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에게 
                          
                         - 문 병 란 -


이별이 너무길다 슬픔이 너무길다
선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에 노둣돌을 놓아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은하수 건너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딛고 다시만날 우리들
연인아 연인아 이별은 끝나야한다
슬픔은 끝나야한다 우리는 만나야한다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은하수 건너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딛고 다시만날 우리들
연인아 연인 이별은 끝나야한다
슬픔은 끝나야한다 우리는 만나야한다


                         - <땅의 연가>중에서 -


칠월 칠석이다.
헤어졌던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도록, 
옥황상제도 허락하시고,
날씨도 도와주고,
까치와 까마귀도 다리를 놓아주며 협조를 하는 날이다. 

첫사랑이 지금의 사랑인 난, 
뭐,그동안 '칠월칠석'이라고 하여 특별히 보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올해는 칠월칠석이 되니 나도 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하지만,그는 옥황상제라면 모를까... 
날씨나 까치,까마귀의 협조 따위로는 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은 수없이 많지만,더 이상 이승에서 아무도 그를 볼 수는 없다.

저 시에,곡을 붙여 가수'김원중'이 노래를 불렀다.
이 곡을 고인이 좋아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인의 애창곡이라고 하면<작은 연인들>이나 <상록수>따위의 민중가요를 떠올리지만,
저 <직녀에게>란 곡을 참 좋아하셨고, 
그래서'노무현이 좋아하는 노래 직녀에게'라고 소개하고 부르라고 했다는 후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중가요 한곡에 감동을 받을 줄 알고,
가수의 손을 붙들고 당신의 감동을 전할 줄 알고,
이렇게 겸손하고 소박한 대통령이 이 나라에 또 있을까 싶다.

길이 아니다 싶으면 가지 않고,
말이 아니다 싶으면 섞지 않으면 된다.

이 나라 어디에선가 말 같지 않은 소리로 고인을 흠집내려 하지만,
오히려 추억을 선연히 할 뿐이다.

보고 싶지만 이승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이다.
'직녀에게'라도 들으며 그를 추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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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16 16:29   좋아요 0 | URL
저 노래 정말 좋은데.
오늘 칠월칠석인가요? 글쿠나.
어쩐지 하루종일 흐리더라니... 저 구름이 까마귀 까치 떼였구나.
한두방울 빗방울이 번지더라니... 반가움의 눈물 방울 흩날렸구나. 아하.

sslmo 2010-08-16 16:35   좋아요 0 | URL
이런 멋진 댓글은 감당할 수 없어요~
이리 와요,쪼옥~^^

2010-08-16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8-16 20:02   좋아요 0 | URL
으잉~? 오늘이 칠월칠석인가요?? 흠~~칠월칠석이라도 전 어제와 똑같군요~ 그러고보니 해마다 칠월칠석은 잊혀진 명절(명절 맞나요??)인 것 같습니다..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인..뭐 그런거 있잖아요..춘분이나 추분 같은 절기..ㅎ

sslmo 2010-08-17 10:1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가슴 시린 사랑을 아직 못 해보셨을 정도로 영거(?)하시다는 자랑이심~?^^
칠월칠석은 음력 명절이죠.
춘분,추분은 태양력에 의해 움직이는 24절기 중 하나고~~~

순오기 2010-08-16 21:20   좋아요 0 | URL
김원중이 부르는 '직녀에게'를 현장에서 들으면 전율이 일어요.
오늘이 칠석날인줄도 모르고 넘어갔네요.
이유가 있어 종일 비가 오는 것을... ㅠㅠ

내서재에 받고 싶은 책과 주소3종세트 얼른 남겨주세요, 오늘밤에~

sslmo 2010-08-17 10:13   좋아요 0 | URL
그쵸~?
순오기님도 들어보셨군요,헤에~^---------^
님이 들으실때도 '노무현이 좋아하는 직녀에게'라는 코멘트를 하시던가요?

순오기 2010-08-17 19:15   좋아요 0 | URL
제가 들은 건 2008년 6월 10일과 그해 가을~
하지만 그런 멘트는 없었어요.
그땐 모두가 노무현을 사랑한다고 커밍아웃 하기 전이었고...
문병란 교수님은 우리지역 문화행사에 다 참예하시니 많이 뵈어서
행사때마다 내가 찍은 사진도 서너 번은 되네요.
나중에 기회되면 직녀에게 노래하는 김원중씨랑 같이 올려볼게요.

꿈꾸는섬 2010-08-16 23:3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의 감수성...참 좋아요.^^
첫사랑에 실패한 전 칠월칠석이라고 첫사랑이 보고싶진 않네요.ㅎㅎ
첫사랑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을 가끔 하긴 해요.ㅋㅋ

sslmo 2010-08-17 10:17   좋아요 0 | URL
헤에~이 놈의 감수성 때문에 종종 머리를 옵션으로 들고 다니냐는 소리를 듣습니다요~^^

저절로 2010-08-17 14:30   좋아요 0 | URL
무현씨..맘에 두고 계셨군요.
제 취향인데..어쩜, 이성 취향도 저랑 이리도 같으신지요.

