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감동 휴먼 다큐 '울지마 톤즈' 주인공 이태석 신부의 아프리카 이야기, 증보판
이태석 지음 / 생활성서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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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10을 우리에게 주려고 했다면 난 5도 받아 들이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지 못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종교적인 의미를 깊이 느끼지 못하고 그냥 객관적인 입장에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웄다. 그래서 이태석 신부보다는 인간 이태석으로 그와의 첫만남을 가졌다.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데 나라는 사람은 너무도 악취가 풍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태석 신부님은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하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반성하고 부끄러워하는 우리보다는 톤즈 사람들에게 친구가 되길 바랬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금만 더 우리 곁에 있다가 떠나시지...뭐가 그리 급하시기에 일찍 우리 곁을 떠나셨을까?


"가진 것은 적지만 그것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 자그마한 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 무엇보다 산상 설교에 나오는 것으로 텅 비워진 ’가난한 마음’이 이들이 누리는 행복의 비결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본문 83쪽

우리는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지금 가진 것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과 불평을 늘어놓을 뿐이다. 많이 가졌다고해서 다른 사람과 나누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나눌 줄 안다. 나눔은 가진 것과 비례하지 않는 것이다.

톤즈 사람들과 친구가 된 이태석신부. 신부님은 결코 그들을 동정하지 않았다. 우리보다 가진 것이 없다고 불쌍히 여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을 보면 불쌍하다라는생각을 하게 된다.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며 도와주려 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그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그들은 친구가 아닌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았다면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태석 신부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기에 마음의 문을 할짝 연것이다.

내 삶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편안한 삶을 뒤로 하고 수단의 톤즈라는 곳까지 찾아간 이태석 신부를 전부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작은 그릇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나에겐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는 세상의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같은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이태석 신부님은 너무도 당연히 하신 것이다.

이태석 신부님은 우리에게 물음을 던지셨으니 이젠 우리가 답할 차례이다. 
우리가 친구가 되어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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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책이야! - 2024 개정 초등 1-2 국어 국정교과서 수록 도서
레인 스미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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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책이다."
"와! 글자가 별로 없네."
"와! 그림이 너무 예쁘고 귀엽다."
책이 오자 마자 아이는 달려 들어 정말 눈감짝할 사이에 책을 읽어버렸다.

잠시 후 처음 책을 봤을 때의 밝은 모습은 사라지고
"내용은 짧은데 생각을 많이 해야 되는거네."
라고 이야기하며 한 쪽 구석에서 다시 책을 펼쳐든다.

지금은 함께 책을 읽은 후 아이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되도록 묻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몽키는 책을 정말 좋아하지." 
"책이 얼마나 좋으면 컴퓨터만 하던 동키도 책을 읽겠니. "
"너두 한번 읽어봐.책을 읽으면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데."
"책을 좋아하는 몽키를 보니깐 넌 어떤 생각이 들었어?"
라며 대화가 아닌 질문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책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 제대로(?) 읽지 않는다며 난 얼굴을 찌푸리고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책을 읽지 못하게 한다며 우린 책을 사이에 두고 전쟁 아닌 전쟁을 했다. 하지만 지금 아이와 나에게 책은 우리가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소재 중의 하나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좋은 친구이다.

아이는 처음과 달리 다시 읽을 때는 한참 동안 책을 보고 있었다. 다 보고 난 아이는
 "엄마, 작가는 어떤 사람이 할 수 있을까? "
"책은 좋으거니까 많이 읽으세요하면 사람들이 잘 안읽잖아. 그런데 이 책을 보면 책을 싫어하던 사람들도 책을 너무너무 좋아할 것 같아."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게 할 수 있을까?"
"그런데..난 아직도 글자가 작고 글씨가 너무 많은 책 읽기는 어려워." 라고 마지막 한마디를 던지고 아이는 가버렸다.

에구..마지막 한마디를 안했으면...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이젠 두꺼운 책도 잘 읽을 수 있을것 같아요." 라고 말하기 바라는 난 아직도 마음을 비우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아이에게 몽키의 책읽는 모습은 강하게 남았나보다. 그 날 저녁 다시 책상에 앉아 바른 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언니가 웬일이냐는 표정을 짓자  아이는 
"언니, 몽키 몰라? 난 지금 몽키처럼 책속에 빠져있어." 라며 책만 쳐다보고 있다.

책을 읽는 것인지 아님 몽키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인지 우린 알 수 없었지만^^  아이가 조금씩 몽키를 닮아가고 있는것 같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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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없는 큐피드 - 1972년 뉴베리 영예상 수상작 독깨비 (책콩 어린이) 12
질파 K. 스나이더 지음, 천미나 옮김, 한여진 그림 / 책과콩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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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와 살던 데이비드와 세 명의 동생(제이니, 쌍둥이 블레어와 에스더)에게 새 엄마 몰리와 누나 아만다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촘촘하게 땋아서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수십가닥이 되고 술 장식이 잔뜩 달린 밝은 색의 숄로 몸을 감싸 겨우 무릎 아래만 보일 정도이고 무릎 아래로는 검은 색 옷 같은게 늘어졌는데 끝단이 삐뚤빼뚤 제멋대로인 옷차림을 한 아만다를 처음 만난 네 남매는 신기할 따름이다.  
조용할 것만 같던 시골의 한 낡은 저택에 아만다가 온 뒤로 이상한 일이 계속 되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책들 중에서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가끔은 국내외 아동 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선택할 때가 있다. 이 책도 뉴베리상을 받은 책이다. 미국의 아동 문학상을 받은 책이기에 내용에 대한 믿음이 가서 선택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아이와 같은 책을 읽으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읽고 좋다며 권유하기 보다는 아이가 읽고 재미있다고 추천하는 책을 읽는 경우가 많다. 내가 먼저 읽고 권해주는 책보다는 아이가 권해주는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할때 우리가 이야기도 더 많이 하게 되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다.

