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야, 힘내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3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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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이와오는 뛰어난 테크닉을 구사하는 그림책 작가는 아니지만, 그가 아이들의 일상을 따스하게 또는 심술궂게 담아내는 편안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빙그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이들보다 더 후쿠다 이와오의 열혈 팬인 나는 아이들과 함께 그의 책을 읽어줄 때는 어떻게하면 그의 작품을 아이들에게 더 재밌게 전달할까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된다. (차라리 그 시간에 김치 담그는 방법을 고민하면 좋을텐데...하는 생각이!)  

작가가 그림책의 그림을 그릴 때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최대 역량을 보여 주려고 노력을 한다. 그림책 장면마다 존재하는 사물이나 인물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작가 나름대로 있어야 할 위치와 존재 이유를 무수히 많은 스케치를 통해 구성하고 확정한 후에 내 놓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어떤 작가는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인물들만 남겨 놓은 채 세밀한 배경을 확 뺄 수도 있고 어떤 작가는 화면에 애정을 갖고 세밀한 배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나름 자신이 바라보고 생각한 또 하나의 배경 이야기를 독자인 우리가 무시하기 보다는 아이들하고 그림책을 더 재밌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후쿠다 이와오의 <고로야,힘내>는 아이들의 정말이지 평범한 일상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이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중에 발생한 작은 사건의 발단은 다쿠야란 소년이 기르던 늙은 개 고로가 나이가 들어 산책을 가다 쓰러지면서 소년의 친구들이 고로를 소년의 집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그림책인데, 이 책 중에서 롱 숏으로 뺀 이런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다쿠야가 늙는 개 고로를 강변에 있는 공터에 막 도착한 장면인데, 이때 늙은 개 고로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배경 모습이다.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왜 롱숏으로 뺐을까하고 궁금했었다. 고로를 산책시키기 싫어 투덜 댄 다쿠야와 늙은 개 고로의 지친 모습을 클로즈업 시키면 뒷장면에서 쓰러지는 고로와 연결되어 더 낫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했던 장면인데, 작가의 생각에는 고로를 다쿠야의 집까지 옮겨주는 다쿠야의 친구들을 먼저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더 컸던 것 같다. 작가의 의도가 다쿠야의 친구들을 보여주고 공터의 활기차고 생생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보니, 생각지 않게 이 장면에서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이왕 작가의 의도가 뭐든 간에 아이들하고 공터에서 벌어지는 여러 장면들을 가지고 그 곳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야, 공 놓치면 어떻해!  내가 잡을께! 또는 아싸, 우리가 한점 땄다!  


이 아줌마들도 엄마처럼 뚱뚱하다. 푸하하핫 이 아줌마가 제일 많이 살 쪘다. 엄마도 이 아줌마들처럼 운동 좀 해서 살 빼.



내가 상대해주지, 나는 천하무적맨이다.  내 칼은 돌도 깰 수 있어! 너를 없애는 것은 아무것도 아냐! (이런 말들이 오가지 않았을까하고 아이들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들이라서 저기 저 연인들의 모습에 관심이 없더군요. ) 

작가가 제공하는 예기치 않은 이야기의 여백속으로 빠져 들어, 아이들하고 이 한 장면 가지고도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떤 때는 객관적으로 비춰볼 때, 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아이들의 독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회의가 들기도 하고. 3학년을 마치고 학교에서 나눠 준 아들애의 성적표에는 독서력 미흡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나온 결과를 봐서는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행위가 그렇게 아들의 독서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궂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이가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 작가가 보여주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아이가 볼 수 있었으면, 그리고 그리고 그 작가의 의도하지 않았던 틈새까지도 아이가 발견ㅐ 자신만의 해석력을 가질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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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정한 OOO을 위한 추천도서!

저는 일러스트에 관심이 많아서 그림책에서 한 장면이라도 맘에 들면 내용 불문하고 구입하는 편이거든요. 어디에선가 보니, 그림책은 작은 미술관이라는 책도 있던데, 저는 그 작가에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순수 미술가만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책 작가들도 나름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관을 그림책에 담아내고 있거든요. 같은 이야기라도 작가들마다  이미지를 잡아내는 해석이 다 틀립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조그만 벗어날 수 있다면, 더 넓은 그림책의 세계를 접할 수 있고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수만 가지나 널려 있는데 말이예요. 이건 저만의 그림책을 바라보는 방법입니다.                                