이쯤되면 슬슬 두려워지는데요. 혹, 남편분도 제 취향?

sslmo 2010-08-17 16:47   좋아요 0 | URL
울 남편은
김대중이었다가,
노사모로,
그러다가 문향으로,
그러다가 요번엔 천호선이 어쩌고 저쩌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줏대없이 왔다갔다 하는 위인이어도 괜찮으시다면,
기꺼이 내어 드리죠~^^

세실 2010-08-17 15:18   좋아요 0 | URL
첫사랑이 지금의 사랑이시군요. 그것도 좋을듯.
음 전? 어디에서 사는지도 몰라요. ㅠㅠ

sslmo 2010-08-17 16:50   좋아요 0 | URL
첫사랑이 지금의 사람일 뿐이고...
그 후로도 쭉 제가 가슴을 가지고는 살아왔습니다.

여자는 자기가 첫사랑이기를,
남자는 자기가 마지막 사랑이기를,원한다죠~

전 그런 일반론적인 것을 잘 지켜가는 사람이 될고예요~^^

비로그인 2010-08-17 21:33   좋아요 0 | URL
아 .. 본문과 댓글들로 인해 양철나무꾼님이 여자사람이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ㅋ

첫사랑이 아주 오래오래 허연 백발이 되더라도 지켜진다고 생각하니 참 부럽고 그렇습니다 ^^

sslmo 2010-08-18 09:41   좋아요 0 | URL
호,호,호...나무꾼이 꼭 남자 사람여야 한다는 편견은 버리셔야 한답니다~

새벽녁에는 제법 바람이 쌀쌀하더라구요~
자다가 일어나서 창문 닫고 다시 잤어요.
옛날에 님이 쓰셨던 입추 기념 페이퍼,음악이 듣고 싶은 아침입니다~^^

hina 2010-08-20 00:55   좋아요 0 | URL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속설이 허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화끈하게 증명해주신 커플이시군요.ㅎㅎ
저는 첫사랑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6학년때였나,중학교때였나...
임튼 시점은 정확하지 않기는 하지만 (그게 중학교때였다고 치고),
비오는 날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며 서있던 그 남자애를,
집 베란다에서 가만히 구경하던 기억은 꽤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아.왜 이런기억은 사진처럼,그림처럼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는걸까요?

sslmo 2010-08-20 01:11   좋아요 0 | URL
오늘 같은 날,음악과 함께 하나씩 풀어놔 보세요~
제가 같이 되짚어 드릴게요.

비오는 날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며 서있던 남자애라...
그 다음은요~
음악은 before the rain으로 준비할까요?
아님,after the rain?

쟈니 2010-08-20 18:38   좋아요 0 | URL
참.... 글을 읽으며 괜히 눈물이 살짝 나는군요.. 우리대통령... 노무현... 그가 그립습니다.

sslmo 2010-08-22 16:25   좋아요 0 | URL
저도 님 글 댓글 달면서...울컥 합니다.
저도...그렇습니다.
 

난 정든것,길들인 것을 잘 못버리는 단점이 있는데,
그건 추억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물건들이나 기억들을 자주 들춰내서,'옛스럽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헬멧,방독면,사다리. 

난 서울 변두리 주택가에서 자랐다.
대학을 들어가 제일 당혹스러웠던 게 최루탄의 매캐한 냄새였다.
항상 재채기가 날듯 말듯한 그 냄새는,코만 자극하는 게 아니고 눈에 핏줄도 세우고 피부도 아렸다.

그런 내게 대학생활을 하면서 꼭 필요했던 물건을 대라면,
모자,손수건,운동화를 꼽겠다. 

아마 나를 경계로,최루탄과 화염병이 없어진 걸로 안다.
  

1999년 AP통신 '금세기 100대 사진'으로 선정된 이 사진을 찍은'고명진'의 경우,그 당시 사진 기자에게 꼭 필요했던 세가지를 이렇게 꼽았다. 

이건 2010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물건 들이지만, 
8,90년대를 거쳐온 우리라면 잊고 넘어갈 수는 있어도,잊어버려서는 안되는 물건이다. 

어제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으면서 '고명진'이 분이 참 부러웠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하고 싶던 일을 나이 60을 바라보는 바라보는 지금까지 하고 있다는 거고,
아직 까지 현장에 있는게 행복하다고 얘기하기 때문이었다. 

'저는 그래서 늘 얘기하는 게 저는 1%의축복을 받은 사람이라고 얘기합니다.고등학교 때 하고 싶었던 일을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분이 얘기하는 인물 사진의 사진발 잘 받는 분으로는,문인환 목사와 김수환 추기경을 꼽는데, 
그 분들은 '마음이 편안하니까 긴장을 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찍는사람과 찍히는 사람 모두 마음이 편안할 때 가장 사진이 좋게 나온단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와 닿았던 건, 
이분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좋은 사진이란,사진을 통해서 느껴지게 하는 것,
느껴지게 하는 것 다음 단계가 바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이란다.
느껴야 사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그에 따라서 행동을 또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건 행동이란다. 

이런 사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시 쓰는 그날 그거리>
고명진 지음, 조천우.최진 글.정리 / 한국방송출판 / 2010년 5월

 
그래서 나도 행동으로 옮겼는데,
'고명진'이분의 <다시 쓰는 그날 그 거리>라는 책을 직접 오프라인으로 구매했다는 거다.
알라딘에 좀 미안한 말을 해야겠다.
사실 난 동네 서점을 주로 이용한다.
그때 그때 feel 꽂힐 때,내키는 대로 내키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책들을 보면서,책들의 기를 흡수하고,서점의 책들이 내것인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나는 그저 내 입맛에 맞게 골라 읽으면 된다.

