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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쓰는 시간 - 권력을 제한하는 여섯 가지 원칙들
김진한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겨울,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서 국정농단에 대한 심판을 하였습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헌법의 가치를 수호했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염원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치러진 조기대선, 모두가 만족하는 새정부와 지도자는 아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수긍하는 차원의 정상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고, 권력의 사유화로 인한 부작용과 블랙리스트, 말도 안되는 논리와 종북몰이로 인사탄압이 자행되었고, 이를 수면 위로 드러내며, 엄중한 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잊고 있지만, 관련 주모자들은 여전히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어쩌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가치가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도 들지만, 모두가 수긍하며 법과 정의의 기준에서 마땅한 처벌과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인내를 가져야 합니다. 국가권력의 몰락과 무능한 지도자와 배후세력, 비선의 존재는 국민들에게 민주주의가 무엇이며, 헌법과 정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잘사는 선진국의 법이나 사례, 역사를 통해서 한국정치와 사회의 문제점을 비교하기 시작했고, 이는 정치에 대한 관심과 물타기에 농락당하지 않는 내공을 쌓아주고 있습니다. 진작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고, 옳바른 판단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정치인들의 물타기에 당하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 우리가 정치와 헌법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경험한 최근의 사례들을 떠올릴 수 있고, 나아가 헌법의 역사와 선진국들의 헌법가치와 수호능력, 그들이 말하는 대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제한 등 누구나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식 민주주의의 장단점, 극복해야 하는 가치와 법의 수호, 정치와 법의 관계, 모두가 법의 공평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명확한 기준과 이유까지 말하고 있어서, 단순한 공부가 아닌, 합리적 사고와 현실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왜 법이 권력자들에 의해서 정해지며, 이용당하는지, 정치에 무지한 대가가 얼마나 크게 다가오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의 자유와 보장권, 기본권에 대한 해석도 고려해 볼 수 있었습니다.
타인에게 위해나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이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세상과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가장 인정받은 가치이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적용하는 제도인 만큼, 우리는 헌법에 대해서 진정성있게 생각하며,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개헌에 대한 생각을 넓힐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굴곡의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지금의 자유와 평등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사의 과정에서 독재도 경험했고, 말도 안되는 탄압과 수많은 인권이 유린당한 역사도 갖고 있습니다.
늘 지도자나 기득권은 권력을 사유화했고, 권력을 유지하거나, 힘으로 표출하는 수단으로 헌법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개헌의 역사가 아픔의 역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의식은 높아졌고, 판단하는 능력도 좋아진 만큼, 앞으로 비정상의 작동은 없겠지만, 늘 조심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모두가 만족하며, 공평하게 작용해야 하는 헌법의 가치,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꿈꾸는 헌법과 한국식 헌법이 무엇이며,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낫고, 부족한지 따져보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 그게 바로 민주주의이며, 법치주의, 헌법의 가치가 될 것입니다. 책의 내용이 상당히 진정성있고, 배울 수 있는 점도 많아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헌법과 헌법을 대하는 태도나 생각을 그려보는 것도 뜻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