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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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대미문의 아동 동시 유괴 사건.

3년 만에 나타난 아이.

그로부터 30년 후...

흥미를 유발하였습니다.

공백의 3년...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지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공백의 3년' 동안 그 아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미궁에 빠져 버린 사상 초유의 아동 동시 유괴사건

30년이 지나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 그리고 사실을 좇는 화가

존재의 모든 것을



1991년 (헤이세이 3년) 12월 11일

일몰에서 이미 1시간 반이 지난 오후 6시 무렵, 계절에 맞지 않는 얇은 파카를 걸친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아쓰유키."

마스크를 쓴 작은 체격의 남자의 물음에 답하려는 순간, 갑자기 등 뒤에서 얼굴에 천 같은 것이 뒤집어쓰워졌습니다.

그렇게 현장에 남겨진 자전거와 타이어 자국, 현장 탐문 결과 납치 사건으로 판단하고 오후 6시 26분에 긴급 수배를 걸게 됩니다.

그런데 다음 날...

가나가와 현경은 일본 범죄 사상 유례없는 전개에 직면하게 됩니다.

1991년 12월 12일

오후 2시 27분, 요코하마시 나카구 주택에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됩니다.

"손자가 유괴당해 몸값을 요구받았다."

'아동 동시 유괴'

하지만...



오후 10시 5분,

"다치바나 아쓰유키를 가와사키 시내에서 구출."

결국 나이토 료는 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1994년 12월 14일

해가 진 뒤 오후 5시가 넘어 요코하마시 나카구 야마테초 기지마의 집 인터폰이 울이게 됩니다.

"나? 누구니?"

"료."

"어? 료니? 료야?"

일곱 살로 성장한 자신의 손자가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굳게 입을 닫고 있는 아이.

공백의 3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21년 12월 몬덴 지로는 장례식장에 참석하게 됩니다.

30년 전 한 사건을 계기로 만났던 당시 관할서 형사였던 나카자와.

당시 몬덴은 다이니치신문 요코하마 지국의 2년차 기자였고 나카자와는 건담 플라모델로 서로 가깝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카자와의 장례식장에서 나카자와의 후배 형사였던 센자키가 몬덴에게 흑백사진 기사를 건네주는데...

제2탄, 훈남 인기 화가는 유괴 사건의 피해자였다!

다름 아닌 30년 전 유괴된 나이토 료가 총망 받는 화가라는 겁니다.

이 사실에 유괴 사건 당시 용의선상에 있던 인물의 남동생도 화가라는 점이 떠오르게 되는데...

시효가 지난 지 오래된 사건이라 경찰은 조사할 수 없었지만

가나가와 동시 유괴 사건은 엄연한 범죄였다. 피해자가 무사히 돌아오자 세상에서는 모두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범행 그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어른에게 끌려간 어린 아이들의 공포와 절망은 확실히 존재하는 이 세상의 불행이다.

형사들이 시효로 무기를 빼앗긴 지금이야말로 펜을 든 저널리스트가ㅏ 미해결에서 '미(未)'의 글자를 떼러 갈 때다. - page 343

은퇴를 앞둔 그는 끈질긴 취재로 단단히 봉인되었던 '공백의 3년' 속 감취진 존재가 드러나게 됩니다.

간만에 좋은 작품을 읽게 된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쉬웠고 읽고 난 뒤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탄탄한 구성과 압도적인 리얼리티.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존재'에 대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다카히코와 료의 '실재'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살아 있다'라는 묵직함, 그리고 '살아왔다'라는 대단함. - page 542

그 의미가 애절히 다가와 먹먹함만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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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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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랫동안 고전처럼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는 이 책.

언젠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미국 정부는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에게 일본 문화를 연구해달라고 요청했고

전쟁 중이어서 현지 조사를 수행할 수 없었지만, 방대한 자료 조사와 미국 거주 일본인들의 도움으로 일본 문화를 탁월하게 분석해낸 이 책.

그 결과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250만 부 넘게 팔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바로

일본을 단 한 번도 직접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

이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그가 바라본 '일본'은 어떨지 궁금하였습니다.

"일본은 왜?"로 시작하는 모든 의문에 대한 궁극적 해답

문화인류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기념비적 저서

미국의 전후 대(對)일본 정책의 향방을 결정짓고,

일본 문화 연구의 출발점이자 영원한 필독서가 된 역작

국화와 칼



1905년 일본과 먼저 싸웠던 제정러시아가 그랬듯이,

미국은 서구의 문화적 전통에 속하지 않은 데다 완전무장을 갖췄고 잘 훈련되기까지 한 나라를 적으로 마주했습니다.