배현주는 그림의 라인이 참 이쁜 작가이다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처음 이 작품 나왔을 때, 멋모르고 주문했다가 받자마자 대박을 터트렸다는 느낌이 확 든, 어쩜 라인이 이쁘고 곱던지....이쁘고 곱다고 해서 그림이 화려하거나 장식적이진 않아요. 오히려 이 작품은 장식적이었다면 소녀의 표정이나 감정은 장식에 묻혀버렸을 거예요. 정성스레 한땀 한땀의 수를 놓은 것 같은, 한 장면 한 장면의 일러스트는 소녀의 새해 설빔의 설레임을 라인만으로 충분히 정갈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봐요. 



 

장면을 찍을 때 좋아하는 이미지가 두 장면이 있어 고민을 좀 한 작품인데... 아랫 장면으로 선택했어요. 다른 한 장면은 고양이 친구가 빗소리에 잠에서 깨 앉아 있는 모습이예요. 지금은 아파트 살아서 밖에 비가 오는지도 안 오는지도 잘 모르고 사는데, 80년대만해도 거의 단독주택 살던 시대라 밖에 추적추적 비가 오면 빗소리에 잠이 깨던, 아침이 밤처럼 어둑어둑해서 묘한 기분을 경험한 세대여서 그런지 그 장면이 좋더라구요. 밑이 장면은 구름빵을 먹고 둥실둥실 떠 오르는 장면인데, 저랑 아이들이랑 이 장면보면 다들 아, 나도 구름빵 먹고 싶다라는 말들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유머스럽진 않지만 아주아주 유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장면이예요. 
 

 

 

순이가 영이를 잃어버리고 영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인데, 이 책의 판형이 길어서 저 장면보다 담벼락이 더 길게 표현되어 있어요.영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순이의 발그레하게 상기된 얼굴에 나타난 당혹감과 두려움이 너무나 잘 포착되어 있어요.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순이의 감정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독자의 감정을 끌어들이는 것 같은 그림책 작가들의 이미지에 대한 예리한 포착 감각이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저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이 작가가 표현해내는 거대한 적막감을 참 좋아하거든요.  배고픈 여우가 먹잇감인 토끼를 쫒아가다가 겨울의 황량한  언덕위에서 또 다른 세계를 접하는(여우의 환상이라고 해야하나요!) 장면인데, 찰흙같이 어둡고 적막한 숲에서 달빛을 받아 나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웅장하게 펼쳐지는, 그 상상력이 너무나 멋진 장면이예요. 판화를 이용해서 어떤 장면은 라인이 너무 거칠고 투박한 장면들도 있어요. 좀 더 섬세한 라인으로 잡았으면 하는 장면들도 있고요. 하지만 그러한 단점을 상쇄할 정도로 이 작품은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 웅장하고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쥐들이 너구리의 양식을 훔쳐, 너구리 가족들이 쥐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주고 집까지 지어주는, 한 7살까지 먹힐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일러스트의 그림책입니다. 아마도 이 책의 백미는 너구리가 도둑쥐에게 지어진 집이 아닐까해요. 너구리와 도둑쥐들이 설계도를 손에 쥐고 열심히 열심히 만든 집인데,  이 집 장면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한 보따리 가득 담긴 장면이예요.  

 


울 아이들에게 이 책 읽어줄 때는 한영애의 <조율>을 세팅하고 읽어주는 책입니다. 음향효과를 위해서...가 아니고  사실은 아이들이 이 책 자기네들은 너무나 별로라고 해서(그림도 싫다. 할아버지가 술 취해서 싫다 등등의 이유로), 그런 수고까지 곁들여야지 아이들을 붙잡고 읽어줄 수가 있거든요. 이 책은 전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다시마 세이조가 생각보다 매체의 표현력이 굉장한 작가거든요. 이 작가의 작품중에서 제목은 모르지만 열매씨로 분노를 표현한 그림책이 있어요. 열매씨로 표현하고 작품의 전체적인 배경이 시뻘개서 실험적이다보니, 첫 눈에 호감은 가지 않아요. 하지만 찬찬히 내용을 뜯어보면 분노의 느낌이 어떻게 와해되어 다시 처음의 본 모습으로 돌아오는지, 그 표현 표현 하나가 뭉클하게 와 닿는 그 무엇이 있더라구요. 그 작품을 계기로 다시마 세이조의 작품을 찾아 보게 되었는데, 이 장면은 제가 젓가락 두들기며 동참하고 싶을 정도로 흥이 나는 작품입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지만..... 다시마 세이조는 순수 미술를 그렸더라도 멋진 작품이 나왔을 거예요. 



