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
이승희 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는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지금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선수들의 이야기입니다. 젊기에 빛나고, 미숙할지언정 신선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빠르게 달려나갑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한께 성장하며 앞으로 달려나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젊은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이 책은 배달의민족부터 스페이스오디티, 에어비앤비, 트레바리까지 잘 알려진 네 명의 브랜드 마케터들이 어떻게 일하고 무엇을 바라보고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 그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준다. 마케터의 경험과 주관은 브랜드가 되고, 브랜드는 우리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지금, 더 나은 브랜드,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선 책의 저자들을 살펴보자. 저자 이승희는 치기공학齒技工學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마케터로 일한다. 잘 까먹는 탓에 일하면서 듣는 모든 이야기를 무조건 받아 적기 시작했고 그 촘촘한 기록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 정혜윤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와 세계 곳곳을 유랑한 경험이 있다. 음악, 여행, 우주,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며, 좋아하는 것에 빠져 있는 사람들, 편견을 부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저자 손하빈은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며 '욕심 많은 여행'보다는 한 곳에 머무르며 현지 문화를 경험하는 '느린 여행'에 눈을 떴다. 여행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으로 인해 삶의 방식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이 여행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이육헌은 개인 맞춤형 영화 추천 앱 '왓챠' 마케터로 일한다. 광고비 없이 50만 팬을 지닌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고, 이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서 베트남과 싱가포르 가전 매장 내 브랜드존을 리노베이션했으며, 현재는 독서 모임 커뮤니티 '트레바리'의 브랜드를 정립하고 있다.

 

'누가 이 이야기를 가장 잘 풀 수 있을까?'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초기 기획은 지금과 약간 달랐다. 첫 가제假題는 '젊은 마케팅 실무자들'이었다. 초기 대상은 3년에서 7년 차 정도의 실무자 4~5명을 모아 이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세세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 글 PUBLY, 프로젝트 매니저 최우창은 평소 SNS를 통해 배달의민족 이승희 마케터의 글에 호감이 있어서 책의 저자로 섭외해보고 싶었는데, 그 기회가 빨리 찾아온 셈이었다.

 

 

 

 

우리가 모인 이유

 

각 산업의 브랜드 마케팅 실무자들이 모였다. 브랜드는 사람 사이를 좀 더 촘촘하게 연결한다. 매개체는 바로 음식, 음악, 여행, 독서로 정해졌다. 그래서 퍼블리가 생각하는 여러 요소들을 충족하는 배달의민족 이승희, 스페이스오디티 정혜윤, 에어비앤비 손하빈, 그리고 트레바리 이육헌 등 네 명의 마케터들이 모임에 초대되었다.

 

마케터는 '기술'이나 '수단'보다 '영역'으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로부터 각각의 영역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을 모아보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본질은 같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다른 점은 각 산업에 따라  그 이야기가 다르게 발현되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배달의민족에서 배운다

 

"승희 씨, 서울 안 와요? 서울 오면 우아한형제들 구경하러 와요"

 

병원 마케팅을 하며 4년쯤 경력이 쌓여갈 때 인 2014년 2월,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보낸 이는 현재 배민 마케팅실의 장인성 이사였다. 그 당시 두 사람은 페친이었다. 배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스타트업이었다. 이후 병원에서 IT 회사로 이직을 했지만, 회사 메일 사용법도 전혀 몰랐고, 무수히 많은 회의에서도 헤메는 모습을 보이자, 선임 마케터가 " 회의록은 기본, 모르면 아주 세세한 것까지 다 기록해요"라고 한마디 했다.

 

마케터에겐 타 직군보다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 경험이 많아야 남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경험이 많이 부족했기에 대전에서 서울로 막 상경했을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 서울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좋은지, 대학생들이 자주 가는 곳은 어딘지, 뮤직 페스티벌이 뭔지, 브랜드 제품 팝업 스토어가 뭔지 등등 아는 게 전무했다. 그래서 그녀는 미친듯이 경험에 투자했다. 새로 생긴 카페, 서점, 식당 등은 물론이고, 사람들, 영화, 드라마, 예능, 독서, 그리고 여행까지.