하지만,이 책은 동네서점에는 없었고, 
알라딘은 8월19일에나 배송이 된다는데 그때까지 넋놓고 있고 싶지 않았다. 
feel충만할 때 보고 싶어서 대형서점으로 내달렸다. 
I'm sorry,알라딘.so sorry~

이 책을 읽으며(솔직히 읽을 건 별로 없다,보며) 생각난 책 들,
 

 

 

 

 

 <윤미네 집>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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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8-15 18:05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의 책 소개는 정말 매혹적이에요. 제가 잘 모르는 책들이 참 많아요.^^

sslmo 2010-08-16 02:39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잡식성이죠,헤에~^^
하지만,그래도...결국엔...'나으 사랑 장르소설'입니다요~
다 장르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이해하기 쉽게...
느낄 수 있어야 사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그래야 행동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프레이야 2010-08-15 19:18   좋아요 0 | URL
고인이 된 정몽각님의 윤미네집, 저도 참 좋아해요.
가끔 동네서점에 가서 책들을 실제로 보고 필~받아 오곤 하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나이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게 있을까싶네요.

sslmo 2010-08-16 02:47   좋아요 0 | URL
전몽각님,<윤미네집>도 참 좋아요.
근데 윤미네집에도 사진 속에 아빠가 없죠.
제가 고명진 님이 멋지다고 하는 건,
고명진님은 '느낄 수 있어야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에서 귀결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으로 봤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느라 사진 속에 없는 아버지를 사진 속으로 끌어들이는 캠페인을 하신다네요~

마녀고양이 2010-08-15 19:25   좋아요 0 | URL
대학 가서 맡은 최루탄 냄새보다,
고2~3학년에 맡은 최루탄이 더 많았구,,,
매일 오후마다 교실 창문 닫아걸고, 심지어 한두시간 빨리 끝나는 일들이. ^^
골목 골목으로 뛰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을 보며,
왜 그런지도 몰랐던 철없는 나... 그저 대학 식당이나 슬쩍 이용할 머리나 굴리고. ㅠㅠ

sslmo 2010-08-16 02:57   좋아요 0 | URL
후훗~어느 동네 살았는데요?
글구 대학식당은 뭐 아무나 돈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거 아니었어요?
암튼 밖에서 3000원 하던 비빔밥이 500원 했던 걸로 기억나요.
자장면도 그 정도~
단대를 돌아다니면 같은 가격 대 맛난 식당이 따로 있었고,
신입생 때는 그 단대로만 몰렸었는데...나중에는 것도 시들해 졌었죠~
아,그러고 보니 '선배는 걸어다니는 식권~'이라는 말도 있었고,
'빼빼로 아저씨'라고 불리우던 유독 내게 빼빼로 사주길 좋아하는 좋아하던 그 선배도 떠오르고...
진짜 그땐 좋았었지,그리고 그땐 몰랐었지~^^

yamoo 2010-08-15 20:35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좀 미안한 말을 해야겠다.
사실 난 동네 서점을 주로 이용한다.

여기서 뻥~ 터졌습니다..ㅋㅋㅋ 동네 서점을 주로 이용하시는 군요^^ 전 대형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둘러본 후 알라딘에서 주문합니다~ 왜냐먄 알라딘은 할인을 해 주거든요~ㅎㅎ 알라딘에 없는 책들만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한답니다~

근데, 진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나이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축복받는 일! 제일 윗 사진..유명한 사진인데, 고명진이라는 분이 찍은 거군요! 오늘 고명진이라는 사진작가를 나무꾼님 덕분에 첨 알고 갑니다~

sslmo 2010-08-16 03:06   좋아요 0 | URL
고명진님,진짜 멋진 분이시더군요~
yamoo님께 알려드릴 수 있어 뿌듯합니다.

전 알라딘을 둘러보고 동네서점을 이용합니다.
동네서점도 할인을 10%해주는 셈이죠.
동네서점은 근데 한 박자 늦죠~

근데 좋은 건요,
제가 가면 시원한 냉커피도 한잔 얻어 마실 수 있고,
약간의 하자를 가지고 반품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안 사면 되니까~)
때론 철지난 잡지 책의 부록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이곳처럼 등급을 구매실적에 따라 플레티넘,골드,실버로 나누지도 않고...
그냥 얼굴을 자주 내밀면 '단골'이 됩니다여~

yamoo 2010-08-16 09:50   좋아요 0 | URL
헉! 철지난 잡지책의 부록~~ 거기 어디에요?? 철지난 잡지의 부록을 얻기란 정말 힘들던데 말이죠..ㅎㅎ

sslmo 2010-08-16 10:13   좋아요 0 | URL
철 지난 잡지의 부록 얻기 정말 힘든 거 맞아요~
요즘은 철지난 잡지랑 부록이랑 따로 따로 수거해서 부록(=사은품)은 따로 판대요.
제가 말한 철 지난 잡지의 부록은,보통 한해 이상 묵은 인쇄물들을 말하는 거죠.
수거해 갈 때 미처 딸려가지 못한 애들~

