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저 그 뜻을 크게 가져야 하고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한다.
2. 마음을 결정하는 데에는 말을 적게 한다.
3. 놓아 린 마음을 거두어들인다.
4. 공손하고 신중하게 처신한다.
5. 일에 앞서 생각한다. 실천이 없는 독서는 무용한 학문임을 알아야 한다.
6. 재산과 명예에는 마음을 두지 않는다.
7. 할 만한 일이면 정성을 다한다.
8. 죄없는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9. 아무리 포악한 사람이라도 감화해야 한다.
10. 때가 아닌 잠을 자지 않는다.
11. 수양과 공부는 서두르지도 쉬지도 않고 꾸준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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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스터리츠 을유세계문학전집 19
W. G. 제발트 지음, 안미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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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올라 공간을 만나다
뜻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접할 때 [낯선]이라는 단어처럼 사람의 감정을 적절하게 나타내는 표현이 있을까 싶다. 당황스런 상황,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장소, 예상치 못한 느낌 등에서 오는 이 말이 이토록 강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쩌다 그런 낯선 상황을 즐길 때도 있긴 했었다. 오늘 내가 느끼는 당혹감은 만만치 않다. 처음 접하는 독일문학의 한 작가의 소설이 그런 기분을 준다.

[아우스터리츠]의 저자 W. G. 제발트는 독일문학에서 꽤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그는 1944년 독일 베르타흐의 한 유리 제조업을 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대학공부를 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앵글리아 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가르쳤다. 2001년 교통사고로 죽기까지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고 각종 문학상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제발트는 1999년,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공습에 대하여 왜 독일 작가들은 침묵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문제를 제기한 [공중전과 문학]을 발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제발트의 대표작으로는 첫 시집 [자연에 따라. 근원시](1988년)를 시작으로 산문집 [현기증. 감정](1990년), [무서운 고향. 오스트리아 문학에 관한 에세이들](1991년), 소설 [이민자들](1992년), [아우스터리츠](2001년) 등이 있다.

제발트의 소설 [아우스터리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유대인 어린이들을 피신시키는 구명운동의 일환으로 영국으로 보내진 한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나라는 사람이 아우스터리츠를 만나면서 그의 과거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목사인 양부모와 함께 [데이비드 일라이어스]라는 이름으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던 중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에 [아우스터리츠]라는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과거를 찾아갈 기회를 만들어간다. 그 후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장소나 친부모)에 대해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잃어버린 과거는 시간 개념이지만 그 시간을 현실과 연결시킬 수 있는 매개가 시간과 공간이 함께 머무는 [어떠한 장소]이기에 이 소설은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한 호흡으로는 도저히 읽어가지 못할 긴 문장에 온갖 수사어구를 총 동원한 이 소설은 내용 따라가기가 수월치 않다.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읽어간다. 소설 속에 나타나는 수서어구를 통해서 바라본 저자의 관심사는 실로 다양하고 깊다. 건축, 역사, 천문, 식물, 광학, 곤충, 조류, 회화, 의학에 이르기까지 전문가 이상의 무엇인가가 들어있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따라가기 힘들어 하면서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나왔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제발트 만의 독특한 글쓰기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을 나타내는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걸까? 책장을 덮으면서도 쉽게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이다.

시간을 거슬러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다는 것은 특정한 경험을 한 어떤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잊혀진 아니면 애써 외면했던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 잊혀진 기억을 찾아 간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의 과정일 것이다.

이 책을 접할 때 느낀 그 [낯선]이라는 느낌이 처음 접하는 독일 문학이라서가 아니라 제발트라는 작가와의 낯선 만남이여서 그런 것이라 위안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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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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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 지식인 역시 김훈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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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책만 읽는
이권우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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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또 걸어서 만나는 책 세상
행복한 사람들을 볼 때 내 마음도 따라 행복함으로 젖어들게 된다. 순전히 나 개인적인 판단 기준에 근거해서 방외지사 격인 사람들을 볼 때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 행복한 사람들이 일반적인 사회기준으로 볼 때 꼭 부합되는 경우가 아닐 수도 있다. 오직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속에서 만족하며 행복함을 누리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기, 운동, 음악, 여행, 책읽기 등 분야도 여러 가지다.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통로로 삼고, 대부분의 여가를 책읽기로 보내며 책 속에 묻혀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나로써 지극히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있다. 도서평론가 이권우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죽도록 책만 읽는]이라는 책을 통해 그 부러움을 만난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는 사람이지만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그는 이미 유명인인가 보다. 저자 이권우는 스스로를 [책에 눈멀어 책만 읽으며 살아가려는 한심한 영혼이며 책만 읽으면 입 안에 가시 돋친다는 시대에 여전히 책의 가치를 옹호하는 바보 같은 사람이다.]라고 하지만 나로썬 부럽기만 하다.

