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한재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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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노력이란 말은 굉장히 눈물겹거나 혹은 다소 우아하게 들린다. 하지만 본질은 조금 다르다. 보통은 죽을 만큼 힘들지도, 감상에 잠길 만큼 아름답지도 않다. 나는 내가 하는 노력들이 축축하게 젖은 구두를 신은 채 먼 길을 걷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퇴근 후에 텔레비전을 보는 대신 2시간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이 뭐가 그리 대단한가. 버틸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고시와 장사를 경험한 나는 버텨야 할 이유와 버틸 수 있는 기회가 인생에서 늘 갖춰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버틸 수 있으므로 버텨야 했고, 버팀으로써 조금씩 나아졌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법고시의 문이 닫히자 다른 문을 열었다

 

저자 한재우는 작가이자 유튜브 <재우의 서재>의 주인장이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커피 한 잔을 팔 때마다 물 한 통을 기부하는 1.2평짜리 공정 무역 카페를 열었으나 1.2년 만에 문을 닫았다. 가게의 작은 탁자에 기대어 글을 쓰면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자영업의 쓴 맛을 경험한 그는 이후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독서 교육 회사에 들어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부지런히 책을 읽었다.

 

누적 청취 1,500만의 팟캐스트 <서울대는 어떻게 공부하는가>, 베스트셀러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365 혼공 캘린더>, 교원 직무 연수 강의 '내 생애 최고의 공부'는 그런 시간의 작은 결과물들이다. 비 오는 날의 아메리카노와 힘껏 운동한 뒤의 고단함을 좋아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서 인정을 받았으므로 온전히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도서관으로 출근한다. 하루 종일 읽은 책들을 유튜브 <재우의 서재>에서 나누고 있다.

 

온 정신을 모아 전력투구하는 삶을 살아도 이에 걸맞는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그래도 버틸 수 있다면 버티는 하루하루가 무척 값지다고 위로하는 그는 이 책이 첫 번째 에세이 작이다. 책 속의 서른네 편에 흐르는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현실이라는 통곡의 벽 앞에서 절망하는 우리들에게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전한다.

 

 

 

 

서른네 편의 에세이를 읽기에 앞서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도록 하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그는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것으로만 예상했지만 현실은 늘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열심히 준비했던 사법고시, 커트라인에 단 1점이 모자라 고배를 들고 말았다. 아뿔싸, 이게 마지막 기회였다. 소위 '개룡족'의 등용문이었던 사법고시의 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이에 그는 늦은 나이인 29살에 군입대를 선택했다. 31살에 전역한 즐거움도 잠시, 그는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때마침 '탐스 슈즈'의 성공 시례가 크게 다가왔다. 이거다 싶어서 그는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 앞에 카페를 차렸다. 한 잔의 커피를 팔면 한 잔의 원가를 기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탐스 슈즈의 성공처럼 이젠 장밋빛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천만에, 대학교 주변엔 이미 70개의 카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손님을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을 그는 글쓰기로 떼웠다. 그러나, 월세 부담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자영업의 쓴맛을 본 후 결국 카페를 접어야만 했다. 이후 그는 늦깎이 직장인이 되었다. 남들은 이미 직장 안에서 대리쯤 위치에 있을 나이에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출발선에 설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했다. 이후 7년의 직장 생활, 4권의 책 출간, 1500만 다운로드의 팟캐스트 등, 버팀의 시간은 그에게 점차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이젠 오직 그가 하고 싶은 일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을 시작하는 인연

 

시작하는 인연에는 3가지가 있다. 어쩌다 보니 알지도 못하는 사이 깊숙이 들어와버린 인연이 있고, 시작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끌려간 인연이 있다. 그리고 시작할 인연이 없었지만 작정하고 시작한 인연이 있다. 사람들은 늘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의 톱니바퀴가 돌아감으로써 인생이 자연스럽게 잘 풀리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들 대부분은 시절 인연과 사람 인연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덕스럽고 기다림은 긴데 귀한 삶은 너무도 짧다. 그렇기에 인연이 다가오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을 때에도 먼저 운동화 끈부터 묶는 이들이 있다. 자연스레 시작하든, 어쩔 수 없이 시작하든, 작정하고 시작하든, 내딛고 나면 같은 시작임을 그들은 안다.


