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당뇨가 뭔지 알려 줄게! 알려 줄게 시리즈 2
마리안느 트랑블레 지음, 김현아 옮김, (사)한국소아당뇨인협회 외 감수 / 한울림스페셜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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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바라는 것은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가장 기본된 마음이 아닐까 싶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건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른도 견디기 힘든 철저한 혈당관리와 식이 조절, 생활 습관 조절. 당뇨는 그래서 어른들도 무척 두려워하는 질병이 아닐수 없지만, 노년으로 갈수록 고혈압과 당뇨로 고생하는 이들의 숫자는 그렇지 않은 숫자에 비해 확연히 높은 편이다. 그런데 이 질환을 어려서부터 앓게 되는 아이들이 있다면.

어른들에게도 지키기 어려운 생활 습관을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고 지켜야 한다 강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만 해도 간단한 생활 습관이나 상황 등을 설명하는 일도 내가 비교해가며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같은 내용을 다룬 그림책을 통해 아직 유아인 아이에게 들려주고 설명할 적에 아이가 훨씬 받아들이기 쉬운 것을 보아왔다. 그런 면에서 보편적인 대다수의 건강한 아이들을 위한 책은 아니지만 언제 어느때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모를, 우리 아이는 절대 아니라 말할 수 없는 , 혹은 이미 소아 당뇨로 고생하고 있는 아이를 두고 있거나 지인 중에서 만나볼수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이 꼭 나와줘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큰 돈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아이의 건강한 삶과 꿈의 실현을 위해서라면 인도적인 측면에서라도 이런 책은 꼭 나와줘야하는 책이었다.

 

 

많은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쳐들었는데 책 속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질환으로 느껴질 당뇨에 대한 이해와 궁금증 해결을 위한 여러 답변, 그리고 꼭 알아야 할 것, 당뇨를 앓고 있어도 아이들이 힘을 내어 꿈을 설계하고 실천해나갈 수 있는 공감대 형성 등에 대한 내용으로 알차게 채워져 있어, 재미난 동화 몇줄, 감동적인 동화 몇 줄 그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 가득하였다.

 

책 속의 친구 비비안느는 이제 10살인 친구이고 1형 당뇨, 소아 당뇨가 있는 아이이다. 일곱살에 처음으로 발병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전까지는 아무도 그런 것을 알지 못했다 한다. 그녀가 단 것을 좋아해서도 아니고, 성인형 당뇨병으로 불리우는 2형 당뇨처럼 소아 비만으로 인해 생긴 것도 아니었다. 그녀의 유전자 속에 당뇨 유전자가 숨어 있다가 일정 시기가 되어 그 스위치가 켜진 것이었다.

 

사실 그 부분이 무척 무서웠다. 아무렇지도 않게 모르고 있다가 일정 나이가 되어 발현된다는 소아 당뇨.

처음에 비비안느와 그 부모님도 너무나 당황스럽고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비비안느도 힘든 그 상황이었지만 정말 잘 견뎌내고 극복해나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이 세상에 그런 아픔이 있다는게 왜 나만 그래야하는데? 하는 것부터, 아,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아이가 있구나 하는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소아 당뇨 카페 매니저의 말대로 부모의 철저한 관리와 보호로 혈당관리가 아주 잘된 소아형 당뇨인 아이가 있었지만 혈당관리만 하느라 스스로 아무것도 할줄 모르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채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고 자란 아이의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이 자신이 자신의 병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한다. 아프다고 꿈이 아예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 당뇨를 앓고서도 충분히 멋진 직업을 갖고 성공한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런 실례를 많이 보고 듣고 자라야 아이들이 더 많은 꿈을 안정되게 꿀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모와 자신의 노력이 필요함과 동시에 위급한 상황 발생시 학교와 친구, 자기 자신을 둘러싼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자신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생활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소아 당뇨로 고생하는 아이를 위한 책이었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내 아이가 지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감사한 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늘 아이의 건강에 신경쓰고 조심해야하겠단 생각도 들었고 혹시나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면 부모는 우선 그 병에 대해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쌓아 아이에게 의학 지식 부족으로 인한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 내 아이 스스로가 알고 또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견고히 알리는 것이. 아이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가장 우선시되어야할 첩경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러기에 이런 책이 나와줬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아이 스스로 알도록 하는 책, 조심하고 또 아픈 친구가 있다면 배려할 수 있게 하는 책.

