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안데르스 데 라 모테 3부작
안데르스 데 라 모테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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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스 데 라 모테의 3부작 소설 중 2부에 해당하는 버즈, 1편 게임을 읽지 않고 읽어서 1편을 읽은 사람보다는 이해 속도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버즈를 읽고 추측한 결과 1부 게임에서 페테르손은 폰을 통한 게임이라는 가상과 실제가 섞인 스릴 넘치는 세계에서 뛰어난 우승자였으나 게임 회사의 돈을 횡령하고, 달아나 쫓기는 신세가 된 듯 하였다. 돈은 흥청망청 쓸 수 있지만 가족들을 만날 수도 없고, 고국에 돌아갈 수도 없이 그저 휴양지에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신세. 한때는 그것도 즐겁다 생각되었으나 게임이라는 것의 스릴이 얼마만큼인지 몰라도 그 스릴을 이길 수 없음에 현재의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은 그저 삶을 밋밋하게 만들 따름이었다.

헷갈렸던 것은 마치 한 이야기인양 앞뒤가 맞아 떨어지게 이어져가는.
하지만 알고 보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 페테르손과 레베카의 이야기가 중복되어서 계속 이어진다. 그 다음 장면에서 바로 다음 사람의 이야기로 넘어가고, 그런데 또 그게 맞물리게 적어놓은 것이 참 신기할 정도. 알고 보니 두 사람은 남매였다. 아마 1부에서는 그게 나와있었겠지만 도대체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사이인거야? 하고 아무 정보도 없이 읽었던 나는 중반부터 아하~ 하고 뒤늦은 이해를 해가며 읽게 되었다.

두바이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이 또다른 게이머인줄 의심했으나, 그녀가 곧 살해된 채 발견되고, 그 중심선상의 용의자로 페테르손이 몰리기 시작했다. 두바이 형사들에게 어마어마한 고문을 받기도 했지만 정말 천운으로 숨겨둔 금 라이터로 인해 자신의 누명을 벗게 된 페테르손. 스웨덴으로 돌아와 자의건 타의건 간에 자신과 아주 잠깐 관계를 맺었던, 죽은 여인 안나의 뒤를 캐보고 그녀가 세웠다는 회사에 몰래 잠입을 하게 되었다. 어떤 회사인지 자세히도 모르고 들어갔으나 이내 그 회사의 일들이 자신의 천성에 너무나 잘 맞는 천직임을 알고 놀라면서,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고픈 욕망을 갖게 된다. 게임을 잊고 그냥 넉넉한 수입을 벌고 아름다운 여자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생을 꿈꾸지만.. 자신을 몰래 미행하는 누군가를 깨달으며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다.

잘 나가는 경찰이었던 레베카는 갈수록 꼬이는 상황에 놓여 결국 억울한 정직 처분을 받고 말았다. 게다가 인터넷 상에 그녀에 대해 악의적인 정보를 유출하는 누군가의 글에 심한 타격을 받는다.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지나치게 잘 알고 있고 게다가 악의적이기까지 한 그 인터넷 게시글로 수 많은 사람들의 마녀사냥의 표적이 되고 그 용의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다.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페테르손과 레베카의 궤적을 쫓아가며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던 것은 바로 인터넷 블로그, sns등을 조작하고 관리하는 회사의 정체였다.
그런 것이 존재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예전에 우리가 전적으로 믿었던 대중매체, 언론 역시 조작된 통제 하의 기사라는데 실망하고 분노했듯이.
우리가 접하는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들 또한 은근히 조작된 내용들이 많다는 이야긴 많이 들어왔는데 그런 이야기가 실제 어느 기업 등의 체계화된 관리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순진하게 블로그에 일상 이야기나 올리던 시대가 아닌, 파워블로그 뿐 아니라 일반 블로거들조처 "순수함"을 잃고 상업적으로 흘러간다거나 아니면 정말 누군가의 (정부, 기업, 그 어떤 큰 손이건간에) 의도하에 단체로 움직일 수도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그런 관리가 타인이 대신 블로그를 운영해주고 글을 써주고 하면서 그 사람을 인기블로거로 만들고 티브이 출연까지하게 한다거나 하는 식의 가짜의 아바타의 생산 등이 참으로 희한하게 느껴지면서도 소설이 아닌 실제 상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왔듯.
사람들이 그토록 인터넷에 미쳐 있는 것은 "인정받기 위함"이라 하였다. 정말 공감하게 되는 문구였다.
나 역시 인터넷 중독자 중의 하나였으니. 실제 오프라인에 전념하는 사람들 눈에는 정말 초라하게 보일 인터넷 폐인들의 모습이 인터넷 속에서는 참으로 화려하게 과시되어 보인다. 그러기에 더욱 인터넷에 중독되고, 과장된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런지. 나조차도 그러고 있으면서도 한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면 그런 사람들이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만은 않는다는 생각 역시 들었다.