적과 맞서 싸우려면 먼저 그들의 행동 양식을 이해해야 했기에 적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일본이 문호를 개방한 이래로 지난 75년 동안 일본인에 대해 기술할 때는 십중팔구 '그러나 또한'(but also)라는 기상천외한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유례없을 만큼 예의 바르다고 기술하는 동시에 "그러나 또한 무례하고 거만하다"라고

더할 나위 없이 경직되었다고 말하면 "그러나 또한 그들은 파격적인 개혁에도 쉽게 순응한다"라는 등

이런 모순들이 날줄과 씨줄로 엮어 있는 '일본'

그래서

배우와 예술가를 존경하고 국화 재배에 심혈을 기울일 만큼 예술 지상주의에 빠진 나라에 관한 책을 쓰면서, 그들이 칼을 숭배하고 무사를 최고로 떠받든다는 사실을 기술한 다른 책으로 내용을 보완하지도 않는다. - page 16

탄생하게 된 '국화와 칼'.

책은 일본의 종교나 경제생활, 가족 등 특정 일면을 다루지 않고 일본인이 일상에서 하는 행동의 전제 조건을 탐구하고, 이런 전제 조건이 어떤 행동으로 표출되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즉,

일본을 인본인의 나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냐

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2장에서 4장까지는 '적합한 자리 찾기'라는 개념으로 제시되는 일본 문화 특유의 위계질서 의식을 분석

5장에서 8장까지는 '온'과 '기무' '기리' 개념을 들어 개인을 둘러싼 온갖 관계가 채무 의식을 바탕으로 이뤄짐을 파악한 다음

9장부터 12장까지 이로 인해 개인에게 부여되는 하지(수치심)가 일본 문화를 이루는 핵심 원리 중 하나를 밝히고

마지막에 '국화'와 '칼'이라는 상징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였는데...

'국화'는 일본 특유의 정원 관리와 국화 재배 기술을 언급하며 정원에 놓을 바위 하나까지 세심히 선별해 자연을 위장하는 일본식 정원 관리와 모양을 다듬기 위해 철사를 덧대는 국화 재배 기술은 일본 문화에 퍼져 있는

'하지(수치심)의 구속력'

을 의미하였고

''은 자기 몸을 '칼'에 비유하며 '녹이 슬지 않게 관리할 책임'을 강조하는데 이는

'자기책임'

을 상징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 상징을 저자는

국화는 철사 고리가 없어도 가지치기를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

...

칼은 그들이 더 자유롭고 더 평화로운 세계에서도 간직할 수 있는 상징이다. - page 357

'자연스러운 국화와 번쩍이는 칼'로 전쟁 후의 일본이 나아갈 미래에도 계속 유효한 상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항복이 치욕이라 생각하는 일본인들.

우리의 전쟁 관습으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행동을 그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을 명예로 여기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할 수 있는 선택은 마지막 남은 수류탄으로 자살하거나 맨몸으로 적에게 돌진해 집단 자살을 하는,

절대로 항복해서는 안 된다!

포로가 된 것은 평생 씻지 못할 불명예일뿐더러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고 여기는 이들의 모습은 '가미카제'라는 자살 특공을 감행하고 죽음을 불사하며 항전하는 일본군의 행동 양상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1945년 8월 14일 일본이 항복했을 때, 일본에서 주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목격하게 되는데...

(주 : 천황에 대한 기무)

일본은 서구 국가들의 마지막 수단인 혁명을 이용하지 않았다. 점령군에게 사보타주하지도 않았다. 일본은 그들이 가진 힘을 이용했다. 그것은 아직 싸울 여력이 있음에도 무조건 항복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주'로서 요구하는 능력이었다. 일본인의 눈에는 엄청난 희생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소중한 것을 얻었다. 비록 항복을 명했지만, 그 명령을 천황이 내렸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였다. 이처럼 전쟁에 패배했어도 최고의 법이 주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 page 168

일본인에게 행사하는 지배력...

조금은 섬뜩함마저 들었습니다.

우리에게 가깝지만 다른 만큼 멀게 느껴지는 나라, 일본.

일본인은 침략 전쟁이 '오류'요 '실패한 목표'라고 인정함으로써 사회적 변화의 첫걸음을 크게 뗐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세계 최고의 국가로 우뚝 선 그들을 보며 여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이해보다는 우리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경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근대 일본 사회와 태평양전쟁의 모습을 담은 희귀 사진 자료부터 일본 문화의 정수가 담긴 전통 회화 '우키요에'까지 총 45점의 컬러 이미지,

본문에 나오는 핵심 개념부터 배경이 되는 역사 지식, 주요 인물 및 작품 설명 등 이해를 돕는 배경지식들이 있었기에

자칫 이해하기 어렵고 지루할 뻔했던 이야기가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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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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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온화하게 강한 글'을 쓰는 탁월한 에세이스트 '장영희'

저도 그녀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을 읽으며 희망과 용기를 얻곤 하였었는데...

