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들 때 책으로 숨는 시간이 많아졌다.
마냥 즐겁기만 하지 않은 인생이기에
조금씩은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어제도 오늘도 어김없이 읽을 책을 곶간에 쌓아두고서
무얼 읽을까 고민하고 선택된 책을 뽑아들어
세상 편한 자세로 마구 뒹굴며 책을 본다.
이런 소소한 행복은 아마 평생을 해도 지겹진 않겠지.
책과 사람이 사는 삶의 이야기는 더더욱 특별하다.
저자의 특별한 직업에 굉장히 매력을 느끼고 있었고
저자가 사랑하는 책에 대한 신뢰에 애정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마음이 가는 책이었다.
가만히 스며드는 문장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보며 책 속의 책을 찾아
나의 책읽기를 확장시킬 수 있는 호기심 창고인 셈이다.
그런 다정한 책읽기를 조용히 안내하는
이 책의 친절한 속삭임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책에 마음을 기댔다.
책을 읽을 때 저는 진정한 의미의 '고독'을 느낀다고 생각해요.
작가는 그러한 고독의 맛을 정말 잘 알고 있고, 글 속에서 독자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습니다.
읽고 쓰는 과정에서 철저히 고독한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요.
자신은 고독해서 행복을 느끼는 거지 고독함에도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p80
읽고 쓰는 행위 자체가 홀로 고독해지는 시간이다보니
고독을 느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를 즐기는 독서인들이 제법 많다.
나또한 그 중 한 명인지라 이같은 자발적인 고독에
애써 시간을 내고 이 시간을 맘껏 즐긴다.
탐독의 시간은 나에게 큰 자양분을 만들어주고
단절과 연합에 큰 힘을 더한다.
느리고 조용한 이 취미 활동이
지금은 반려 생활이 되어 가는 덕에
조금은 힘겨운 시간들을 고요하게 고독하게
잘 음미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지극히 내향적인 독서인이라서 말이다.
홀리아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주변의 반대에도 굴하지 않는 친구를 보면 나와 참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서른이 넘어서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른들이 바라고, 사회에서 옳다고 하는 삶을 꽤 오랫동안 살았던 건,
저 역시 '완벽한'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누구보다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p169
책 속에 책들 매력을 느낀 책이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의 작품이었는데
저자의 리뷰를 찬찬히 읽다보니
뭔가 가슴 안에서 요동치는 것이 느껴졌다.
익숙하고 안전하고 완벽하려 했던
내 안에 단단단 성벽을 뚫고 나오는
자유 의지가 꿈틀거리는게 느껴졌다.
뭔가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여태껏 잘 쌓아온 외벽을 허무는 걸
좀처럼 허락하지 못했던 '착한'이란 수식어가
사방으로 튀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사실 내가 향하는 방향성은 그와는 다를 수 있다는 걸 의지적으로 알고 있다.
쉽게 허물 수 없었던 건 나의 욕심과 두려움이 늘 앞섰기 때문이다.
더 많은 핑계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지금의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도 있겠다.
그러나 이따금 찾아오는 끓어오르는 열망은
이와는 반대로 나답게 살아가라는 마음의 소리를 따르게 만든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허물어 버리진 못하고
조금씩 수정되어지고 있는 인생의 기준과 역할을
온전히 나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따라보기로 마음먹고 그리 살아가는
일탈의 재미를 느끼고 살아가는 요즘이다.
그것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음을
통쾌한 해방감과 즐거움이 있다는 걸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몰랐다는 것이 좀 억울할 정도이다.
완벽한 엄마, 완벽한 아내, 착한 딸, 착한 며느리 등
그저 남을 먼저 배려하고
지극히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했던 나의 욕심과
싫은 소리를 듣기 싫어서 더더욱 열심히였던 열심을 좀 내려놓고보니
그다지 나쁘지 않고 편하고 좋은 점이 많았다.
이제는 조금씩 내가 무엇을 원했던 삶인지
바뀔 수 있는 기준을 수정해 가면서
남은 인생의 시간을 조금은 내 기준에서 유쾌하게 살아가보고 싶다.
책방 주인이 소개하는 책은 뭔가 다른 건가.
이토록 매력적인 책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는 것이 가슴 설렌다.
반짝이는 책들을 하나씩 만나볼 생각을 하니
이 다정한 독서록이 어찌나 고맙고 감사한지.
책과 책이 연결되어 나를 이어주는
이 깊고 넓은 세계를 맘껏 사랑하며 살고 싶다.
나의 독서록도 이토록 아름답게 채워질테지.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