 

"많이 먹어야 미식을 할 수 있습니다"

- 최현석 셰프

 

 

 

자발적 백수가 스페이스오디티 요원이 되다

 

2016년 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속 없이 마음 가는 대로 해보는 시간을 갖겠다'는 선언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실천하는 한 해를 의미있게 보냈다. 즉 프리랜서로 돈도 벌어보고, '디지털 노마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해던 것이다. 혼자서 배낭 하나 등에 메고 동남아로 떠나 스쿠터로 시골길을 돌고, 코끼리보호소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새벽에 화산 트레킹을 하고, 태국 요리와 서핑을 배우고, 타투도 하고 등등, 난생처음 해보는 게 많은 1년이었다. 그리고 그간의 이야기를 브런치에 꾸준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자 그녀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제안들이었다.  정말 고맙고 과분한 제안이었지만 아직 충분한 도전을 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대부분 거절하다가 우련히 스페이스오디티를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김홍기 대표는 프로모터로 일하던 시절, 한두 번 미팅을 통해 본 적이 있었다. 김대표는 그녀가 2014년과 2016년 세계 최대 음악축제 글래스톤베리의 참관 후기를 마케팅 관점에서 썼는데, 이를 재미있어 했다. 이런 인연으로 스페이스오디티 멤버들과 함께 일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타트업에도 브랜딩이 필요하다

 

처음 트레바리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된 이래, 트레바리는 2년이 넘도록 프로필 사진 한 번 바꾼 적이 없었다. 영문 스펠링도 여기저기 제각각이라 전혀 통일성이 없었다. 지금껏 이런 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가 점점 성장하면서 점차 접점接点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다 보니 일관성 있는 브랜드의 구축이 필요했고,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갓 2년이 넘은 트레바리는 열 명이 조금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작은 회사이다. 그런데, 급격하게 성장한 까닭에 미처 돌보지 못한 부분들이 참으로 많다. 그래서 어찌 보면 브랜딩 구축은 후순위이자 덜 중요한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브랜딩을 제대로 이해핮 못해서다.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회사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 일관성을 갖고 일을 진행하는지 점검하지 않는다면 회사일은 서로 제각각 겉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우리 브랜드는 현재 어떠한가?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사실 브랜드가 처한 상황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 또한 천편일률적인 정답이 없는 것이다. 마케팅 아이디어를 기횟하기에 앞서 회사의 브랜드가 어디쯤에, 즉 성장 곡선 상의 어디쯤에 위치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위치에 따라 마케팅의 방향과 의사결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캐즘 마케팅>(저자, 제프리 무어)이란 책을 통해 에어비앤비를 객관적으로 진달할 수 있었다. '캐즘'은 첨단 기술이나 신제품이 시장에 진출했을 때,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을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신제품일지라도 일반 대중에게 보급되기까지 수요 정체가 발생되는데, 이런 정체 현상을 바로 '캐즘'이라고 한다.

 

에어비앤비가 바로 캐즘 직전의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 당시, 에어비앤비는 이노베이터나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널리 퍼졌고 그들 사이에선 정말 핫한 브랜드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이름이 생소했던 브랜드였다. 그래서 '캐즘'을 극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이처럼 마케팅 기획은 고민에서 시작한다. 에어비앤비의 마케팅 주안점은 '캐즘 극복하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인생의 힘이 되는 말 한마디
별글콘텐츠연구소 지음 / 별글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별글콘텐츠연구소는 하늘에 수많은 별이 있듯, 이 세상에는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반짝인다. '별글콘텐츠연구소'는 이렇게 수많은 글 중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영혼을 한 뼘 성장시킬 이야기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잠자고 있던 좋은 글이 세상에 나와 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세상을 환하게 밝힐 수 있도록 한 글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펴낸 책으로는 <내 인생의 빛이 되는 말 한마디>, <내 인생의 따뜻한 말 한마디> 등이 있다. 하루에 하나씩, 여러분을 위한 응원의 한마디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 마크 앨런, 괴테, 톨스토이, 로맹 롤랑, 월트 디즈니, 버트런드 러셀까지… 이 책은 수많은 명사들이 인생에서 길어 올린 따뜻하고 힘이 되는 365개의 조언을 우리들에게 건넨다. 짧은 한마디 속에는 사랑, 성공, 행복, 관계, 꿈, 희망 등 누구나 생각해 보았을 보편적 고민들이 녹아 있다.