이런 책은 지금 내가 그 병이건 아니건 간에 읽어둘 필요가 반드시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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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글 쓴 남자, 안개 속의 살인
시마다 소지 지음, 이윤 옮김 / 호미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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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시마다 소지, 우타노 쇼고, 미나토 가나에 등..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한 요즘이다. 책을 안 읽고 살 적에는 이름도 생소했을 미스터리 작가들이건만, 한번 재미있는 미스터리에 빠지고 나니 이제는 작가의 신간을 기다리는 재미가 무척이나 큰 기대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고글 쓴 남자, 안개 속의 살인은 점성술 살인사건,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로 유명한 시마다 소지의 신간이다.

 

인적이 드문 담배가게 할머니가 살해를 당하고, 거액의 돈을 도둑맞은 일이 발생하였다.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고글을 쓴 수상한 남자, 눈 주위가 빨갛게 반짝이는 것이 마치 피부가 벗겨져 녹아내린 것 같은 끔찍한 몰골의 남자였다. 한번 그 눈을 본 사람은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을 그런 모습 말이다.

게다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노란색 마카 선이 칠해진 오천엔짜리 빳빳한 신환 지폐와 바닥을 뒹굴고 있는 새 담배들. 경찰은 사건을 수사하며 고글 속 눈 주위가 녹아내린것 같은 새빨간 남자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근처 마을에는 고속 증식로의 연료를 만드는 스미요시화연이라는 회사가 있었다. 조금만 피폭이 되어도 너무나 위험한 방사능 물질인 우라늄 용액을 침전시켜 여과하고 불순물을 걸러 침전조에 넣는데, 이 무시무시한 작업을 방사능에 전혀 무지한 사람들을 데려다 제대로 보호장비도 갖추지 않은채 양동이로 수작업을 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이고 있었다. 회사내 정규 직원들은 납복이라 불리는 두꺼운 옷을 입고 주의를 주고 관찰하는 일을 하였고 용역으로 데려온 사람들은 자신들을 보호할 옷조차 갖추지 못한채 일을 하다가 임계치를 넘어 방사능에 피폭되어 관련 근로자 두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고글을 쓰고 납복을 입은채 그들을 감시하던 회사의 직원은 눈 주위의 피부가 다 짓물러지고 말았다.

 

남자는 어린 시절, 그러니까 중학생이던 시절, 추악한 악마로부터 평생을 잊지 못할 치욕을 겪고 말았다. 읽는 내내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던.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짐승도 하지 않는 짓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생각하면서도 그런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는 세상이라는게 너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어린 시절의 그 무서웠던 일의 트라우마로 남자는 더이상 제대로 된 정상인의 행복을 꿈꿀 수 없게 되었다. 가족들에게도 정신병 치료를 받으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었고,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새 비명을 지르고 있다거나 무시무시한 환청에 시달리게 된다. 어른이 되어 어머니가 다니던 회사 스미요시화연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그 곳은 약간의 급료를 더 준다고 해서, 선택해서는 안되었던 그런 곳이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의 불안했던 일이 드디어 터지고, 그는 방사능 피폭의 피해자가 되었던 것이다.

 

미스터리 소설이 이렇게 뻔한 결말을 예상하게 하다니.

자극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시마다 소지 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가 의도한 장치에 내가 보기좋게 속아넘어간 것이었다.

절대 뻔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렇게 믿게 만들어놓고, 의외의 전개로 사건이 흘러갔다.

 

도시 괴담은 어릴적부터 많이 들어왔다. 어린아이들의 간을 꺼내먹는 불여우, 홍콩 할매 귀신,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붉은 마스크 등등의 어린아이들을 무섭게 만들 호러물과 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책에 나온 도시괴담은 그보다는 좀더 사실적인 이야기이다. 눈 주위의 피부가 다 녹아내렸다는게 믿기지가 않는 형상이지만, 방사능 피폭이라면 가능할 몰골이었다. 사람 잡아먹는 불여우나 입 찢어진 마스크 괴물처럼 흉측한 몰골이긴 하지만 전혀 있을수 없는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에게는 증오의 대상까지 있었다.

