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것들
리처드 칼슨 지음, 이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햇살이 너무 좋았다.
모처럼 일찍 일어나 햇살바라기를 하고 앉아 있다가,
침대 커버랑 이불을 뜯어 욕조에 담가 발레하는 사람마냥 발을 통통 튕겨 가며 빨아 널었다. 

은근 재밌어서 이번엔 아들 방의 것도 가져다 빨았다.
근데 한꺼번에 빠니,널 곳도 없을 뿐더러 지쳐서 꼼짝도 못하겠다.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大자로 누우니,
나도 빨래인양 햇살은 골고루 넉넉하다. 

모처럼 내가 야무진 살림꾼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런게 사람들이 얘기하는 작고 소소한 행복인가 보다.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를 읽었다.
이 책은 쉽게 읽힌다.
모든 자기 계발서가 그렇듯이,
이 책도 뭔가를 깨닫고 얻어가져야 겠다고 생각하고 꼼꼼히 따라 읽다보면 당연한 내용이어서 좀 허무하긴 하지만,
살면서 그 당연한 것들이 바로 바로 생각나지 않아서 당황하고 실수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하는 걸 되새기면,
이 당연한 내용들이 묘한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의 저자 '리차드 칼튼'은 뭔가를 홍보하려고 2006년12월에 비행기를 탔다가 폐색전으로 사망하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녀고양이님이 두번 생각이 났는데, 
한번은 '행복에 목숨 걸고 살겠다'던 댓글이 떠올라서였고,
(그런데 이 책이 얘기하는 건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가 아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작은 사소한 것뿐만이 아니라,큰 사소한 것에도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이다.)
또 한번은 책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고마움을 느끼는 순간을 적어보라.'는 구절을 보면서였다. 
마녀고양이님이 자주 애용하는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장터에서 장보기>등의 Wish List,happy List가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란 말이니,원~
 
번역에 관한 얘기를 좀 해야겠다. 
이 책의 원서는 2002년 10월에 출간되었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것이 2004년 8월이었고 베스트셀러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 후속편 격인 <행복에 목숨 걸지 말라>가 지금 번역되어 나왔다는 게 좀 이상했다.

전작의 원제<Don't sweat the small stuff>가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마라>로 번역된 것은 당연하지만,
이 책의 원제 <What about the big stuff?-finding stretch and moving forward when the stakes>가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전작에서 '작은'사소한 것에 대처하는 법'이 얘기되었으니까,
이 책은 '큰' 사소한 것에는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에 관한 내용이지만,
만약 우리말 번역도 곧이곧대로 '큰 사소한 것은 어떻게 해?'가 되었다면,
재미없는 번역임은 말할 것도 없고 상품으로서의 값어치도 떨어졌을 것이다.
때문에 원제와의 연관성과 전작과의 연관성을 모두 고려한 제목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에 들어가서 미리보기가 되는 앞 부분을 원작과 비교해 보았다.
rewrite 수준인데,원작보다 쉽게 읽히고 이해도 잘 된다.
웬만한 내공으론 이런 번역이 나와 줄 수 없겠다 싶다. 
때문에 이제서야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엥,아님 말고~ㅠ.ㅠ)

번역을 할때,
원작에 충실해야 하나,아님 독자들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돼야 하나를 놓고 종종 고민하게 된다.
근데 이 둘은 동전의 양면성 같은 거여서 함께 갈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이분의 내공에 감탄할 수도 있고,좋아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로의 점수는 그리 높게 줄 수 없다.
하지만,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좋은 참고서 한권을 갖게 돼 행복하다.

한걸음 물러나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지금 당장은 큰 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소한 일임을 깨닫게 된단다.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 그것들에 목숨 걸지 말고,모두 버리라고 얘기한다.

근데,어쩌지?
행복해지기 위해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가 결국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책은 얘기하고 있는데...
마녀고양이님에게 알려줘,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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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27 20:05   좋아요 0 | URL
행복에 목숨 걸고 싶은데 그게 결국 불행하게 만든다니...ㅠ.ㅠ
목숨걸지 말고 슬슬 즐기며 살아야겠어요.ㅎㅎ

sslmo 2010-07-28 01:05   좋아요 0 | URL
근데,또 이 말이 아이러니컬 한 것이...
이딴 건에 목숨 걸지말라고 얘기한 '리처드 칼슨'이 폐색전으로 세상을 달리한 게 40대랍니다~^^

꿈꾸는섬 2010-07-28 20:41   좋아요 0 | URL
폐색전으로 사망한게 40대라뇨. 정말 아이러니네요.

sslmo 2010-08-02 01:21   좋아요 0 | URL
그쵸?한참 벌여놓은 일들도 많고 액티브하게 움직일 나이였을텐데...
책에 911테러 관련 얘기가 나와서 전 더 맘 아팠어요~ㅠ.ㅠ

비로그인 2010-07-27 20:48   좋아요 0 | URL
고집 쎈 여자?라 알려줘도 자기가 알고싶을 때 까지는 알려고 안할껄요?
푸히히~~~
일러 일러!

순오기 2010-07-27 21:04   좋아요 0 | URL
마기님과 동감!ㅋㅋㅋ
일러 일러 2 ^^

sslmo 2010-07-28 01:07   좋아요 0 | URL
고집만 쎈 게 아니라 힘도 센 건 아닐까요?

세상에서 젤 재밌는게 불구경이랑 쌈구경이라는 데...이 참에 쌈구경을 한번 할까나?

비로그인 2010-07-28 09:04   좋아요 0 | URL
힘은 내가 더 쎄요!

