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4 : 구미호 카페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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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구미호 식당4 : 구미호 카페 (특별판)

박현숙 장편소설

특별한서재



"죽은 이의 시간을 빌려 당신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간절하게 바라는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한다.

내가 바꿀 수 없는 변수를 제외하고서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말이다.

그런데, 내 시간과 노력 대신 망자의 시간을 빌려 쓸 수 있다면?


달이 뜨는 날에 문을 여는 카페, 구미호 카페.

지금 간절하게 갖게 싶은것을 묻는 설문 조사를 하고, 그 카페에 들어간 성우.  그곳에서 공짜로 주는 포만 바게트를 먹고, 진열 된 상품을 본다. 유독 다이어리 하나가 눈에 밟히는데...


중3인 성우는 사촌인 재후와 같은 방을 쓴다. 재후 엄마이자 성우의 이모, 엄마의 동생인 이모가 이모부를 따라 외국에 나가있는 상황, 외국에 나가면 성적 떨어진다고 한국에 재후만 남겨진거다. 성우네보다 재력이 있는 재후네를 보며 엄마는 떨어지는 콩고물에 얼른 재후를 맡는다고 했다. 공부는 성우가 앞서지만 키나 외모, 재력에서는 재후에게 밀린다 생각하는 재후는, 어느 날 자신이 좋아하는 같은 반 여자친구 지레에게 반지를 선뜻 선물하는 재후를 보고 질투심에 휩싸인다. 그래서, 구미호 카페에서 눈여겨 보았던 그 다이어리를 구매한다. 자신의 시간 중 일부를 대가로 지불하고, 사용 기일 20일 중 2일은 구미호인 심호에게 주고 나머지 18일은 망자의 시간을 빌려서 성우가 원하는 대로 돈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행복할까? 

아니, 내 시간이 아닌 타인의 시간을 누리는 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시간이 될 수 있을까?

내게서 값으로 사라진 기억은 없어도 되는 것이었을까?


성우반 지레도, 또 영조의 아빠도 이 구미호 카페를 이용한 듯 한데, 모두가 자신이 그린 소원대로 그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 18일.

성우는 돈만 있으면 지레에게 멋있게 다가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주어진 돈은 그 날 쓸 수 있을 뿐 다음 날에는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경험한다. 지레도 성우에게 말을 걸고싶은 소원이 이루어졌지만 그 이상은 진척되지 않는다. 유리벽이 있는 듯 한 상황들. 이 사이에 영조의 순대가게 이야기와 재후의 엄마 귀환 계획이야기가 들어있다. 


돈만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아이에게 잘 보일것 같았지만, 그 아이와의 소중한 기억이 사라졌다면?

직접 물어보고 용기내어 대화했더라면 구미호 카페를 찾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았을 텐데.

빗나간 바람으로 안타까워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을 것을...


내 시간이 아닌 시간 안에서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겠니?

구미호카페 구미호 식당4  p.211



18일 동안은 구미호카페에 대한 이야기도, 거기서 본 사람을 아는 척 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자신과의 기억을 잃은듯한 성우에게 지레는 규칙을 깨고 성우의 잃어버린 기억, 자신과의 교차점을 이야기한다. 

규칙을 깨면 어떻게 되는 걸까.


망자가 남긴 물건을 태우고, 소설은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18일을 지나고 성우와 지레는 자기 시간으로 돌아가면, 구미호 카페에 대한 기억은 지워지는 걸까? 지레가 대가로 지불할 기억은 무엇일까?

성우네 영어선생님도 구미호카페를 이용한 것일까? 구미호 카페가 문을 닫으면 규칙을 어긴 벌도 사라지는 걸까? 구미호 심호는 천년의 시간을 다 채우고 불사조가 되었을까? 애송이 구미호 꼬리는?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


 바라는 것을 이루는 지름길이 있다하더라도

 자신의 시간을 살지 않으면 결국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 


<수상한 시리즈>의 박현숙 작가님의 또 다른 베스트 셀러 시리즈 <구미호 식당 시리즈> 4번째 이야기 《구미호 식당4 : 구미호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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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로 대학 가다 - 세계적 명문대에 진학한 남매와 제자들의 확실한 성공 비결
이미영 지음 / 학지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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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IB로 대학 가다