제가 언제나 겨울에는 제일 먼저 꺼내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마음 속에 담아두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보고 있으면 속 상했던 모든 것들이 이렇게 눈 속에 다 묻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글은 상당히 짧은데, 문장문장 하나에 생각거리는 많이 담겨져 있는 그림책입니다. 저의 아이들도 이 책 참 좋아하고 혼자서 곧잘 읽곤 하는 책인데, 이 책의 일러스트 중에서 엄마가 이불 속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 때 뭐랄까, 순간적으로 감정이 멈칫했어요. 저도 그런, 엄마가 아빠때문에 속이 많이 상해서 저희들 몰래 울었던 시절이 있었고 다시 그 때를 떠오르면서 다 지나간 일인데도 감정의 무거움이 환기되었거든요. 초 신타의 그림 표현대로 바로 그 때의 저의 마음이었어요. 장황한 글이 아닌 단 한점의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정말 멋지지 않나요?

 


잠꾸러기 수잔 시리즈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한림 출판사에서 나온 달맞이때부터 모아 온 그림책인데, 사실 내용은 뭐 그렇게 볼 거 없는데, 옛 유럽식 정취가 푸근하게 와 닿는 그림책이예요. 특히나 저는 장면, 작가가 서점 가판대에 은근 슬쩍 끼워넣은 잠꾸러기 수잔 시리즈 그림책이 담겨져 있는 저 장면을 좋아해요. 서점 뿐만 아니라 책이 있는 이미지라면 사족을 못 씁니다.

 

 

  

이왕 책 이미지를 좋아한다고 했으니깐,  고양이가 책을 흐트려놓는 이런 장면이 들어 있어도 구입 마다 하지 않습니다.

 

 

 

 

 

일본 작가들 먼저 추천하는 바람에 다른 외국의 작가들을 하나도 소개를 못 했네요. 생각보다 페이퍼가 시간을 많이 잡아 먹어요. 이제 애들 올 시간이라 청소하고 점심 차려야 하는데..... 다음엔 다른 외국 작가들 소개하렵니다. 그리고 다시마 세이조의 열매씨를 이용한 그림책은 바로 이거예요. 

ガオ(こどものとも絵本) (こどものとも傑作集)

마지막으로 태백에 비가 시원스럽게 내리길 바라며....요츠바랑으로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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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y Lady and the Strawberry Snatcher ()
Bang, Molly / Bt Bound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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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덕에 한 십년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여러 유형의 작가들의 만나게 되다보니, 그림책 작가들도 자신들이 선호하는 이미지들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한 작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작품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이미지를 고집스럽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모리스 센닥은 땅딸막한 사람(<괴물이 사는 나라>에서의 숏다리의 괴물도 포함해서)을, 바바라 쿠니는 한겨울 크리스마스라도 초원같은 산위를 풍광을, 데이빗 위즈너는 하늘에서의 자유로운 부유(floating이라고 해야하나, <시간상자>의 배경은 바다지만 바다에서의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도 그가 몇 권의 그림책에 담겨진 하늘에서의 floating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를 매 그림책마다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이다. 

이미지는 작가가 작품 속에 그리고자 하는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작가의 독특한 화풍을 결정 짓는다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자신의 스타일을 갖는다는 것은 독자의 눈썰미를 무디게 하지만, 친근함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그림책 작가들 대부분 자신의 스타일이 완성되면, 후속 작품이 나오더라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변화에 대한 욕망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결국 그림책 작가 자신이 이거다 싶은 자신의 그림 스타일이 완성되면, 매 작품마다 비슷한 구성과 형식을 보여주며 독자인 우리들은 그 낯익임에 어느 새 당연하다는 듯이 익숙해 버린다. 

하지만 몰리 뱅, 그녀는 내가 알고 있던 그림책 작가들의 기존관행과는 다른, 변화무쌍의 기법의 도전적인 그림책 작가이다.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나 스타일을 고집스레 고수한다기보다는 매 작품마다 다른 구성과 매체 그리고 형식을 선보이고 있다.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에서처럼 유화를 사용해 원색적이면서도 큼직한 화면을 구성하기도 하고, <종이학>에서는 종이 접기로 이미지를 형상화하기도 한다. <Dawn>은 화려한 색대신 수채화 기법으로 뿌연 파스텔 톤의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매번 그녀의 다른 작품을 볼 때마다 그녀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중첩적인 이미지는 없는 것이, 그녀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자유롭게 그림책을 다룰 수 있는 것이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그녀의 80년대 초반 작품인 글자 없는 그림책 <the grey lady and the strawberry snatcher>는 재미있는 구성의 그림책인데,  작가가 이 작품을 내 놨을 때, 비평가들은 너무나 우울하고 찌푸둥한 그림이라고 혹평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칼데콧 위원들은 이 작품의 미래 진가를 알아채고 명예상을 수상했고 현재 우리 딸은 이 작품이라면 환장을 한다. 아이들과 이 작품을 보면서(역시 글자 없는 그림책이라 엄마인 내가 곤혹스러운...) 이 그림책을 단편영화로 만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하고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만약에 이차원적인 그림책안에서 이런 재미있고 스피드한 구성이 나왔다면, 단편애니로 만들어졌을 때 감독은 어떤 식으로 뜯고 고치고 덧붙여서 3차원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낼까?

