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으로 보는 최신 IT 트렌드 - 최신개정판
Saito Masanori 지음, 김모세 옮김 / 정보문화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년에 이 책의 구판을 리뷰한 적 있습니다. 이제 더 깔끔한 편집의, 더 새로운 내용의 신판이 나와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그간 프로그래밍은 객체지향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고, 빅데이터의 성과가 쌓이고 쌓여 생성형 AI 여러 포맷이 엔드유저가 바로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습니다. 이 책의 제7장에서 AI의 그동안 발달 현황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독자인 저는 이 재개정판에서 내용이 대폭 바뀌었음을 확인하고, 세상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함을 간접적으로 절감했습니다. 우선 이 책은 서두에 "디지털 기초 지식"을 배치했는데, 구판에서는 혹시 스스로 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독자라면 참고할 수 있게 맨뒤에 수록했던 내용입니다. 이 신판에서는 총론 구실을 겸하게, 향후 몇 년 간의 발달상도 내다보면서 독자들을 이끕니다.

또 이 개정판에서 대폭 보강된 게 DX입니다. 제2장, 10장에서 다루는데 2장에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정의와 함께 심층적으로, 다방면으로 논의하며, 10장에서는 DX의 실천, 비즈니스 생태계와 어떻게 어우러질지에 대한 전망이 나오며 특히 CEO나 정책당국자들이 읽어 볼 만한 내용입니다. transformation라는 단어에 x라는 철자가 없으니 왜 약자가 저렇게 되는지 의아할 수 있지만 이미 확립된 약칭, 용어이며, 콜라보, 경계 허묾, 변용, 크로스오버 등을 뜻하는 X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구판에서는 첫장에 IoT가 나왔었는데 신판에서는 제6장으로 좀 순서가 밀렸습니다. 당시에는 IoT가 최고의 핫한 키워드였고 아직 전망이 불투명한 AI보다 순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이 책 구판은 그 당시에도 앞으로는 AI가 시대를 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비교적 많은 비중을 할애했었습니다. 디지털 트윈(p230)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추가되었습니다.

또 4장에서는 클라우드를 다루는데, 구판에서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p150)"을 더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이 책의 최고 강점인 그래픽을 최대한 쉽게 짜서, 혹시 이 분야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게 배려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그림이 더욱 제몫을 다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DX의 뜻은 모든 걸 디지털로 바꾸고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것입니다. p88의 그림을 보면 소용돌이(vortex)를 형상화하여 이 개념을 잘 표현합니다. 그런데 일러스트 하단을 보면 "디지털화할 수 없는 것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렇게 모든 게 디지털로 바뀌어 UX, 즉 사용자 경험(experience)으로 몰아넣는 건데, X라는 문자의 뜻은 이 맥락에서도 의미를 하나 추가합니다. 생성형 AI가 아직 학습하지 못한 비(非)선형 표현양식을 가진 아티스트가 특별한 대접을 받게 되는 결과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겠습니다.

얼마 전 SKT 유심 해킹 사태가 터졌는데, 이로써 보안(p190)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확인하게 된 듯합니다. 다행히 이번 사태와 직접 관련하여 어떤 사고가 터지지는 않았으나, 더 지켜봐야 합니다. 대중과 당국, 통신사의 관심이 흩어졌을 때 해커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니 말입니다. p196을 보면 인증 연동과 싱글사인온(SSO)의 관계가 그림으로 보여지는데, 역시 인증페더레이션의 원리나 구조에 대해 한눈에 들어오게 잘 설명합니다.

p268을 보면 AI와 머신러닝의 관계가 나오는데 현재 직장에서 일상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생성형 AI의 저런 기능, 저런 뛰어난 성과를 가능케 한 게 딥러닝입니다. 이게 어떻게 체계를 잡아서 현 단계에 이르렀는지 저 그림이 잘 보여 주네요. 뉴럴 네트워크라는 게 그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또 이번판에 새로 강조된 항목이 p292의 "기반 모델 머신러닝"인데 기존의 방식과 뭐가 다른지 바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p296의 자연언어 처리도 도식화하여 그 원리가 무엇인지 쉽게 설명합니다.

