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마케팅이라는 이름 속에 숨은 기업들의 교활한 꼼수! 

 

   “기업들은 이제 사람들의 두뇌를 스캔하고,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과 희망, 취약점과 욕망을 발견해내는 중이다. 또 우리가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을 면밀히 추적한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고유한 심리적 프로필에 맞춘 제안을 들고 우리를 공략한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자극하고, 위협하고, 위안을 주고,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이 죄책감을 덜어주고, 외로움을 잊게 만들고, 더 사랑받게 해주고, 안전함과 향수를 느끼고, 영적으로 충분하게 만들 수 있는지, 또한 어떻게 해야 진실을 흐리고,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고, 다양한 정보를 통해 물건을 사도록 유혹할 수 있는지 훤히 꿰뚫고 있다.“ 13 페이지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이라는 부제의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웅진지식하우스)의 저자 마틴 린드스트롬은 <쇼핑학>이라는 책을 쓸 정도로 세계적인 브랜딩의 권위자이다. 이번에 그는 기업들이 어떻게 소비자들을 속이고, 유혹하고, 설득하여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게 만드는지 폭로하고 있다.

   저자는 이것을 ‘브랜드워시brandwash’라고 말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소비자의 두뇌를 스캔하고,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서 숨어있는 소비자의 두려움과 희망, 취약점, 욕망 들을 찾아 자극하고 있다고 보았다. 기업들은 소비자가 웹상에서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을 추적하는가 하면 그로부터 얻은 정보로 우리가 생각하는 딱 필요한 물건에 대한 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우리가 결국은 물건을 사도록 유혹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실례들을 고발하면서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어떤 점을 알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냈는지, 그리고 우리를 유혹해서 지갑을 열도록 만들기 위해 그런 정보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해 폭로한다. 아예 이 책의 목적을 기업들이 소비자를 브랜드워시 하기 위해 꾸미고 있는 계략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업들의 꼼수를 알게 된다면 소비자들이 더 현명하고, 건전하고, 그리고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데, 기업들의 브랜드워시 사례들이 너무나 전략적이고 치밀해서 그들의 꼼수를 만날 때 마다 소름이 돋을 만큼 충격적이고 불쾌했다.  

 

우리는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소비자였다! 

 

   “예리한 마케터들은 이러한 현상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몇 년 전 아시아의 한 거대 쇼핑몰 체인 기업은 여성들이 임신 중에 쇼핑을 많이 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산모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아이들에게 임신은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감성적인 시기이다. 또 산모들은 호르몬 변화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라는 긴장과 기대 사이를 오가는 동안 외부의 제안에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쇼핑몰 업체는 그러한 시기를 겪고 있는 산모들을 대상으로 향기와 소리에 담긴 무의식적 영향력을 테스트했다. 먼저 의류 매장에 존슨&존슨즈 베이비파우더를 뿌렸다. 다음으로 식품 및 음료수 매장에는 체리 향기를 뿌리고, 산모들이 태어날 적에 유행했던 편안한 노래들을 틀어놓았다.

 

   쇼핑몰 경영진은 이러한 시도가 산모와 관련된 매출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도 함께 나타났다. 이 감각적인 실험을 한 지 일 년 정도가 지나, 흥미로운 현상을 보고하는 편지들이 엄마들로부터 쇄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그 쇼핑몰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아이들이 차분해졌다고 편지에 썼다. 울고불고 야단법석을 떨던 아이들이 그 쇼핑몰에 들어오면 신기하게 조용해졌다.

   그리고 60%의 엄마들은 그 쇼핑몰과 동일한 향기와 음악이 있는 다른 장소에서는 그러한 변화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이 실험에서 ‘사전 준비 작업’을 받았던 미래의 소비자들에 대한 효과가 얼마나 장기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차세대 소비자 세대의 쇼핑 습관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다. ” 24~25 페이지

 