할머니가 딸기를 사 갔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가 산 딸기를 강탈(?)해 가기 위하여 할머니 뒤를 쫒는데......


써클로 이루어져 전체적으로 동일한 한 장면으로 보여지지만 이 장면은 각각의 독립적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할머니가 내리는 장면과 딸기 도둑이 할머니를 뒤쫒아 오는 장면, 버스 표지판을 잘 보면 각각의 장면은 바라보는 시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우리 아이들하고 얼마나 이 장면 보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고심했던지.....아, 이런 발상은 정말이지 매력적.)















윗의 장면들은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스피드하고 역동적인 장면들. 끝의 두 장면은 화면 분할로 박스도 넣어보면 어떨까...박스가 들어가면 스피드한 화면구성이 떨어질려나. 

몰리 뱅은 이차원적인 종이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재미있는 구성과 발상. 스피드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들, 이 작품이 애니로 만들어진다면 더 많은 카메라 시점과 움직임, 확장된 공간 그리고 음악효과가 어울러져 더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물론 이 작품은 정지된 이미지가 연속적인 이미지로 전환되는 탄탄한 구성의 그림책이지만, 애니의 연속적인 역동적이고 스피드한 화면구성과 다양한 시점으로 그림책보다 더 재미난 구성의 작품으로 태어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디감독들이 애들 그림책도 좀 보고 그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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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몸무게에 충격을 받아서(솔직히 한달 전에 56kg 가리키는 거 보고 무서워서 몸무게 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지금 상태는 아마도 야노쉬의 책 제목처럼 "난 커다란 털북숭이 곰이다"이다. 겨울 외투 입으면 이건 완전히 한마리의 곰이다.) 집 주변에서 한 시간정도 걷기운동하는데, 걸을 때 mp3가 있어서인지 걷는 게 즐겁다. 걸을 땐 댄스음악인 테크노 음악을 들으면 흥겨워 걷는 게 들썩거려 가볍겠지만, 개인적으로 락이나 팝을 좋아해서 대체로 mp3에 수록곡들도 거의 다 락이나 팝. 작년에 남동생이 한번 들어보라고 다운 받아 수록된 곡 위주로 듣는데, 완전 필 꽂혔다.  

1. 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and out. 

개인적으로 정통블루스 음악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블루스락은 좋아한다. 에릭 클랩튼이 MTV unplugged 에서 부른 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and out . 보컬리스트로서 에릭 클랩톤의 음색은 그렇게 넓은 편이 아니지만(어떻게보면 참 편안해서 단조로운), 블루스 곡임에도 불구하고 음을 드래그하지 않고 자신의 락 스타일로 불러 역시 에릭 클랩튼스러운 곡이다라고 생각했다. 이 곡의 백미는 중간의 클랩튼의 기타세션과 피아노 반주로 거의 죽인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라서 세션맨들도 거물 정상급이구나 싶은. 피이노가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라서..참...이런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요즘 아이들에겐 단지 tears in heaven을 부른 가수로만 알려져 있는 게 안타까울뿐.   

2. Head over feet 

Alanis Morissette이 지금도 활동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90년대 그녀의 첫 데뷔작인《Jagged Little Pill》 인기는 미친 듯 했다. 암, 미쳤지. 이쁜 외모는 아니지만(지금 검색해보니 얼굴 뜯었네), 그녀의 깔끔한 목소리에는 힘을 잔뜩 모아 악물듯이 분노에 찬 것처럼 노래하는, 파워풀한 보컬이 매력적. 이 노래 들으면서, 20대 시절에 여기저기 오퍼상 돌아다니다가 마지막 오퍼상 그만두면서 버스에서 이 노래 들으면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사실 그렇지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이 노래 들으니 그 때의 세상에 대한 절망감을, 나이 들어 환기해 냈을 때의 그 기분 묘했다.  