이미영 저

학지사



'IB 학교' 라 소개하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제 바칼로레아 과정이라는데,  정확히 어떤과정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그러던 중에 이 책 《IB로 대학 가다》라는 책을 보게되었다. IB 15년 경력 교사이자 남매를 서울대와 싱가포르 국립대에 진학시킨 유학생 엄마, 그녀의 제자 70명이 말하는 생생한 IB 교육과 입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시작은 저자가 어떻게 IB를 접하게 되었나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연한 만남을 필연으로 만드는 힘, 어쩌면 우리에게 다가온 모든 만남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가 아닌가 싶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집사님을 통해 하게된 문학 과외에서 국제학교 IB한국어 선생님의 기회로 이어지기 까지, 그 과정에서 IB의 정신인 도전과 함께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외국인 교사가 느끼는 수능 시험문제와 대학 특례 입학 영어시험에 대한 이야기, 덴마크 수학교사가 느낀 덴마크 수학시험과 우리 수능 수학시험의 차이. 이야기를 읽는데 얼굴이 뜨뜻해졌다. 무조건 이 수능 시험을 통과해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수학 능력'이 있는 거라 여겼는데, 그리고 그 시험에 몰아붙이기만 했는데 사실, 의사소통에도 문제해결 능력에 굳이 이렇게 하는 것이 적절한 평가도구인가 하는 의문을 건너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며 평가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질문이 들었다. 마땅한 대안이 있을까.


국제학교에서 IB과정을 직접 가르친 교사인 저자와 그 제자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록 이런 학교에 아이들이 다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가 따로 없어도, 호기심과  탐색적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어 직접 토론거리를 찾고 수학여행이 말 그대로 새로운 곳에서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서로 이야기나누고 자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또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문화를 표현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싶다. 경쟁보다 봉사를 배우고, 함께하는 사회를 알려주고 만들어 가는 아이들...


감사하게도  한국의 많은 시도에서도 IB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입에서는 IB성적이 현재로서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IB교육을 한다면 그 결과도 입시에 반영된다면 좋을텐데...  그럼에도 좋은 결과를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진급한 이들의 사례가 이어서 나온다.


책은, 초, 중, 고 IB과정을 거친 여러 학생과 학부모의 경험담과 을 거쳐, IB교육의 배경과 목표, 학습자상, 교육과 평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어진다.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된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DP를 개발하면서 시작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며, 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지식이 풍부하고 탐구심과 배려심이 많은 청소년을 기르는 것이 IB의 목표이다. 


책 제목에 '대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입시 요강이나 비법을 이야기 해주나 싶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어떻게 하면 좀 더 교육을 정상화 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함께, IB교육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는 학부모나 학생에게, 또 현실적으로 IB교사로 준비하고 싶은 교사들에게 방대한 이론으로 접하기 전, 전반적인 흐름과 실제 사례로 피부에 와닿게 IB를 접할 수 있는 책 《IB로 대학 가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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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따지는 변호사 - 이재훈 교수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
이재훈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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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림 따지는 변호사

이재훈 교수의 예술 속 법률이야기

이재훈 지음

예미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듯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첫 날을 맞이하는 시간. 

예술작품을 감상하는데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을 만났다. 변호사가 법적으로 따져가며 그림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해석될까?


《아츠앤컬쳐》에 13년간 연재된 '이재훈의 예술 속 법률이야기' 속 130여 편의 칼럼 중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주제를 골라 크게 5가지 주제로 25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법의 관점에서 이야기한 것을 묶은 책이 이 책 《그림 따지는 변호사》이다.


일상생활과 법, 지식재산과 법, 아이들과 법, 동물과 법, 사건사고와 법의 범주로 풀어가는 그림이야기는 사뭇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에게 소설과 영화로 친근해진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의 베르메르의 그림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림을 보며 몽환적인 눈빛, 검은 배경에 도드라지는 인물과 커다란 진주귀걸이를 보며 소설과 영화로 풀어낸 이야기를 떠올렸지, 한번도 '저 진주가 귀금속일까?'하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었다. 저자가 던진 '진주는 귀금속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귀금속? 보석? 진주? 에 대한 생각으로 생각의 물꼬를 틀게했다. 그렇게 이어지는 귀금속과 진주에 대한 정의, '개별소비세법'에서 이야기하는 세금에 대한 부분까지 접하게 되었다.