어느덧 그녀가 생을 마감한 지 15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삶을 닮은 투명하고 섬세한 문장들은 아직도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며 큰 울림을 주고 있는데...

이번에 그녀가 남긴 산문 중에서 유려한 문장들만 골라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

이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묶어 낸 문장집이 나왔습니다.

또다시 그녀가 전해줄 '사랑'과 '희망'과 '문학'

그때 그 감성이 떠오르며 그리워집니다.

공기처럼 물처럼 사랑과 희망이 배어 있는

장영희의 보석 같은 문장들

삶은 작은 것들로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했지만 누구보다 삶을 적극적으로 사랑하는 자세로 살았던 장영희.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로 독자들에게

살아 있음의 축복을 생각하고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

동그란 희망의 빛으로 선사해 주었는데...



동그라미 빛들의 반짝임에 잠시나마 동심으로도 돌아가게 됩니다.

해맑던 웃음과 문득 바라보게 된 하늘...

살아있기에 마주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삶은 그리 녹록지 않기에, 세상은 그리 아름답지 않기에 자꾸만 주저앉고 슬픔에, 절망에 빠지기 마련.

어떻게 해야 할까...?!



굴곡 같은 인생 속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고

일어나고 나면 새로운 힘이 생겨난다고

그렇게 우리는 성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용기와 희망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아마 이 문장이 장영희 교수님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문학의 숲을 함께 거닐며 사랑을 만나고 길을 찾는다면,

그래서 더욱 굳건하게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음을

그동안의 책들을 통해, 지금까지 반짝이는 이 문장들로 전하고 있었습니다.

문장들마다 작은 빛으로 제 삶 속에 비추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책을 덮은 이 순간 희망의 동그란 불빛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살아갈 용기를, 희망을 선물받았습니다.

이 선물이 헛되지 않도록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발견하며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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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세계사 365 - 역사책 좀 다시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요나스 구세나에르츠.벤저민 고이배르츠.로랑 포쉐 지음, 정신재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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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1일 1페이지' 알아가는 재미를 좋아합니다.

부담 없이 읽다 보면 어느새 상식이 쌓이는!

그리고 꾸준함까지 얻을 수 있다는!

그래서 책장에도 눈에 띄는 곳에 '1일 1페이지' 교양서적들이 존재하곤 합니다.

이번에

인류의 역사에 아직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관심은 있는데 자신의 수준에 맞는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을 찾지 못한 사람을 위해

하루하루 벌어졌던 중대하고 가끔은 소소한 오늘의 세계사를 한 권으로 엮은 책

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

6000년 인류의 운명을 결정한 음모, 암살 그리고 역사적 발견

365일 놀라운 세계사의 순간들

하루에 하나씩 알아가는 세계사의 비밀

날마다 1분의 역사로 하루가 특별해진다

쓸모 있는 세계사 365



이 책이 신선한 건 역사 속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의미 있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마오쩌둥을 대신해 망고가 숭배를 받았던 이야기,

안네 프랑크의 일기가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주게 된 과정 등

들어보긴 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사건들의 뒷이야기

만우절 농담처럼 유쾌한 역사부터 피임약 발명과 같은 혁신적 사건까지

다양한 주제와 스펙트럼으로 역사의 다채로운 면모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굵직한 사건들만을 기억하고 있었다면 이번을 계기로

다양한 역사적 순간들이 있었구나!

이런 일들이 쌓여 지금 이 순간이 이루어졌구나!

하는 놀라움과 이미 잘 알려진 역사를 드디어 알게 되는 스릴이,

언젠가 지금 이 순간도 어떻게 기록될까...

란 기대감으로 재미와 상식 두 마리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눈길이 가는 건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건들이었습니다.

7월 27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산물로, 한반도를 무대로 강대국 간의 '뜨거운' 대리전으로 발생했던 '한국전쟁'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남한을 침공을 시작으로 250만 명 이상이 사망했던,

1953년 7월 27일 대한민국과 북한이 휴전 협정을 체결해 전쟁을 중단하고 오늘날까지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여전히 가슴 아픈 역사는 현재까지도 이어져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의 한국전쟁(1950~1953) 당시 야전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일상을 코믹하게 표현한 작품이 있었으니

1983년 2월 28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TV 시리즈 <M.A.S.H>

CBS에서 1972년부터 1983년까지 방영된 TV 코미디물로 14개의 에미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고 마지막 에피소드인 251화 <안녕, 작별 그리고 아멘>은 픽션물 중 여전히 가장 많이 본 에피소드로 남아 있다고 하니...