마녀고양이 2010-07-28 10:03   좋아요 0 | URL
아하하... 다 읽었어염. 댓글들~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마라는 이미 몇년 전에 읽었고.
숨가쁘지만, 한번씩 멈춰설 줄 알자나요.
거기다 남들은 버리지 못하고 연연해서 버티는걸
턱 하니 버렸는걸? 아하하~~~

나도 쓸거야, 몇년 후에. 마녀고양이가 살아가는 법 하고..

sslmo 2010-08-02 01:24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가 사는법,쓰세요~
제가 젤 먼저 한 100부 쑤욱~ 땡겨서 선 주문 넣어드릴게요~^^

순오기 2010-07-27 21:06   좋아요 0 | URL
큰 사소한,이라니~ 앞뒤가 안 맞잖아요.ㅋㅋ

sslmo 2010-07-28 01:11   좋아요 0 | URL
그쵸~?^^
우리 이창식 형님 진짜 멋지신거라니까요~

저절로 2010-07-28 09:37   좋아요 0 | URL
리처드의 '사소'는 제겐 좀 특별합니다.
첫사랑이지요. 머리 굵어지고 난 다음 제대로 된 첫 독서인 셈이었지요.
근데, 그가 사망했다니..저로서는 오늘 방금 막 사망한게 됩니다.
쫌..'멍'하네요.(그리도 내려놔라 놔라 하더니만, 정말 그치가 목숨을 내놨을지 누가.)

묵념..

sslmo 2010-08-02 01:29   좋아요 0 | URL
'리처드'의 '사소'라고 하니 왠지 좀 특별한걸요~

같이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라는 멘트를 날려드려야 하는데,
한참을 님의 글을 곱씹고 앉아있었습니다~^^

제겐 '이창식'님이 그런 의미로 특별합니다.
제가 머리 굵어지고 난 다음 제대로 한 첫 독서가 이창식님의 번역본들이었어요~^^

마녀고양이 2010-07-28 10:05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휴가를 가면 언제 온다 하고 써놔야 할거 아녜여!! 투덜~

sslmo 2010-08-02 01:33   좋아요 0 | URL
ㅎ,ㅎ...마녀고양이님~
노트북을 가져갔었기에...원하면 쪼르륵 접속할 수 있을 줄 알았죠~
근데,시골 가니...시골 아낙 되어 들로 산으로 쏘다니느라 인터넷 접속이 안되는 줄도 몰랐다나 어쨌다나~^^

암튼,마고님 밖에 없습니다~

gimssim 2010-07-28 14:56   좋아요 0 | URL
그럼 결론은 뭐든 목숨걸지 말고 설렁설렁(?)
제 생각엔 집착하지 말고 과정을 즐기라는 것 쯤으로 이해해도 될 것 같은데,
아직 책을 안읽어봐서...
<케인즈는 왜 프로이트를 숭배했을까?>(베르나르 마리스 작)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는데 아직 덜 읽어서, 다 읽으면 리뷰 한 번 써볼까 합니다. 언제가 될런지 모르지만.

sslmo 2010-08-02 01:34   좋아요 0 | URL
기대되는 걸요,빨리 읽고 리뷰올려주세요~^^

따라쟁이 2010-07-28 18:24   좋아요 0 | URL
뭔가 글에서 뽀송뽀송한 햇볕냄세가 나요. ^^

sslmo 2010-08-02 01:38   좋아요 0 | URL
역쉬,역쉬,글에서 햇볕 냄새를 맡아주시는 따라쟁이님의 섬세한 공감각~^^
따라쟁이님은 센스쟁이~!!!

2010-07-30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2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몽촌토성 2010-08-05 16:0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양철나무꾼님, 그게 아니고요~ 원고는 8년 전에 진작 넘겨줬는데 통무소식이라 폐기처분했나보다 생각하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덜컥 나와 솔직히 나도 놀랐답니다. 아마 칼슨의 사망 소식에 자극 받은 게 아닐까 싶네요. 칼슨은 사장될 뻔한 자기 책을 가는 마당에 우리한테 선사하고 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잘 팔리는 것 같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2010-08-05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몽촌토성 2010-08-07 19:4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위 비밀댓글이 안 보이네, 보고 싶은데. ^^
 

적어도 한달 정도는 되어야 거창하게 여름 휴가 계획이라고 명함을 내밀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름휴가를 길게 챙겨본 적이 없다. 

올해 처음으로 일주일(그러니까 8일)의 휴가가 생겼다. 
근데 뭐 아들도 없고,조카들이 있는 친척과도 휴가가 안 맞는다. 
남편과 둘이서 8일을 보내야 한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가까운 일본 온천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애국심에 불타는 우리남편은 지방선거일 전에는 절대로  어디로 움직이실 수 없으시단다.
겉으로는 툴툴거렸지만,어쩜 내가 바라던 일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 하고 맘 편히 쉬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에효~ 

어제는 집안을 떼굴떼굴 구르며 못다 읽은 책들을 읽었고,
오늘은 외국에서 온 남편 친구 사돈의 팔촌 가이드 노릇을 했다.
백화점엘 가겠다고 해서 코엑스엘 데려갔는데,헐~앉은 자리에 풀도 안 나겠다. 
'비싸,비싸~'를 연발하더니,더 싼곳을 찾는다.
이태원을 가자는데,이태원에서 물건 잘못 사면 바가지고(들리는 소문에~),
다 자기네 나라 카피 뿐인 곳을 자존심 상 데려갈 수 없어, 
명동을 한바퀴 돌고 인사동을 안내했다. 

얼마 안 움직인 거 같은데,에너지 고갈이다.
손 하나 까닥할 힘이 없다.

그동안 직장에서 일은 어떻게 하고 산거지 싶다. 

내일과 모레는 밀린 책과 밀린 음악을 좀 들어주고 밀린 DVD도 좀 봐주고, 
모레,아침 일찍 투표를 하고, 
시골에 가서 풍천장어와 복분자로 몸보신을 하고 와야겠다~ㅋ. 