 

 

우리의 신념은 언제나 꺼지지 않는

등불 같은 존재여야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빛을 줄 뿐 아니라,

주위까지 밝게 비춰 준다.

- 마하트마 간디, 인도 정치 지도자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한정된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내는 것이다.

- 스티브 잡스, 미국 기업가

 

 

리더십은 공감하는 능력과 연관이 깊다.

공감은 타인을 격려하고,

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타인과 관게를 맺고 연대하는 능력이다.

- 오프라 윈프리, 미국 방송인

 

 

충분히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하라.

그러나 행동해야 할 시기가 오면

생각을 멈추고 움직여라.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프랑스 황제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믿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

- 나폴레온 힐, 미국 성공학 전문가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작은 촛불 하나라도 켜는 것이 낫다.

- 공자, 중국 사상가

 

 

 

 

이 책은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 외롭고 힘든 순간, 나를 치유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격언들을 담았다. 내 곁의 행복, 자신을 마주하는 용기, 그리고 내일을 위한 희망까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힘이 되는 위로의 문장들을 읽다 보면, 더 단단하고 행복해진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 5시의 기적 - 인생을 바꾸는 아침 기상의 힘
제프 샌더스 지음, 박은지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제프 샌더스는 트루먼주립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효율성을 높이고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주는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47가지 생산성 자기 진단 전략을 개발한 생산성 코치로 활동 중이다. 50킬로미터 울트라 마라톤 3회, 하프 마라톤 10회 이상을 완주했을 정도로 마라톤을 좋아하는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운동하기 위해 아침 5시 기상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아침잠이 많고 최대한 늦게 일어나기 위해 애쓰던 그에게 있어 아침 5시 기상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놀라운 경험이었고 이러한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5 AM 미라클'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아침의 기적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그의 팟캐스트는 미국 사람들의 아침 풍경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이튠스 자기계발 및 비즈니스 분야 청취율 1위에 올랐고, 누적 다운로드 횟수 350만 이상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건강한 습관을 통한 생산성 높이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는 사람들이 인생의 목표를 확실하게 이룰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아침 5시 기상을 제안한다. 자신이 고안한 7단계 방법을 활용한다면 누구나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하루를 완벽하게 지배하고 더 나아가 인생까지 지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와 글은 홈페이지(JeffSanders.com)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신만의 기적을 찾아서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비록 나는 아침 5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꼭 새벽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해 뜨는 시간과 반드시 연관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적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며 누군가는 그 기적을 정오에 즐길지도 모른다. 아침 5시는 상징성을 갖는 시간일 뿐이며 당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실천하면 된다.

 

뚜렷한 목적이 있는 삶을 살면 눈앞에 무한한 기회가 열린다. 다시 말해 당신이 선택하는 시간에 매일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자신이 아침 5시에 알어날 수 없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이상적인 기상시간이 아니다. 5시는 그저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자고, 깨어 있을 때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편안함은 적이다

많은 것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여전히 저자는 습관처럼 힘든 일은 피하고 어려운 일은 미루며 조금이라도 불편한 일은 무시하려한다. 그만큼 편안함에는 중독성이 있다. 여기저기서 우리를 유혹한다. 게다가 우리는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만들어진 도구 및 장치를 쉽게 살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생활이 더 쉽고 편안한 것을 바라는가, 아니면 열심히 노력해서 목표를 당성한 성공 사례로 남고 싶은가?  