IT 세계의 최신 변화를 초등학생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깔끔하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설명한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XR 시대 공간 컴퓨팅으로 상상하기 SPATIAL COMPUTING - 노다·미로·임머스드·워크룸·브러시워크·버밀리언·멀티브러시·스페이셜·그레이트 페인팅 VR·그래비티 스케치·랜딩패드·블렌더·큐라·스케치업·VR 스케치·나놈·메디컬홀로덱·몬들리·레이 고소공포증·버추얼 스피치·말로카·일레븐 탁구·빅스크린
강청운.박재형.박수지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영어 부제를 보면 spatial computing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 spatial이라는 단어가 명사 space(공간)의 형용사형으로서 "공간의, 공간상의"라는 뜻입니다. 생성형 AI가 나와서 이렇게 히트를 치기 전에도 XR, 확장현실은 이미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기존의 CG에 의존했었는데 이제 이미지나 동영상도 프롬프팅에 의해 자유자재로 만드는 AI가 나왔기 때문에, XR 관련 분야(게임이라든가)가 더욱 막강하게 발전되리라 예상하죠.

(*북유럽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런데 공간컴퓨팅의 의의는 그에 그치지 않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저런 편한 서비스를 그저 즐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런 서비스를 구독도 하고 유료로 이용하려면 우리들도 일정한 소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AI가 일자리를 다 빼앗으면 우리는 어디서 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거듭나려면 학습된 AI가 도저히 따라못하는 비선형적(non-linear) 사고가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 창의적 사고를 하는 데 이 공간 컴퓨팅이라는 기법이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물론 실무에서 바로 깔고 실행할 수 있게 돕는 매뉴얼이지만, 독자는 이를 통해 신세계를 접하고 종전에 생각지 못하던 많은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겠네요.

p17을 보면 역시 그런 말씀이 나오는데, VR이다 AR이다 하는 게 예전에는 특수산업, 어얼리 어답터, 게이머들이 주로 쓰는 기술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바뀌어 공장에서도 디지털 트윈이라든가 스마트 팩토리 등 쓰임새가 너무 많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벌써부터 생태계 선점에 나서서 향후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이 분야를 눈독들이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떤 기업이라도, 소비자들의 "경험, 경험"을 중시합니다. 전에 없던 경험을 해 본 소비자들이라야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에 주목하고 충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은 만인이 생산자고 만인이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인데, 공간 컴퓨팅은 컨텐츠를 만드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브레인스토밍, 즉 온갖 생각과 발상을 너도나도 마구 떠들어보는 방식을 돕는 미로(MIRO)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환경이 변화하면, 아이디어가 정체되었다 싶은 순간 두뇌에 자극을 주어 좋은 생각이 갑자기 팝업될 수 있습니다. 이 도구는 공간 컴퓨팅과 협업 도구의 결합(p39)에 의의가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일단 어떤 종류의 스마트폰과도 연동이 된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p46을 보니 중소기업, 심지어 공장 등에서도 이 애플리케이션을 두루 깔게 해서, 직원들한테 말 그대로 "브레인스토밍"이 일어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I가 그림도 다 그려 주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금세 AI 패턴을 눈치채고 식상해 합니다. 우리는 AI가 그려낸 작품 디테일에 감탄하고 묘한 흥분도 느끼지만, 어느새 AI스러운 정형화에 피로를 느낍니다. 사람은 그래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살려 표현하고 싶고 손으로 직접 그리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데, 어렸을 때 학교에서 야외사생대회를 여는 것도 다 그런 교육적 의의가 있는 거죠. p74에도 나오듯이 그림그리기는 야외에서 특히 이런저런 제약이 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바로 야외사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브러시워크, 버밀리언, 멀티브러시 같은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공간 컴퓨팅이 확장하는 그리기의 자유." 이 책 p74에 나오는 말입니다.