근데 어디 어디를 따질 것 없이,동네 서점이면 이 정도 융통성은 발휘해요.
뭐,yamoo님은 헌책방도 이용,더 '야무'지시던데요,뭘~^^

머큐리 2010-08-16 08:13   좋아요 0 | URL
흠..나무꾼님도 지름신을 소환하는데 일가견이 있으시군요...^^
기자들이 헬멧, 방독면, 사다리가 필요했다면 학생이나 시민들은 손수건, 마스크, 기타 무기가 되던 뭔가를 지녀야 했던 그 시절..이었죠

sslmo 2010-08-16 10:21   좋아요 0 | URL
헐~머큐리님도 손수건,마스크 외의 기타 무엇을 아신단 말이죠?
저보다 한참 영거하실 줄 알았는데...동시대,동년배로 인정하겠습니다요~^^

뭐,억울하다고요?
할 수 없슴~다.기타 무엇을 아신 덕분이라고 할 밖에요.^^

세실 2010-08-16 08:31   좋아요 0 | URL
어머 저도 대학때 체류탄 가스 많이 맡았는데.....우리는 동시대? ㅎㅎ
전 동네 서점에 미안해요. 책만 훝어보고는 본전 생각에 그냥 나오니 말입니다.
늘 플레티넘 회원을 유지하고 있는 저에게 알라딘은 상 줘야 해요.

sslmo 2010-08-16 10:33   좋아요 0 | URL
헐~세실님도 동시대?
사진으론 한참 영거해 보이시던데...영광입니다요,헤~^^

그러기 마련인가봐요~
양쪽 다 상받을 정도가 되려면,다 읽기도 버거울 뿐더러...
가정 경제에도 심히 위협적이겠죠~^^

마녀고양이 2010-08-16 15:07   좋아요 0 | URL
세실언냐... 언니가 두해 앞선 시대? ㅋㅋ
나무꾼님은 저랑 완전 동시대거등여~~ 아하하.

세실 2010-08-16 23:22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구나. 개띠^*^
은근 개띠 많아요~~~ 멍멍 =3=3=3=3=

sslmo 2010-08-17 10:19   좋아요 0 | URL
은근 많은 견공 친구들이 궁금한 걸요,ㅋ~^^

책가방 2010-08-16 16:11   좋아요 0 | URL
사진기 앞에서 표정 잡는 걸 어색해하는 까닭에 우리집 사진에는 아빠대신 제가 항상 빠져요~~ 저를 사진속으로 밀어넣어 주실 분... 어디 안계세요..??
문인환 목사님이나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려면 제 이름도 00환으로 바꿔야하는건지..??ㅋ



sslmo 2010-08-16 16:33   좋아요 0 | URL
'정로환'으로 개명하시면 속이 편안해지는 건 보장할 수 있습니다여~^^

님,서재 소개 '중도 은둔형 외톨이(?)'의 뜻을 이제 살살 이해할 수 있을 듯~!
그래도 전에 '노호혼'때 보니까,님이 찍은 사진들 다 편안하고 따뜻했었어요.
제가 그렇게 코멘트도 남겼던 기억이 있는데...^^

책가방 2010-08-16 18:01   좋아요 0 | URL
정로환..ㅋ 센스쟁이시군요..ㅎㅎㅎ
 

           
지난 밤 야식으로 시작한 달걀은 맥주로 이어졌다.
알콜 냄새와 땀 냄새를 폴폴~풍기며 잠이 든 때문인지, 
모기에게 맘에도 없는 수혈을 하였다.
콧잔등,귓볼과 눈꺼풀...어떻게 이렇게 되도록 모르고 잠을 잘 수가 있었나 싶다. 
잘 안보이는 한 눈으로 더듬어 냉동실의 얼음을 꺼내다가,
얼음을 발등에 떨어 뜨렸는데...너무 아프다.
눈의 부기를 빼기 위해 사용하려던 얼음을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며 눈에 아무 연고나 찍어 바른다.
'쏴~'금방 시원해지다 못해 시려워 눈물이 난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어떤 차가 '떡~'하니 내 차를 가로막고,
단정히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걸어 잠그셨다.
다른 때라면 쿨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했겠지만,
쑥대밭의 얼굴을 대중에게 들이미는 거야말로 대중의 눈을 '오염'시키는 거다.
안개인지 비인지 내려앉은 거리를 햇볕차단용 선그라스를 끼고 걸으려니,
내가 생각하기에도 머리에 꽃 꽂을 수준이다.