프랑스의 화가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여인>(1897)은 한 번 쯤 본 적이 있을테다. 까만 피부에 붉은 머리카락 손에는 지팡이를 든 잠이든 여인. 만돌린과 물병을 옆에 두고 사막의 밤, 둥근 달이 뜬 배경안에, 누운 집시여인 곁에 사자로 보이는 동물이 가까이 있는 그림. 당시에는 별 호응을 받지 못한 그림이지만, 단순한 형태와 상상의 공간, 야수적이고도 기이한 분위기는 후에 피카소를 비롯한 많은 모더니즘 미술계열의 화가들로 부터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그림, 집시라고 불리는 여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떠돌아 다니는 이들이라고 들었는데, 그럼 이들의 국적은? 이들이 한국에 있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우리나라에서 1962년 5월 부터 제정 공포되어 시행되고 있는 '주민등록법'에 의하면, 모든 주민은 해당 관할구역안에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거주지를 가지는 경우 전입한 날로부터 14일 이내 등록해야 한다. 이는 집시라도 마찬가지라는 것! 물론, 세계적으로 집시들이 살고 있지 않는 나라는 그린란드, 일본, 한국 뿐이라고 하지만, 집시가 존재하게 된다면 특유한 생활패턴을 어느정도 보호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지식재산과 법 범주에서는 익숙하지만 또 볼 때마다 신기한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드는 세계', '아르침볼도와 초상권'이란 제목으로 말이다. 


작품에 대한 새로운 관점, 화가와 그림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바탕으로 그림속 상황을 법을 적용해서 들여다보며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일상생활에서 법을 생각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는데, 예술작품과 법을 연결해 봄으로써 생각보다 우리 생활과 법이 밀접하게 맞닿아있다는 것을 다시 보게된 책 《그림 따지는 변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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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바보다
신형건 지음 / 끝없는이야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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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바보다 _ 신형건 시집

끝없는 이야기


신형건 시인의 시는 참 따뜻하다.

뭉클하다.

억지로 감정을 짜내는 게 아니라,

툭. 건드리면 씨익 웃게되는 

말 없이 눈을 들여다 보고, 손을 슬쩍 잡아주고 안아주는 오래된 벗처럼

마음에 따스함이 스며들게한다.






바보라고 불러보지만

전혀 바보라고 할 수 없는,

이런 이가 더 많아졌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시

표제시이기도 한 <넌 바보다>

 

ㅡ 이 시를 보여주자, 아이가 중학교 2학년 1학기 교과서에 나오는 시라고 한다. 음률이 느껴지는 곳을 찾고('넌 바보다'가 반복되는 부분이란다)시험 대비로 봤던 시. 그렇게라도 시를 보아서 다행이라 해야하나, 아니면 시를 머리로 해석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해야하나. 암튼, 교과서에도 나오는 시였다는 거.


<반짝반짝>


너는 

별이 되고 싶니?

너 혼자

반짝 빛나고 싶니?


너는 

별자리가 되고 싶니?

여럿이 함께

반짝반짝 반짝반짝

빛나고 싶니?




겨울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우르르 향하는 아이들을 본다. 또, 하교하며 까르르 재잘대며 나오는 아이들을 본다.

다들 하나같이 반짝거린다. 웃음이 반짝 걸음이 반짝. 별은 혼자 반짝거려도 아름답다. 하지만, 함께 어울려 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시인이 노래한 '별자리'를 생각해본다. 그 빛 세기가 달라도, 하나의 별자리로 어울려 함께 빛나는,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있어 더 풍성하고 계속해서 바라보게되고 찾게되는 그런 별자리 같은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이 시집을 읽다보면, '어, 이 시는 다른 곳에서 봤던거 같은데?'하는 시가 종종 등장한다. 그것도 그럴것이, 이 시집은 신형건 시인이 40년동안 써온 시 중 나름 또렷한 목소리를 내는 시들을 모아 엮은 시집이기 때문이다.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시, 웹이나 미디어에 인용되었던 시, 독자의 호응을 얻은 시들을 모았기에 신형건 시인의 시집 한 권을 골라 읽으라면 대표시들이 담긴 이 시집을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 책 헌정사에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에게'라고 적혀있다.