   쇼핑몰 체인 기업에서 산모들을 위해 베이비 파우더를 뿌리고, 산모들이 태어났을 때 유행했던 편안한 음악들을 들었더니, 오히려 그 때 뱃속에 있던 아이들이 더 좋아한 결과는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저자는 우선 다양한 연구 결과들과 사례를 보여주면서 엄마가 느낀 미각이나 음악은 배속의 아기에게 전달됨을 보여준다. 양수에는 산모가 섭취한 음식, 음료, 양념의 맛과 향이 그대로 남아 있고, 12주가 지난 태아의 미각, 후각 시스템은 온전하게 기능할 수 있기 때문에 태아는 이후 6개월 동안 맛과 향을 실제로 ‘감지’할 수 있다는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그렇다면 기업이 이토록 ‘아이’들에게 이렇게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처음으로 사용하는 시점이 어리면 어릴수록 인생에서 더 오랫동안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은 훌륭한 마케팅 도구이기도 하다. 바로 ‘졸라서 사도록 만드는 힘’을 말하는데, 엄마들의 충동적인 식품 구매의 75%가 칭얼대는 아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애플은 예전에 노트북을 사면 아이팟 터치를 공짜로 주는 ‘백 투 스쿨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이 프로모션은 아이팟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받으라는 것인데, 그 밑에는 아주 치밀한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애플 마케터들은 엄마나 아빠가 그 노트북을 사면 아이팟 터치는 아이들이 차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받은 아이팟 터치를 쓰는 동안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마음을 빼앗기고, 나중에 커서 컴퓨터를 살 때에는 틀림없이 애플 컴퓨터를 사달라고 조를 거란 걸 마케터들은 이미 읽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보장된 잠재적 소비자, 기업들이 키즈 라인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를 믿고 사는 당신, 브랜드워시 당하고 있다 ! 

 

   “완전히 모르는 사람의 취향이나 구매 선택이 얼마나 강력하게 우리의 결정을 흔들어 놓는지 알아보기 위해 베스트셀러와 관련된 현상을 들여다보자. 여러분이 지금 대형 서점으로 들어섰다고 상상해보자. 매장 실내는 축구장만큼이나 크다. 그 엄청난 선택권 앞에서 우리는 할인을 전혀 받지 못한 채 27.99 달러를 다 지불할 수도 있고, 재미있어 보이지만 결국 형편없는 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유명인의 전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바로 오른편에 뭔가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그건 바로 금주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코너다. 픽션과 논픽션 모두 합해서 스무 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걸 보면 곧바로 이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거라면 분명 괜찮은 책들이겠군.’ 이런 생각도 든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책을 내가 읽지 않는다면 왕따를 당하게 되겠지?’ 이제 여러분은 베스트셀러 코너를 살짝 살펴보는 것만으로 무려 4층이나 되는 매장을 다 돌아다녀야 하는 형벌을 참으면서 수많은 선택 상황에 직면해야 하는 의무에서 해방될 뿐만 아니라, 동료 독자들이 강력하게 보증을 서준 책들을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출판사들이 우연히 얻은 행운은 절대 아니다. 독자들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해더라도,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베스트셀러 코너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이러이러한 책들이 이미 ‘사전 승인을 통과했다’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거꾸로 말하면 이러이러한 책을 읽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교양 없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아는 대화에 끼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170~171 페이지

 

   베스트셀러의 순위가 조작되는 일은 비단 우리나라의 일만은 아니가 보다. 온라인 서점이나 주목되는 책이나 MD들이 추천하는 책들, 혹은 오프라인에서 별도의 매대를 놓고 추천하고 있는 책들은 추가로 광고료로 내야 비치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음반의 예를 들고 있는데, 뒷거래를 통해 순위의 상당 부분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출판사들 역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리기 위해 대형 서점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라면 일부러 베스트셀러를 피해 다른 책들을 고를 법한데, 문제는 선택할 뚜렷한 기준이 없고, 살펴야 할 책과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대중이 많이 샀다고 여겨지는’ 베스트셀러를 고른다. 때로는 ‘좋아. 출판사와 음반사가 뒷거래를 해서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올렸다고 치자고. 그렇게 하는 데에는 해당 콘텐츠에 대한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겠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진짜 문제는 베스트셀러가 주는 효과, 즉 블록버스터 효과가 있다. 블록버스터 효과는 베스트셀러에 소개된 브랜드들은 성공의 길로 이끄는 대신,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못한 대다수의 다른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노출되지 못하고 사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베스트셀러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다른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이라고 강조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쓰지 않으면 외톨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소비자의 두려움을 자극하는 전략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모든 베스트셀러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만한 충분한 소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현명한 소비자라면 베스트셀러가 아닌 정말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사는 것이다.