                 작은 완성을 위한 고백

                                              
                                                 
- 이 면 우 -


술, 담배를 끊고 세상이 확 넓어졌다
그만큼 내가 작아진 게다

다른 세상과 통하는 쪽문을 닫고
눈에 띄게 하루가 길어졌다
이게 바로 고독의 힘일 게다

함께 껄껄대던 날들도 좋았다
그 때는 섞이지 못하면 뒤꼭지가 가려웠다
그러니 애초에 나는
훌륭한 사람으로 글러먹은 거다

생활이 단순해지니 슬픔이 찾아왔다
내 어깨를 툭 치고 빙긋이 웃는다
그렇다 슬픔의 힘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제는 내가 꼭 해야 할 일만을 하기로 했다 
  
노동과 목욕, 가끔 설겆이, 우는 애 얼르기,
좋은 책 쓰기, 쓰레기 적게 만들기, 사는 속도 줄이기, 작은 적선,
지금 나는 유산상속을 받은 듯 장래가 넉넉하다

그래서 나는 점점 작아져도 괜찮다
여름 황혼 하루살이보다 더 작아져도 괜찮다
그리되면 그 작은 에너지로도
언젠가 우주의 중심에 가 닿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 동네 어느 누군가는 인터넷 중독이라며 자체 치유에 들어갔다. 
살짝 부럽다.
난 인터넷 중독'증'이라는 말로 부족하다.
폐인 수준이다.
(아마도 이곳 서재 오픈 이래,최단시간에 폐인에 등극하지 않았을까?)
증상은 개선이 가능하지만, 폐인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가 없는 이 동네는 살짝 허전하고 쓸쓸할 것이다.  
 

달력을 보니,8월13일 금요일이다.
'13일의 금요일'의 액땜 치고는 나쁘지 않은거다.
뭐,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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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8-13 17:05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 2010-08-13 17:39   좋아요 0 | URL
아...작은 완성을 위한 고백...정말 좋습니다. 마음에 쏙 들어오네요. 감사합니다.

sslmo 2010-08-13 17:42   좋아요 0 | URL
네,저도 넘 아끼는 시집이예요~
아껴두고 오늘 같은 날 꺼내 야금야금 읽어요.

2010-08-13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3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8-13 18:00   좋아요 0 | URL
쑥대밭의 얼굴을 대중에게 들이미는 거야말로 대중의 눈을 '오염'시키는 거다...재밌는 표현이에요..ㅋㅋ 근데, 얼마나 깊게 주무셨길래 모기 물리신줄도 모르고~ 알콜의 효력인가요?^^

sslmo 2010-08-13 21:42   좋아요 0 | URL
제가 독한 술은 좀 되는데,맥주가 좀 안 되네요~^^
건 아니고 '아즘'마인드 인듯~
비싼 술 먹고는 돈 아까우니 고이 주무셔야 할 것 같고,
괜히 맥주 마시고 흥청거리는 거죠,헤~~~^^

마녀고양이 2010-08-13 18:00   좋아요 0 | URL
아침에 13일의 금요일이 확 눈에 띄더만여.
그래두..... 난 별일 없이 잘 보내는 중.
코알라 하늘교육 수업 때문에, 집에 에어컨을 켜놨더니 그저 행복해여~ 흐.

sslmo 2010-08-13 21:49   좋아요 0 | URL
쾌적 실내분위면,울 마고님 기분은 쾌청?

우리 적어도 날씨 따위에 좌우되지는 맙시다~!!!
(저요?저 며칠째 날씨에 따라 급변 중~꼭 조울이 같음!)

마녀고양이 2010-08-14 10:50   좋아요 0 | URL
난 아프지 않고 주위 환경 쾌청하고 배 무지하게 고프지 않으면,,
대충 기분 괜찮은 편이예요. ㅋㅋ

sslmo 2010-08-15 16:24   좋아요 0 | URL
2010년 8월15일, 오후 4시를 좀 넘은 현재,
나도 아프지 않고,주위 환경 쾌청하고,배 무지 고프지 않음.
고로...대충 기분 괜찮음~^^

비로그인 2010-08-13 23:19   좋아요 0 | URL
^^..
모기도 담날 좀 숙취에 고생했겠습니다.
전 오늘밤 청하 한잔과 함께 마무리하려고요.

sslmo 2010-08-14 01:23   좋아요 0 | URL
오늘은 청하 한잔 하는 집으로 갔나 봅니다.
아직 '안녕~'한 걸 보면~^^

내 자신을 향하여,나의 그녀를 향하여
'오겡끼 데스까~'한번 소리쳐 주고 싶은 밤입니다~^^

비로그인 2010-08-14 02:57   좋아요 0 | URL
삶은 달걀과 맥주, 모기, 발등에 떨어진 얼음, 선글라스 그리고 한 편의 시...
독립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네요.
저도 뭐 그렇다는 얘깁니다^^

sslmo 2010-08-14 03:12   좋아요 0 | URL
그 다음은,
한편의 시,하얀 쌀밥,역시나 뜨거워서 흘리는 눈물 한방울,술 한잔 없이도 취할 수 있는 밤,하지만 머릿 속은 더 또렷해지는 밤...입니다.
바람이 차갑습니다.
어머니 방 창문 살짝 닫아드리세요~^^
효녀 후와님~
 
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 만화가 열전 1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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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이다. 
정답은 '달걀'이란다. 

그럼 달걀은[           ]을 치면서 먹어야 할까? 
"소금?"
'땡~' 되시겠다. 
정답은 '가슴을 치면서 먹어야 한다' 이다. 

이런 논리로 최규석은 내게 '삶은 달걀' 되시겠다. 
가슴을 치면서 읽어야 하니까~

그런 의미로 볼때,요번 <울기엔 좀 애매한>은 좀 평이하다. 
잔잔하다고 해야 할까?
그의 전작들에 비해,충격이 쓰나미로 몰려오지 않는다. 