 

저자는 자신의 잠재력을 깨우치려 적극 노력하면서 목표 달성의 의미를 스스로 정의했다. 위대한 포부는 끝이 정해진 상황이나 이루고 나면 끝나는 목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자 끊임없이 매일 치러야 하는 싸움이다.

 

위대한 포부는 날마다 어제보다 나은 모습으로 거듭나면서 달성하는 것이다. 그 성공 여부는 남의 시선이나 판단이 아니라 매일 아침과 남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스스로 내리는 결정에 달려 있다. 현대 자기계발의 선두주자인 얼 나이팅게일은 성공을 '가치 있는 이상을 꾸준히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목표를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엔 성공에 이르고 멋진 삶을 살 수 있다.

 

 

장기적인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

 

목표를 세우는 가장 흔한 방법은 1년에 한번 자리에 앉아 새해 다짐을 적는 것이다. 하지만 1월 1일에 시작한 그 계획이 12월 31일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1년 내내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 오늘, 내일, 다음 주, 심지어 다음 달까지 미뤄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절박함이 부족한 건 둘째 치고 1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거나 도중에 마음이 바뀔지, 새로운 기회가 생겨 관심·체력·시간·돈을 온통 거기에 쏟아 부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은 대학원 시절 '25년 플랜'을 세웠다. 이것을 아는 한 기자가 쿡이 MBA를 졸업한 지 25년이 지난 시점에 쿡에게 물었다. "25년 플랜은 성공했나요?" 쿡이 대답했다. "25년 플랜은 처음 24개월까지는 상당히 정확했습니다. 하지만 24개월 이후부터는 전혀 맞지 않았어요. 단 한 가지도 들어맞은 게 없습니다. 그때 나는 미래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교훈을 배웠죠"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자

성공했을 때는 자신의 공으로 돌리기 쉽지만 실패했을 때는 그렇지 않다. 실수했을 때, 마감기한을 넘겼을 때, 시작한 일을 시간 내에 끝내지 못했을 때 자신을 탓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누구도 스스로 일을 벌여 지나치게 바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바쁜 일상을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싫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희생양인 척한다.

 

사실 너무 바쁜 이유는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려 하기 때문이다. 꽉 짜인 일정, 수많은 프로젝트,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친구와의 술자리, 휴일의 바비큐 파티, 지칠 때까지 즐기는 결혼식은 모두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결심을 방해한다.

 

상황에 변화를 주고 여유 있게 일정을 짜고 싶다면 간단히 원하는 것을 말하면 된다. 의미 없는 회의 참석을 비롯해 밤늦도록 붙잡혀 있어야 하는 모임처럼 시간 활용을 방해하는 일정은 모두 거절하자.

 

 

3단계로 요약하는 아침 5시의 기적

 

1단계 계획~ 하루 시작 전에 계획적으로 준비

2단계 실행~ 저애둔 시간에 집중함으로써 눈에 듸는 발전을 이룬다

3단계 검토~ 일주일에 한 번 지난주를 돌아보고, 다음주 계획과 실행을 검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격의 시대 - 질(質)에서 격(格)으로
김진영 지음 / 영인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호텔에서 병원까지 종횡무진 누비면서 울고 웃었던 경험 속에서 격 있는 서비스, 격이 넘치는 랑프스타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신사가 되도록 가르친다. 그러한 가르침이 없다면 신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말처럼 '격'을 이야기하다 보면 갖출 수 있고 기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해야 '격'이 있을까?

 

저자 김진영 교수는 질을 넘어 격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는 '격() 닥터'다. 그는 정통 삼성맨 출신으로 1989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중공업 기획실, 삼성 회장비서실 인력개발원, 삼성경제연구소 인력개발원, 삼성전자, 호텔신라 등에서 인사교육전략수립과 현장적용을 총괄한 HR전문가다.