블로그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스웨덴 경찰 출신이자 it전문가로 오랜세월 근무한 경력의 작가의 책이라 그런지 경찰 세계 못지 않게 인터넷의 희비에 대해서 무척이나 세세하게 잘 알고 까발린 작품이라 놀라웠다.

예전에 읽었던 무시무시한 사건을 다룬 소설 중에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영수증이나 우리의 정보 들이 잘게 잘게 찢겨지는 것 같아도 그 쓰레기들을 모아모아 정보로 취합해서 사람들의 목숨과 숨통을 되려 옥죄는 그룹으로 승화(?)시킨, 정보화 시대의 기밀 누출의 실태에 대한 소설도 무척 흥미진진했었는데 블로그와 인터넷 소문 조작 등에 대한 이번 소설 역시 마찬가지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이 이야기들.
구글 뿐 아니라 네이버 역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조종의 손"이 작용을 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로직으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지 모르니 말이다.
굳이 기업이 아니더라도, 그 로직의 기술을 터득한 이들에 의해 우리는 쉽게 조종받고 상처받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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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게 뭐야 2 알 게 뭐야 2
김재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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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작가가 그린 그림이고, 남자가 주인공이라 아무래도 여자에 대한 시선이 좀 남다르게 처리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그림체가 거칠지 않고 예쁘고 깔끔한 순정만화 같은 타입이라 관심이 가게 되는 책. 무엇보다도 1권을 읽고서 그 이후의 내용이 너무 궁금해 바로 현재진행중인 네이버 웹툰에 들어가 이후의 이야기들을 찾아볼 정도였다.

 

1권 리뷰에서도 말했듯이 이 책은 가수 김원준의 성장기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실제 김원준의 이야기가 아닌 가상의 김원준의 이야기이다.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모델이 꿈인 친구 따라 응모하러 갔다가 그만 자기만 덜컥 모델에 뽑히고..

드디어 자신의 사진이 잡지에 실린 날, 갑자기 소녀떼가 찾아와 사인을 요청한다. 아, 이 장면 보고 얼마나 웃었던가.

수줍어 하지만 자신있게 사인을 요청하는 가운데 소녀와 양 옆에서 조용히 존잘존잘 (아마도 무지하게 잘생겼다의 의미인듯 요즘 아이들 용어는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어) 그리고 셋중 가장 못생긴 아이는 참으로 무례하게도 수줍은 표정으로 사진을 찰칵찰칵 찍어댄다. 음, 대놓고 그렇게 사진을 찍는 경우가 어디 있니. 그 표정들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은 듯.

 

2화에서는 모델이 된 원준이와 그 매니저로 나선 정필이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늘 정필이를 때리고 구박하던 이사장아들은 모델로 나선 원준이에게 시비를 걸려 하고, 늘상 당하던 정필이었지만 그래도 나서서 친구를 구하려다가 그만 이사장 아들과 그 패거리에게 무참히 구타당하고 말았다. 원준이는 이런 체계에 분노하고, 이사장 아들에게 의자를 집어던지며 한판 뜨자고 말을 한다. 그리고 멋지게 이겼습니다....는 아니고 정필이처럼 무참히 맞고 깨지는 바람에 얼굴이 생명인 모델 활동을 더이상 하지 못하고 계약 파기를 당하고 만다.