작정(作定)이란 지어서(作) 정한다(定)는 뜻이다. 가보고 싶은 길이 있다면 허락을 구하지 말고 성공을 셈하지 말고 그저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마음을 지어 정하기를. 운동화 끈을 묶는 일부터 출발할지라도 말이다. 우리는 아무 이유가 없어도 시작할 수 있는 존재니까. (29쪽)

 

 

특별한 노력은 특별한 삶을 만든다

 

 

3천 번의 윗몸 일으키기, 3천 번의 팔 굽혀 펴기, 그리고 1천 배하기. 이는 보통 사람들에겐 평생 겨우 한 번 도전해볼까 싶은 특별한 일임에 틀림없다. 독하게 마음 먹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해낸 인물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처럼 특별한 노력은 특별한 삶을 만드는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하루에 윗몸 일으키기를 3,000개씩 한다. 이미 최고 중의 최고 자리를 차지한 그임에도 매일 아랫배에 힘을 주며 3,000번이나 끙끙대는 이유는 부상 없이 오랫동안 최고의 자리에 머물고 싶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고백했다. 한국인 최초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차범근 선수의 젊은 시절 몸매는 정말 탄탄했다. 그도 유럽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팔 굽혀 펴기를 하루에 3,000개씩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감동적인 실화가 있다. 한국화가 한경혜뇌성 마비로 인해 7살 때 온몸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만 했다. 그러자 그녀의 어머니는 불편한 딸을 데리고 무작정 해인사로 찾아갔다. 성철 큰스님을 만나 도움을 청하려고 말이다. 당시 큰스님은 자신을 만나러 오는 모든 이들에게 3천배를 요구했다. 당연히 7살 꼬마에게도 예외가 없었기에 꼬박 3일이 걸려서 3천배를 마쳤다. 그러자 큰스님은 하루에 꼭 1천배 씩하면서 오래 살라고 격려했다. 이 꼬마는 이를 지켰다. 굳은 몸이 조금씩 풀리면서 통증도 사라지고,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면서 석박사과정을 마쳤으며, 개인전을 10번 넘게 열였다. 누가 이 여인을 뇌성 마비 환자라고 보겠는가.   

 

노력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임은 노력하기 힘들어진 뒤에야 깨닫는다. 흔하고 평범한 과거의 하루가 지금의 나에게는 특별한 시간이다. 마음먹고 내딛어야 하는 특별한 도전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도, 훗날의 언젠가 돌아보았을 때는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오늘이, 아직 특별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노력하기 좋은 날'일지도 모르겠다.(125쪽)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른다

 

우리들은 흔히 평소엔 그 소중함과 중요함을 모른 채 지내다가 사고나 사건을 겪고 나서는 후회감과 함께 소중함 내지는 중요함을 깨닫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즉 정의롭지 못한 일을 당하고 나서야 정의에 대해 생각하고, 기회를 잃은 다음에야 기회의 귀함을 알며, 젊음이 사라지고 난 후에야 젊음을 그리워한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하지 않음이 있고 난 다음에야 함이 있는 우리 모두는 어리석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미 가진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아직 갖지 못한 것을 갈구하다가 갖고 있는 것이 없어진 뒤에야 후회하기 때문이다. 감사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가장 넓은 문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문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그 무엇이라도, 잃어버린 후에는 애타게 찾게 될 감사한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223쪽)

 

 

 

 

버티는 한 우리는 기대할 수 있다

 