그리고,오는 길에 <지산 락 페스티발>을 구경해줘야지.
가만 있어도 연신 룰루~거리게 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책은,                                         















<우리말 사용 설명서>
개인의 언어관에서부터 재미있는 우리말의 어원, 헷갈리고 틀리기 쉬운 우리말, 버려야 할 일본어 잔재, 외래어 바로 쓰기, 깔끔하고 좋은 문장 쓰는 비법, 우리말 표기법 제대로 알기 등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단다.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를 쓴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란다.
이창식님이 이런 자기계발서는 어떻게 번역해 내고 있는 지 궁금,읽어봐야겠다.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은 옛날에 읽어줬는데,표지만 바꿔 다시 나온걸 모르고 구입했다. 
머리가 나쁘면 헛돈이 나간다.에효~ㅠ.ㅠ


















'안동림' 번역의 <장자>
개인적으론 '오강남',이 분의 번역을 좋아한다. 
안동림,이분은 어떻게 장자를 해석하고 계실지 궁금하다. 

장바구니에 있는 책들로는,


 

 

 

 

 

 

<신의 주사위><번역 투의 유혹><토끼와 자라> 

 

 

 

 

 

< 이완 맥그리거의 레알바이크> 
<위대한 그러나 위험한 진단> 

   듣고 있는 음악으로는,







 

 

 '떠돌이별'임의진<여행자의 노래> 

'잭슨 브라운'의<Running on empty> 앨범의'The road out stay'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사랑을 떠나보내고 달리기를 할때 흘러나오는 'running on empty'도 좋다~ 

지산 락 페스티발 관련 필 충만하여 장바구니에 넣었다 뺏다 하는 앨범으로는 '코린 베일리 래'



 

 

 

 












코린 베일리 래의 'since I been soving you','like a star'...참 좋다~

 

 

 

발매가 또 연기된 sting 의 <symphonicities> 
티셔츠는 필요없다,앨범이나 빨리나와라~!

 

요번 지산 락 페스티발에 이 친구들도 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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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7-26 22:19   좋아요 0 | URL
벨 엔 세바스찬의 'Another sunny day'



비로그인 2010-07-26 22:20   좋아요 0 | URL
오강남의 장자밖에 읽은게 없어~~ㅠㅠ

sslmo 2010-07-26 22:25   좋아요 0 | URL
오홀~그동안 시니컬함과 유머의 원천은 '오강남'?^^
그리고 안 읽은 게 당연한거 아녜요?
오강남이랑 '플랑드르' 말고는,다 따끈따끈한 신간인데여~(,.)

마녀고양이 2010-07-27 01:15   좋아요 0 | URL
책두 다양하게 읽고, 음악두 다양하게 듣구.. 대단하십니다요~

여행간단 말이죠. 아이 부러워라. 나두 떠나고 싶당. ^^
대신...... 코알라랑 놀러다닌 페이퍼로 염장 질러야지.

나는여 "행복에 목숨 걸고 살래" 랍니다. 제 행복이 우선입니다. ㅋㅋ

sslmo 2010-07-27 02:17   좋아요 0 | URL
여행은 무슨~시댁 간다니까요.
하긴 여행이다 생각하면 여행인거죠~^^

저도 시골가서 풍천장어 먹고 복분자 먹고 하는 거 페이퍼로 염장질 할 수 있습니다~
상큼한 코알라가 등장하는 페이퍼만은 못하겠지만...ㅠ.ㅠ

지산락페스티발에 기대만발,행복 만땅입니다~^^

순오기 2010-07-27 01:54   좋아요 0 | URL
읽은 책도 아는 음악도 하나 없어~ 단지 풍천장어와 복분자만 알 뿐!ㅋㅋ

sslmo 2010-07-27 02:19   좋아요 0 | URL
책이랑 음악보다 더 몸에 좋은걸 알고 계시네요~
'풍천장어와 복분자',안 먹어봤음 말을 말어~!
그쵸?

순오기 2010-07-27 21:06   좋아요 0 | URL
ㅋㅋㅋ 몸에 좋은 걸 알고 있으면 되는 건가요?
풍천장어와 복분자, 안 먹어봤음 말을 말어~!2

글샘 2010-07-27 06:2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풍천장어와 복분자 좀 택배로 보내주쇼~ ㅍㅍㅍ

저도 래~~ 좋아합니다. ^^

sslmo 2010-07-27 17:42   좋아요 0 | URL
정말요?
저 그렇지 않아도 불철주야 '시특강'을 위해 애쓰시는 우리 글샘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는데...
보내라면 저 진짜 보내요~^^

꿈꾸는섬 2010-07-27 07:10   좋아요 0 | URL
시댁이 고창이신가봐요.ㅎㅎ 좋은 여행 되시겠어요. 풍천장어와 복분자...여름 보양식으로 최고죠!!

sslmo 2010-07-27 17:43   좋아요 0 | URL
네~
꿈섬님께서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고창 특산물이란 거,여름 보양식으로 최고란 거 어떻게 알고 계실까요~^^

꿈꾸는섬 2010-07-27 20:04   좋아요 0 | URL
저 고창 참 좋아해요. 선운사도 좋고, 판소리 박물관도 좋고 고창읍성 둘러보는 것도 좋고, 풍천장어에 복분자도 좋고, 민박집에서 보내는 밤도 좋고, 고인돌군 둘러보는 것도 좋고, 가까이에 있는 내소사에 가는 것도 좋고, 좋은 것이 너무도 많은 곳이에요.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곳 중 한곳이에요.^^

