려가고 있는 게 말이에요."
"그렇소. 난 그들을 막지 않을 거요! 왜냐하면 막고 싶어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오."
"그렇다면 당신은 왜 그렇게 괴로워하는 거지요?"
"그렇지 않소! 내 자지가 마지막 찍소리를 내고 죽어버린다 해도, 난 아무렇지도 않소." - P129

"하지만 당신에게 자식이 있다면요?" 
그녀는 물었다. 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글쎄......." 
그는 마침내 입을 열어 말했다. 
"이런 세상에 자식을 낳는 것은 나한테는 그릇되고 괴로운 행위같이여겨지는군." - P129

"글쎄....... 가끔 난 이곳의광부들 중에서라도 한번 누군가, 정말 한번 누군가 시도만이라도 해보아쓰면! 하고 생각하곤 한다오. 광부드른 요즘일은 고되게 하면서 돈은 별로 벌지 모타고 있소. 누군가한 사람이 나서서 그들에게 말 좀 해줄 수 이쓰면 조으련만. 이러케 말이오. ‘돈만 생가카질 말라. 생화레 필요한것들 문제라면 우리에겐 필요한 것드리 거의 다 있따. 돈을 위해 살지 말자.‘....." - P130

그녀는 그의 배에 뺨을 대고 부드럽게 비볐다. 그리고그의 불알을 손으로 살며시 감아쥐었다. 그의 성기가 이상한 생명력을 가지고 가만히 꿈틀거렸다. 하지만 솟아나 일어서지는 않았다. 밖에서는 비가 두드려 부수듯 사납게 쏟아지고 있었다. - P131

‘뭔가 다른 거슬 위해 살자. 우리 자시늘 위해서든다른 누구를 위한 거시든, 돈만 벌기 위해서 사는 삶을 그만두자. 지금 우리는 그러케 살도록 강요받고 있따. 우리자시를 위해서 눈곱만큼 벌고 사장드레겐 거액을 버러다바치면서 그러케 살도록 강요받고 있다. 이제 그런 삶을그만두자! 조금씩, 그걸 멈춰나가자. 고래고래 소리치며떠드러댈 피료가 업따. 그저 조금씩, 산업에 물든 그 모든삶을 떨쳐버리고 본연으로 도라가자. 돈은 아주 최소한만이쓰면 충분할 거시다. 이게 모든 사라믈, 나와 당신, 사장과 주인, 심지어 왕까지도 위하는 일이다. 돈은 정말 아주 최소한만 이쓰면 된다. 그저 그러케 하기로 결심만 해라. 그러면 당신네드른 이 더러운 수렁에서 헤어 나올 쑤이게 된다.‘ 하고 말이오." 그는 잠깐 멈췄다가 다시 말을이었다. - P131

그는 아름답게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내려가는 그녀의 엉덩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오늘 그를 황홀하게 했다. 묵직하고 둥그스름한 그녀의궁둥짝으로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그 풍만한 곡선은 얼마나아름다운지! 그리고 가운데의 갈라진 곳에, 비밀스러운 따뜻함 속에 감싸여 있는 그 비밀의 입구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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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를 밀쳐 대는 그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였고, 별 볼 일 없는 배설의 절정에 이르려고 갈망하는 페니스도 익살스러워 보였다. 그랬다. 이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 우스꽝스러운 엉덩이의 들썩거림과 가련하고 보잘것없으며 축축한 작은 페니스가 시들어 버리는 것. 이것이 신성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 연기(演技) 행위에 대해 경멸감을 느낀 현대인들이 옳았다. 그것은 하나의 연기 행위였기 때문이다.

몇몇 시인의 말처럼 인간을 창조한 하느님은 고약한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만들어 놓고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취하게 강요하고 이런 굴욕적인 연기 행위를 맹목적으로 갈구하게 몰아대고 있으니 말이다. 모파상 같은 작가조차 이것을 굴욕적인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성행위를 경멸하면서도 그 짓을 해댄다.

그는 마음 내키는 대로 일어나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바로 그녀 앞에 서서 그 우스꽝스러운 코르덴 바지의 단추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쨌든 마이클리스는 몸을 돌리고 옷을 입어 줄 정도의 품위는 있었다. 이 남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자신감이 넘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얼마나 촌뜨기로 여기는지, 얼마나 잡놈으로 여기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속 분노와 저항으로부터 구원받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를 사로잡고 있던 그 마음속의 저항감은 얼마나 강력했는지!