그는 호텔신라 서비스 드림팀을 창단하여 호텔 품격서비스의 원형을 보여주었고, 차병원그룹 차움의 최고운영총괄(COO)을 맡아 의료 서비스 분야에도 품격 서비스를 도입하였으며, 신세계 조선호텔의 최고재무총괄(CFO) 겸 웨스틴조선호텔부산 총지배인을 역임하면서 품격 서비스 혁신을 현장 실천한 서비스 디자인 전문가이자 명강사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의과대학과 병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을 통한 혁신과 품격 서비스를 주문하는 등 병원과 기업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였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 경희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격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품격이란 단어에서 '품'을 떼고 '격이 있는' 또는 '격조 있는'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격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여기에는 시간(나는 이를 단순한 시간이라 하지 않고 숙성 시간이라 표현한다), 감각(센스), 태도(자세) 그리고 때와 장소에 맞는 절제된 행위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격이 있다고 할 무엇인가의 대상은 다양하다. 그리고 사람, 행위, 모습, 사물, 건물, 태도 등 대상이 무엇이든 격이 있다고 말하는 판단 기준이 있다.

 

숙성 시간~ 그것에 대한 익숙함의 정도

태도~ 자신감

절제된 행위~ 공손이 지나치면 예의에 벗어난다

 

 

환자경험을 담당하다

 

호텔에서 병원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 그것 때문에 가슴이 뛴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큰 공부가 될 것이라는 것 그것이면 족했다. 호텔에서 '서비스 경험'을 담당하는 사람은 많지만, 호텔에서 병원으로 옮겨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을 담당하는 사람은 아마도 대한민국 최초일 것이다.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의료 서비스의 격

 

병원에서의 격이란, 의료인의 격 아니면 병원 서비스의 격을 생각하겠지만, 나는 환자의 격에 이바지하는 병원의 노력이 바로 의료 서비스의 격이라 생각한다. 어느 환자의 작은 소망을 이루어 주기 위해 전 교직원이 모두 동원된 감동의 플래시몹이나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말없이 뒤를 봐준 이야기며, 환자와 보호자를 주인공으로 모시는 인간적 공간마련 등 이 모든 것이 의료 서비스의 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호텔업을 통해 격을 이해하다

 

일본의 '이와타'라는 회사는 '잠'에 대한 연구만 185년 이상 했다. 도쿄 긴자 매장과 교토에 본사가 있는 침구전문회사로, 다큐멘터리를 보고 알게 되어 출장길에 수면체험과 상담을 받아보았다. 호텔에서 '잠'을 팔려고 최고의 침구를 찾고 있었는데, 이와타의 침구를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침구로 꼽는데, 이토록 편안하고 단잠을 잘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싶다고 했다.


수차례 방문하면서 우연히 들은 비결은 이랬다. 그들도 침구 연구를 하며 약 100년쯤 지난 시점에서야 이불과 매트리스가 가진 '습도'가 비결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장마철이면 이 습도가 단 몇 퍼센트 달라지면서 눅눅하고 척척 감기는 불쾌감을 준다는 것이다. 최적의 습도가 쾌면의 비결인 셈이다.

 

 

가메다 병원

 

병원에서 환자식은 왜 맛이 없냐고 물으면 거의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환자식은 원래 맛이 없어요. 저염식이거든요" 그런데 이 병원에서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환자는 원래 입맛이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반식보다 더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담아 16가지의 메뉴가 식사 때마다 번갈아 가며 제공되고 있다. 이는 1954년 개원한 1000 병상 규모를 가진 가메다 종합병원의 실제 사례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국숫집, 오와리야

 

오와리야는 일반적인 소바집에 비해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550년 전통의 소바집으로 최고의 질과 맛을 보장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기 때문에 실제 이익은 매출의 몇 % 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작은 이윤으로도 550년이나 유지되는 것은 손님들에게 가격 부담을 주지 않는 대신, 많이 팔아서 작은 이윤을 남기는 박리다매(薄利多賣)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550년 전통의 작지만 강한 오와리야의 격이다.