[죽도록 책만 읽는]이라는 이 책은 저자 이권우가 책을 통해 바라본 세상읽기의 결과물이다. 110권에 달하는 책을 문학,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일곱 가지 부문에 걸쳐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시각에 의해 처음읽기와 다시읽기 그리고 깊이읽기가 가능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한꺼번에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은 행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의 책읽기를 통해 책을 쓰는 저자의 시대정신의 반영과 사회적 책임을 물론 책이 갖는 세상을 향한 변혁의 힘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과정이다. 오랫동안 책 속에 묻혀 살아온 사람의 포스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끔 만나는 속깊은 단어들과 깊이 읽기나 겹쳐 읽기, 책속에 책을 이야기하는 내용에서 그렇다. 그가 읽는 책의 다양함이나 깊이는 평범한 나로써 따라가기 벅찬 깊이와 무게를 실감한다.

이권우의 [죽도록 책만 읽는]은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무슨 사명감을 가지고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대하자는 말은 아니다. 살며시 번지는 미소나 심각해지는 분위기가 공존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책 읽는 시각에 공감하며 읽고 싶어지는 책도 있고 나와는 다른 관점이 분명하게 존재함도 느끼게 된다. 그도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 중 한 개인임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분야 많은 책이 담겨있기에 읽는 독자로써 욕심이 생기는 부분도 있다. 저자야 이미 읽었기 때문에 사소한 부분이라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책을 접하는 독자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저자도 지적 했듯이 책은 저자, 번역자, 출간연도, 출판사 모두가 중요한 자료가 된다. 덩그러니 제목만으로 책을 소개하기 보다는 그 책에 관련된 기본 자료를 함께 명시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흰 피를 내뿜으며 쓰러져 갔을 나무의 정령들에 미안하다]는 저자의 책에 대한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번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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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공부하는 벗들이 모여
오랜만에 나들이를 한다.
유마사 일주문에 들어서고 있다.
전남 화순 모후산에 있는 사찰이다.

모후산, 1361년(공민왕10) 홍건적이 쳐들어왔을 때 
왕과 왕비는 태후를 모시고, 이곳까지 피난왔단다. 
수려한 산세에 반한 왕이 가궁을 짓고 환궁할 때까지 
1년 여 남짓 머물렀다고 한다. 
그후 원래 명칭인 나복산을 모후산으로 바꾸었다. 
이는 어머니의 품속같은 산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모후산의 품속에 있는 유마사는 
627년(백제 무왕 28) 중국에서 건너온 
유마운()과 그의 딸 보안()이 창건하였고, 
고려 때에는 귀정암()과 금릉암() 등
8개의 암자를 거느려 당시 호남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세월의 무게를 비켜가지 못하는 것인지
몇년전만 해도 다 쓰러져 가는 법당 하나가 
겨우 명백을 유지해 오다
최근 불사를 크게 일으키고 있다.



일주문을 들어서며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보물 제1116호로 지정된 유마사해련부도()다. 
아마 불사의 근저에 이 부도가 큰 힘이 아닌가 싶다.



절집으로 들어가는 다리위에 서서
걸오는 길을 돌아다 본다,
단풍든 낙엽이 계곡물 위에 내려 앉아
가을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



기억 속 고풍스럽고 아담한 풍경은 사라지고 없다.
한창 진행중인 불사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에
차분한 마음이 덩달아 어수선해지며
길을 잃어버린 듯 싶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
그나마 한쪽 구석에 모여 햇볕바라기를 하고 있다.



마당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든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흔적으로
가을 단풍 마냥 울긋불긋 요란하다.
무엇이라도 남기고 싶은 사람의 마음인가 보다.



잘 단장된 산길 여기 저기
늦은 가을의 모습이 아직 남아 있어
그나마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준다.



한 시간여 산길을 돌아 담소를 나누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내려오는 길에 만난
할머니의 마음이 따사롭다.

허기진 배를 채운 식당 주인의 허락을 받고
서로의 대금 소리에 취해본다.

한잔 두잔 건너는 술잔에 
익어가는 가을이 떠나지 못하고
얼굴로 붉게 번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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