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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 공작소의 띠부띠부 꾸미기 놀이 - 내 마음대로 꾸미는 나만의 띠부띠부책
아르미 박사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유튜브 인기 채널 중에 아르미(@armiicraft) 공작소라는 곳이 있습니다. 포털에서 찾아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바로 이 책의 표지를 담은, 이 책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의 썸네일입니다. 학부형이 아니면, 또 남성이라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요즘은 띠부씰이라는 게 꽤 인기이며 이게 떼었다붙였다 할 수 있는 씰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띠부씰도 여러 테마나 굿즈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혹시 주식 투자하는 분들이라면 어쩌다 들어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예를 들어, 티o핑 컨텐츠 테마가 요즘 뜨는데, 그 띠부씰 만드는 회사가 어디라더라 등). 아무튼 이 아르미 공작소라는 채널이 애들한테 꽤 인기라서, 아예 이런 책까지 나온 걸 보면 세상이 참 빠르게 변화한다는 점 실감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뭐 저도 어렸을 때 이런저런 오려붙이기, 평면도를 잘라 입체로 도안하기 같은 건 해 보고 자란 세대라서, 예컨대 p16 이하에 나오는 대로 먼저 가위, 손코팅지, 투명 박스 테입, 양면 테입(요즘 문방구나 다이소에 이걸 왜 이렇게 갖다놓나 했더니 이런 이유도 있었네요), 보드마커, 커팅매트 등을 준비물로 가르쳐 주는 파트를 보니 처음 느꼈던 이질감이 그나마 줄어드는 듯합니다. 이런 책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실선, 붉은선 등이 뭘 의미하는지 잘 알아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을 때, 책의 구조가 처음에 어떤 주제에 대해 뭘 설정하고 어떤 패턴에 따라 내용이 설명되는지 찬찬히 따라가면서, 지식도 체득하고, 내가 궁금했던 걸 이런 식으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구나 라며 쾌감도 느끼고 지능도 발달하는 것입니다. 어떤 띠부씰이라는 결과물을 손에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의 지시를 따라 무엇을 만들어가고, 다소 서투르더라도 내 손으로 작품을 제작한다는 긍지를 심어 주는 게 교육젹으로는 훨씬 가치가 높습니다.
저는 예전에 컬러링북을 리뷰할 때도 그 점을 지적했는데, 이런 책에서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도했던 대로 다 완성하고 나면 정확하게 어떤 모습이 되는지를 한눈에 보여 주는 것도 증요하다고 봅니다. 이 책 p21을 보면 도안 11개가 제시되는데, 표지, 배경1, 소품 페이지 1~6, 버클 & 주머니 파츠 등이 보기 좋게 나열됩니다. 내가 책의 지시대로 모든 과정을 따라하고 나면 뭐가 나오는지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보여 줘야 아이들한테 더 강한 동기가 부여됩니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르티는 대리석만 봐도 그걸로 빚어야 할 모세의 모습이 같이 보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처음에 버클 파츠, 소품 파츠라고 할 때 파츠가 뭔지 몰랐는데 물어 보니까 그냥 parts라고 해서 맥이 쫙 풀렸습니다. 아무튼 이 아르미공작소에서 쓰는 말, 분위기에 제가 알아서 익숙해져야 하겠지요. p47에도 어항꾸미기에 필요한 도안 14개가 미리 제시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 마리모 키우기하고, p65의 헤어 파츠가 좀 어려웠습니다. 만약에, 아이가 커서 네일아트를 하고 싶다면(아니라도 물론 상관없지만) p78 이하에서 보여 주는 네일아트의 온갖 재미있는 파츠들 만들기가 특히 유익할 듯합니다.
책이 크기도 크고 두껍기도 꽤 두껍습니다. 그런데 p89까지가, 10개 유형의 파츠들을 실제 만들게 돕고 가르치는 내용이며, p90부터는 만들기 도안입니다. 이 3부는 목차가 따로 없어서 제가 이 리뷰에다 좀 정리해 보자면, 미니어처 하우스 꾸미기, 햄스터하우스, 꽃다발, 파르페, 어항, 책상,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 순입니다. 그러면 제2부하고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사실 3부의 도안은 앞 2부에 없던 것들도 몇 개 있어서 더 알찼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저는 책 리뷰를 쓰기 위해 급히 해당 유튜브 페이지에 찾아가 영상도 시청하고 어린 구독자의 설명도 들었던 거라서 정작 핵심인 캐릭터들하고 나중에 친해졌는데 p10 이하에 설명이 아주 자세해서 늦게나마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르미공작소 팬들에게 너무나도 좋은 선물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