이 사실이 웃프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5월 18일

1980년 유난히 푸르렀던 광주를 뒤흔든 사건인 민주화 운동

신군부의 폭정과 독재에 대한 분노와 저항의 목소리.

이를 제압하기 위해 민간인에게 실탄을 발사한 군인들.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를 향한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

또다시 울려 퍼지는 요즘...

가슴속 촛불이 뜨겁게 타오릅니다...

역사가 반복되는 게 아니라

인간이 반복하는 것이다.

-볼테르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

역사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에도 교훈과 통찰을 줄 수 있는 살아 있는 이야기이기에

특히나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했습니다.

읽고 나서 뒤따라온 묵직함...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나의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저도 또다시 역사에 눈을 돌려야 했습니다.

참고로

1월 13일 오늘은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오늘의 역사를 남기며 저도 오늘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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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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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동화에서 만났던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을?!

알고 보니 이 책은 전직 부장판사이자 현직 변호사로서 <그것이 알고 싶다>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추리소설 작가 '도진기'의 2013년 작품이 10년 만에 새로운 표지와 본문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어려운 법을 쉽게 이야기한다는데...

너무 멀리, 높은 곳에 있는 듯한 판사님들의 결정은 과연 어떤 법의 원리에 근거하고 있는지 저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처벌받아 마땅한 그 사람은 왜 '무죄'가 나왔을까?"

봉이 김선달부터 O.J.심슨에 이르기까지

저승 법정으로 간 인물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반전의 법정 드라마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어떤 행동은 무슨 죄가 된다는 식으로 결론만을 알려 주는 법률 정보는 많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레고를 선물 받는 거나 마찬가지로 이런 지식은 거의 값어치가 없습니다. 법의 세계에서는 벽돌 하나만 빠져도 집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법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논리를 구사할 수 있고 신문 기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 page 7

모르면 평생 답답할 법의 핵심 원리.

그리하여 책에는

피고인의 변론을 맡은 '소크라테스 변호사'

피고인을 무작정 처벌하려는 '욱 검사'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고민하는 '염라대왕 판사'

간의 공방을 통해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법의 원칙을 22가지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동화 또는 역사 속 인물들이 어떻게 무죄 또는 유죄가 되는지 읽다 보면 어느새 법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던 이 책.

그렇지 않아도 흉흉한 시대에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법을 설명하기에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필히 읽어야 할 책이었습니다.

성냥팔이 소녀를 구하지 않은 행인들은 법이 일상생활의 도덕적인 사안에 일일이 간섭할 수 없다-법은 도덕의 최소한-는 원리에 따라 무죄,

피리 부는 사나이는 '피리 소리'라는 원인과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결과 사이에 충분한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으므로 유괴범이 될 수 없고,

친구 고갱을 면도칼로 겁박한 고흐는 정신 장애를 앓고 있던 '심신상실자'가 명백하기에 협박죄를 물을 수 없고,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를 아궁이로 유인해 빠뜨린 건 치명적인 공격을 받을 소지가 명백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기에 정당방위로 인정받는 등

한 번쯤은 들어보았던 법의 개념들이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함께 친절하게 풀이되고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살펴보면

검투사 막시무스의 경우에는 '기대가능성'이라는 원칙이 적용되는데

소크라테스 기준은 '보통 사람의 상식'입니다. '보통 사람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라면 올바른 행동을 하기 어려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인정되면 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더 쉽게 표현하면, '다른 사람도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행동했을 거야'라고 인정되면 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처럼 인수분해를 하듯 법률 용어를 풀고 풀어 가장 일상적인 언어로 이야기함으로써 누구든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다양한 예시를 통해



소크라테스 검투사 막시무스의 살인은, '강요된 행위'였습니다. 명령을 거부하고 싸우지 않을 '기대가능성'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 막시무스는 무죄입니다.

판결까지!

참으로 명쾌했었습니다.

특히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재판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는 점이었습니다.


 






재판의 결론이 옳으냐 그르냐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재판의 절차가 올바르다면 사람들은 재판의 결과가 좀 마음에 안 들어도

"그래도 공정하고 바른 절차에 따랐으니 후회는 없어!"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일 수 있기에 절차의 중요성을 몸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올바른 결정을 좇다 보면 사회질서가 흔들리고, 반면에 사회질서만을 좇다 보면 올바른 결정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법'이...

지금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책을 덮고 난 뒤 되돌아본 우리네 세상이 참 씁쓸하기만 하였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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