 

이름만100% 퓨어 내추럴 오가닉을 만나는 소비자 !  

 

   “예를 들어 프리라이프에서 출시한, 얼 민델 박사의 ‘오센틱 히말라얀 고지 주스’를 한번 살펴보자. 고급스러워 보이는 병에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눈 덮인 에베레스트 산이 구름을 뚫고 웅장하게 솟아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작은 기적처럼 부드럽게 휘어져 있는, 잎이 많은 줄기에 새빨간 고지베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1리터짜리 네 병 묶음 가격은 얼마일까? 무려 186달러 11센트다. 다이내믹 헬스 래버러토리에서 출시된 ‘고지골드 100% 퓨어 오가닉 주스’ 역시 비슷한 분위기인데 그 포장에서 인간이 더럽히지 않은, 천국과 맞닿아 있는 히말라야 산들이 어렴풋이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유기농, 녹차, 에너지 드링크를 생산하고 있는 ‘스티즈’ 라는 브랜드의 제품 디자인 또한 히말라야에서 왔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다.

 

   스티즈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시 한 번 히말라야의 멋진 광경을 구경할 수 있다. 까마득히 높은 눈 덮인 산,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아무도 지나지 않는 자연의 길, 오래된 붉은 탑, 그리고 싱그러운 꽃에서 날렵하게 꿀을 빨아먹고 있는 벌새의 이미지까지 들어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지혜는 내면에서 우러나온다’라는 문구가 있다.

   이를 브랜드 모두 티베트나 네팔의 산꼭대기 시골 마을에서 재배하고 수확하고 운송했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프리라이프 전 제품은 대량으로 생산되어 애리조나 피닉스에 위치한 거대한 공장에서 병에 담긴다. 또 다이내믹 헬스 레버토리라는 조지아에, 스티즈는 펜실베니아 뉴타운에 본사를 두고 있다.” 278~280 페이지

 

   나를 비롯해 요즘 건강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이 정말 많다. 주목되는 점은 예전에는 주로 어른들이 이런 건강 제품을 찾았는데, 요즘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몸에 좋다는 제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거의 모든 제품군에 가격이 몇 배나 비싼 유기농 스티커가 붙어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몸에 좋을 것 같은 이름과 성분의 제품들이 들어 있다고 하면 아무런 의심 없이 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본문에서 소개된 음료처럼 진실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저자는 전작 <쇼핑학>에서 소비자들의 두뇌 속에는 ‘신체적 표지’라고 하는 정신적 지름길 또는 단순한 표식을 따라 나아가려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체적 표지란 몸으로부터 온 신호가 특정한 감성적인 상태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여기서처럼 주스 이름이 ‘히말라얀 고지 주스’이다 보니 천혜의 자연에서 열린 열매로 만든 주스 같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는 것(국내 제품 중에 ‘삼다수’는 실제로 제주도에서 나는 물로 만든 생수이므로 걱정할 것 없다).

 

   그렇다. 기업들은 제품의 이름이나 광고, 마케팅을 통해 우리들이 추구하는 건강, 희망, 행복, 믿음, 순수, 행운, 만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적’인 요소를 브랜드 및 제품에 스며들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와 제품을 갈망하도록 자극하고 있다.

   이를테면 항산화작용을 한다며 베리류 혹은 석류와 같은 과일을 주로 찾거나 그것들이 들어간 음료 등을 비싼 돈을 주고 사는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거나 충분히 운동을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화장품 중에서 1000달러짜리 크림이 50달러짜리 보다 20배 더 좋다고 말할 근거가 없고, 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페이스 크림들 역시 안타깝게도 아무런 효능이 없다고 말한다.