3. the battle of Evermore 

워낙 시대를 불문하고 중요하고 유명한 앨범이라... 10대 시절 LP로 들었을 때는 에버모어전투라는 이곡이 그렇게 안 들어오더니 깨끗한 시디로 지미와 페이지가 mtv unplugged 에서 불러 다시 들으니 만돌린과 플랜트의 고음 조화가 너무 멋지다. 간혹 남들은 소음이라고 생각하는 락음악을, 나는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졌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우리 아이들도 자라면서 이런 앨범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봐야하는데.. 난 내가 락이나 팝을 좋아해서인지 아이들도 테크노사운드보다는 락을 먼저 들을 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음악 듣는다고 말릴 생각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도 아들냄이 빅뱅포스터 사 오더라.

4.  Hallelujah 

미드 콜드 케이스의 엔딩곡으로 나와서 알게 된 곡인데,  수사팀들이 사건해결을 하고 바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흘러나왔던 곡으로 그 장면하고 음악이 맞아 떨어지면서 한 순간 완전 필 꽂혔던 곡이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원래는 레너드 고헨이 부른 곡을 제프 버클리가 리메이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 곡 들으면 분위기가 숙연해지면서 콧끝이 시큰해진다. 내가 알고 있는 할렐루야 곡중에서 최고의 곡. 이 젊은이가 요절했다고 하니....  

5. hurt 

원곡은 나인인치테일즈의 곡을 자니 캐쉬가 리메이크한 곡. 음악 장르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컨트리 뮤직이지만, 자니 캐쉬만은 예외. 그의 진가를 알 게 된 것도 이 노래 hurt를 통해서인데, 컨츄리가수로서 그가 미국사회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한다. 이 노래는 뭐랄까,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이, 자신이 살아온 지난 날을 후회하며 회환과 슬픔으로 읊조리다가 감정의 클라이맥스가 치달았을 때의 자기 고통이 느껴진다고 할까. 이 곡도 기타가 일품. 

mp3, 걍 집에서 듣지 그거 돈 아깝게 뭐하러 사냐고 할 때도 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대세를 거스를 수가 없는 법. 지금은 음악 듣는 취향이 비슷한 동생(일단 지금은 동생이 음악을 더 많이 아니깐)이 다운 받아 주거나 내가 맥스짱이라는 사이트에 가서 운동 할 때 들을 음악 다운 받는다. 재작년만해도 음반만 팔던 아마존도 작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음원사업에 뛰어들더라. 아마도 알라딘도 언젠가 이 음반들과 함께 음원만 따로 팔겠지. lp판 없어졌을 때도 충격이지만 시디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빠른 테크놀로지의 발달 덕택이겠지만, 뭔가 아쉬움은 남는다. 음반 기획자들은 히트될 만한 곡만 팔 것이고 뮤지션은 자신들의 음악적 성장을 남길 기록도, 그들만의 음악정신도 없어 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명 일러스트 작가도 거드는 artwork이라고 불리는 음반표지도 사라지겠지. 편리함때문에 사라지는 것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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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1-28 15:53   좋아요 0 | URL

앨라니스 모리셋 음악 듣다가 찾아왔어요~

블로그 에 올린 글 들 잘 보고 갑니다.

레이디 가가 영상 도 잘 봤어요 ㅋ

기억의집 2010-12-06 20:23   좋아요 0 | URL
꾸랑님 안녕하세요. 제가 서재를 좀 아니 많이 등한시했죠. 답글이 늦었네요.
모리셋 보컬 참 폭팔적이죠. 영향도 많이 끼친 것 같아요. 에이브릴 라인은 아무리 들어도 모리셋의 아류 같아요.

아, 전 가가의 열혈 팬이에요^^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셔우드 앤더슨 지음, 서숙 옮김 / 글빛(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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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월러드란 인물을 꼭지점으로 22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인구 1800명의 작은 소도시에 살고 있는 각각의 등장인물은 어떤 식으로든 신문기자 조지 월러드와 연결되어 있고 각 인물들은 자신의 야망과 꿈을 펼쳐보지도 못했거나 이카루스처럼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려다 추락한 사람들이다. 전체적으로 짙은 우울감이 배어있지는 않지만, 개인간의 단절과 소외감으로 꽉 차 있다. 에드워드 호퍼가 포착한 미국인들의 고독과 소외을 바라보았다고나할까. 앤서슨의 모더니즘 글쓰기 기법은 독자인 내가 그들의 소외감에 직접적인 감정이입을 대입시키는 것을 방해했고 어쩌며 이러한 글쓰기가 타인의 고통스러운 고독을 아무 감정없이 바라볼 수 있으므로 끝까지 읽어치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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