 

모델 회사 인턴직원이었던 어렸을 적 이웃집 누나였던 이는 원준이를 좋아했던 누나였고, 그렇게 인연이 되어 사귀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정작 원준이 짝사랑하고 좋아했던 은하율은 모델 응시후 당연히 뽑힐줄 알았는데 그 자리에 나오지 않았고, 그냥 그렇게 우연히 만났던 것이 꿈같이 느껴지던 날.

혼자 꿀꿀한 기분으로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데 정말 기적처럼 은하율이 나타나는 바람에 그만 원준이는 "실제세요?" 라고 묻기까지 한다.

음.. 영화 속 인터넷 속에서나 있을 것 같은 일이 벌어지고.. 실제의 은하율은 원준에게 같이 음악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나름 파격적인 외모의 정필은 마음만은 정말 착한데 하율의 친구 갸루상?과 사귀게 된다.

 

1권의 처음에서 결말이 조금 비춰지면서 갑자기 과거로 돌아간 이야기였기에 그 결말이 아주아주 궁금한 그런 이야기로 시작되었는데 아직까지는 원준에게는 핑크빛 미래가 행복하게 펼쳐지는 듯 하다. 다만 1권의 처음이 몹시나 생뚱맞기도 하고..비극일것도 같기에 그러지 말길 바라는 진지한 마음으로 원준이의 슈퍼스타 성장기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 안에 사랑도 있고, 어설프지만 배워가는 그런 음악에 대한 애정도 있고 말이다.

 

이야기의 끝 부분에 작가의 고뇌(?)에 찬 이야기들이 나왔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은? 찍힌 모습들 하며 (아마 이건 웹툰에는 안나왔을 것 같은 장면들인데..)

전체 큰 줄거리를, 이미 결말을 다 결정한 상태에서 그리고 있는 그림인지라 세부 사항들을 구상해가며 그리고 있는 그림이라고 말이다. 그려가면서 결말까지도 변화할 수 있는 그런 연재에 비해 색다른, 그리고 나름 더 탄탄할 수 있는 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 우선 시간가는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그렇게 재미나게 읽었던 알게 뭐야. 그 끝이 궁금하지만 일찍 끝나면 아쉬울 것 같은 그런 만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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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 - 동화로 읽는 어린이 인권
서지원 지음, 윤세정 그림, 국제앰네스티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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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세계의 수많은 어린 아이들이 너무나 어린 나이서부터 노동착취를 당하고, 더 심한 경우에는 총칼을 들고 소년병이 되는 경우도 있고,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성매매를 위한 인신매매는 물론 장기 매매의 대상으로 (선진국 아이나 어른들을 위한 장기 매매의 대상으로 ) 팔려가는 경우마저도 있다고 들었다. 아이 장기 매매의 경우에는 정말 들어도 귀를 틀어막고 싶을 지경이어서 모른 척 하고 싶을 지경이었는데.. 가난한 약소국가의 아이들이 돈 많은 선진국 아이들을 위해 팔려가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와 관련된 소설이나 책 등을 읽는것만으로도 얼마나 소름이 끼쳤었는지.. 그 어떤 공포물보다도 더 끔찍하고 무서운 이야기였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여서 그렇게까지 끔찍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충분히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다섯 아이들 중 한 예만 한국의 아이였고 네명의 아이 모두 아프리카의 아이들이어서 조금 멀게 느껴지긴 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실제 자기 친부모 혹은 계부, 계모 등에 의해 끔찍한 학대를 받다 살해당하는 경우도 많지 않았는가. 뉴스에 나오는 기사들만 봐도 소름끼칠 지경이었다.