 

 

리더가 곧 회사의 격이다

 

200년 넘은 이탈리아 수제 아이스크림 회사도, 1300년이 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일본의 어느 호텔도 모두 후계자를 포함한 리더들의 '자세'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래되었다고 다 빈티지가 아니듯이, 100년이 넘었다고 다 품격기업은 아니다. 우러나는 격은 사람, 소프트웨어 그리고 건물에서 나오는데, 사람이 가장 우선이라 믿는다. 그래서 리더가 곧 회사의 격이 되는 것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격을 갖추어라

 

격을 갖춘다는 것은 다분히 복합적이고 종합적이다. 어느 한 가지만 콕 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누구에게나 보이고 읽히는 것이 격이다. 시츠케가 그 속에 큰 깨달음을 내포하고 있듯이, 격 안에는 더 큰 깨달음이 있기에 한마디로 정의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격은 마음을 빼앗는다거나 마음을 판다거나 마음을 산다는 등 마음을 이끄는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이끄는 그 무엇은 누구에게나 읽히고 누구에게나 보이는 법이다

 

 

우직할수록 격에 가까워진다

 

맡은 바 '직'에 충실하다는 것은 업무나 직무에 무게중심을 두는 말이 되지만, 직에 걸맞은 '업'에 충실하다는 것은 그 업에 대한 사명감이나 책임감, 소명의식 등에 비중을 두는 말이 된다. 어느 대기업 회장이 계열사 사장으로 발령을 받은 신임 사장에게 "사장이라 불리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사장업을 잘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비단 요리뿐만 아니라 무슨 직종이든 자신이 영위하는 업의 본질에 대해 오랫동안 성찰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우직함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카리스마나 격을 만든다.

 

 

동방예의지국을 되찾자

 

본디 한반도는 '동방예의지국'으로 칭송받던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격이 넘치는 곳이었다. 해학과 비유가 넘치는 선비 문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귀한 격의 문화였다. 고도 성장을 겪으면서 자본과 배금의 논리가 인정받고 상대적으로 격은 뒷전이엇다. 그 결과로 지금과 같은 '격 없는 사회'가 된 게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축적의 길 - 축적의 시간 두 번째 이야기
이정동 지음 / 지식노마드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기술혁신'이라는 키워드에 몰두하는 연구자로서 나는 늘 이 타이거 마스크처럼 되는 것이 소망이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개념이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게 뭐지?'라는 느낌으로 어안이 벙벙한 채 놀라워 했고, 스티브 잡스는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결코 넘볼 수 없는 다른 차원에 사는 창조적 인물로 간주되었다. 마치 상상도 못했던 참신하고 놀라운 마술을 눈앞에서 처음 보았을 때와 같은 반응이었다. 기술혁신 연구자인 나는 바로 이즈음에 홀연히 나타나서, 그 혁신이 천상계의 주술 덕분이 아니라 사실은 논리적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과정의 필연적 결과라는 점을 일러주고 싶다. 혁신의 비밀을 듣고 나면 누구라도, '아하, 그렇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돕는 것이 소망이다. - '머리말' 중에서

 

 

시행착오를 축적하는 5가지 전략과 4개의 열쇠

 

책의 저자 이정동 교수는 산업공학과와 대학원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 전공 소속이며, 기술경영·기술정책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 한국생산성학회 회장(2011)을 역임하였고,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2017)을 맡고 있다. 크게 화제가 된 <축적의 시간>(2015)을 대표 집필하였다. 국제저널인 TECHNOVATIONEDITORIAL BOARD MEMBER로 활동하면서, ASIA-PACIFIC PRODUCTIVITY CONFERENCE (APPC) 2018 회의 개최를 주관하고 있다.