p109에 나오듯이 한때 미래TV라고 해서 3D 제품이 나온 적 있습니다. 제법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기억이 안 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왜 실패했을까요? 영화 <아바타>의 성공과 함께 다들 확실한 히트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UHD도 그렇지만 컨텐츠가 부족합니다. 표준화도 아직 만족스럽게 진척되지 못했습니다. 책에서는 GRAVITY SKETCH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3D 모델 만드는 법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이 대목이 책에서 꽃이라고 느껴집니다. 무엇이 공간 컴퓨팅이며, 앞으로 우리 미래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이 파트가 너무 잘 보여 줍니다. 학교에서도 이 공간 컴퓨팅을 정규 교과목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소기업 경영 솔루션 - 팀워크로 성장하는 실전 성공 스토리
김경중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가상의 인물 김정우 대표가 겪는 여러 고충을 통해 현장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열심히는 일하지만 그동안 깜빡 무엇을 잊었는지를 일깨우는 내용입니다. 소설 형식이기 때문에 술술 읽어가면 되고, 읽는 중에 아 이거 내 얘기구나 하며 공감할 수도 있으며, 나는 몰랐는데 이런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구나 하고 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 김경중 경영지도사는 본인이 직접 겪어 보신 일들이라서인지 소설 속 묘사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감납니다. 다만 저자는 자영업 영위 시 주로 서비스업을 운영하셨다고 나오며, 극중 주인공은 제조업 경영자라는 차이가 있긴 합니다. 내용이 매우 구체적인 건 저자가 그만큼 많은 사례를 겪고 컨설팅을 해 오신 이유가 있겠습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경리 담당 서은영 과장이라든지 다른 직원들한테, 아 우리 사장이 힘든가 보다 하는 인상을 주면 안 됩니다. 회사 내 사기 문제도 있고 이런 소문은 밖으로 금세 번지기 때문입니다. p15에 나오듯이 바깥에 회사가 어렵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매우 곤란하다는 김 대표의 고민은 날로 깊어갑니다. 아무리 열심히 물건을 만들어 팔아도 재고가 쌓이고 매출 그래프는 하향을 넘어 바닥을 깁니다(p33). p24를 보면 "도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김 대표처럼 책임감이 강한 유형은 아내에게건 누구한테건 그런 말도 함부로 못 합니다. 경쟁사들도 컨설팅을 끼고 회사를 (다시) 만들어간다는데 나도 그래 볼까 싶지만 그런 곳에 물어 본다고 답이 딱히 나올까 회의감만 듭니다. 공연히 돈만 갖다버리는 것 아니냐는 지레짐작은 덤입니다.

매출이 좀 는다 싶을 때 사무실도 두 배로 늘리고 직원도 더 뽑은 게 화근이었을까? 이때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단정한 정장 차림인(p57) 경영지도사 박선우씨를 만납니다. 먼저 말을 걸어 주는 친화력부터가 남다르고, 설명을 그에게서 듣고 보니 경영지도사가 뭐하는 일인지도 알게 됩니다. "어차피 다 돈 받고 진행하는 영리사업 아닌가?" 하지만 경영지도사의 조언에 따라, 줄줄 새는 돈, 비효율적 구조 개선, 매출 신장 등이 이뤄진다면 결과적으로 기업에 이익입니다. 말하는 품이 믿음도 가고 이 우연히 들른 행사장에서 뜻밖의 귀인을 만난 느낌이라 어디 그에게 진단을 받아 보기로 했습니다.

박선우 지도사는 대표님뿐 아니라 현장의 직원들과도 인터뷰(p79)하길 원합니다. 회사 일은 대표가 제일 잘 아니 그에게 들으면 끝이 아니라, 직원이 보는 회사의 상황은 또 다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까 그 서 과장이 안내하여 선임 최석현 과장, 신입 박지연 두 사람이 인터뷰에 응하는데, 현장의 고충을 솔직히 털어 놓으니 김 대표의 얼굴이 붉어집니다. 이런 말을 진즉에 청취했어야 했는데, 그걸 대표하고 일대일로 말하면 꺼내기가 쉽지 않았을 뿐더러 대표 본인도 딱히 듣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불문하고 요즘 외부 전문가를 자주 들이는 게 다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신입 박지연의 발언에서도 새삼 김 대표는 깨닫는 게 있습니다. "그걸 벌써 알았어야 했는데..."

"온 회사가 하나의 프로젝트 장(場)이 된 느낌이었다(p118)." 인적 자원이야말로 회사가 가진 특등 리소스요, 대표가 의지하는 최초이자 최후의 인적 pool입니다. 회사 안에서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문제 의식이 공유되어 분위기가 하나로 합쳐지니 갑자기 활기가 느껴지고, 전에는 실속도 없이 그냥 바쁘기만 하던 게 이제는 뭔가 유기적으로 척척 맞아 돌아가는 듯합니다. 이제 컨설팅 회사와 정식 계약을 맺었으니, 실무팀도 총출동입니다. 노무 전문 이서윤씨, 재무담당 류성민씨, 마케팅과 인증 담당 홍수정씨 등 스페셜리스트들이 다 모이니 회사가 그동안 삐걱거리고 방치되었던 문제점이 척척 한 구석으로 치워지는 듯합니다.

특히 류성민씨는 은행과의 대출 재협상, 정부에서 나오는 정책자금 소개 등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R&D 전문도 아닌데 이노비즈는 무슨?(p150)" 많은 대표들이 이렇게 섣불리 지레짐작을 하니 될 일도 제대로 안 되는 것입니다. 이 분야 인증은 홍수정씨가 전문입니다. 앞에서 같이 인터뷰에 응했던 최과장, 박지윤 두 사람 사이에 큰 싸움(p167)이 납니다. 컨설팅을 받으니 직원들 사이에 주인의식이 생겨서 신입 박지연이 의욕적으로 여기저기 의견을 내니, 선임 최과장이 니가 뭔데 나대냐고 한소리 한 것입니다. 박지연은 신입인데 한참 아저씨뻘한테 참 간도 큽니다. 그러면 안된다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는 이러기가 쉽지 않아서입니다. 이 문제는 노무인사 전문가 이서윤씨가 잘 해결합니다.