그리고, 끔찍하게도 안전불감증에 시달리고, 책임감이라곤 하나도 형성되어있지 않은 자기 목숨만 챙겨 무수한 어린 생명들의 꽃다운 생명을 거둬가게 한 세월호 사건은 근래 들어 일어난 가장 있어서는 안될 일 중의 하나기도 하였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이 어이없는 상황 앞에서 좌절하고 기막혀 했는지.. 어쩜 그 어린 학생들을 구해낼 생각 한번 안하고 자기들만 살아남을 궁리들을 했는지.. 그 머릿속에 한번 들어가보고 싶은 순간들이었다.

 

다시..책 이야기로 되돌아와서.

어린 아이들은 성숙한 어른이 되기까지 충분한 힘과 지성, 그리고 경제력을 갖추기가 힘이 든다. 그러기에 부모의 충분한 양육이 필요한 법인데..

너무나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로 태어나서, 자신들의 아이들 입 하나 거둘 능력이 되지 못해 아이들을 입양 또는 팔아 넘겨서 거리의 구걸하는 아이들로 내몰고 있는 것이었다. 엄마 아빠 동생이 너무나 보고 싶은 발다. 곰팡이 핀 빵이나 얻어 먹고, 그나마도 하루 할당된 돈을 구걸해오지 못하면 그날은 꼼짝 없이 굶을 수 밖에 없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돈을 강탈해가고, 어린이들의 구걸을 통해 제 배를 채운 어른이라는 머릿속에는 도대체 무슨 쓰레기가 가득 차 있을지... 아이들을 하나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그들의 악랄함에 진절머리가 처졌다. 그런데.. 생각보다 덜 끔찍하다고 했던 말을 취소해야할 것 같다.

 

아이들은 반군에 의해 다섯살 어린 아기서부터 총칼을 쥐게 만들고, 어린 아이들에게 살상 훈련을 시키고 훈련을 거부하거나 탈영하면 무차별 발포로 아이를 살해하기도 한다. 어떤 이야기가 덜 끔찍하고 더 끔찍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애초에 했던 말은 번복해야할듯. 이 땅의 지금 평범하게 공부하고 평범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전쟁통이건, 아니건, 자신들의 가난으로 인한 책임 등을 어른들 스스로가 책임감있게 지지 못하고 마냥 어린 아이들을 희생자로 내모는 비도덕적 처사에 또다른 아이의 엄마인 나 또한 눈물이 저절로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집안의 누가 아프거나 집에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가난해서 아이를 거둘 수 없다는 이유로 친부모가 혹은 가족이..어린 아기들을 마녀, 마귀로 몰아 사냥을 한다. 마구 때리고 며칠씩 굶겨 죽인다. 아이의 정신을 돌게 만들거나 죽게 만들거나. 그러고도 어른들은 그게 당연한 전통이었으니까 죄의식이라곤 없다.

얼마전 사랑한다고 연애결혼을 하려 했다가 가족들에게 벽돌과 무기 등으로 살해를 당한 파키스탄 임산부의 뉴스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여성의 인권 따위는 전혀 보장받지 못한 이슬람 사회의 자칭 정의 문화에 치가 떨렸었는데.. 힘도 약하고 반항할 수조차 없는 어린 아기들까지 어른들의 무차별 폭력 앞에 내몰린다는 것이 너무나 소름끼치게 느껴졌다.

 

하나하나 읽는내내 너무나 가슴이 아픈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다행히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끝내는 주인공들만이라도 구조되는 그런 이야기로 귀결이 되었지만 극소수의 아이들만이 그런 혜택을 누리고 대부분은 다들 그런 어른들의 무책임한 비도덕적 행위 앞에 내몰린다 하였다. 보호받고 자라야할 어린 아이들이 미처 자라지도 못한 몸으로 험한 일을 해야하고, 혹은 해서는 안될 일을 해야하고.. 교육도 받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한채 그렇게 하루하루를 연명하다가 부모와 만나지도 못한채 죽게 되는 경우들도 허다하다 하니..