내가 최규석을 처음 만난 건 <고래가 그랬어>를 통해서다.
거기에 <코딱지 만한 이야기>에 천사가 나오는 데,
여기 나오는 천사는 천사가 아니라,실은 천사의 탈을 쓴 악마였었다.
그리고 천사의 탈을 쓴 악마는 칼에 찔려 죽는다.

그의 입장은 '아이들에게 예쁘고 좋은 것만이 아닌,진실을 알려주어야 한다'였는데, 
난 그때 칼자루를 아이들에게 쥐어주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었다.

근데,요번에 이 작품을 읽으면선 생각이 좀 바뀌었다. 
아무리 비루한 현실이라도 현실을 똑바로 직시할 필요가 있고,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데서,꿈이 출발할 수 있는 것이다. 

만화책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어록이 등장하는데,
 
착한 사람 위해서  
고생하는 건
안 힘들어 
라고 아즘이 말했어. 

그러니까 내가 힘들게
느껴지면 넌 나쁜 사람
이라는 거지. (20쪽)

후훗.고기가 땡기면 고기를 먹는 것. 
어른의씀씀이란 것이지.(24쪽)


그렇게 되면 옆에도 싸이코,뒤에도 싸이코,각자의싸이코 파워가 서로 씨너지를 일으켜서 '굽신굽신'이니 '털썩'이니 하는,표기는 하되 입으로 말해서는 안 되는 의성어,의태어 들을 남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일상적으로 구사하는 싸이코 오브 싸이코로 거듭나는 것이지.(26쪽)


너희들 눈 앞에 있는 건 은지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 
... 
아는 걸 그리지 말고 보이는 걸 그려라. (38쪽)
라고 얘기하는 걸,

"캐리커처 하랬지 누가 뽀샵질 하랬냐?"

"전 보이는 대로 그립니다." (61쪽)
에서 맞받아 치는데,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옛날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 영화를 봤을 때,견주의 걸음걸이를 가지고 엄청 욕을 했었던 것과 비교, 
최규석의 그림은 그런 의미에서 현실적이고 진실되다.

태섭 샘의 독설은 전편에 걸쳐 계속 되는데,그의 독설이 좋다. 
그의 독설 속에는 찢어진 상처를 꿰매고 다독이는 힘이 들어있다.

최규석 형아에게 할 말이 있다.  
작업노트 중 140쪽을 보면,원빈,은수,태섭에 대한 캐릭터 설정이 확실하다. 

'사람들이 많을때는 말을 살짝 더듬으면서 목소리가 떨립니다.그래서 원빈의 말칸은 테두리가 오글오글한 게 많죠.'
라던가, 
'사실 은수가 처한 상황을 이겨내는 데는 스스로를 땅바닥에 굴리는 성격이 도움이 되지요.이런 식으로 올지않고 잘 견뎌왔겟지만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내공이 이 정돈데... 

힘들게 만화를 그리지 말고 어디 목 좋은 것에 자리 잡고 점집을 차리자고...
내가 그럼 한 백명 정도 고객은 확보할 수 있을텐데,ㅋ~.
 
난 원빈도 너무 좋다. 
너무 멋지다.  
 
그는 지금 세상의 처절한 파도에 휩쓸려 망망대해를 항해중일 게다. 
그는 자신의 달걀 같은 삶과 꿋꿋히 마주하고 있을 게다.
마주하여 여러가지를 배우고 발견하고 성장하고
또 접어야 할 꿈의 한 자락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접어야 할 꿈 또한,
또 다른 삶은 달걀처럼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은 그래도 좋을 나이이다. 
하지만,방심은 절대 금물~! 
적절한 곳에서 가슴도 한번 씩 쳐 주어야 하고,
적당한 크기로 잘게 베어 꼭꼭 잘 씹어 삼켜 주어야 한다.  


야참으로 먹으려고 달걀을 몇 개 삶았다.
옆에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남편이 한마디 한다.

"달걀 하나 먹기를 생쇼를 한다.
 가슴을 팍팍 두들겨 대질 않나,눈물을 흘려대질 않나?
 뜨거우면 좀 식혀 먹으면 되잖아~"

"어?...어~,
 그게 아니고 책이...책이 좀 그렇다아~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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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12 21:41   좋아요 0 | URL
삶은 달걀이고, 달걀은 가슴을 치며 먹어야 한다? 흠... 글쿠낭.
그런데 꼭 그렇게 어렵게 드셔야하나여? 옆지기 님 말씀에 동감동감...
나는 소금 치고, 음료수 옆에 놓고 마실테여염... 마요네즈 발라도 맛있던뎅...
급 삶은 달걀이 땡기시와여, 마녀고양이님이~ 뽀~

sslmo 2010-08-13 17:09   좋아요 0 | URL
전 달걀 얇게 썰어 치즈랑,올리브,햄,크래커 중 있는 것 얹어 까나페 만들어 먹는 거 좋아해염~

까나페랑 어울리는 리쿼 한 잔 했음 좋겠다~^^

책가방 2010-08-13 00:14   좋아요 0 | URL
삶은 달걀은..... 노른자를 버리고 먹으면 된답니다.ㅋ

저도 오늘 책 받았는데 6학년, 중2 딸아이는 금방 읽었는데 전 역시 만화는 체질이 아닌듯 손이 가질 않네요. 그래도 내일쯤엔 읽어봐야지.. 하고 있답니다..^^

sslmo 2010-08-13 17: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남자는 맨날 먹어도 괜찮은 게 달걀이지만,
여자는 일주일에 세 개만 먹어줘야 하는 게 이 달걀이지요~

책,잘 들여다보면 만화 같지 않고 수채화 같아요.
꼭 읽어보세요~^^

순오기 2010-08-13 00:28   좋아요 0 | URL
마이리뷰 8월의 당선작으로 추천합니다!!
본질을 꿰뚫어 보는 독자~~~~~
하지만 제목은 <울기엔 좀 애매모호한>이 아니라고요.ㅋㅋ

sslmo 2010-08-13 17: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울기엔 좀 애매한'으로 정정했습니다.