소설 형식이라서 재미도 있고, 현장의 가장 공통적인 문제들을 잘 뽑아내어 공감이 갔습니다. 많은 대표님들은 자신이 겪는 문제가 자신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례를 많이 겪어 이처럼 해답을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병원은 어떻게 초진환자를 2배 늘렸을까? - 마케팅은 땅 따먹기다!
김정우 지음 / 라온북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업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병원도 경영의 마인드로 접근해야 할 때입니다. 저도 얼마 전 상을 치르고 주치의와 간호사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올렸는데, 의사의 실력과 경륜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영 마인드를 소홀히하면 반드시 곤경을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저자 김정우 대표는 의료 컨설팅 전문가인데, 그는 의료 마케팅에 대해 "땅따먹기"라는 한 마디로 요약합니다. "실패하는 병원은 실패하는 마케팅을 한다" 등, 의과대학만 들어간다고 끝이 아니라 진짜 레이스는 졸업장을 받아든 그때부터 시작됨을 이미 깨달은 닥터들이 명심해야 할 좋은 교훈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58을 보면 이 일을 하시는 분들도 참 난관이 한둘이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바이럴은 주로 네이버 블로그를 사거나 임대해서 진행하는데, 보건소에서 공문이 오기를 이런 홍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겠으며 광고에 대해서는 사전 심의를 거치라는 통보가 왔다는 것입니다. 회사 대표라는 게 이래서 참 힘듭니다. 실정법 저촉과 열정적인 사업 진행 사이에는 그야말로 백지장 한 장이 놓여 있을 뿐입니다. 물론 관(官)에서도 요즘은 예전 군사 정권 시대처럼 무작정 때려잡는 단속을 벌이지는 않습니다. 그렇긴 해도 이런 신생 비즈니스 영역은 사업자가 숨쉴 공간을 틔워 줘야 혁신도 일어나고 민간의 부가가치가 증대되는 법인데, 그게 힘드니 대표가 이렇게 관을 찾아서 온갖 수고를 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걸 힘들어하는 체질은 사업 자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p133을 보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인용됩니다. "군주는 도덕적인 것보다, 도덕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이 말은 과연 병원 경영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보니 이런 주장이 나옵니다. 저자는 이 말을, 구중궁궐에 둘러싸인 군주가 자신이 지금 선정을 펴고 있음을 저 멀리 백성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이라고 해석합니다. 아무리 솜씨가 있고 진정성 있는 의사선생님이라도 홍보가 부실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의사쌤들이 얼마나 머리가 좋은데 그런 이치를 모르겠습니까만 뭔가 그런 홍보가 신조에 맞지 않아서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멋있게 퇴출당하는 것보다는 홍보가 좀 마음에 안 들더라도 시장의 승자로 남는 게 더 현명한 선택입니다. 자녀와 배우자,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p154에는 참으로 좋은 말씀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키워드 위주의 사고를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A를 쓰고, 저기서는 A-1이라는 단어를 쓰면 홍보에 비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단어를 밀기로 했으면 하나만 밀어야지 비슷한 단어를 이리저리 갈아끼우면 대중의 머리에 남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영문학에서는 같은 단어의 반복이 저능, 바보스러움의 증명인데, 홍보에서는 패러프레이징의 미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또 사람은 홍보물을 볼 때에도 시각적 준거 기준을 가지는데, UI가 유독 얘만 다르다 싶으면 그 광고는 사람의 주의 주목 대상에서 빠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의사쌤들은 머리가 좋은 만큼 대표님의 이런 설명을 들으면 과연!이라며 납득하지 싶습니다. 