고글 쓴 남자는 안개 속에서 살인을 일으켰지만 놀랍게도 낮에 출몰하는 경우도 있었다. 멀쩡하게 슈퍼에서 줄을 서서 물건을 사는 장면이 목격되는가 하면, 목욕탕에까지 고글을 쓰고 들어와 목욕을 하고 가고, 식당에서 평범하게 식사를 하기도 하였다. 유령이나 반쯤 죽은 시체 같다는 목격담들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그는 평범한 사람처럼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정말 의외였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작가의 트릭에 멋지게 속아넘어갔지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렇게도 전개할 수 있구나하고 말이다.

어린 아이들을 능욕하는 악마의 이야기는 사실 읽는 내내 불편함을 감출 수 없는 장면이기는 했지만,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진진하였다.

속아넘어가고 있는 그 순간에도 불쾌하지만 재미있다는 생각은 멈출 수 없었다.

 

사건의 골격은 비슷하다. 하지만 tv 판에서는 피투성이로 짓무른 두 눈을 고글 렌즈로 감춘 수수께끼의 괴이한 남자가 등장하고 마는 것에 반해 소설에서는 그 인물이 어쩌면 숨겨진 비의를 가진 애처로운 존재는 아닐까 하고 암시된다. 드러나는 사건 자체보다 그 이면을 읽는 데에 방점을 뒀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 

시마다 소지의 작품은 다소 무겁고 난해하다고 주저하는 독자들마저 매우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갈 만큼 이야기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이 이번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미스터리 평론가 신보 히로히사

 

책을 다 읽고 하고 싶은 말이 분명 무척이나 많은데 머릿속에서만 뱅뱅 돌고 어찌 표현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는데, 딱 원하는 표현을 책 뒷장의 평론가의 말에서 찾을 수 있었다. 끔찍한 몰골의 사건 용의자와 사건 그 자체보다 그의 어두운 과거와 음울한 현재에 더욱 관심이 가고 사건이 어디로 튈까 걱정스러웠던.. 그 마음을 평론가의 설명으로 압축해 들을 수 있었다.

 

시마다 소지,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다음 책들도 아니 이전에 나온 내가 미처 못 읽은 책들도 어서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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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등에는 왜 혹이 있을까? (책 + 한영 DVD) HOWHY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글, 장 자크 프룬 그림, 함춘성 옮김 / 블루앤트리(HOWHY)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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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앤트리의 책은 마메모와 디즈니 잉글리쉬 리딩클럽 등의 유아영어전집 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재미난 동화가 나오는 건 처음 알게 되었다.

정글북의 작가인 러디어드 키플링의 글과 만화처럼 재미난 그림의 장 자크 프룬의 그림으로 그려진 그림 동화.

아빠와 함께 읽는 시리즈라 아빠와 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채워지는 책이란다. 이런 책은 아빠에게 읽어주라고 하고 싶지만, 뭐 더 시간이 많이 나는 사람이 읽어주는 걸로 하고 내가 읽어주었는데.. 웬걸 꽤나 재미있어서 읽어주자 마자 아이가 며칠간 몇번이나 다시 찾은 책이 되었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없는 혹이 낙타에게만 하나나 두개씩 있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수동적 교육 방식의 우리와 달리 창의성을 요구받는 우리 꼬꼬마 친구들은 궁금할 수도 있는 문제다.

엄마 아빠 왜 낙타만 혹이 있어요?

음 그건 말이다~ 하고 과학적으로 설명해줄 수도 있지만 아이 어릴적에는 이런 동화의 형식을 빌어 꿈을 키워주는 것도 나쁘지않을듯 하다.

 

마치 성경에서 하나님이 온 세상을 창조하듯이.

이 책에서는 세상이 처음 생겼을때의 사막에서의 여러 동물들과 낙타, 그리고 사막의 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모든 동물들이 사람을 위해 부지런히 일을 하는데 낙타만 오로지 사막 한가운데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다른 동물들의 말에 흥~ 하고 콧방귀만 뀌어댔단다.

 

 

 

개와 말과 소가 찾아가서 우리처럼 사람을 좀 도와 일을 하지 않겠니? 하고 말을 하자 낙타는 못 들은 척 흥흥~ 거리고 가버렸고

사람에게 하소연을 하자, 사람은 그럼 너희들이 낙타의 몫까지 모두 일을 하려무나 하고 말을 해서 세 동물들이 분통한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이때 그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은 사막의 신이 낙타를 찾아가보겠노라 말을 하였다.

(궁금한 점이 왜 사람은 동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않는 역할이었을까 싶었다.)