순오기 2010-08-13 20:44   좋아요 0 | URL
일부러 '애매모호한'이라고 한 건 아닌가 생각했어요.ㅋㅋ
40자평도 써 주셔야죠.^^

2010-08-13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8-13 08:23   좋아요 0 | URL
가슴을 치면서 읽습니다, 내가.
감동의 도가니!
이렇게 눈물나는 리뷰가 어딨냐고?

마녀고양이 2010-08-13 08:40   좋아요 0 | URL
목 막혀서?? 그러니 물 마시면서 삶은 달걀 먹으란 말야! 쯔~ ^^

sslmo 2010-08-13 17:13   좋아요 0 | URL
가슴에 멍들면,요 밑에 약 있잖아요~^^
그 머큐리가 아닌가?

프래드 머큐린가여?

sslmo 2010-08-13 17:15   좋아요 0 | URL
물만 마셔도 목이 메이는 날이 있더이다~

머큐리 2010-08-13 08:44   좋아요 0 | URL
순오기 누님도 강추하고... 이 리뷰를 보니 애들을 위해서라도 꼭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sslmo 2010-08-13 17:17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넹,꼭 보여주세요.
괜찮습니다.

순오기 2010-08-13 18:29   좋아요 0 | URL
이왕이면 오늘까지 큰누나가 벌이는 최규석 대박 기원 이벤트에도 참여하시고요.^^

yamoo 2010-08-13 18:01   좋아요 0 | URL
아항~ 삶은 달걀은 가슴을 치면서 먹어야 하는 거군요~ 새로운 진실을 알고 갑니다^^

sslmo 2010-08-13 21:52   좋아요 0 | URL
새로운 진실이고,오래된 농담이죠~^^

같은하늘 2010-08-13 20:31   좋아요 0 | URL
아~~ 감동적인 리뷰예요.
달걀이야기는 예전에 농담처럼 들었는데
이렇게 다시보니 가슴을 치게 하는군요. -.-;;;

sslmo 2010-08-13 21:54   좋아요 0 | URL
블로그 대문 얼굴 바꾼 분이 왜 이리 많은 거예요?^^
팥빙수 엄청 맛나고 시원해 보여요.

같은 하늘님께도 조 위'머큐로크롬'처방이 필요하실 듯~^^

비로그인 2010-08-15 14:55   좋아요 0 | URL
찬바람 부는 날 달걀을 한 일곱개쯤 삶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사이다를 마시는 대신 가슴을 치며 세 개 먹고 네 개는 책상 위에 좀 놔둘거고요.

sslmo 2010-08-15 16:26   좋아요 0 | URL
책상 위에 좀 놔두실려면...
찜질방 버젼 맥반석 달걀이 필요하실 듯~^^
(실은 전 그 달걀이 더 맛있더라구요~'속닥')

꿈꾸는섬 2010-08-16 10:3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고래가 그랬어 애독자세요? 고래가 그랬어도 참 좋지요.^^

sslmo 2010-08-16 10:56   좋아요 0 | URL
네,네,네,네,네에~^^
'고래가 그랬어'도,'김규항'도 참 애정해요~

김규항은요,
출판사 수익금을 직원수대로 공평하게 나눈대요~
오너이라고 더 가져가거나 하는 것 없이...

돈이 모든 것에 우선 하는 우리 오너랑 많이 비교가 된다는~ㅠ.ㅠ
 

知人은 그렇게 얘기를 시작한다.
"그래서,오늘은 기타맨이 어떤 어록을 남겼는데...?"
그녀는 직업상 맨날 그렇고 그런 얘기를 사람들과 주고 받는다.
그러니, 전날 나눴던 얘기를 기억했다가 끝나는 지점에서 대화를 이어가 주는 지인이 고맙다.

얘기를 통해서 상대방의 심리상태를,
음성을 통해 장기와의 관련성 여부, 경중의 정도, 심리상태의 변화여부 등을 파악해야 하니,
말이 없거나 짧은 사람을 만나면 난감하다.

때문에, 그녀의 취향은 말이랑 관련된다.

며칠째 그 중 '말을 너무나 예쁘게 하여' 그녀의 취향이라며 열을 올리고 있는 기타맨에 대해서이다.

"나이가 몇인데...?"
"......"
"어떻게 생겼는데...?"
"......"
"그것도 모르고...자기 취향이라는 게 말이 돼?"

