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뒷모습이었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 기독교 목사로 청호산에 기도하러 왔다가 이교도의 이능을 경험하고 전향했다고 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에 대한 깨우침을 얻기 위해 무던히도 공부와 기도를 했습니다. 어느 날 길을 잃은 제게 한 사람이 말했어요. 청호산으로 가라. 그곳에 네가 찾는 기적이 있다. 그리고 기도하라."
이장은 성에게 종종 청호리의 유래에 대해 말했다. 기도하는 터가 청호리가 되었고, 청호리는 변재선녀를 기리는 마을이 되었다고. 마을의 부흥이 선녀님의 뜻이며 그걸 이루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했다.
이장은 마을을 이끌고 신념을 지켜내기 위해서 무척이나 노력했다. 믿음을 가진 마을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정착했고, 이장은 스스로 그들의 버팀목이 되기를 자처했으니 가족에게 조금 엄격하게 대하는 아버지를 성은 이해했다. 그런 아버지를 존경했다.
변재선녀의 권능은 진짜다. 남들은 가뭄이나 태풍으로 흉년이 들었을 때 청호리는 매년 풍년이었고, 아픈 이를 건강하게 했으며, 가난한 이에게 재물을 줬다. 선녀님은 마을 사람들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었다.
"그 어떤 소원도 이뤄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너도나도 이곳으로 밀고 들어오겠지." "그거 욕심 아니야? 너희끼리 잘 먹고 잘살겠다는 심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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