   “소비자는 희망을 원하고, 희망이 필요하며, 희망을 산다”는 저자의 주장은 놀랍다( 미국 화장품 기업인 레브론의 설립자인 찰스 레브슨은 1967년에 의미심장한 한마디가 남겼는데요,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것은 화장품이지만, 우리가 판매하는 것은 병에 들어 있는 희망이다”라고 했다니 특별한 건 없다). 이제 우리가 무엇인가를 사려고 한다면 정말 내가 원했던 그런 제품을 사는 것인가, 아니면 그렇다고 여겨지는 제품을 사는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5년 전에 나온 책 중에 닐 부어맨이 쓴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원제목은 Bonfire of the Brands 즉, 브랜드 화형식이다. 브랜드 마케터이자 명품만을 고집하는 소위 '된장남’이었던 주인공 부어맨은 어느 날 저마다 자기를 소유하면 행복하게 될 거라고 말하는 브랜드들을 원 없이 많이 가졌는데, 오히려 점점 허무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급기야 속았다는 각성을 하기에 이른다.

   그는 '나는 브랜드 중독자다'라고 스스로 선언한 후 술과 약물중독자들이 그들을 가까이 하지 않듯 브랜드를 멀리하기로 결심하고, 운동장 한가운데 지금껏 구입했던 브랜드 제품을 모두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인 후 브랜드로 된 제품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책에서 저자도 비슷한 방법으로 ‘브랜드 해독’을 하려했지만, 결국 오래 버티지 못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내 인생을 오로지 내 뜻대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고 말하며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살았던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떠올랐다. 최소한의 간소한 생활을 하면서 이른바 '자발적 가난'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을 느낀 그가 이 책을 읽는다면 무슨 말을 할까? 하루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여러분은 정말로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사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혹시 의심된다면, 이 책을 읽자. 그럼 마치 안개가 걷히는 것 같은 밝은 눈을 갖게 될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02월 21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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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뛰게 하라 - 뜻밖의 생각을 뜻대로 실현시키는 힘
노나카 이쿠지로 & 가쓰미 아키라 지음, 양영철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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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혁신은 머리가 아닌 행동이 만들어낸다!

 

   “본래 이노베이션은 현장에 대한 귀납적 접근에서 출발한다. 연역적 혹은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접근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식 경영대학원에서 아무리 경영학 석사MBA 교육을 한다고 해도, 이노베이터는 결코 육성되지 않는다.

이노베이션은 현장에서 움직이는 이노베이터의 실천적 지혜, 즉 실천지practical wisdom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 현장을 찾아 직접 그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만의 실천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실천지는 대부분의 암묵지(학습과 경험을 통하여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여서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형식지로 나타내려 시도해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천지는 이야기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아시아의 피터 드러커이자 지식창조이론의 대가라 불리는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다운 선택이었다. <생각을 뛰게 하라>(흐름출판)은 ‘작은 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행동하며 생각한 동사적 사고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혁신을 일으키는 사람들 즉 이노베이터 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2008년에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사상가 20인’ 중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노나카 이쿠지로는 이 책을 통해 머릿속 상상을 진짜 세상으로 만드는 6가지 법칙을 실제 있었던 사례들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일본의 각 계에서 있었던 9가지 이노베이션 사례들을 통해 사람과 기업, 제도와 사회를 바꾸어 최고의 자리로 이끈,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노베이터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보여주고 준다. 독자들이 벤치마킹하기에 적합하다.

 

 

 

 

 

  보통 TV나 언론 등에서 일어나는 ‘기적과 같은 혁신’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런 기적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일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생각만 한 것이 아니라 행동하며 생각했다고 말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폐원 직전의 망해가는 시골 동물원에서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거듭난 아사히야마 동물원,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세계에서 가장 작은 4인승 자동차 도요타 iQ, 흔한 나뭇잎을 팔아서 수십억의 연매출을 올리는 이로도리 주식회사 등은 언뜻 들으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 성공신화들이 주는 교훈은 사실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될 때까지 노력하라”는 것이다.

 

 

동물의 행동을 전시한 아사히야마 동물원

 

   “1990년대 중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연간 관람객 수가 26만 명까지 줄어들어 폐원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10년 후인 2007년에는 관람객 수가 370만 명으로, 약 12배나 증가하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이는 일본 최대 규모인 도쿄 우에노 동물원(2006년 관람객 350만명)에 육박하는 기록으로, 월별 관람객 수가 우에노 동물원을 앞질렀던 적도 있었다.