기약 없이 기다리는 정신을 우리들은 흔히 '존버 정신'이라고 말한다. 어감상 아무래도 좋은 말은 아닌 듯싶다. 버티는 정신을 이렇게 폄훼해선 안 된다고 준엄하게 꾸짖는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뭔가 부족할지라도 가고 싶은 길이 있는 사람은 젖은 구두를 신고 계속 걸어야 한다. 어차피 걸을 바에야 웃으면서 버티는 편이 낫다. 그래야 우리는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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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가치투자하라
이완규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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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써먹고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쉽고 단순한 투자법을 만들고 싶었다. 다행히 10여 년간 트레이딩영역에서 헤매는 동안 높은 장벽처럼 보이던 가치투자의 세계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낮은 담벼락이 있다는 걸 곁눈질로 알 수 있었다. 가치투자를 쉽고 명료한 체계로 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뒤늦게 찾았고, 나름의 검증을 시작했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필자가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 확신을 갖고 최종적으로 정착한 투자 전략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

 

책의 저자 이완규국내 최초 '컴퓨터 주치의 서비스' 창안한 IT 분야의 프리랜서다. 늘 사업과 투자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고, 프로 트레이더를 꿈꾸며 2000년부터 트레이딩의 세계로 입문했다. 평생 써먹고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쉽고 명료한 트레이딩 시스템을 만들고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3년에 완성했다.

 

2015년에는 투자자산운용사 시험을 독학으로 단기간에 합격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점점 '매매 기계'들의 전쟁터로 변모해가고 있음을 알았고, 개인 투자자의 전업 트레이딩은 더 이상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원점으로 돌아와 "가격과 가치에 늘 갭gap이 존재하고 가격은 결국 가치를 따라간다"라는 명제만이 주식 시장의 영구불변한 진리임을 절감해 가치투자자의 길을 걷게 된다.

 

과거에도 잠시 가치투자를 시도해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명확한 주식 가치 평가법과 운용법을 정립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결국 해답은 스스로 이미 밟고 지나온 길 위에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3V 전략과 자신만의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을 개발하고 수립한다. 주식투자를 쉽고 편하게 지속해나가면서 세월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투자금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파트1에서는 단타 매매가 왜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지, 주식을 왜 '매매'가 아닌 '투자'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논한다파트2에서는 동일비중 포트폴리오가 무엇인지 그 특징과 장점을 소개한다파트3, 4에서는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한 실제 절차를 자세히 안내한다. 마지막으로 파트5에서는 실전 가치투자 노하우를 담았다. 따라서, 종목 선정부터 포트폴리오 운영, 리밸런싱 노하우까지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효과적인 자산배분 전략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예를 들어 1천만 원으로 한도를 정해두고 주식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적정한 수의 개별 주식에 동일한 비중으로 배분해서 20~30년간 계속 그 비율을 유지해나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20년이든 30년이든 목표한 기간 안에는 결코 빼지 않아도 될 정도의 여윳돈이어야만 한다. 1천만 원 이상의 여유가 생겨도 다른 자산에 투자하거나 별도로 저축해둘 것을 권한다.

 

여유자금을 모두 노후자금(은퇴자금) 만들기에 넣는다면 중간에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인출하게 되어 장기 운용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한 시기가 꼭 있기 마련인데,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10년 동안은 절대로 인출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1천만 원 또는 5백만 원 등 여윳돈의 한도를 확실히 해야 한다.

 

 

 

높은 수익은 항상 고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이 있다. 즉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 그만큼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선물옵션 같은 파생 상품 투자나 외환거래, 부실채권 투자 등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고수익에는 반드시 고위험이 뒤따라야 할까? 하지만 고수익을 노리면서도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투자 전략도 있다.  바로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만약 동일비중 포트폴리오가 첫 해에는 15%의 수익을 내고, 둘째 해에는 40%, 셋째 해에는 10%, 넷째 해에는 60% 수익을 냈다고 가정해보자. 투자하는 4년 동안 매년 손실 없이 수익을 거두었지만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수익률 편차가 크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변동성을 위험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투자의 대가들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워런 버핏의 절친이자 동업자인 찰리 멍거"주식의 변동성으로 위험을 측정한다는 말은 미친 소리다" 라는 말까지 했다. 워런 버핏 역시 "찰리 멍거와 나는 기복 없이 매끄럽게 연간 12%의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들쑥날쑥하더라도 연 15%의 수익을 내는 쪽을 택하겠다. 지구의 공전 궤도와 같은 수준의 매끄러움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라는 말을 했다. 