책을 보자 마자 아이는 
"큐피드 목이 없는거야?"
"큐피드 목이 어디로 사라진거야?"
"아니면 누가 목을....으..그건 아니겠지?
나에게 질문을 하는건지 아님 혼잣말을 하는건지 아이는 쉴새없이 이야기를 한다.

난 책 제목을 보고 ’어..큐피도 목이 없나보구나.’라는 생각으로 그쳤는데..
아인 나와 달리 책표지만 보고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처음은 너무 다른 생각으로 아이와 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책을 읽고 우리가 느끼는 것은 조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와 내 생각이 다르다는 것에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이해를 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덮는 순간에도 아이는 쉴새없이 이야기를 한다. 
"도대체 그럼 누가 큐피드의 목이 있는 곳을 알려준 거지?" 
"그 여자아이는 누구지? "
"왜 블레어만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거지?"
"그럼 이제 데이비드는 어떻게 할까?"

우리는 같이 여행을 떠났지만 아이는 새로운 세계를 나는 아련한 추억 속으로...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 세계, 아님 우리 주변에 존재할지 모르는 세상 속으로  우리는 함께 다녀왔다. 

지금 아이는 여행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어쩜 블레어처럼 자신도 아무도 듣지 못하는 이야기를 혼자만 들을 수 있을 지 모른다며 가끔씩 귀를 쫑긋 세우며 온 집안을 헤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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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열여덟 번째 낙타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0
요시다 미치코 지음, 오타카 이쿠코 그림, 김난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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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열여덟 번째 낙타는 어디로 간거야?"
"열여덟 번째 낙타는 원래 없는거지?"
"코우타한테는 왜 기린이라고 한거야?"
"다카시 형이 코우타에게 왜 열여덟 번째 낙타라고 한거야?"

책을 먼저 읽은 아이는 쉴새 없이 질문을 했다.
책을 읽고 나서도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라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동화이지만 동화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아이는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쉽게 누군가를 배려하는 표면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룬 내용이라 눈에 띄는 제목을 보고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는 자기의 생각과 다른 내용의 전개로 당황을 하였다. 그래도 끝까지 읽은 아이는 나와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한번 읽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군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한다. 아무도 보는 사람들이 없고 코우타처럼 혼자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상대를 위해 자신의 것을 잃어가면서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다. 다른이에게 감추고 싶은 상처를 들켰을 때는 더더욱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어떤 상처들은 드러 내놓고 치료를 받지만 어떤 상처들은 꼭꼭 숨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상처를 누군가 들추어 내려 한다면 그 사람은 더 깊은 상처를 갖게 된다. 

다른 이의 상처를 가슴으로 안아주는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가 상처를 보여 주지 않을 때는 굳이 보려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가 마음의 문을 열고 상처를 보여주면 난 말없이 상처를 보듬어줄 뿐...

난 열여덟번째 낙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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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일등!
미라 로베 글, 안겔리카 카우프만 그림, 김경연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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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색 앞발을 가진 카니클, 빨간색 앞발을 가진 쾨니클, 금색 귀를 가진 키니클, 회색 귀를 가진 카우니클, 점박이 털을 가진 쿠니클.
이 다섯 친구들은  서로 도우며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덩치도 크고, 근사한 콧수염을을 기른 호펠포프가 나타나 일등이 누구냐는 질문에 다섯 친구는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게 되는데...

우린 경쟁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일등은 존재한다. 누구나 일등이 되고 싶어 한다. 일등이 되기 위해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일등은 한사람뿐..그 한사람외에 다른 모든 사람들은 패배자일까?

언젠가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그 반 일등의 노트가 없어졌다고 한다. 사물함 안에 넣어 둔 노트는 누군가에게 갈기갈기 찢겨져 화장실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 되었다고 한다. 상위권 아이들은 평균 1점이 아니라 총점1점으로 전교 등수가 바뀐다고 한다. 노트 수행평가 점수도 무시 못하기에 그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 나이에 그 아이들은 서로를 의식하며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도 아이들에게 일등을 강요하고 있는건 아닌지..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수고했다는 말보다는 몇점을 맞았는지, 몇 등을 했는지, 친구 00이는 몇점을 맞았는지를 물어 보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 내내 참으로 부끄러웠다. 나도 어쩌면 일등 아이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보다는 엄마의 생각대로 아이를 조정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과정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결과로 판단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는 모두 일등이고 주인공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며 일등이 되지 못했다고 일등이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는 모두 일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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