아뭏든 신이 찾아가도 콧방귀만 뀌어대자 드디어 화가 난 사막의 신이 수염 끝으로 낙타를 건드려서 혹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너는 혹까지 달면서도 사람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한다.

그 혹으로 삼일을 안 먹어도 버틸 힘이 생길것이다. 하고 사막의 신은 사라져버렸다.

낙타가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사실 눈썹이 길고 눈이 큰 낙타는 무척 순할 것 같은 동물이다.

그런데 이 동화에서는 무척 뺀질거리며 말도 안 듣고 게으른 동물로 나와 의외였다.

아, 그래서 벌을 받아 혹이 생겼군요. 하고 어린 친구들은 생각하겠지만. 중요한 점은 혹으로 인해 며칠을 안 먹어도 견딜 힘이 생겼다는 메세지를 전달해준다는 것이었다.

 

 

 

동화를 다 읽고 나서도 낙타를 동물원이나 자연관찰 책, 다큐멘터리 등에서 본 친구들은 그 외의 호기심들이 마구 터져 나올 것이다.

혹이 왜 있어요? 부터 시작해서 다리는 왜 긴가요?왜 그리 느릿느릿 걸어요. 코를 왜 벌름거릴까요? (그런것까지 본 세밀한 관찰자 친구들이 있었을까?) 속눈썹이 유난히 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등등의 호기심에 엄마 아빠는 당황하지 말고, 책 뒷 표지의 아빠의 스토리텔링을 참고해 재미나게 설명해주면 된다.

참고로 요즘 태어나는 아기들의 속눈껍이 유난히 길고 예쁜 이유도 사막의 낙타처럼 요즘 워낙 먼지 등이 많아서 그렇다는 가설이 있는데(책에는 말고 그냥 들리는 풍문에) 공해가 심하긴 해도 모래폭풍이 부는 사막 정도는 아니니 그건 좀 와전된 말이 아닌가도 싶다. 아니 우리나라 황사바람이 심하긴 하니 속눈썹이 전체적으로 좀 길게 태어나는 것이긴 한 것일까?

 

 

 

또 엄마들이 좋아할 부분.

책의 맨 뒷 부분에는 영어 교재 전문 기관에서 나온 책 답게 영어 원문도 실려 있다. 영어로 아이와 책을 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설명만 살짝 길고, 나머지는 짧은 글밥의 대사와 지문이라 아이들이 읽고 해석하는데 영어 책 여러권 읽어본 친구라면 무난하게 읽을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또 책에 dvd도 더해져 있어서 시청각교재로써의 효과가 더욱 높아진 그림 동화책.

요즘 전집 외에 단행본이라도 cd나 dvd 등이 첨부된 책들이 늘고 있어서 사실 무척 반갑다. 이 책도 아이에게 읽어주고 읽게 하고, 또 dvd까지 활용하면 정말 아이머릿속에 쏙쏙 기억될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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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론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박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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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일본 미스터리를 잘 알지 못했을 적에.. 작가의 네임 밸류도 모른채 읽고서 반했던 책이 바로 용의자 x의 헌신이었다. 그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란 사실은 아주 나중에 알게 되었다. 작가 이름이 딱 적혀 있어도, 내가 그 방면에 대한 앎이 부족하면, 봐도 본 것이 아니오, 들어도 들은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흘러 일본 추리소설을 꽤 좋아하게 되고, 여러 작가들의 책을 만나게 되면서 아주 자주 만나게 되는 이름이 하나 있었으니 그 이름이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그리고 그의 유명한 작품으로 꼭 거론되는 책이 바로 용의자 x의 헌신이었고 말이다.

 

아주 재미난 책, 영화, 여행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한번 빠지게 되면 다시 그 재미를 느끼고 싶은 생각에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찾아 읽게 된다거나 하는 성향이 생긴다. 책을 아주 드문 드문 읽을 적에는 그런게 없었다가 즐겨 읽게 되니 내 나름대로도 좋아하는 작가군이 생겼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무척 많은 다작을 하고 있기에 그의 이전 책들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최근에 나온 몇권의 책들은 그래도 꽤 재미나게 읽어왔다.