 

장기적으로 가치투자에 나설 경우, 최소 승률을 60%로 잡는다. 장기적으로 가치투자에 나설 경우, 최소 승률은 60%로 잡는다. 그렇다면 '손실을 볼 확률'을 위험으로 정의한다면 30~40%에 불과하다는 말이 된다. 모든 종목에서 손실을 보는 경우를 100으로 본다면, 동일비중 포트폴리오의 위험수준은 30~40 정도로 낮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은 중위험 중수익에 해당한다. 

 

 

 

 

 

재무제표 분석상 피해야 할 기업

문제 있는 기업의 재무제표에는 빨간 숫자들이 난무하거나, 해가 갈수록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의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것들만 자세히 살펴봐도 미리 폭탄을 피해갈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재무제표를 중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재무제표에 적힌 숫자를 단편적으로만 보지 말고 여러 숫자들의 상관관계를 눈여겨본다면 굳이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부실 징후를 찾아낼 수 있다.

 

'가치함정valuation trap'이란 것에 대해서도 알고 가자. PBR가 0.5도 되지 않아 저평가 상태라 판단하고 몇 년을 들고 있었지만 주가가 꿈쩍도 안 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종목이 있다. 이런 경우 가치함정에 빠졌다고 볼 수 있는데, PBR가 만년 0.5 이내에 머물러 있는 기업들은 성장이 장기간 정체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무조건 '저低 PER주'를 신봉하지 말아야 한다.

 

 

 

현금도 종목이다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때 현금을 들고 있게 되는 경우는 딱 한 가지 상황뿐이다. 보유 종목을 매도한 후 마땅히 교체할 종목이 없을 때다. 한국 주식 시장이 전체적으로 고평가인 시점에는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종목을 찾기가 힘들다. 이때는 대부분의 종목들이 가치갭이 거의 없거나 마이너스인 상태가 되어버린다. 즉 고평가 상태여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힘들다.

 

이런 경우 매수할 종목이 정 눈에 띄지 않는다면 현금도 하나의 종목이라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면 된다. 총 5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고 하는데 매수 대상 종목이 겨우 1개밖에 없다면 현금 종목 4개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현금 종목이 많아지는 시기는 주식 시장의 폭락이 임박한 시점일 가능성이 높다. "쉬는 것도 투자 전략"이라는 투자 명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뉴스, 공시 등에 휘둘리지 마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라는 유명한 투자 격언이 있다. 이를 신봉하는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투자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뉴스를 찾아본다. 특히, 한국의 월스트리트인 여의도 증권가에는 소위 '찌라시'라 불리는 B급 정보지가 매일 유통된다. 무명의 삼류 소설가가 지어낸 그럴듯한 루머도 많아 신빙성에 있어서 의구심을 자아낸다. 오히려 모르는 게 약인 엉터리 정보도 다반사다. 그래서 찌라시를 보고 주식을 거래할 바엔 그냥 사놓고 무인도에서 1년 있다 오는 편이 오히려 더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말까지 있다.

 

"신문 헤드라인의 목적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함이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 리처드 번스타인, <소음과 투자>의 저자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시세의 바닥에서는 해당 주식을 외면하다가 꼭지에 도달했을 즈음에야 어김없이 손을 댄다. 왜 그럴까? 이는 외부로 노출되어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나 현상만을 근거로 투자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기 때문이다. 즉 개인들은 언론에서 장밋빛 호재를 터뜨릴 때 비로소 확신을 갖고서 해당 주식을 매수하려 든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개인의 매수 물량을 제공하는 쪽은 누구일까? 주로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가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상투를 잡고 만다.