순오기 2010-07-27 21:05   좋아요 0 | URL
꿈섬님, 이렇게 좋은 곳에서 알라디너들과 하룻밤 지내면 좋겠죠.^^

sslmo 2010-07-28 01:00   좋아요 0 | URL
꿈섬님~^^
저는 꿈섬님께서 시처럼 써내려간 그곳들을 이제 갈거니까 그럭저럭 견딜만하지만,
꿈섬님과 순오기님의 이 댓글을 읽는 다른 사람들은 어쩐대요?
정말 가고 싶겠다~

두분을 1박2일 메인작가로 섭외한다는 기사가 어딘가에 나올 듯~^^

꿈꾸는섬 2010-07-28 20:4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전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요.ㅎㅎ
알라디너들과 함께해도 참 좋을 곳이에요. 어서 아이들 크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어서 자라야 순오기님 만나고 싶으면 광주로 훌쩍 프레야님 뵈러 부산으로 소나무집님 계신 원주에도 훌쩍 떠날텐데 말이죠.ㅋㅋ

pjy 2010-07-28 20:26   좋아요 0 | URL
괜찮은 물건은 다 제 가격이 있기 마련이고 싸구려만 찾다가는 쓰레기만 쇼핑하신다는걸 모르시는거보니...외쿡촌사람을 가이드하시느라 힘들었군요~

sslmo 2010-08-02 01: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백화점 가자는 소리나 안했으면 그렇게 뺑이치지는 않죠~ㅠ.ㅠ

나중에는 힘들고 다리 아프고...인터넷 홈쇼핑 가격 비교 사이트 주소 알려주고 싶더라니까요~^^

다이조부 2010-12-02 17:27   좋아요 0 | URL

티셔츠는 필요없다 음반이 빨리 나오라는 이야기 가 인상적이네요 ㅎㅎ ^^

sslmo 2010-12-04 10:36   좋아요 0 | URL
아주 오래 전 페이퍼에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스팅에서 트랙백 하셨겠군요~^^

티셔츠도 같이 왔어요~
음반은...음,음,음예요.
 

 

 

           바람의 연주를 듣다 

                                                - 이 승 주 -  

여태 나는 억새가 흔들리는 까닭을 
제 몸에 실리는 바람의 무게를 덜어내려는 몸짓으로 알았다.
비워내지 않고 바람의 무게를 감당하다가는
흔들리지 않고 무모하게 맞서 견디다가는
허리가 꺾이고 뿌리가 뽑힐지도 모른다는 걸
생리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인 줄 알았다.
 
억새의 흔들림을 비겁하다고 하는 말 속에는
처세와 연관된 인간들의 가치관이 내포되지만
바람이 몰아칠 때면 허리를 휘어야 하는 줄
결코 바람을 탓하는 법 없이 
기다리면 바람이 지나갈 줄 아는 
이것이 억새의 지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새의 흔들림은
살아 있음의 증거라 믿었다. 


어느 날 억새가 흔들리는 것을 보다가 문득
바람이 억새를 연주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억새는 바람의 현신顯身이고 바람의 악기인 줄
가늘고 길수록 떨림은 깊고 섬세하므로
억새의 목이 긴 까닭을.
 
이런 생각으로
억새의 목의 코드를 집는 바람의 손가락과
긴 목에 떠오르는 떨림의 에코를 똑똑히 보며
종일토록 바람의 연주를 들었다.
                                     -<내가 세우는 나라>중에서 -

 

 

 

 

 


아들은 방학을 하기가 무섭게 미국의 삼촌네로 가버렸다. 
할일이 없는 남편과 난,
아들이 보내온 문자를 곱씹고 분석하느라 있지도 않은 감과 대추를 가지고 다툰다. 

이번 직장에 4년 정도 있었다.
하지만,난 오너와 마인드가 많이 틀려,
몇번이고 그만 둘 고비를 겪고 넘겨왔다. 

고객을 돈으로 보는 오너와 달리,난 고객은 고객일 뿐이다.
엊그제 빨리빨리 대충해서 치워내라는 말에 울컥하였다.
나의 더러운 성질을 참아내느라 나름 오너도 힘들었을 테지만,
마인드가 전혀 다른 오너와 일을 하느라, 
양심에 털도 났고 안면에 철판도 깔았고, 
짐승이나 로봇이 되기 싫어...양철나무꾼을 택한 나도 힘들대로 힘들었다.    

직장을 하루 아침에 그만 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럴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고작, 
오너와 얼굴 마주치지 않기,절대 밥 같이 먹지 않기 정도로 다소 소극적이다. 

어젠 같이 있다 퇴사한 직원이 점심시간에 맞춰 놀러 왔다.
어쩔 수 없이 질긴 탕수육과 기름진 자장면을 오너의 독설에 비벼 먹었다.
먹을 때부터 고생을 하겠구나 싶었지만,
독설을 걸러내느라 무방비 상태였나 보다. 

오후엔 옛 사람의 다소 기운없고 쓸쓸한 목소리를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먹은 걸 다 올려내는데,
남편이 뒤 늦게, 
"중이 제머리는 못 깎지."하며 뒷짐지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체한 건 굶어야 낫는다며 남동생네 가서 저녁을 해결하고 오겠단다. 

남편은 이제는 내가 둥글어 질 때도 됐다고 한다. 
여전히 까탈스럽고 뾰족하게 군다며
너무 팽팽하게 굴다 끊어져 버리면 주체할 수 없다는 말도 한다. 

만 하루를 굶고 버티니 목이랑 가슴 경계 어딘가에서 신물이 넘어온다. 
남편은 지역선거 유세 현장을 가보자며,옷을 주워 입는다.