   또한 매스컴에서 일본 제 1의 동물원으로 소개하였으며, <기적의 동물원, 아사히야마 동물원(2006, 후지TV)>라는 타이틀로 드라마가 제작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사람들이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행동 전시에 관심을 보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동물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몰린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든 기적의 주인공 고스게 마사오는 이렇게 말한다.

 

   “펭귄이 산책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행동전시는 만일 펭귄들이 한 마리도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그날은 그걸로 끝입니다. 아직까지 펭귄들이 안 나온 적은 없지만요, 사실 펭귄 산책은 겨울철 운동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걷기를 좋아하는 펭귄들의 습성을 빌린 것뿐이죠.”

 

   오랑우탄의 공중 산책도 마찬가지다. 공중운동장이 완성된 이듬해에 히로시마의 동물원에서 체중이 14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거대한 수컷 오랑우탄을 데려왔다. 하지만 생후 20년 동안 단 한 번도 3미터 이상 높은 곳에 올라간 적이 없었던 이 오랑우탄이 공중 산책을 즐길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암컷 오랑우탄이 기둥과 나무를 오르는 것을 보고 한 달 뒤부터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20년 동안 한 번도 나무에 올라보지 못한 오랑우탄이 훈련 없이도 나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본래 가지고 있던 능력, 즉 습성 때문이에요. 또한 신체적으로 상반신은 다부진 데 반해 하반신은 빈약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이처럼 동물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하다 보면 육체적인 특징도 저절로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행동전시입니다.” 18~20 페이지

 

 

   노나카 교수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기적을 일으킨 비결이 바로 ‘행동전시’에 있다고 말한다. 예전의 아사히야마의 동물원은 동물을 우리에 넣어 두고, 그 모습과 형태를 관찰하는 행태전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연간 방문객 수가 줄어들자 상부에서 동물원을 폐원할 것을 고려하게 된다. 존폐의 위기에서 고민하던 고스게 마사오는 급기야 ‘동물원의 존재 의미’ 즉, ‘동물원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하루 중 먹이를 먹는 30분을 제외한 나머지 23시간 30분 동안 아무것도 안 하는 동물들에게 그 시간은 ‘고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그는 ‘동물이 동물답게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동물들도 좋아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관람객들도 삶의 의욕을 심어줄 수 있는 동물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 후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하며 동물이 본래의 능력과 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동물원이 될 수 있게 만들었다. 펭귄들이 관람객과 함께 산책을 하고, 관람객의 머리 위에 철망을 설치해 맹수들이 그 위를 걷거나 쉬게 했다. 육지위에서 뒤뚱뒤뚱 걷던 펭귄들이 수중터널을 헤엄치는 모습은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자유로움을 보여주었다. 그 후 아사히 야마 동물원의 행동전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도쿄 우에노 동물원을 비롯해 각지의 수많은 동물원으로 확대되었으며, 동물원읠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동물원의 존재 이유를 찾고 이상적인 동물원이란 ‘동물이 동물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삶의 의욕을 되찾는 동물원’이라는 존재의 의미이다. 그리고 이를 깨닫자 폐원되기 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이다. 저자 역시 바로 이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한편 나는 시선을 돌려 국내를 생각해 봤다. 우리 사회에도 PC방, 볼링장, 포화상태에 이른 음식점등 소위 사양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아사히야마처럼 우선 ‘존재의 의미’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이 책의 전반에 걸쳐 목적이 명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당장 가능한 수단이 있다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실천적 삼단논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활용할 만하다.

 

실천적 삼단논법

1. 대전제 – 이루고 싶은 목적이 있다

2. 소전제 – 그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3. 결론 – 실천을 위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나뭇잎이 돈으로 변한 산골마을의 기적

 

   “나뭇잎이 돈으로 바뀐다니 무슨 생각으로 하는 소리야? 좀 더 진진하게 일하지 못해? 제가 낸 아이디어를 듣고 마을 주민들이 화를 냈을 때 처음에는 꽤나 충격이 컸습니다.