늘 보아왔고 그래서 익숙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아이들의 '호기심' 한방울을 넣어 바라본 시인의 시선이 담긴 시를 통해 

잠시, 세상을 두근거리는 아이의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는 시집. 신형건 시인의 《넌 바보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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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상처 - 기후변화는 인간의 신체, 마음, 정신까지 망가뜨린다
김현수.신샘이.이용석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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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기후 상처

김현수 신샘이 이용석 지음

클라우드나인



기후변화는 

인간의 신체, 마음, 

정신까지 망가뜨린다


기후변화, 아니 기후 위기의 시대에 살고있는 지금. 이상기후로 인해 전 세계에 유래없던 폭염과 폭설, 산불과 해수면상승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인간에 의해 비롯된 변화라는 말을 듣고 지금이라도 탄소 제로, 친환경 정책을 주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이 기후변화가 인간의 정신까지 망가뜨린다고?

세 분의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들이 쓰신 글. 생소하지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 그렇게 《기후 상처》를 펼치게 되었다.


기후 변화가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임을 2022년 6월 세계보건기구 정책 브리핑을 비롯 여러 보고서를 통해 이미 논의되고 있었다. 지구온난화를 넘어 지구열대화로 인해 수온이 올라가 농민들과 어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던 환경이 바뀌고, 높아진 불쾌지수는 폭력과 범죄가 늘어나는 것과 상관관계를 가지며, 우울증 조현병 불안 등 사람  뿐 아니라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아 이상증세를 보이는 등 열거해보니 이미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영역들이 수 없이 많았다. 산불, 홍수로 인한 피해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 '기후난민', 기후위기에 '끓는 지구', 예측할 수 없어 더 커진 심리적 충격을 한데 모아 보니 '기후위기'로 인해 생긴 '기후상처'란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특히 충격적인것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른 온난화 속도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지난 109년간(1912~2020년) 전 세계 평균기온이 1.09°C 증가한데 반해 대한민국은 약1.6°C상승했고, 표층수온도 최근50년간(1968~2017년) 1.23도 상승(세계평균 0.48도, 약2.6배 높은것), 해수면상승폭도 2.97mm(세계평균 상승폭 1.7mm)으로 기후재난이 결코 남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더 이상 명태는 없고 사과는 강원도에서 나는 현실. 환경정책을 회피해서도, 부정해서도 안되는 데 거꾸로 가는 정책.. 이 책을 읽다보면 기후위기의 위급함과 긴박성을 알고 실제적으로 해결해야하겠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미세먼지가 우울증과 불안 자해와 연결되고, 기온 상승이 자살률을 높인다고? 한 번도 연관짓지 못한 것끼리 연결되는 데 그 중심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구체적이니 수치와 그래프, 보고서, 사례들을 보여주며 기후변화로 인한 상처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주고 지구와 연결된 우리도 아픈 것임을 이야기하고나서 우리가 보이는 모습에 이름을 붙이고 그에대한 대안책을 제시한다. 가령, 환경문제가 심각한데도 이 기후위기에 대해 의미있는 반응을 할 수 없는 심리적 마비상태를 '생태마비'라 명명하고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환경문제를 해결한 성공사례를 강조하며 안전하고 따뜻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제시하는 것 처럼 말이다.


기후위기는 현실이며, 눈을 감을지 마주할 지 결정해야하는 시대이다. 눈가리고 아웅, 상황을 관망할 때는 지났다. 

기후 위기를 트라우마와 연결시켜 생각하게하고, 기후위기로 생기는 멸절불안을 '상징적 불멸'로 바꾸기 위해 아이와 함께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레타 툰베리와 같이 기후 위기와 관련해 활동한 이들을 찾아보고 실천으로 - 특히 전문가들이 - 나아가길 촉구하는 책. 《기후 상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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