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스케치북 - 컬러링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
제롬 메이어비쉬 지음 / 어바웃어북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상당히 재미있다. 정말 오랜만에 해본 색칠 놀이라서 그런가? 일단 색칠하는 자체가 즐거웠다. 밑그림을 보고 어떤 색이 어울릴까, 이곳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며 한 칸 한 칸 채워나가는 기쁨이 적지 않았다. 온 가족이 모여 이것저것 말하면서 함께 색칠해보기도 했는데 나나 와이프뿐 아니라 아이도 너무 너무 즐거워했다.

 

각 페이지에 담긴 여행지의 밑그림에 색칠을 하면서 사진보다 그림을 그린다는 저자의 생각에 저절로 공감하게 되었다. 사진은 거의 순간적인 감상에 지나지 않지만 그림은 시간을 두고 지긋이 감상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없다. 그렇기에 사진처럼 잠깐만 보고 넘어가지 않는다. 오랫동안 보고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유용하다. 일단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이다. 여행지에 관한 이야기를 살짝 들려주면서 아이가 상상해보게 할 수 있다. 상상하면서 그리는 그림(물론 밑그림은 있다. 색칠만 하면 되지만 이 또한 상상력이 필요한 놀이이다^^), 그 재미가 솔솔하다. 또한 상상으로 그린 그림을 가지고 직접 그 곳에 갔을 때 내가 그린 그림과 실제 여행지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혹은 실제 여행지에 가서 색칠한 그림과 상상으로 색칠한 그림을 나중에 비교해도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제목 그대로 스케치북으로 만들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 형태로 되어 있다 보니 제본한 안쪽 부분은 색칠하는 데 어려움이 조금 있었고 책이 갈라지려고 해서 조금 불편하였다. 책 형태라면 한 장씩 찢어서 색칠해야 편하겠지만 스케치북처럼 링으로 연결하면 색칠하기도 편하고 보관하기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당사장 장만호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하지만 진정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외롭다고, 힘들다고, 삶의 무게에 너무나 지쳐간다고 말을 한다. 행복은 너무나 먼 곳에 있는 것 같다. 그런가? 행복은 그렇게 먼 곳에 있는 것인가?

 

하버드대 샤하르 교수는 자신의 행복 강의에서 행복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행복은 바로 지금 우리 옆에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행복은 우리 옆에 있는 걸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식당사장 장만호에게도 행복은 바로 그의 옆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아내인 선경의 바람은 별거 아니다. 그저 가족들이 다함께 모여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워 보이지 않는 선경의 바람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공에 눈이 멀어, 꿈에 젖어, 복수에 취해, 돈을 뒤쫓다, 옆에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기, 아니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에서는 어쩌면 되돌아보았을 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일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 가족, 가족 간의 사랑을 잃는다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당신은 타인의 밥에만 관심이 있던 사람이었어. 어쩌면 타인의 밥상을 위해 식구들의 밥상을 뒤엎어버린 건지도 모르지.... 식구들의 밥상에 둘러앉아 식구들과 눈을 맞출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에게 따스한 밥을 차려줄 수 있는 거야.”(p.340)

 

점점 변해가는 장만호와는 달리 침산 아줌마 내외는 진정한 사랑이 넘치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의 병으로 기울어진 집안을 살리고자 식당에서 일하게 된 부인, 식당이 끝날 때쯤 낡은 오토바이지만 마치 자가용을 주차해놓고 귀부인을 기다리는 신사처럼 일에 지친 부인을 마중 나오는 남편. 멋지지 않은가? 서로의 아픔과 힘듦을 보듬어안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애잔하면서도 가슴 따뜻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 대접하는 따뜻한 밥 한 끼는 인간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임에는 분명하다. 그런 사랑이 내 안에서, 내 옆에서, 또한 당신 안에서, 당신 옆에서, 어느 순간 우리 모두의 안에서, 우리 모두의 옆에서 피어날 수 있다면 그곳을 바로 천국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주니어 클래식 14
김서영 지음 / 사계절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밤 꿈을 꾸지만 사실 일어나고 나면 꿈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는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본 의사 패널의 말에 의하면 꿈이 기억나지 않아야 건강한 것이라고 한다. 꿈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밤에 깊이 잤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렇단다. 그런데 우리가 꾸는 꿈이, 설령 그 꿈이 단편적으로만 기억이 난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무의식적 사고를 보여준다고 말한 심리학자가 있다. 바로 프로이트이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우리가 꾸는 꿈을 분석하여 우리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니 어쩌면 숨기고 싶어 하는 무의식의 세계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속에 담긴 이야기 혹은 내 마음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정신분석이라고 말한다.