이야기를 읽는 내내 그저 몰랐다, 나는 몰랐다라고만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몰랐지만, 외면하지 말고 이제라도 알게 되었다면.. 관심을 가져달라는 이야기.

 

모든 어린 아이들의 행복이 이 땅에 펼쳐지길 바란다면 우리의 조그만 관심부터가 꼭 필요한 것임을 강조하는 이야기책,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세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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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패키지 - 성공의 세 가지 유전자
에이미 추아.제드 러벤펠드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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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읽은 육아서 중에 꽤나 극단적인 느낌을 받았던 책이 바로 타이거 마더 http://melaney.blog.me/50108838524 였다. 중국계 미국인인 에이미 추아는 미국에서, 중국식으로 아이를 혹독하게 키워서 성공하게 만들었다 하는 이야길 다루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인 유태인 제드 러벤펠드는 그녀의 그런 육아방식에 반기를 들었지만 말이다. 두 딸들이 다 그에 맞게 훈육된 것이 아니라 큰 딸은 그녀의 방식대로 훈육이 가능했으나 둘째딸은 아버지의 성향을 많이 물려받아 그녀 방식대로 훈육받기를 거부하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2011년에 읽은 책이 지금까지 기억이 나는 걸 보면.. 에이미 추아는 어찌 됐건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여성인듯 하다.

 

이 책은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예일대 스타커플이라니 화려한 배경을 지닌 저자들의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책 트리플 패키지.

읽다보면 타이거 마더와 비슷한 그런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유태인들이 세계적으로 똑똑한 교육을 시키고 있고, 선민사상 주입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우린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자란다는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유태인의 교육에 대해서는 워낙 여기저기서 떠들썩해서 익숙하게 들어왔지만.. 거기에 중국까지 끼워서 생각해야하는 줄은 미처 몰랐다. 에이미 추아 그녀 자신이 보란듯이 성공을 해서인지 중국 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철철 묻어나오는 책이란 느낌을 받았달까. 화려한 이력을 지닌 저자의 책에 다소 삐딱한 시선을 지니고 쳐다보면 안되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기론 작은 나라긴 하나 우리나라의 유학생들 역시 미국에서 뛰어난 학업성적을 자랑하고, 성공한 예도 많을 것 같은데..(아니면 대학때까지만 그게 이어지고 실제 취업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확률상으로라도 많은 약세를 보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라크기대비로 한게 아니라 숫자상으로만 통계를 낸 결과인것인지..

트리플 패키지의 효과를 보여주는 여덟개 집단으로 유대인, 인도계, 중국계, 이란계, 레바논계 미국인들과 나이지리아인,쿠바계 미국인, 그리고 몰몬교를 들고 있었다.

그 외 엄청나게 성공한 일본계미국인과 그리스계 미국인은 논외에 둔 것은 이 여덟개 집단을 추린 결과가 2010년 표전기준으로 가장 성공한 다섯집단을 고른 이유라 하였다. 책에서도 꽤 많은 부분 중국인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한국인 유학생들의 성공담 같은 것들도 많이 나왔는데, 우리나라가 트리플 패키지 집단의 예시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 자신의 모국에 대한 지나친 애정을 갖고 있는 중국인이 저자여서, 자국 중심으로 글을 쓴 까닭은 아닐까 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려나?

 

우선 이 책에 나오는 트리플 패키지가 무엇인지 짚어보자면

 

 

1. 우월 콤플렉스, 모르몬교는 종교적인 이유에서, 중국인이나 페르시아인은 장엄한 역사와 문명에서, 인도계 미국인은 브라만 카스트라는 혈통에서, 나이지리아 이민자들은 사업수완이 좋기로 유명한 이그보족이라는 이유로 우월감을 느낀다. 유태인의 선민사상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2. 불안감, 일종의 불만이다. 사회에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 확실하지 못하는 초조함, 자신이나 자신이 한 일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근본적으로 충분치 못하다는 느낌이나 근심.

