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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나태주 지음, 보담 삽화 / 북로그컴퍼니 / 2025년 7월
평점 :
좋은 글은 마음에 새기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마음속에 남겨진 글들이 사라진다.
그래서일까.
좋은 글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필사한다.
학창 시절에는 좋은 시가 있으면 예쁜 편지지에 적어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얼마 전 친구와 만나 서로 주고받은 편지 속에 남은 시와 좋은 글을 이야기하며 추억의 꽃을 피웠다.

<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은 100편의 시가 수록된 필사 시집이다.
필사하기 위한 노트가 없어도 된다.
책 속에 예쁜 그림이 있는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시가 주는 위로가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쉼의 시간을 준다.
우리들은 늘 바쁘게 살아간다.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시를 읽으며 나와 우리, 주변을 돌아보며 생각하게 된다.

'전화 건 이유'를 보며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언제 했는지 생각한다.
용건이 있을 때만 한 건 아닐까.
'그냥'이라는 이유로 전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전화할 때 상대의 소중한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뒤로 하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날이다.
감정이 휘몰아치듯 다가오는 내용은 아니다.
잔잔하게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글이다.
슬며시 스며드는 내용들은 오늘보다 나아지는 내일의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어른이 되면서 짊어져야 하는 짐들이 많아진다.
힘들어도 쉽게 힘들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런 어른들이 시를 읽으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힘듦을 공감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시간이 불행보다는 소소한 행복들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