옛사람은 
"이럴때,미국놈들은 치킨수프를 먹는다더라~"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로 닭죽을 끓였었는데 말이다.
더도 말고 말한마디면...
나도 둥글고 말랑말랑해 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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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24 17:30   좋아요 0 | URL
억새의 흔들림, 바람의 연주였던거지요. 그렇게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하지만 또 어찌 억새처럼 살아갈 수 있겠어요. 그저 우리는 우리가 생긴대로 살아가야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속상하신 일이 많으셨던가봐요. 만 하루를 굶으셨다니 안쓰러워요. 따뜻한 죽 드시고 마음도 다독이셨으면 좋겠어요.^^

sslmo 2010-07-25 13:31   좋아요 0 | URL
헤,헤~감삽니다~^^
이게 이곳 블로그의 매력이라니까요~
이렇게 쭈르륵 매달리는 위로와 다독임.

갑자기 늦가을 볕에 말리는 실에 꿴 곶감이 생각났어요~
전,이런것들만 있으면 추스리고 일어날 수 있다니까요,불끈~!

어제는 연신내 물빛공원 나갔다가 팥빙수를 한 그릇 먹었고,
지금은 어린 애 마냥 '초계탕을 내놔라~'이러고 시위 중입니다.

초계탕 맛있게 하는 집 찾아가려면 경기도 어디까지는 움직여야 하는지라,
지금 더위먹은 들짐승마냥 혀 쭉~빼고 앉아 해지기만 기다리고 있슴~다.^^

비로그인 2010-07-24 17:57   좋아요 0 | URL
사람의 심성이 어찌 쉽게 변할 수 있답니까?
나 자신을 변화시키기 힘든만큼 다른사람은 몇 배나 힘든거죠.
아니, 다른 누구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걍 생긴대로 살다가 가게 냅두시고요, 넉넉한 웃음이나 옆에 데려다 놓으세요.
힘들면 제가 옆에 붙어있어드릴까요?

sslmo 2010-07-25 13:4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안그러던 사람이 조금만 변하면,죽을때가 됐나보다~그러잖아요~^^

변할 수 있는 것과 변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래도 양심을 되찾게 되는 양철나무꾼이라면...최소한의 분별력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나에게 맞춰 조금씩 변하던지ㅡ내가 그에게 맞춰 조금씩 변하지 않으면 우린 같이 있기 힘들어지죠~

제가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오너 때문이라기보단,
4년동안 정들여온 고객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요즘은 그 약도 시큰둥해져서,하나하나 주변을 정리하고는 있어요.

넉넉한 웃음이라 하심은,
알라딘 서재만 속 떼어내 제 옆에다가 데려다 놓으면 되겠네요~^^
제가 5월10일부터 이곳에서 서재질을 했더라구요.
최 단시간에 서재폐인에 등극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니까,마기님도 날개옷 찾는다고 너갱이 빼놓고 다니시느라 제 속 썪이지 마시라니까요~^^

글샘 2010-07-25 00:35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이 오너한테 제대로 맘이 상하셨군요.
도 많이 닦으시겠네요. 오너덕에... 도는 닦아도 좋지만, 아프진 마세요.^^

sslmo 2010-07-25 13:47   좋아요 0 | URL
이 짧은 댓글 속에,포박자에서 말하는 신선이 되는 방법 중 두가지가 언급되네요~

아,정말 절 신선으로 보내버릴 생각이심?
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던데...

글구요,신선되면 알라딘 서재질도 할 수 없을 것 아녜요~ㅠ.ㅠ엉엉엉~

글샘 2010-07-25 18:58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이 선녀는 좋아함서 신선은 또 별로라네요. ㅎㅎㅎ

sslmo 2010-07-26 09:46   좋아요 0 | URL
글 뒤에 붙는 이모티콘이나,자음만으로 구성된 웃음소리 같은 경우...
얼굴표정을 보고싶다거나,자음 뒤에 붙는 모음이 무얼까 궁금할때가 있어요~
글샘님 오늘 댓글의 'ㅎㅎㅎ'는 어떤 모음이랑 어울릴까요?

선녀는 제가 마음 속으로 품어가질 수 있는 이상향 정도지만,
신선은 제가 개과천선 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제가 글샘님의 제자답게 '주제파악'은 좀 해요~^^

글샘 2010-07-26 13:11   좋아요 0 | URL
이 모음은 ㅡㅡㅡ입니다 하하하

2010-07-25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7-26 00:20   좋아요 0 | URL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갈대, 신경림 님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시랍니다. 삶이란게 이런걸까 싶어서.
나 했던 일 관둔 이유 이야기 했나요? 시스템 구축의 테스트 컨설팅이란 업무가
필요악이거든요. 사람을 들들 볶는 기초 정보 제공이거든요.
알라딘 시스템을 봐두 글차나요. 지금 전산팀에서 얼마나 뺑이치겠어요..
그런데 이거 안 됐네, 저거 안 됐네.. 이런 의견 내는 역할이거든요.

나무꾼님.......... 우리 술 한잔 꼭 해야져?

저절로 2010-07-26 10:16   좋아요 0 | URL
어라? 마고님 잠수 끝났나보네..쌩 달려가야지!!!

sslmo 2010-07-26 10:34   좋아요 0 | URL
그동안은 술 한잔 꼭 하고 싶었거든요~
근데,오늘 이 댓글을 읽고는 그냥 맘에 품어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나 너무 좋아하는 거...제 곁에 오래 못 머물더라구요~ㅠ.ㅠ

마녀고양이 2010-07-26 15:44   좋아요 0 | URL
어이구,, 사춘기 소녀두 아니구.. 어쩔거나, 울 나무꾼님~

sslmo 2010-07-26 21:37   좋아요 0 | URL
손뼉이 저 혼자 소리나는 거 봤어요?
제가 보기엔 마고님도 만만치 않거든요~^^

저절로 2010-07-26 10:35   좋아요 0 | URL
참..제 거울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저도, 송곳 품고 다니는 사람 틈에서 아쭈..힘들고 있어요.
첨엔 저도 같이 송곳 들고 다녔어요 아주 날센 놈으로다.
그래..누가 이기나 보자..