 

 

 

결론은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개인 투자자 중에는 제대로 된 종목 분석은 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감만 믿고 이를 근거로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단타 매매'를 주로 즐긴다. 하지만 이런 투자자가 첨단 시스템으로 중무장한 트레이딩 로봇과 정면 대결을 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격이다. 이에 저자는 투자보다는 도박에 가까운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미들에게 위험은 최소화하고 투자 이익은 극대화하는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컬쳐300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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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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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고고학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문화재 수탈로 촉발된 것이라고 알고 있기에 그 진실을 알고자 이 책을 필독서 목록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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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개념완성 중급편 - 3, 4급 시험 대비, 반드시 반복 출제되는 인물사&문화유산 별책 부록 제공 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 개념완성
설민석 지음 / 단꿈드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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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사를 바로 세우고, 우리 역사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강의를 제작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단순히 시험을 통과하기 위하여 공부하는 한국사, 암기 위주의 지루한 한국사가 아닌, 열린 마음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잇는 한국사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사 교육의 바른 지표지표를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 '설민석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들께' 중에서

 

 

설민석과 함께 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준비

 

이 책의 저자 설민석은 (주)단꿈교육의 대표이사이자 국내 유명 학원의 한국사 대표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KBS, MBC, SBS, tvN, JTBC 등 여러 방송 매체에 출연하여 맛갈스러운 역사 강의를 펼침으로써 많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단행본 저서로는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한 권에 잡히는 한국사>,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설민석의 통일 대모험> 등이 있으며, 다수의 강의용 학습서도 출간했다.

 

저자는 혼자서 공부하기 어렵고 외울 것도 많은 방대한 한국사를 흥미롭고 유쾌하게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으로 수험생들에게 전달하며, 개념 학습과 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권의 책으로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효율적인 학습은 물론이고 만족할만힌 시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 있게 약속한다. 아래와 같은 책의 구성이 바로 장점이자 특징이기도 하다.

 

역대 5개년 출제 경향

설쌤의 핵심 필기노트

쉬운 개념 설명

사료 및 자료 분석

이것만큼은 기억하자!

아하! 그렇구나!

설쌤의 역사 톡톡

기출 문제를 통한 개념 확인

함께하는 읽기 자료

 

 

이 책의 2장(남북국의 성립과 정치)을 인터넷 동영상으로 공부한 내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설쌤의 목소리가 분명한 점이 확실한 차별성을 지닌 것 같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이에 후한 평가를 주지 않을까 싶다. 특히,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키워드와 해당 인물 및 왕들을 중심으로 강의하는 점도 돋보인다.

 

신문왕과 진성여왕에 관련된 문제의 출제 빈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교재(설쌤의 핵심 필기노트)에 소개된 내용들을 하나씩 설명해나간다. 만파식적만파식적은 왕권의 강화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지방 조직을 9주 5소경으로 완비한 것은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을 한데 통합하는 정치를 펼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현 정부도 이런 점을 본받아야 함을 살짝 언급한다.

 

 

 

 

 

 

 

또 왕권 강화의 일환으로 토지 정책을 개혁해 기존의 녹읍을 폐지하고 관료전을 지급하는 형태로 바뀐 내용을 설명한다. 기존의 녹읍은 수확량의 10퍼센트를 징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작에 필요한 노동력의 징발권까지 부여되었기에 지방의 관리와 호족은 마치 해당 지방의 왕처럼 군림하는 폐해가 있었다. 이에 신문왕은 왕권을 강화할 목적으로 녹읍을 폐지하고 대신 관료전을 지급했는데, 기존의 징수권은 보장한 반면 노동력 징발권은 빼앗음으로써 지방 호족의 힘을 약화시켰던 것이다.