멸시당하는 느낌, 미진함 등.

3.충동조절, 시련이나 어려운 과제 앞에서 포기하고픈 유혹을 이겨내는 능력.

 

 

 

 

이 세가지를 말한다.

이 세가지가 복합적인 요인이 되었다고 해도, 그 나라가 미국이었기에 트리플 패키지를 갖고 있는 민족과 종교인들이 다른 나라에서와 달리 비약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말을 하고 있다. 저자들이 생각하는 대로 그들이 말하는 트리플 패키지란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는 미국의 그 기본원리와 위배되는 것이었다. 모든 민족은 평등하다라는 것과 위배되는 우리 민족은 남달라. 우리는 다르다 특별하다라는 의식부터가 그러하고, 그러기에 대단한 그 무엇을 가진 우리가 이 나라에서 멸시를 받는다는 것에 격분해,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투지를 불태웠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미국의 자유분방함과는 많이 다른 측면이라는 것이다.

 

저자 자신도 중국인이라고만 말하는데는 어폐를 느꼈는지 중간중간 동아시아 유학생들이라는 예를 들며 한국 학생들의 성공이나 한국 학생들의 인터뷰 등을 인용해 소개하기도 하였다. 사실 동아시아인들이나 흑인, 쿠바인들이 미국에서 기존의 백인들에 비해 많은 차별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누누히 들어왔다. 차별을 느끼지 않고 잘 적응해나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 유색인종이라 차별받는 예가 있고, 학교에서뿐 아니라 사회에서조차 그런 차별을 받아 자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트리플 패키지, 자신이 이렇게 묻혀 지낼 처지가 아니리라 생각하는데 그 미진한 느낌을 채우기 위해, 그리고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보니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는 스토리. 이렇게 거창하게까지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렇게 어렵사리 성공한 교포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 정도는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대충이 아닌 나름 통계치를 내세워 성공의 원인을 찾아보려 한데는 박수를 보내고 싶기도 하다. 원인을 알아야 어떻게 하면 남다른 비약적인 성공을 할 수 있을까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말이다.

 

같은 미국인이면서도 특이한 종교인 몰몬 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배척을 받고, 또 자유로운 청춘을 보내지 못하고 선교를 하느라 여기저기 문전박대를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을 하기 위한 다짐, 각오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실제 미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ceo들이 상당수 몰몬교 출신이라는 것도 놀라운 이 책 속의 발견이었다. 이책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몰몬교가 일부다처제를 주장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하지만 근래 성공가도를달리는 사람들은 일부 다처를 이미 벗어나 더이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그런 이유를 갖고 있지 않다 하나 여전히 내게 몰몬교는 생소하고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다만 어느 특정 종교에서 이토록 많은 사회적 발전을 한 사람들이 몰려있다는게 신기하긴 했지만 말이다.

 

읽다보면 새로운 앎도 얻게 되고, 이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타이거마더때의 불편함이 조금은 연장선으로 남아있는 트리플 패키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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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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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이웃 한명이 제주에 내려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나와 동갑이고 첫 아이도 동갑인데다 블로그도 재미나게 잘 꾸리는 이웃이라 늘 그녀의 육아일기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어느날 그녀가 갑자기 제주도로 이사를 간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제주도란 곳이 우리나라면서도 비행기나 배를 타고 가야하는 섬이라 그런지 어쩐지 멀게만 느껴졌는데, 아이들과 여행도 아니고 불쑥 이사라니..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들 어릴적에 바다를 접하고 산을 접하게 키우고 싶은 그녀의 마음이 강했나보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다른 이웃님도 아이 어릴적에 제주도에서 살다 온 기억이 너무나 좋았다 하시니 제주도에서 살다온, 혹은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제주도는 그저 여행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 등의 책 등을 읽다보니 제주도에서의 장기 여행 혹은 체류, 혹은 이사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허수경씨의 책 http://melaney.blog.me/50182259516 도 무척이나 관심깊게 읽었고 꽃님에미님의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달 살기 책도 http://melaney.blog.me/50168813109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책은 아이를 갖게 되면서 제주 이민?을 결심하게 된 뽀뇨 아빠님의 책이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제주도로 내려가자 했을 때 아내의 마음도 참으로 복잡해졌을텐데..