1위는 자신이 이 분야의 표준이라는 인상을 대중에게 심어줘야 하며, 2위는 그런 1위를 추종하며 표준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p180). 그런데 3위, 4위가 어정쩡하게 이 1, 2위의 방식을 따라하면 대중들은 "얘는 그저그런 병원"이라며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말씀은 정말 중요하며, 그래서 후발주자 영세병원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면, "차별화"를 시도하라고 합니다. 이런 전략은 꼭 병원이 아니라 타 업종에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업 분야에 따라서는 정반대로 "우리 역시 1위 2위가 하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를 인식시켜야 할 수도 있지만, 여튼 이렇게 치밀한 근거에 의해 설명해 주는 광고 전략, 구조라는 게, 시장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마음이 절실한 업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팁과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파 조직 - 경기 침체 이후의 턴어라운드 조직전략 3단계
김경수 지음 / 라온북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업이 위기가 아닌 적은 없다." 옳은 말씀입니다. 삼전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이건희 회장의 일대도박 성공으로 초격차를 이루며 경쟁업체를 다 말려 죽일 것 같더니, 이제 파운드리는 TSMC에 뺏기고 레거시는 중국에 집어먹히니 옴치고 뛸 데가 없어질 판입니다. 삼전 같은 글로벌 거인의 형편이 이런데 다른 사업체는 상황이 어떻겠습니까? 오늘의 블루오션이 내일은 수면에 녹차라떼가 뜨는 판입니다. 기업은 항상 위기가 목전에 닥쳐옴을 상수(常數)로 생각하고, 매일매일이 위기임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 위기의 돌파구는 사람밖에 없음을 명심하라는 게 저자 김경수 교수님의 결론입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실한 워크샵을 열고 형식적으로 결의만 통과시키고 끝이 아니라, 워크샵 준비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해 나가야 합니다. 그 자세한 방법론이 p23에 자세히 나옵니다. 이 부분을 보면 그저 하위실무진이 기계적으로 따라해야 할 매뉴얼이 아니고, 오히려 CEO 레벨에서 참조해야 할 문서입니다. 특히 제가 주의깊게 본 건 pre-meeting을 따로 준비하고, 외부 컨설턴트를 따로 초빙해서 참가자를 사전 인터뷰하게 하라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참가자들 사전 준비를 시키라는 건데, 물론 워크샵이 지나치게 형식에 치우치면 역효과가 나겠지만, 이처럼 치밀하게 준비를 해야 워크샵 본연의 기능이 발휘될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회사에서 팀이란 게 존재하는 이유는 각각의 업무 추진 과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팀 헌장(charter)이라는 게 따로 필요한데, 헌장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한 것 같아도 영어로 charter라고 하면 느낌이 분명하게 다가옵니다. 프로젝트가 팀마다 할당되면 반드시 이를 완수해야 하고, 독자 프로젝트가 없는 팀이라면 그 회사에서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p55를 보면 ARMI라는 게 나오는데, 결정권자인 사장(또는 사업부장), R(외부전문가), M(팀원), I(항후 후원가능 집단) 등을 이해당사자 하나하나에 표시하여 이 사람들이 뭘 맡아하는 사람인지 누구 눈에도 바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권합니다.

p75를 보면 3D 접근법이라는 게 설명되는데 data, demonstrate, demand의 약자라고 합니다. 데이터는 외부, 내부의 모든 소스를 다 이용해야 하며, demonstrate는 사내 모범 사례의 책정을 통해 팀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목표를 초과달성하기 위한 동기 부여용으로 사용하라는 게 저자의 말씀입니다. p80을 보면 위기 돌파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전사(全社) 차원의 연합팀도 구성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런 모든 디테일을 관통하는 한 마디가 있는데, "(절박한) 현실인식"입니다. 현실이 지금 우리 회사에 얼마나 절박한지를 깨닫고, 그에 걸맞은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 대책에 행동으로 적극 나설 것을 임직원들에게 촉구하는 뜻에서입니다.

p98을 보면 expert's solution이 자세히 설명됩니다. 보통 스폰서 노릇을 하는 CEO들이 회의장에서는다 맞는 말씀을 하십니다. 혁신을 중시하라, 격의에 얽매이지 마라, 종전에 잘되던 건 다 잊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라 등등... 그런데 저자는 이에 멈추지 말고, 아예 직원들과 어울리며, 등산을 함께 간다든지, 둘레길을 함께 걷는다든지, 개개인의 동기를 풀 게이지로 채우기 위해 더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할 것이며, 흔히 말하는 스킨십을 형성하여 개인과 개인 차원에서 공감이 시도되도록 하라고 충고합니다. 마치 출정을 앞둔 오기(吳起)가 병사의 종기를 빨아주었다는 고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저자는 흔히 인화(人和)의 그룹이라고 인식되는 LG에서 오랫동안 HRD 업무를 해 온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팀웍이라든가 유기적인 조직 작동이 무척 강조되는데, 아무리 천재적인 우수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했다고 하더라도 항상 기대대로 성과가 나는 게 아니라는 점(p149)도 강조합니다. 상황과 맥락이라는 게 그래서 중요한데, p163 이하에서 모니터링의 의의가 자세히 설명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