관뒀어요. 제 가슴에서 흘린 '피'가
알고보니, 날센 제 송곳이 그랬더라고요.

저는 그 뒤로는 그 사람을 '바탕화면'으로 깔아요.
늘 있지만 없는 듯 제 스스로 세뇌시키죠.
하루아침으로는 '택'도 없어요.
글샘님 말마따나 '도'를 닦게 되지요.

헐..아침부터 말이 많았네요.
저도 모르게 울컥..(물마시러 가야겠어요.)

sslmo 2010-07-26 10:48   좋아요 0 | URL
에파타님,참~
우리는 서로 같은 종족은 알아보게 되어 있나 봅니다.

영혼에서 나는 냄새쯤으로 치부할까요?
아님 우리 제 멋에 겨워하며'낭중지추'족이라고 할까요?
암튼 많이 반갑습니다~^^

2010-07-26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0-07-26 13:04   좋아요 0 | URL
말한마디에 둥굴어 질 사람은 까칠하고 뾰족하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요즘 여러 모로 일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었는데, 저만 그런건 아닌가 봐요.
다들.. 부딪히며, 깨지며 사는게 쉽지는 않은것 같아 보여요.

sslmo 2010-07-26 21:43   좋아요 0 | URL
네,잘 보셨습니다요~
제 이 지랄 같은 성격이 말 한마디에 나아지면 얼마나 나아지겠습니까요~ㅠ.ㅠ

따라쟁이님,
맨날 야근에 불철주야시던데...먹는 건 잘 챙기시는 거예요?
생각해보면,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더라구요~^^

비로그인 2010-07-26 14:12   좋아요 0 | URL
까칠한 듯 날을 세우다가도 자기편임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눈꼬리 내려가는 ....
고렇게 맘 따뜻하고 동지애가 강한 사람!
요거이 누굴까요?

sslmo 2010-07-26 21:45   좋아요 0 | URL
글쎄,마기님에게 이렇게 후한 점수를 딴 사람이 누굴까요?^^
 
문화편력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 지식여행자 8
요네하라 마리 지음, 조영렬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유치환 님의 '깃발'을 보면,'이렇게도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한참 전 읽은<올가의 반어법>을 시작으로<발명마니아>(미식견문록>을 거쳐<문화편력기>까지 4권의 책을 읽은 후 느끼는 건데,나의 마리여사는 '깃발'을 닮았다.

어릴적부터 세상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녀 <문화편력기>란 이렇게 멋진 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지만,난 머릿 속으로 세상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느라 그녀가 잃었을 것들을 셈하기에 바쁘다. 

그게'깃발'로 공중에 매달렸기 때문에 우리는 멋지다고 얘기하고 있는 거지만, 
난 이시대를 사는 또 한사람의 외로운 영혼을 본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하고 먹먹하기도 하다.
 
'이곳저곳을 널리 돌아다님.여러가지 경험을 함'이란 '편력'에 맞게 경험시대와 장소를 아우르는 71편의 글들이 소개되는데,
우리의 정서와 비슷한 건 비슷해서 좋았고 새로운 내용들은 색달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친척인가 친구인가 이웃인가>에서부터 마리여사만의 독특한 반어법을 읽을 수 있었는데,
한 곳에 정착하는데서 느낄 수 있는 '안락함-안정감'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이나 친척 간의 유대관계,친구관계,인간관계 등 그녀가 포기했어야만 하는 것들을 최대한 쿨한 척 얘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으로 창을 내겠소''따뜻한 남쪽에서 살고 싶어요.'해가며 남향을 선호하는데,
일본도 그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반면 유럽에서는 가구가 상하기 쉽기 때문에 남향집을 꺼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향집이면 얼마간의 프리미엄도 붙는다고 알고 있다.
집을 부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밥맛들에게 이런 밥맛 발언으로 응수해야겠다. 
"전 유럽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요~^^" 

'옛이야기에 숨은 교훈'에서는  마리여사 버젼의 새로운 옛이야기들을 만들어냈나 싶기까지 하다.

'인류는 참으로  오랫동안,육체노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식으로 생각해왔다...내리 일만 하는 신데렐라는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진 것이고,본래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신분인 백설공주가 일하고 있는 것은 이상한 사태라는 설정이 그 증거다...그런데 옛이야기에는 다른 메시지도 들어있다.일하지 않고 응석받이로 자란 계모의 친딸들은 제멋대로이고 바보인 데다 정 없고 심술궂고 오만한 데 비해,일하면서 자란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상냥하고 슬기로워 모두에게 사랑받는다.그러므로 사회적으로 성공한다.이것은 단지 우연이 아니라,노동이야말로 인간을 완성한다는 사실을 인류가 예부터 간파했기 때문은 아닐까.(48~49쪽)'


<요리와 먹이의 경계선>의 내용들은 대부분 '미식 견문록'이란 책으로 갔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고개를 주억이며 수긍한 것은 '플라스틱 그릇에 담기는 순간,어떤 요리든 먹이로 전락한다.','식욕은 먹고 있을 때 생겨난다.'는 문구였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심장에 털이 난 이유>란다.
개인적으로 번역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유독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그녀는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지않는다.'와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그 미묘한 차이가 마음에 걸려 견딜 수 없어한다면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은 맞지않는다고 한다.동시통역사의 심장은 뻣뻣한 털로 덮여있다고들 한다.

 이걸 전환하여 생각해보면,이 미묘한 차이에 마음 걸려하는 섬세함이 번역을 하는 데 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심장에 털난다.'...이부분은 그간 나의 정서상으로는 '양심에 털난다'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일례로 영어로 heart,mind가 우리말로 가볍게 번역하면 '심장'이지만,따져 들어가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언젠가 '고종석'의 <여자들>에'요네하라 마리'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고 있었던 게 떠오른다. 

