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하나의 완전한 인간이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앞에 누워 있었다.
감동에 찬 나머지 나는 불멸의 영혼이 이 육체에서 떠나 버렸다는 사실을 잠시 동안 잊었다.” _ 요한 페터 에커만 “
『이탈리아 기행』은 장소, 사람, 물건에 대한 묘사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심리학적 기록이다.” _ W. H. 오든
1. 작가를 말하다
Johann Wolfgang von Goethe
요한 볼프강폰 괴테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 문학가이자 독일 바이마르 공국의 정치인, 철학자, 과학자이다. 괴테는 근대 독일의 문화적 기틀을 다진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괴테는 어려서부터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웠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을 읽었다. 괴테는 16세 때 아버지의 뜻에 따라 라이프치히 대학에 진학해 법률을 공부했다.
그러나 괴테의 관심은 오직 문학에 있었다. 그는 법학 공부는 뒤로하고 시학 강의를 즐겨 듣고 예술가들과 사귀는데 몰두했다. 21세 때 다시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에 들어가 법률을 공부했으며, 이듬해 학위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와 변호사 개업을 했다. 그러나 문학에 대한 열정은 놓지 않았다.
괴테를 유럽 전역으로 유명하게 만들어 준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이 작품에는 친구 약혼녀 샤를로테 부프를 짝사랑하다 실연당한 괴테의 체험과 친구 부인 에게 연정을 품다 자살한 공사 서기관의 실화가 담겨 있다. 이 소설은 당시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 절망적인 사랑 으로 인한 자살을 유행시키기까지 했다.
괴테는 1775년 칼 아우구스트 공의 초청으로 바이마르로 이주하여 그곳을 문화의 중심지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10여 년간 행정가로 국정에 참여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식물학, 해부학, 지질학 등 모든 분야의 학문에 관심을 기울 였다.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 괴테는 바이마르로 돌아와 『파우스트』 2부를 쓰기 시작한다.
1805년 오래도록 우정을 나눈 실러의 죽음으로 “존재의 절반을 잃은 것 같다.”라고 말할 만큼 큰 충격에 빠지지만 창작 활동과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2. 작품을 말하다
Italienische Reise
『이탈리아 기행』은 새로운 작가 정신을 찾아 떠난 혼자만의 여행 기록으로, 자연과 인간, 예술에 대한 괴테의 깊은 성찰을 담은 최고의 여행 문학으로 손꼽힌다.
1775년 바이마르 공국의 장관으로 초빙된 괴테는 오랜 공직 생활로 고갈된 창작력을 충전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 유럽 문명과 예술의 원천을 찾아 1786년 9월부터 1788년 4월까지 이탈리아에서 머물다 그해 6월 독일로 돌아오기까 지의 여정은 괴테에게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괴테는 베네치아와 로마, 나폴리와 시칠리아를 여행하면서 수많은 편지를 썼고, 이후이 편지를 토대로 『이탈리아 기행』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예술과 역사, 식물과 풍광,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한 일기라 할 수 있다. 괴테가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작품을 쓸 수 있는 영감을 얻게 되는 과정도 고스란히 담겼다.
카르스바트에서 로마까지 여정을 담은 제1부는 시간 순서에 따라 쓰였고, 나폴리에서 시칠리아까지 여정을 담은 제2부는 주로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제3부는 두 번째 로마 체류기로 일상의 일이나 생각은 편지로, 특별한 사건은 보고 형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3. 세계를 말하다
그랜드 투어
17세기 이후 유럽 국가들은 식민지에서 유입되는 재화를 바탕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해졌다. 계몽주의 사상이 널리 퍼져 영국과 독일의 귀족과 상류층 사이에서는 교육 과정의 일부로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특히 교육의 마무리 단계로 후계자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보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두어 해 동안 선진 문화를 배우도록 했는데, 이를 ‘그랜드 투어’라고 불렀다.
그랜드 투어는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크게 유행했는데 볼테르, 몽테스키외, 스탕달등 당시 유럽 계몽주의의 대문호들까지 동참하면서 유럽 전체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그랜드 투어’와는 그 성격이 달랐다.
비버공화국
괴테는 베네치아의 첫인상을 ‘비버공화국’이라고 표현했 다. 이것은 베네치아의 수로와 지형, 주거지 모습을 ‘비버’ 에 비유한 것이다.
비버는 하천과 가까운 곳의 나무를 앞니로 갉아 넘어뜨려 흙이나 돌을 보태 댐을 만들고, 못의 중심부에 진흙을 바른 나뭇가지로 돔 모양의 집을 짓는다.
베네치아 사람들이 외적의 침입을 피해 갯벌의 높은 부분에 나무로 말뚝을 박아 지반을 만들고 그 위에 광장과 골목, 주택을 건설한 모습을 ‘비버’에 빗댄 것이다.
이탈리아 기행 : 세계문학그림책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원작 · 김재홍 저자(글) · 한지영 그림/만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