 

무열계 왕(진골 출신)의 대가 끊기면서 내물계가 왕위를 계승하게 된 후 통일신라의 왕권은 약화되고 덩달아 국력의 쇠퇴로 이어지게 된다. 이때를 신라의 하대下代로 분류한다. 이 시기엔 상대적으로 6두품, 호족, 선종 불교 등이 득세하면서 몰락을 가속시키는 반신라 세력으로 대두된다. 흥덕왕 때 청해진을 설치, 해상을 장악한 장보고와 진성여왕 때 당나라의 벼슬을 버리고 귀국한 6두품의 수장 격인 최치원 등이 바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통일신라의 힘이 약화되던 시기에 고구려의 유민 대조영이 서기 698년에 건국한 발해는 말갈족 일부를 지배하면서 그 세력을 날로 키워나간다. 제10대 선왕 때는 대부분의 말갈족을 복속시켰으며 요동까지 진출하고 남쪽으로 신라와 국경를 마주하는 등 그 국력이 강성해서 '해동성국海東盛國'으로 불리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서기 926년 거란족 야율아보기에 의해 멸망하고 만다. 

 

 

 

 

 

"우리가 승리합니다!"

 

 

인강 사이트 https://pass.dankk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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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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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이다, 저출산이다 하며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상품과 서비스는 무한경쟁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소비자들이 공간에 '오고 싶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든 공간에 오게 하고, 머무르게 하는 것, 공간을 느끼게 하고, 기억에 남게 하고, 다시 찾게 하는 것이 가개를 운영하고 공간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공간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고객의 공간 취향을 저격하라

 

이 책의 저자 이경미는 20년간 다수의 패션 브랜드에서 마케터, VMD,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며 공간에 숨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왔다. 현재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에서 커스텀멜로우 브랜드의 다양하고 유니크한 공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의류직물학을 전공하고 좀 더 심도 있는 공간 기획의 길을 연구하고 있다.

 

공저자인 정은아는 네티션닷컴, 바바패션,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등 다수의 여성복 브랜드와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에서 VMD로 일해 왔고,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패션 마케팅까지 업무의 영역을 넓혔으며, 국내 페인트 제조사에서 '공간 컬러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의상학을 전공했으며, '현장' 중심의 스페이스 크리에이터로서 늘 깊이 있는 공간 디자인을 기획하고 있다.

 

이 책의 공저자들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공간 기획자들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읽고 콘셉트 설정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의 소소한 디테일까지 정교하게 공간에 녹여내는 '공간 브랜딩' 전문가들이다. 단순한 '인테리어' 수준이 아니라, 입지부터 외관, 진열, 조명, 동선, 촉감, 냄새, 소리, 온도, 소품, 포장, 스태프의 에티튜드까지 모든 것에 콘셉트와 메시지를 주입함으로써 '나도 모르게 그곳이 좋아지게' 만드는 공간의 마법을 만들어내고 있다.

 

 

 

 

공간의 콘셉트

 

대체로 공간의 개념 잡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기능적 콘셉트', '디자인 콘셉트', '업사이클링 콘셉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능적 콘셉트'는 공간 디자인보다 판매 상품에 집중된 콘셉트이다. 이런 경우 상품에 집중하기 위해 단색單色 칼러로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고객의 시선 분산을 배제한다.

 

예컨대, 커피를 판매하는 게 목적이라면 흰 색 벽면에, 오직 원두와 커피에 집중된 가구와 요소들로 공간을 구성한다. 이런 공간 콘셉트가 브랜드의 상징이 된 사례도 있다. 즉 푸른 병 모양의 심볼로 유명한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다. 이 매장의 디자인 콘셉트는 바리스타와 고객, 고객과 커피만을 무대 위에 올린다. 다른 방해 요소 없이 말이다. 아래 사진(일본 신주쿠의 블루보틀 매장 내부)을 참고하라.

 

이어서 '디자인 콘셉트'는 차별성 비주얼이 돋보이는 '창조적 콘셉트'와 트렌드의 흐름을 반영하는 '반영적 콘셉트'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의 '젠틀몬스터'는 안경과 선글라스가 메인 상품인 브랜드임에도 매장 내부는 갤러리인지 아이웨어 매장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실험적인 공간 디자인을 취함으로써 통상적인 '안경매장'의 상식을 뛰어넘었다.