'글은 남고 말은 날아간다'는 속담이 가리키듯,통역사의 노동은 대개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그것은 허공으로 사라진다.반면에 번역가의 노동은 기록으로 남는다.기록으로 남지 않는 자신의 노동을 보상하기 위해 요네하라 마리는 문필가가 됐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리여사의 다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이나 감상과는 또 다른 교훈이라고 할까,처세법 한가지를 깨달았는데,어떤 무리에서 왕따를 당했을 때의 대처법이다.

왕따를 당했을때 취할수 있는 방법은 두가진데,
하나는 미운오리새끼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체념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난 원래 백조야' 이러면서 '스로 '를 즐기는 게 아닐까 싶다. 

마리여사는 후자를 택한 거 같고...
그리하여 그녀의 영혼은 외롭지만 말랑말랑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개와 고양이를 무더기로 키울 수 있었을테고,
하루에 일곱 권씩의 독서를 해치울 수가 있었을 것이며,
생각들을 확장시키고 뻗어 많은 글들을 쓸 수 있었을 것이고,
발명품들로 형상화 시킬 수도 있었을테니 말이다 .

이런 교훈은 다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깨달음이니,
나머지 책의 내용들이 다른곳에 실렸어도 좋았을 것을 짜집기한듯 가볍고 산만하다고 해도,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좋은 남편을 만나면 남편을 잃었을 때 엄청나게 불행하고,나쁜 남편을 만나면 남편이 없어졌을 때 해방감이 엄청나다.'
'러시아인에게는 자기의 재능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감각이 있는데...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의 경우...노력해서 몸에 익힌 재능은 자기것이지만,자기 재능은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자존심이나 잘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전혀없는 것,그것이 천재라는 겁니다.

 같은 구절도 충분히 생각할만한 거리를 제공했다.

옮긴이의 말에 보면,'그녀를 위한 자리는 이땅에 없다...독자들 가슴 속에 그녀를 위한 따뜻한 빈자리가 있기를 빈다'는 구절이 있다. 

내게 그녀는 깃발처럼 높이 걸려있지만,늘상 바라보고 되뇔 수 있는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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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23 23:44   좋아요 0 | URL
비틀어 꼬아보기의 명수시구만요?
이런거 좋드라요.
쾌감도 느껴지고...푸히히~

sslmo 2010-07-24 10:46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비틀어 꼬았나요?^^
푸히히~전 이런거 좋드라요~

꿈꾸는섬 2010-07-23 23:45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리뷰, 정말 좋아요.^^
전 아직 마리여사를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제가 마리여사를 많이 안다는 착각에 빠질 리뷰에요.ㅎㅎ 저도 만나야할텐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ㅎㅎ

루체오페르 2010-07-24 00:32   좋아요 0 | URL
저도 완전 똑같은 댓글을 달고 싶습니다.^^

sslmo 2010-07-24 10:51   좋아요 0 | URL
마리 여사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드실 겁니다~
워낙,멋져서 말이죠~

근데,전 깃발처럼 매달려만 있는 마리여사보단,
댓글 달아주시는 꿈섬님이 쪼큼 더 멋지세요~^^

같은 의미로 루체오페르님도 쪼큼 더 멋지시구요~^^

따라쟁이 2010-07-24 13:19   좋아요 0 | URL
저도 완전 똑같은 댓글을 달고 싶습니다. ^^-2

sslmo 2010-07-24 16:24   좋아요 0 | URL
같은 의미로 따라쟁이님도 쪼큼 더 멋지시구요~^^

프레이야 2010-07-24 02:41   좋아요 0 | URL
앗, 이 책도 읽고 싶어져요.^^
그녀 특유의 반어법과 외로움을 즐길 줄 아는 마음이 리뷰만으로도 다소 읽히네요.

sslmo 2010-07-24 10:5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발명마니아가 나오기전 마지막 작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아요.
막상 읽다 보면,
'어어~?이거 어디서 본 내용인데...'
'이건 미식 견문록으로 갔어야 하는 내용인데...'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말이죠~(,.)

글샘 2010-07-24 04:17   좋아요 0 | URL
이런 멋진 저자를 왜 하느님은 일찍 데리고 가신 건지...
저는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을 다 읽어 버렸습니다. ㅠㅜ
더 읽을 마리가 없다구요... ㅠㅜ
그치만, 아직 번역이 안 되었을 책도 있을지 모르죠. ㅋ 그걸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 마리 여사 팬으로서, 양철나무꾼님의 리뷰는, 좋은 뗏목이네요. 뗏목.

그리고 제 수강생이 이렇게 시를 인용해서 리뷰를 올리니깐 강사로서 뿌듯하군요. ㅍㅎㅎㅎ

2010-07-24 0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0-07-24 11:00   좋아요 0 | URL
전 아직 몇 권 남아있답니다~

그리고 비밀 댓글로 알려주신대로
피동접미사 '이'도 빼고 '되뇔 수'로 고치겠습니다.
꼭 첨삭 지도 받는 기분이예요~
베리 메리 해피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07-24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4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4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4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4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5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7-24 18:12   좋아요 0 | URL
미식견문록, 프라하의 소녀시대만 읽었지만 마리 여사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던거 같아요.
점점 팬심을 갖게 되는 마리 여사에요.
이렇게 멋진 리뷰를 볼때마다 나는 뭐라 써야 될까 망설이지만...^^

sslmo 2010-07-25 13:5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전 마리여사 리뷰대회에 개인적으로 감사하는 1인인데요~
마리여사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었는지는 차치해 두고라도,
삶을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살아간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에게 홀릭할 수 있게 만든달까요~^^

마찬가지로,순오기님께도 제가 홀릭하게 될까봐 아주 조심하고 있습니다~^^

순오기 2010-07-27 01:56   좋아요 0 | URL
마리여사는 열정적으로 살아간 사람 맞는 거 같지만
저는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사람이라고요.ㅠㅠ

sslmo 2010-07-27 02:12   좋아요 0 | URL
그러시담 뭐 그 게으름에 홀릭하면 되는거죠~^^

다이조부 2011-02-17 09:49   좋아요 0 | URL

이제야 문화편력기 를 읽었어요

주인장이 벌써 예전에 읽은 책이군요 ^^

sslmo 2011-02-18 01:42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지난 여름 마리여사에 홀릭하여 살았더랬군요~^^
 

요즘 너무 행복했었다. 