모쿠시마 현의 산골 마을 가미카스의 ‘주식회사 이로도리‘를 이끄는 요코이시 도모지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이런 소리도 들었어요. 우리한테도 자존심이 있습니다. 산에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워서 팔다니요. 아무리 돈이 없어도 그렇지, 창피하지도 않은가? 그건 능력 없고 가난한 사람이나 하는 짓입니다.‘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현재 마을 도로변에는 이로도리의 상징인 너구리와 나뭇잎이 그려진 간판이 걸려 있다. 나뭇잎은 가미카스 사람들의 자존심이 되었다. 모든 것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장식잎은 일본 요리에서 잎사귀를 이용해 색깔이나 계절감을 나타내는 데 주로 쓰인다. 가미카쓰에서 출하하는 단풍잎, 감잎 외에도 벚꽃, 배실, 명자나무 등의 꽃잎, 호랑가시나무, 굴거리나무 같은 나뭇가지를 포함해 총 320종에 달한다.

 

   가미가쓰 마을은 총면적의 85퍼센트가 산림지대다. 인구는 약 2천 명으로 도쿠시마 현에서 가장 적지만, 65세 이상의 노인이 인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어 고령화율이 제일 높다. 그러나 이 마을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인구 감소나 고령화 문제 때문이 아니다. 190명이나 되는 장식잎 생산자의 대다수가 정정한 할머니들이라는 점이다. 평균연령 70세를 웃도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1천만 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농가가 있을 정도로 지역이 활성화 되어 있다.

 

“세상을 다 뒤져봐라 이렇게 재미있는 일은 없어.”

“이거야 말로 사는 보람이라니까.”

할머니들은 모두 입을 모아 그렇게 말했다.

 

   나뭇잎이 돈이 된다고 하면 보통 쉬운 장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나뭇잎을 파는 것이라면 이 정도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산에 떨어져 있는 나뭇잎을 주워서 파는 건 창피하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삶의 보람을 찾았다고 말한다. 이 기적을 만든 이노베이터가 바로 요코이시 도모지다. 다른 지역에서 따라하려고 해도 따라할 수 없는 비밀이 여기 숨어 있다. 208~210 페이지

 

 

   이 사례는 정말 유익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엇비슷한 축제로 가득한 지자체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만든 요코이시는 어느 날 오사카의 한 식당에서 음식에 장식으로 놓인 단풍잎을 보았다. 그리고 옆 테이블의 젊은 처녀들이 그 잎사귀가 예쁘다면 모두 챙겨서 가는 모습을 보고 ‘아, 나뭇잎으로도 상품이 되겠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빌딩에 둘러싸인 오사카와 산으로 둘러싸인 자신의 마을의 차이가 나뭇잎에 가치를 심어준 것이다. 이로써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한 요코이시는 일본 요리와 나뭇잎을 결합시키는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일류 식당을 출입하며 요리에 놓인 장식잎을 메모 연구하며 독학했다.

 

   아울러 주목해야 할 점은 마을의 공동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생산방식을 생산자 각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즉 경쟁심을 이용해 마을 사람 개개인을 한 명의 사업자가 되게 해서 매출순위를 본인에게 보여주고 평가하는 방식을 취했다. 방법은 이렇다. 주말에 날씨가 좋을 것 같으면 외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제철음식이 무엇이며 어떤 음식이 인기가 있는지, 그에 어울리는 장식잎은 무엇인지 가설을 세우는 거죠. 예를 들어 결혼식 시즌이라면 녹색 잎의 수요가 높아질 거라고 예측하고 녹색 장식잎을 많이 준비해서 스스로 매출을 예측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저자는 이 예를 들어 이노베이터라면 비즈니스 모델의 공통점처럼 보이지 않는 관계성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맥락과 관계성을 간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강한 호기심에 있다. 하지만 나는 마을을 번영시킬 간절한 마음이 우연들을 세렌디피티 같은 필연으로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자체 단체장들의 실적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간절함이 뭍어난 생각이 필요하다.