<탐정 클럽>, <성녀의 구제>,<신참자>,<매스커레이드 호텔>,<플래티나 데이터><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등이 읽은 책이고, 읽지 않은 히가시노 게이고도 책장 한 두칸은 채울 정도로 모아 두었다. 그리고 새로 읽은 이 책 <질풍론도>

꽤 두툼한데 찾아보니 페이지는 368페이지 정도 되었다. 그리고 한시간 반도 안 걸려서 후딱 다 읽어내릴 정도로 가독성도 빼어나다.

 

책 표지를 넘겨보고 놀랐던 점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나 자신도 놀랐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호언장담이 적혀있었다는 점이다.

음, 얼마나 재미있길래 자신의 작품을 이리 먼저 극찬한단 말인가? 어지간한 만족이 들지 않고서는 이 정도 다작을 한 작가가 재미에 대해 이렇게 장담하기 힘들텐데.. 혹시나 재미없으면 어떡하려고 하는 불안감? 음.. 다 읽고 나니 그렇게 장담하실 정돈 아니셨어요.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다 들었다.

솔직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재미없지는 않다. 그가 너무 큰 기대를 하게 해놓아서, 기대가 좀 무너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말이다.

 

설원의 테디베어.

어떤 상황일까 싶은 표지의 곰돌이 사진.

 

첫 시작은 한 남자가 무언가 아주 중요한 물건을 숨기는 것부터 시작을 한다. 뭘까 아주 조심스레 다루는 그것은.

남자는 물건을 숨기고, 눈으로 뒤덮인 세상으로부터 구분하기 위해 숨겨둔 표지의 나무에 못을 박고 갈색 테디베어 인형을 걸어놓았다. 나무 색이니 의도적으로 찾지 않으면 발각되기 힘들거라는 생각에서. 그걸 보면서 난 왜 하필 테디베어일까 싶었다. 역시나 나의 불안감은 적중하였고 말이다.

 

남자가 숨긴 것은, 자신이 개발한 치명적인 살상무기가 될 수 있는 k-55, 탄저균을 인간 공격용 살상 무기로 둔갑시킨 것이었다. 무기를 개발했다해서 연구소에서 실직한데 앙심을 품고, k-55를 훔쳐 숨긴 후 연구소에 거액의 돈을 요구한 것이었다. 그런 후에 범인은 하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연구소에서는 범인의 금품요구 메일을 받고, 테디베어 사진이 찍힌 그 나무를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사실 가장 책임이 막중한 도고는 좀더 책임감이 강한 아랫사람인 구리바야시를 몸종 부리듯 부려가며 행여라도 자신에게 해가 갈까, 경찰에 신고를 못하게 하고 구리바야시 혼자 물건을 찾아오게 종용한다. 구리바야시는 다른 그 무엇보다도 그 살상무기가 혹시나 공기중에 노출되어 많은 사람들을 살상하게 될까 염려스러운, 상대적으로 도덕적인 그런 인물이었다.

 

k-55를 숨긴 곳이 어느 스키장의 출입금지 구역이었기에 20년만에 스키를 타게 된 구리바야시와 자신보다는 좀더 스키와 스노보드에 강한 아들 슈토의 스키장으로의 여행 아닌 여행이 시작되었고, 그 안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일들이 빚어진다.

 

사실 사건이 매우 흥미진진하기보다는 다소 좀 평이한 느낌이긴 하였는데, 겉으론 멍청한척, 아둔한척 연기하면서 알고 보니 자신의 성적마저 조작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다는 여직원의 설정은 가끔 이런 이상한 캐릭터들도 있을까 싶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타입이지 않을까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세상 참 피곤하게 사는구나 싶기도 했고. 그녀의 한탕 주의는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도덕성이 결여된채 오로지 돈의 노예로만 존재하려는 사람들이 위험한 일을 하게 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담보로 걸리는지 불안해지기도 하였다.

 

질풍론도.

히가시노 게이고를 바로 만나 즐거운 작품이면서, 동시에 앞으로 호언장담은 살짝 자제해주시기를 좀 바라고 싶은 그런 책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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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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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희님의 책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로 시작해 만났던 어린 아들 중빈과 엄마 단 둘의 해외여행기.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나와 비슷한 상황 속에 과감히 아이를 데리고 단둘이 해외 오지 등을 여행하고 다니는 여행은 무척 대담해보였고, 또 그 결과물인 에세이는 기존에 읽었던 다른 어떤 에세이들보다도 생생히 살아있고 재미난 감동을 전해주었다. 그래서였나보다. 이후에 나오는 오소희 님의 책들은 줄곧 찾아 읽게 되었다. 여행 에세이들은 물론이고 얼마전 나온 어린왕자와 길을 걷다라는 어른을 위한 동화 설명서, 그리고 5년전의 육아서를 다시 펴낸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라는 이 책까지.