그러고 보니...나이가 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왼쪽 손목이 불편하여 온 그의 손목을 만지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관절가동역 검사를 하고는 뒤짚어 손바닥을 보다가,
'헉...'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을 참느라고 말을 같이 눌러 삼켰다.
말이 목에 걸려 얼얼한 느낌이 아직이다.
왼쪽 다섯 손가락 끝에 하얗게 앉은 굳은 살 때문이었다.

"기타치세요?"
"네"
그는 수줍은 듯 대답이 짧다.

"주로 어떤 기타를 치세요?"
"먹고 살려면 아무거나 쳐요."
그녀는 가슴까지 먹먹하여 그 다음 무슨 얘기를 했는지 다 까먹고 말았었다.

"멋진게 아니라...슬픈 거네."
知人은 주위를 그렇게 환기시켜 그녀만의 생각 속에서 끄집어냈다.

얘기하자면, 한동안 그녀는 슬럼프에 빠졌었다.
가치관이 달라지며,
도구나 매개체를 이용하기보단 메뉴얼 위주로 일을 하게 됐고, 
손끝은 감각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감지하여야 하니까 남겨두고,
주로 손가락 마디 꺾이는 곳의 주름진 부분을 이용해,
그 부분이 코끼리 껍데기 마냥 두껍게 굳은 살이 박혔었다.

손가락을 내보이기 창피한 지경에 이르렀고,
이쯤되면 그녀의 직업을 접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할 즈음 그를 만났다.

"그런데 참 신기해요. 어떻게 이렇게 만져보고 눌러보기만 하고 이상이 있다는 걸 알아요?"
"기타 몇 년 치셨어요?"
이사람이 정말 부끄러운 듯 머뭇거리길래 얼마 안됐나보다 생각했다.

"조금 밖에 안 돼요...한 20년..."
"그럼요...?
 눈 감고도 기타 코드 잡으시겠네요?"
"네...어떤 감이란 게 있어요."
 가만이 듣고 있던 知人이 이번에는 멋지단다.

"달인이네...O선생도 달인이야."

달인이란 그녀의 기분을 띄워주기 위해 택한 단어였을게다.
그런데, 이 '달인'이란 말에서,
그녀는 '먹고 살기위해 아무거나'를 힘겹게 내뱉었던 그가 다시 떠올랐다.

"달인이란 말 참 슬픈 말이예요.
 장자에 나오는 소 각뜨는 사람 정도가 아닌 다음에는...
 부자가,또는 먹고 살기 위해 아무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달인이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그가 눈 감고도 감으로 코드를 잡을 수 있게 되기 위해...
 몸이나 근육 하나하나로 기억하기 위해...
 굳은 살 박히며 통증을 달래가며 무수히 반복하며 보냈을 시간들을 생각한다면요.
 저는요...
 손끝으로 근육 하나하나 상태를 읽어내기 위해 무수히 반복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근육의 감정상태는 아직 읽어내지 못해요."

 '그런데,그 위에 굳은 살이 박히면 감정 상태를 더 읽기 어려워져요.  
  타성에 빠져 감으로 치료를하게 되는 거라구요.
  치료를 하는 데 감은 방해가 될 뿐이예요.'
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그 기타맨에게도 겉으로 소리내어 얘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 기타맨은 그동안 먹고 살기 위해 감으로 치던 기타를 탈피하여,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을 싣는,혼을 싣는 주법으로 거듭나기 위해 홍역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녀도 근육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근육의 감정상태를 읽어낼 수 있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그때까지는 굳은살을 경계하여야 한다.
먹고 살기위해 생기는 굳은 살을 경계하여야 한다.
먹고살기 위해 생기는 굳은 살은, 감정에도 굳은 살을 만든다.
감정에 생긴 굳은 살은 타성, 매너리즘의 다른이름이다.

기타맨은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얘기하지만,
아직 다행스럽게도 감정에까지 굳은 살을 만들지 않았나 보다.
모든 음악하는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뮤지션을 평가하는 말투도 예쁘기만 하다.

"그 기타리스트가 훌륭하다는 건 알겠는데...제 취향은 아니예요."

누군가는 맨날 그렇고 그런 얘기들 사이에서 대화를 이끌어가 주는 知人이야말로 '그녀의 취향'이 아니겠냐고 하지만,
어찌되었건 한동안은,
기타맨의 감정에 굳은 살이 생기지 않는 동안은,
그녀의 근육의 감정을 일거내는 손끝에 굳은 살이 생기지 않는 동안은,
이 기타맨이 그녀의 취향으로 남을 것이다.

                                                                                                  (2008년 5월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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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11 18:46   좋아요 0 | URL
일단 멋진 글이니 추천은 누르고,,,
그래두 말이져. 가끔 타성에 빠지는 맛도 있어야 사람이 숨을 쉴 수 있지 않을까여?
맨날 생생하면 어찌 살아....... 나는 한번씩 퍼져버릴거예요. 아하하.

sslmo 2010-08-12 09:18   좋아요 0 | URL
하하하~멋진 글인가요?^^
이 글은 어제 글샘님 리뷰 댓글을 달다가...
하산하라는 말씀에 맘 상해서 오래 묵은 일기장에서 들춰냈습니다.

요즘의 나는 어찌 사는 지 되돌아봤습니다.
역시...그래서 저는 죽을똥 말똥 여기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것이더군요~^^

2010-08-11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2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