 

마지막으로 '업사이클링 콘셉트'는 기존의 공간 스토리를 현대적 요소들과 조합해 새롭게 재탄생시킨 개념이다. 즉 기존 공간의 역사와 콘셉트를 유지하되, 일부를 좀 더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1990년대에 유렵에서 시작된 것으로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런던의 현대 미술관 '테이트 모던', 고가의 철로가 공원이 된 뉴욕의 '하이라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블루보틀

 

 

 

디테일에 숨어 있는 '의미'와 '취향'

 

비주얼적인 요소들과 디테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디테일 뒤에 숨어 있는 의미와 취향은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강력한 힘이다. 먼저, 매장의 외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소비자들에 대한 첫인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장의 콘셉트를 잘 표현한 외관이 있는가 하면, 아예 외관을 무시하고 내부 콘텐츠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더욱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케이스는 간판이 없어도, 매장의 입구가 어디인지 찾을 수가 없어도 SNS를 통해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인스타 성지聖地' 같은 경우이다. 서울시 망원동에 소재하고 있는 '자판기 카페'는 입구를 핑크색 자판기로 만들어, 드어가는 입구가 어디인지 한참을 찾아보게 만듬으로써 외국에서 온 관광객까지 이곳을 찾아 기념촬영을 할 정도이다.

 

이처럼 유쾌한 외관 아이디어가 있는가 하면, 아예 기존 곤물의 외관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간판조차 설치하지 않거나 아주 작게 매장명을 표시하고 있는 지도를 갖고서야 겨우 찾아갈 수 있는 공간들도 있다. 영국 런던의 유명 온라인 편집숍 'LN-CC'의 오프라인 매장은 방문 전 예약이 필수이다. 지도가 있어도 입구를 쉽게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긴 시간을 들여 헤매다가 결국 매장을 찾게 되면 성취감이 든다.

 

자판기 카페

 

LN-CC외관

 

 

매장의 조명과 조도

 

조명은 공간에 시각적 리듬을 부여하고 평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가장 좋은 도구이다. 조명의 강약에 따라 주목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역할을 한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밝은 빛에 끌린다. 이런 점을 이용하면 공간 내에서 사람들의 동선을 자연스레 만들어낼 수도 있다.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백화점의 경우, 1, 2층에 위치한 고가의 명품 매장 조도는 고급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연출해주는 3,000k으로 살짝 노란 빛을 띈다. 반면, 스포츠나 캐주얼 브랜드의 경우에는 4,000k의 아이보리 빛으로 조도를 조정한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간들도 조도를 조정하여 공간의 이미지를 구성하고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도록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약 10년 전에는 3,000k 정도로 조도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근래에는 4,000k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등 시대에 따라, 혹은 유행하는 인테리어 무드에 따라 선호하는 조명의 색이 달라지기도 한다.

 

  조명의 온도

 

 

전문가 셰프의 레시피 재료를 매대에 진열한다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슈퍼마켓 '빌더 앤 데 클레크'는 한정된 공간에 상품을 큐레이션하는 방식을 참고로 제시한다. 슈퍼마켓이 대체로 품목별로 상품을 진열하는데 반해 이곳은 전문가 셰프가 직접 만든 레시피에 해당하는 재료를 함께 매대에 구성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진열한다. 빌더 앤 데 클레크는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집밥을 선호하는 네덜란드에서 '밀박스'의 인기가 급상승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조리에 필요한 재료를 계량하여 판매하는 공간으로 판매 방식에 변화를 준 매장 형태인 것이다. 상품 판매 방식의 변화는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공간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영상이나 사진 촬영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다 

 