'효율성 분석이론', '공학기술과 정책' 등 전공서적과 번역서로 '진화경제이론'을 출간하였고, 2권의 영문 편집서를 포함하여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100여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기술경영, 기술정책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다양하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 산업발전의 역사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고, 개발도상국의 산업발전을 위한 자문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경제가 고도성장을 시작하던 60년대 말에 태어나, 민족중흥이라는 한자의 의미도 모른 채 국민교육헌장을 달달 외우면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국산품 애용을 장려하는 초스터를 그리고, '수출만이 살길이다'에 견줄 수 있는 기막힌 표어를 지어 내느라 머리를 쥐어짜면서 방학을 보냈다.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던 때 우리 집이 부자가 된 것처럼 좋아했던 기억도 있다. 그때 이후로도 한국경제는 계속 성장했다.

 

73년 1차 오일쇼크, 79년 2차 오일쇼크, 8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예상치 못한 사태를 맞아 성장이 한두 해 후퇴한 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보란 듯이 회복했고, 곧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발전을 거듭했다. 그래서 경기가 오래도록 침체상태에 빠져 있는 그림은 지난 50년간 경험해 본 적도, 우리 머릿속에서 그려본 적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어렵다. 얼마 전 방문했던 울산의 한 중소기업에사 만난, 말없이 그저 한숨만 쉬던 사장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대책 없이 무너져가는 지방의 경기 침체 상황은 정말 걱정스러울 정도다. 우리 산업과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는 단순히 통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 팩트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금 정부는 이런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한숨만 나온다. 이 책은 한국산업이 가진 문제에 천착하여 그 해법을 내놓고 있다.

 

5가지 전략

 

1. 시행착오 경험을 담는 고수를 키워라

2.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3. 시행착오를 뒷받침할 제조 현장을 키워라

4. 사회적 축적을 꾀하라

5. 중국의 경쟁력 비밀을 이해하고 이용하라

 

 

 

 

1단 엔진 분리 실패, 2단 엔진 점화 실패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에 비유해서 생각해보면 현재 한국산업이 처한 현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공위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다시 낙하하지 않으려면 충분한 높이의 궤도까지 로켓이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하나의 엔진만으로는 충분한 고도와 속도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통상 1단 엔진 위에 2단 엔진을 얹은 2단 로켓을 사용한다. 즉 1단 엔진으로 중력이 강한 구간을 힘차게 돌파하고, 이후 어느 정도의 고도에서 2단 엔진을 가동해 원하는 고도와 속도에 도달하는 것이다.

 

로켓의 비유는 한국산업의 문제를 해석하고 처방을 얻기 위해 유용하고, 그래서 생각의 지도로 쓰기에 충분하다. 다음의 세 가지 비유적 질문이 핵심이다. 이것이 현재 한국산업이 처한 현실을 분석하면서 끝까지 견지해야 할 세 가지 핵심적인 질문이다.

'1단 엔진이 왜 잘 작동하였는가?'는 고도성장기의 성공적인 루틴이 무엇인가에 해당
'2단 엔진이 왜 점화가 잘 되지 않는가?'는 기술 선진국이 되는데 꼭 필요한 능력이 뭔지에 해당
'쓸모가 다한 1단 엔진을 왜 버리지 못하는가?'는 기술 선진국으로 전환이 어렵다는 것에 해당

 

 

시행착오의 경험이 가장 훌륭한 교과서

 

회사의 시스템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설계 때 얻었던 시행착오의 경험이 무엇이었고, 그 이후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알고 싶어, 설계에 참여했던 사람을 만나볼 수 있겠느냐고 부탁을 했다. 담당자가 두 명의 사원을 소개해 주었는데, 언뜻 보더라도 할아버지인 것에도 놀랐지만, 회사 작업복을 입고 막 근무를 하다 온 상태라서 더 놀랐다. 두 사람의 입사연도가 각각 75년과 76년이니 설계로 경력을 쌓은 햇수만 40년이 넘는다. 공사 경과를 담은 백서를 각각 펴놓고, 두 교량을 설계할 때 겪었던 이런 저런 특이한 공학적인 도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의 프로젝트에서 어려웠던 점으로 또렷이 기억하는 것은 특이하게도 설계기간을 포함한 전체 공기를 단축하는 일이었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하기는 했지만, 이미 두 사람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많은 의문들이 풀렸다. 창의적인 개념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량은 매뉴얼이나 교과서, 시스템이 아니라 다른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글로벌화된 시대, 연결망의 시대, 구글링 하면 모든 것을 클릭 몇 번으로 알아낼 수 있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특정한 물리적 위치에 창의적인 사람들이 더 모이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가 많이 공유되면 될수록, 그런 형식지 형태의 지식은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창의적인 시행착오의 경험은 암묵지로서 더욱 희소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바야흐로 거리가 소멸된다고 하는 인터넷 시대일수록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더 중요한 창의적 클러스터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개념설계 역량은 결국 교과서가 아니라 사람에게 시행착오의 경험이라는 형태로 생채기처럼 체화된다는 것이다.  