그녀는 죽음 같은 전율을 느끼며 자신을 내주었고 그에게 온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아, 만일 이 순간 그가 그녀를 부드럽게 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얼마나 잔인한 짓일 것인가! 그녀는 그에게 온몸을 활짝 열어 젖힌 채 무력한 상태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날 완전히 치유해 준다오. 그래서 내가 그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소. 그대를 사랑하니까 당시니 내게 몸을 열어 주는 것이오. 그대를 사랑하니까 내가 그렇게 당신 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요.」

「그걸 모른단 마리오? 명기 마리오! 저기 당신 아래쪼게 이꼬 내가 당신 아네 드러가 이쓸 때 누리는 거시오. 그리고 내가 당신 아네 이쓸 때 당시니 누리는 거시오. 다 거기에서 일어나는 거시오. 다 거기에서 마리오!」
「다 거기에서 마리오!」 그녀가 그의 말을 흉내 내며 놀렸다. 「명기라! 그렇다면 성교와 비슷하네요.」

「아니, 그렇지 않소! 성교는 그냥 하는 거요. 동물들도 성교는 하오. 그러나 명기를 통한 교합은 그 이상이오. 그거슨 당시니오. 아라 두시오. 그리고 당시는 동물 이상이오, 안 그렇소? 성교만 하는 게 아니오! 명기를 통한 교합이라! 그것은 그대의 아름다움이오, 아가씨!」

그녀가 황혼의 어스름 속에 집으로 달려갈 때 세상은 꿈처럼 보였다. 공원 안의 나무들은 밀물에 닻을 내린 채 부풀어 오르며 물결치는 것처럼 보였고 저택으로 가는 언덕길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요점은 〈네가 가진 걸 모두 가져다가 가난한 자들에게 주어라〉가 아니라 〈네가 가진 모든 것을 전부 이용해 산업을 진작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라〉요.

「그리고 지금 우리가 집어 들어야 할 것은 말이오.」 그가 말했다. 「칼이 아니라 채찍이오. 하층 대중은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줄곧 지배당해 왔고 역사가 끝날 때까지 앞으로도 지배당해야 할 거요. 그들이 스스로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순전히 위선이고 웃기는 소리요.」

어떤 아이건 지배 계급 속에 데려다 놓으면 그 아이는 자라서 제 능력껏 지배자가 될 거요. 왕이나 공작의 자식이라도 하층 대중 속에 데려다 놓으면 그 애는 하찮은 평민이자 대량 생산물이 될 거요. 그것이 저항할 수 없는 환경의 영향이오.」

그녀는 이 두 남자가 한 사람은 그녀의 남편으로서, 다른 한 사람은 그녀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로서 우정을 나눌 수 있을지 모른다는 덧없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꿈이 기가 찰 정도로 황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남자는 물과 불처럼 상극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뿌리까지 말살해야 하는 사이였다.

「오히려 평범한 동정심조차 없는 심술궂고 메마른 당신의 심성이야말로 천박하기 그지없어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요! 당신과 당신이 속한 지배 계급요!」

「그럴지도 모르죠! 그러나 잘난 척하지 않는 뭔가를 얻을 수도 있겠죠.」
「글쎄, 난 프루스트의 섬세함과 점잖은 무질서가 좋소.」
「그런 건 사람을 생기 없이 죽어 있는 상태로 만들 뿐이에요, 사실.」

「프루스트를 읽어 본 적이 있소?」
그가 물었다.
「읽어 보려 했는데… 지루하더군요.」
「그는 정말로 무척 비범한 작가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나한테는 지루해요. 그 모든 궤변하고는! 그에게는 감정이 없어요. 감정에 대한 말의 흐름만 있을 뿐이에요. 난 잘난 척하는 정신성이 지겨워요.」

「그런 부류가 어떤 건데요?」
「아니, 나보다 더 잘 알잖소. 약간 여자 같고 불알도 없는 젊은 신사 양반 부류 말이오.」
「무슨 알이라고요?」
「불알! 남자들 불알 말이오!」

「남자가 바보면 뇌가 없다고 하잖소. 인색한 남자에게는 가슴이 없다 하고. 겁쟁이에게는 배짱이 없다 하오. 그리고 남자에게 사내다운 씩씩하고 거친 면이 조금도 없으면 불알이 없다고 하오. 남자가 다소 유순한 편일 때 말이오.」

「〈다른 거슬 위해 삽씨다. 도늘 벌기 위해 살지 맙씨다. 우리 자시늘 위해서도, 다른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말입니다. 지금 우리는 그러케 살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우리 자시늘 위해서는 눈곱만큼 벌고 고용주드레게는 마니 버러다 바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그런 생활을 그만둡시다! 조금씩, 조금씩 그것을 그만둡시다. 고래고래 고하믈 칠 필요가 없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산업에 물든 생활을 전부 접고 도라갑씨다. 최소한의 적은 도니면 충분할 것입니다. 모두에게, 나와 여러부네게, 고용주와 주인 드레게, 심지어는 왕에게도 충분할 것입니다. 최소한의 적은 도니면 충분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결심하고 혼란 상태에서 버서나야만 함니다.〉」 그가 말을 잠깐 멈췄다가 다시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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