공간이라는 오프라인 플랫폼과 크리에이터의 만남은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SNS 인플루언서와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인 '네온'을 오픈하여 오프라인 유통와 온라인 유통을 통합하는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예전엔 백화점 매장 내에선 어떤 영상물의 촬영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젠 플랫폼의 개발과 더불어 롯데백화점 매장에서는 '촬영 중'이라는 POP를 세워놓고 중국 파워 블로거들을 일컫는 '왕홍網紅'의 촬영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현대H몰 역시 인플루언서 전용온라인 매장인 '훗'을 오픈했다. SNS 인플루언서들의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당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껏 영상이나 사진 촬영에 매우 민감했던 백화점이 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잘 붙인 이름 하나 열 디자인 부럽지 않다

 

일본에는 '원엘디케이1LDK'라는 라이프스타일 숍이 있다. 원엘디케이란 L(Living), D(Dining), K(Kitchen)의 약어로 방, 거실, 부엌을 통합하여 지칭하는 부동산 용어인데, 방이 1개 있는 주택의 구조, 즉 '원룸'을 가르킨다. 이 브랜드명은 처음 오픈한 매장의 원엘디케이 구조에서 우래되었다고 한다. 이후 오픈한 매장의 이름도 특정한 공간을 지칭하는 단어로 지어졌다. 원엘디케이 아파트먼츠, 원엘디케이 아오야마 호텔 등이다.

 

원엘디케이의 매장들은 공간의 이름이 곧 콘셉트이다. 원엘디케이 아파트먼츠는 집과 같은 평면 배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오야마에 위치한 아오야마 호텔은 호텔 콘셉트의 2층짜리 매장으로, 작은 정원과 리셉션, 호텔 객실의 모습을 매장에 그대로 구현했다. 원엘디케이 데포는 말 그대로 창고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하는 소재부터 레이아웃이 모두 창고처럼 디자인되어 있다.

 

같은 브랜드의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지만 매장의 위치와 규모, 상황에 따라 콘셉트를 다르게 정하고 매장을 디자인한 것이다. 물론 콘셉트에 맞춰 다르게 구성된 상품들이 지점들 간의 차이를 만들고, 공간의 구조와 콘셉트가 상이한 만큼 상품들의 디스플레이도 다르지만, 원엘디케이라는 브랜드가 드러내고자 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일부 상품과 집기 등으로 통일된다.

 

 원엘디케이 데포

 

 

테라로사 커피공장

 

2002년, 테라로사는 고급 원두커피를 로스팅해 유명 호텔이나 카페 등에 판매하면서 한국의 명품 커피 시장을 개척했다. 테라로사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문하생들이 강릉에 카페를 창업하면서 강릉은 커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커피 공장이 미술관 같았으면 좋겠다', '맛도 멋진 공간에서 탄생한다'라는 대표의 공간 철학이 반영되면서 테라로사는 현재 전국에 1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매장마다 콘셉트가 다르다는 점이다. 

 

테라로사 수영점이 위치한 'F1963'도 의미 있는 공간이다. 1963년에 만들어진 고려제강 부지를 2016년 부산비엔날레 개최 이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지금의 모습으로 운영하고 있는 F1963은 기존 건물의 형태와 골조는 유지하되 담겨지는 콘텐츠에 따라 재해석하여 리노베이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 안에 위치한 테라로사 수영점은 이전에 이 공간이 와이어 공장이었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공간이다. 공장에서 나온 폐자재와 기계 등을 인테리어 요소로 배치하여 옛 것을 유지하되 현재의 것과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그들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아래 사진을 보라. 공간 활용에 대한 이들의 감각이 느껴지는가?

 

F1963

 

 합정동 앤트로사이트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혁명

 

경영의 귀재라 불렸던 고故 스티브 잡스의 등장과 함께 디자인은 더욱 중요해지는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이젠 디자인이 단순한 산업 미술이 아니라 경영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경시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됨으로써 '비주얼'이라는 파트가 생겨난 것이다. 책은 우리들에게 콘텐츠로서의 디자인이 고객의 취향을 어떻게 저격하는지를 보여준다.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거나 특히 비주얼 MD라면 책의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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