오년 전에 나는 이 책을 읽어볼 겨를이 없었다. 그땐 내 아이가 한살 두살이었을 무렵이었고.. 아니 책을 내가 막 읽기 시작했을 무렵이었으려나? 아뭏든 그때 읽지 못했던 책을 이제 새로 나온 책으로 읽게 되었는데, 이제 그녀의 아들 중빈은 그녀와 키와 체격이 비슷한 초등 고학년의 사춘기 소년이 되었고, 우리 아이는 그녀의 이 책 속의 중빈과 비슷한 나이가 되어 있었다.

 

 

 

우리 아들 또래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와닿는다.

하나하나 구구절절.

그녀의 살가운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녹아 있는 아이와의 대화들이 와닿는다.

아이와의 대화의 기록.

하나하나 주옥같은 문장들.

아이가 내뱉는 말들은 마치 시처럼 보석처럼 그렇게 영롱하게 빚어지는데, 그걸 듣고 다 잊어버리지 말고 기록으로 남겨야하는데..

양가 어머님들께 신통방통하다고 말씀드리기만 하고 정작 기록을 않고 잊고 있었다.

내 소중한 아이가 자라고 있는데..

어느 덧 우리 아이가 일곱살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카메라에는 아이 사진보다 어느새 책, 요리, 일상의 사물 사진들이 더 많이 담기고, 신랑은 이런 나의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놓치고 있는 아내를 안타까워 하고 있다. 나 역시, 그런 느낌을 받는다. 내 아이를,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고 물고 빨고 사랑하는 내 아이를 밀어내고 내가 치중하고 있는, 이 사소한 것들이 다 무어란 말인가. 다른 이들처럼 전업 작가도 아니고, 일개 블로거 생활을 하면서 난 너무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었다.

 

 

 

중빈과 엄마의 따스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그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 아이의 지금 모습 같고

내가 놓치고 있는 그 모습들 같았기에.

아이에게 짜증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게 아이가 원인이 아닌 인터넷이나 신랑이 원인이 될 수도 있는데 난 내 목숨보다 귀한 내 아이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있었다. )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아이는 잘 놀아주는 할머니에게 어느날 그랬다 한다.

할머니, 우리 엄마 줄 아이스크림도 사야돼. 엄마는 이걸 좋아해~ 하면서 밖에 나가서도 늘상 엄마인 날 챙긴다면서.. 어머님은 내가 부럽다하시었다. 내 앞에서는 잘 내색도 안했던 속 깊은 아이. 늘 나를 사랑하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나네. 주책맞게스리

 

여섯살, 일곱살 된 아이.

다른 집 아이들이 영어를 어디까지 했네. 수학을 어디까지 했네 소리에 갑자기 갑갑해와서, 아이를 다그치듯 몰아세우는건 비겁한 행동이었다. 그 엄마들처럼 차분히 가르친것도 아니었잖아.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도 않고 갑작스레 풀어내라 , 이것도 못하냐 몰아세우면 아이가 당황하는건 당연한 거였는데.. 내 아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아이가 이런 문제를 모르다니 이해할 수 없어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가르쳐주지도 않은 것들을 나는 아이에게 답하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책 속에는 아이와 엄마의 행복한, 어여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5년이 지나 아이에게 다시 읽어주니 아이도 부끄러워하면서도 행복해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사춘기의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어릴적의 애정 관계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하였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깊은 애정으로 밀착이 형성된 경우에는 사춘기를 험난히 보내지 않고 무난하게 잘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렇게 해야지 했는데.. 가장 중요한 지금 이 순간 난 아이를 너무 잘 대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있다.

어쩌다보니 서평글이 나의 반성문이 되어가고 있다.

책 속의 주옥같은 아이의 목소리 속에 우리 아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앞에 당당하게 서 있지 못할 지금의 초라한 내가 있어 너무나 미안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쓸데없는 데 신경 쓰는것을 정말 줄여야겠다. 내 사랑하는, 내 목숨보다 소중한 나의 금쪽같은 아들을 위해.

널 위해.

사랑해 아들.

나도 네게 늘 사랑을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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