 

 

시행착오의 '양量' 

픽사에서는 주기적으로 수백명에 이르는 감독들의 아이디어와 중간결과물을 평가하기 위한 회의가 곳곳에서 열린다. CEO와 콘텐츠, 기술 등 분야별 최고책임자와 많은 감독들이 함께 참여해서 건설적인 비판을 주고받는 회의다. 단지 말만 하고 끝나는 회의가 아니라, 수많은 프로젝트의 아이디어와 중간 단계 결과물의 생사가 결정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픽사는 1995년 '토이스토리Toy Story'부터 2016년 '도리를 찾아서Finding Dory'까지 17편의 장편 에니메이션을 발표했다.

 

16번 아카데미상을 받고, 7번의 골든글로브상, 11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했을 만큼, 한편 한편이 이 분야의 새로운 개념설계급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놀라운 성과의 이면에는 각 단계에서 죽어나간 수백 편의 미완성 작품이 있다. 매 작품마다 전설을 써온 픽사의 창의성은 사실 그 어떤 애니메이션 회사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시도했다는 것에 그 비밀이 있다. 창의적인 것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것을 만날 때까지 많이 시도한 것이다.   

 

 

익숙한 것들을 의심하자 

지금 한국의 산업계는 전례 없는 미시감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기존에 하던 대로, 기민하게 선진국과 선진기업, 선진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벤치마킹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니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더 열심히 대책을 마련하고, 성장 정체 현상의 돌파를 외치고 있는데, 두 다리는 점점 더 흐르는 모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에는 위기를 맞아서 조금 더 빨리 발을 움직이면 확실히 더 빨리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상하게 더 열심히 달릴수록 더 깊이 가라앉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 전개에 당황하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처럼 경계를 허무는 융합적 기술혁신이 뿔끝에 횃불을 매단 소처럼 미친듯이 달려들고, 굼뜨고 낡은 화물차인 줄 알았던 중국이라는 거대한 트레일러가 최신 엔진으로 무장한 채 바로 뒤에서 길을 비키라고 빵빵거리고 있다. 그간 너무 익숙해져서 편안하기 그지없는 자세로 즐기고 있던 운전자가 갑자기 낯선 길과 처음 보는 풍경을 만나 화들짝 놀라 갈팡질팡하는 초보운전자처럼 땀을 흘리는 중이다.

 

뒷골이 서늘한 미시감은 어쩌면 우리를 일깨우는 신호일지 모른다. 이제까지 편안하게 느껴졌던 관행이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관행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축적의 길을 나서는 우리의 첫걸음은 우리를 눈부신 성공으로 이끈 바로 그 관행과 결별하는 쉽지 않은 일에서 시작된다.

 

 

4개의 열쇠

 

1. 고수의 시대

2. 스몰베팅 스케일업 전략

3. 위험공유 사회

4. 축적지향 리더십

 

 

진리는 상상의 문제다

 

한국의 현재 산업이야말로 독창적인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진정한 기술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상상과 희망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설정한 마음의 유리뚜껑을 걷어내고, 상호 뒷받침하면서 부딪치기로 작정하고 뛰어오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틀을 축적지향蓄積志向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술 선진국의 마인드로 전환할 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