너무 행복해서 한 순간 일장춘몽이 아닐까, 꼬집어 보려다가, 
'꿈이어도 좋다.이 기분을 조금만 더...'하고는 이내 헤헤~거린다.

소통의 즐거움이라고 해야할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맘껏 하면서 느끼는 카타스시스라고 해야할까?
다른 곳에서 였다면 절대 환영받지 못할 얘기들,
고리타분한 아줌마는 책을 끼고 책 속으로 다시 걸어들어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책만 끼고 살았었는데... 
이곳에서는 멍석까지 깔아주고 자상한 댓글도 달리고, 
적립금도 자고 일어나면 눈덩이처럼 불어있고,
심지어 선물까지도 떡~하고 안겨준다.

어제는 <마음산책>의 '나의 책사용법'이벤트 당첨으로 책 두권을 선물받았다. 
물론 책 두권도 너무 좋았지만,저 빨간 편지지에 쓰여진 러브레터도 설레였다. 
나도 마음산책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감사인사라도 드리려고,<마음산책>블로그에 들어갔더니 <마리여사>리뷰대회 말고도 캡쳐 이벤트가 있는데 저조한가 보다~ㅠ.ㅠ 
(스크롤의 압박이 있겠지만...나도 함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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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ssim 2010-07-23 09:59   좋아요 0 | URL
축하드려요. 소통의 즐거움...좋지요.
함깨 한다는 것, 공유한다는 것, 나눈다는 것이 그래서 좋은 게 아닐까 싶어요.
글 많이 올리세요.
열심히 댓글을 달께요.

sslmo 2010-07-23 22: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솔직히 소통의 즐거움을 느끼기까지,제 자신의 벽을 깨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내가 다른 이들의 서재에 들어가 불쑥 댓글을 단다는 게 좀 쑥스러웠거든요.
그런데,다들 반갑게 맞아주셔서...이제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그러니 소통의 즐거움도 알겠는거지요~^^

2010-07-23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3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쟈니 2010-07-23 16:35   좋아요 0 | URL
아. 부럽습니다. 소통과 공유...
저는 요즘 일만 해서, 소통, 공유.. 이런게 참 많이 아쉽습니다.
알라딘에서 이렇게 맘이 통하는 분들과 이야기 하는 게 낙이었는데,
요즘 못하고 있네요..
양철나무꾼님 덕에 힘내서, 저도 열심히 읽어보렵니다!
건강하셔요!!!

sslmo 2010-07-23 22:19   좋아요 0 | URL
일 마무리짓고 오세요~
제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근데,근데...일보다는 건강이 우선인 거 아시죠?^^

꿈꾸는섬 2010-07-23 17:01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좋은 책 선물 받으셨네요. 부러워요.ㅎㅎ
이곳이 있어 소통하고 속도 풀고 그렇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sslmo 2010-07-23 22:21   좋아요 0 | URL
제 소통이라는 인연의 한쪽 끝자락은 꿈섬님이 쥐고 계시는 거,아시죠?

꿈꾸는섬 2010-07-23 23:39   좋아요 0 | URL
ㅎㅎ저도 그런걸요. 양철나무꾼님 책 이야기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sslmo 2010-07-24 11:19   좋아요 0 | URL
꿈섬님이랑 신선놀음하다가 도끼자루 썪는 줄도 모르면 안 되는데...ㅋ~.

루체오페르 2010-07-23 20:01   좋아요 0 | URL
훈훈,흐뭇해요~^^

sslmo 2010-07-23 22:23   좋아요 0 | URL
덕분에요~
근데,이 무더운 여름날 '훈훈'하게 해드려서 어떻게 해요?
창문을 활짝 열어놔 보세요~
밤이라 그런지 제법 시원한 바람도 한번씩 불어줍니다.

루체오페르 2010-07-23 22:39   좋아요 0 | URL
하핫 괜찮습니다~
오늘은 간만에 비 덕분에 하루종일 선선해 정말 살것같습니다!
너무 고마워요.ㅎㅎ

sslmo 2010-07-24 11:23   좋아요 0 | URL
제 직장은 에어콘 빵빵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지만,
루체오페르님이 살 것 같다고 하시니,
저도 한결 숨통이 트이는 느낌인걸요~^^


순오기 2010-07-23 22:58   좋아요 0 | URL
소통의 즐거움, 그 한 귀퉁이에 저도 끼렵니다~ ^^
마음산책 선물 저도 받았는데~~ 요즘 인증샷이 밀려서 한번에 몰아서 올려야겠어요.

sslmo 2010-07-24 11:24   좋아요 0 | URL
저도 순오기님의 인증샷 구경하러 가겠습니다~^^

저절로 2010-07-24 12:03   좋아요 0 | URL
양념 안뿌리고 해볼랍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sslmo 2010-07-24 16:34   좋아요 0 | URL
양념을 안 뿌리신다구요~
양념없는 에파타님의 글들은 앙꼬 없는 찐빵이고,붕어 안들어간 붕어빵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