남편에게 한달 200이상의 고정수입만 보장된다면 제주도로 내려가겠다 말할 수 있는, 남편을 과감히 믿어준 아내가 있어 가능한 이사기도 하였을 것이다.

마냥 제주도의 꿈에 빠져있는 당사자와 달리 임신한 아내는 교통이 불편한 제주를 걸으며 참으로 생각이 복잡했을텐데..

아이에게 멋진 바다와 자연을 선물하고 남편의 소원을 신대신 일찍 이루어준 아내의 과감한 결정이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남편 또한 결혼식때 맹세한대로 아내와 가사 분담도 철저히 하려 하고, 아이 육아에도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적게 벌더라도 아이 돌보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남편의 말에 아내도 동의를 했고 말이다.

그래서 그들의 자연에 어울리는 삶이 더 예뻐 보였는지 모르겠다.

사실 각박하게만 살아가는 도시의 삶속에 살다보니 제주도의 자연속에 아이와 어울려 산다는게 어렵게만 느껴지고 도시의 기준으로 걱정이 되는 면도 있었지만

뽀뇨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자라나고 있었고 우리 아이들이 접하기 힘든 바다를 늘 아파트 놀이터 가듯 자연스레 접할 수 있고, 옷입은채 풍덩할 수 있는 곳이 고작 더러운 분수대 물이 고작인 도시 아이들과 달리 아이는 초록색 옥색 바다가 넘실대는 바다를 자기의 앞 수영장 삼아 언제고 드나들 수 있어 행복해보였다.

엄마 아빠가 동갑임에도 서로 존대말을 써서인지 어린 아기 뽀뇨도 어른들께 자연스레 존대말을 쓰고, 우리 아이도 어릴적엔 꼭 존대말만 썼었는데 언젠가부터 말이 짧아진 것을 놔두었더니 아예 반말이 굳어져서 어찌나 안타깝던지..

 

아뭏든 뽀뇨와 뽀뇨 아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정말 제주도에서 아이를 키워보지 못하더라도 장기 여행이라도 다녀오고픈 생각이 새록새록 들었다.

세살 아이와 한라산에 등반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아들 손을 붙잡고 올레길 한토막이라도 걸어보고 싶어졌고.

사려니숲길보다 더 좋았던 그 근처의 제주마방목지. 아이와 함께 다시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기적의 도서관은 뽀뇨도 자주 드나들던 곳이라했는데 예전에 꽃님이네도 자주 가던 곳이라 했던게 기억나, 장기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은 그런 곳이 되었다.

 

제주도 현지인이 된 뽀뇨 아빠가 추천해주는 식당들은 아이와 같이 가기 좋은 곳들이라 좋고, 그동안 관광추천코스로 흔히 블로그에서 검색되던 곳들이 아니라 더 좋았다. 언제 꼭 가봐야지 이 페이지는 꼭 체크해둬야겠다. 제주의 당근을 듬뿍 넣어 만든다는 당근 케이크를 파는 가게, 바다가 보여서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카페 등 관광객의 눈이 아닌 현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제주도의 정보가 참 좋았다.

 

한동안 매년 제주도 여행만 가다가 최근 2년간 제주도를 못 갔더니 다시 또 가보고 싶어 근질거려진다. 난 제주도가 가도가도 좋은데 신랑은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며 자꾸 내륙으로 여행을 가자하네. 언제 또 설득해봐야겠다. 여보, 우리 제주도 놀러가요. 아이와 바다 보러 가요~ 아이에게 제주도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줘요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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