 

학창 시절에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어보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사실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았다. 그 당시에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용어도 낯설고 꿈이라는 것에 그렇게 많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아서 한 번 대충 읽고 다시 읽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를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이 결국은 과거에 있던 일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미래,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는 깊게 숨겨져 있던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진심으로 원하는 바를 알게 되면 꿈 해석을 토대로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바와는 달리 꿈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다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꿈에는 내면의 세계를 드러내는 장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를 곱씹어보는 것도 자신에게는 상당히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프로이트와 그의 저서인 <꿈의 해석>을 설명한 책이다 보니 내용이나 설명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설명에 필요한 사례들도 충분히 들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또한 프로이트가 사례로 제시한 꿈과 영화나 문학 속에 나오는 꿈에 대한 이야기들도 담겨있어 마치 소설을 읽는 듯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프로이트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꿈의 해석>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보면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하루 - 스물셋 청년 하용조의 친필 일기
하용조 지음 / 두란노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대 초반, 나는 믿음을 저버리지도 않았지만 올바른 믿음 생활을 하지도 못했다. 그야말로 나의 하루는 세상에서의 성공을 향한 끝없는 행진이었다. 군대를 가기 전에는 그저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마냥 좋아서 하나님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어디 그 뿐이던가? 고등학교 때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사회의 부조리와 자유에 대해 고민하던 내 삶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아니라 다른 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시절의 나는 예수님보다 친구가 더 좋아했고, 말씀보다 세상의 철학과 사상을 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렇게 흘려보낸 20대가 수많이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너무나 아쉽고 아쉽다. 왜 그때 나는 좀 더 예수님께 다가가지 못했을까? 왜 그 시절의 나는 매 순간 예수님을 찾으면서 오로지 주의 뜻대로, 주와 동행하는 삶을 기대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그때 믿음의 형제, 자매들을 만나지 못했을까, 아니 믿음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못했을까? 왜 나는 그때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한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을까? 신앙적으로 다져져야 하는 그 시기에, 나는 오히려 신앙의 기반이 조금씩 허물어져 갔던 시간을 보냈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20대를 보냈던 이가 계신다. 바로 고 하용조 목사님이다. 하용조 목사님의 20대는 오로지 예수님을 향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폐병으로 고생하던 시절이었음에도 예수님을 향한 하용조 목사님의 사랑과 전도에 대한 열정은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나의 하루>에는 스물 셋 청년이었던 하용조 목사님의 고백이 담겨있다. 주님의 음성을 갈망하는 청년의 목소리가 지면 곳곳에서 울려퍼진다.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한 청년의 열정이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겨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힘에 겨운 투병생활에도 한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청년의 아름다운 마음에 우리의 영혼도 함께 충만해진다.

 

주님을 진정으로 사모하는가? 지금 주님과 함께 하고 싶은가? 주님을 위해 목숨마저도 내려놓고자 하는가? 하용조 목사님이 스물 셋이던 그 때 기도하고 갈망하고 고백하던 그 모든 것들이 모든 청년들에게, 아니 모든 믿는 자들에게, 아니 그 누구보다도 내 자신에게 뜨겁게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하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박경리 작가의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고려해봤을 때 상당히 현대적인 여성들이 많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은하>에 나오는 인희는 이런 현대적인 여성과는 동떨어진 인물처럼 보인다.

 

연인이던 송건수가 미국에서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건수의 친구인 강진호에게서 전해들은 인희는 기울어져 가는 사업을 살리고자 홀아비 이성태에게 시집가라고 하는 아버지의 말을 거부하지 않는다. 인희의 마음속에는 강진호에 대한 호감이 있었지만 송건수와의 관계에서 온 허탈함과 죄의식, 아버지를 위하는 마음 때문에 결국 강진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성태와 결혼하지만 마음이 없는 그들의 관계는 물과 기름과 같을 뿐이다. 한편 인희의 친구 은옥은 남자친구인 이정식이 군대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탈영하여 자신을 찾아오자 함께 동거생활을 시작하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이성태와 결혼을 하겠다는 인희의 행동은 솔직히 이해하기 쉽지 않다. 아무리 아버지의 사업이 힘들어서 이성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는 해도, 또한 송건수의 결혼이 커다란 상처가 되었다고는 하더라도 과연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쉽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 또한 강진호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끝까지 숨긴 채 결혼을 하는 인희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대적인 여성이라기보다는 조선시대의 규방에 갇혀 지내던 관습에 얽매인 여인네의 모습이다.

 

강진호에 대한 잠재적인 감정을 엄폐하려 드는 자기 자신의 본질이 전혀 외부에서 강요당한 기성 관념의 소산이라는 것을 인희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p.111)

 

인희의 친구인 은옥은 인희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탈영한 정식을 위해 학교마저 그만두고 그를 위해 헌신한다. 하지만 정식의 죽음 이후에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또 다른 삶을 찾아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행복이란 순간이야. 그 순간을 놓치면 영원히 행복을 잡지 못한다.....나도 이정식 씨 이제 생각 안 할 테야. 내 앞에 기회가 온다면 난 서슴치 않고 잡는다.....(p.232-234)

 

성태나 인희의 계모 연실처럼 감각이나 육체적 본능에 충실한 것과 인희나 은옥처럼 감정에 충실한 것은 분명히 다르다. 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인희처럼 끝없는 죄의식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강을 흘러가면서 서로 만나게 된다. 마치 사람의 수와 같이 많다는 별이 무수히 무수히 흘러가는 은하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