 

 

긴자, 화려한 쇼핑의 거리가 꿀벌의 천국이 되다

 

   “일본 제일의 번화가인 도쿄 긴자의 하늘에 수만 마리 꿀벌이 빌딩 숲을 날아다닌다. 꿀을 머금은 꿀벌들이 벌통으로 향긋한 꿀을 나른다. 이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긴자 거리 연구회원인 다나카 아츠오와 유기농 야채상 다카야스 가즈오는 긴자라는 지역에 의미 있는 이벤트를 찾다가 어느 양봉업자가 도쿄의 빌딩 옥상에서 꿀벌을 키울 장소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 빌딩 옥상을 빌려도 좋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며칠 뒤 양봉업자가 긴자에 나타났다. 그는 메이지 시대부터 내려오는 일본근대양봉의 선구자 후지와라 양봉장의 3대손, 후지와라 세이타 였다.

 

   꿀벌의 일생은 30~40일로 매우 짧아서 꿀을 채취하기 위해 날 수 있는 기간은 단 10일 정도 밖에 안 된다. 꿀벌은 꿀을 들이마셔 위에 저장한 다음 벌집으로 가져간다. 벌집과 꽃을 아무리 왕복해도 꿀벌 한 마리가 일생 동안 모을 수 있는 꿀은 찻숟가락으로 반 스푼 정도일 뿐이다. 그래서 꿀벌에게 인간을 신경 쓸 시간 같은 건 없다. 꿀벌이 인간을 해친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의 성격이 서서히 바뀌었다. “직접 한번 키워 보자.” 두 사람은 그렇게 결의를 다졌다.

 

   3월 28일, 택배 상자에 담긴 3만 마리의 꿀벌이 도착했다. 벌집의 입구를 열고 한 시간 뒤에 가보니 꿀벌들은 뒷다리에 꽃가루를 붙이고 돌아오고 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처음으로 꿀을 채취했다. 벌집을 원심분리기로 걸렀더니 꽃향기가 나는 끈적끈적한 꿀이 흘러나왔고, 양은 5~6 킬로그램이나 되었다. 멤버들은 도쿄타워와 시오도메의 고층빌딩을 배경삼아 벌꿀이 담긴 병을 들고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으며 ‘긴자가 벌꿀 생산지가 되었다’고 기뻐했다. 긴자는 의외로 양봉에 적합한 장소였다.” 232~238 페이지 정리

 

 

   도시의 기적이라 불리는 긴자 꿀벌 프로젝트는 정말 인상적이다. 우리로 보면 명동의 마천루에 양봉을 한다는 말인데 얼핏 불가능할 것 같은데 ‘긴자가 양봉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는 결과는 정말 신기했다.

 

   버터플라이 이펙트라는 말이 있다. ‘북경에서 나비가 날면 뉴욕에서 폭풍이 분다’는 말인데, 긴자의 꿀벌 프로젝트도 이런 나비효과 현상이 아닐까 싶다. 예상치 못한 만남이 이노베이션을 낳게 했기 때문이다. 긴자가 의외로 양봉에 적합한 장소였는데, 바로 꿀벌이 날아다닐 수 있는 거리는 사방 4킬로미터, 그 범위 내에는 황궁과 다양한 공원과 정원이 있다는 것이다. 황궁의 정원과 시내 번화가에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서 꽃이 많고 농약 걱정이 없는 긴자는 꿀벌에게 상당히 살기 좋은 장소였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근처에 남산을 둔 명동도 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자 벌꿀 프로젝트의 시너지는 더욱 볼만했다. 소비의 거리 긴자에서 양봉을 하여 꿀을 생산한다는 소식은 언론에서 앞을 다투어 보도했고, 긴자의 상점들은 옥상 양봉을 잘 이용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긴자의 제과점, 화과점, 등에서 긴자의 벌꿀을 사용한 것이다. 이런 효과는 전 일본에 퍼져 결국 ‘긴자의 농촌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다시 말해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높이를 10층 정도인 56미터로 제한하는 것을 법으로 정했고, 곳곳에 꽃이나 채소를 심는 녹화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리더의 능력 6 가지>

1. 실천적 삼단논법을 익힌다

2. 모든 경험과 지식을 엮는다

3. 행동하며 생각 한다

4. 동사를 중심으로 사고 한다

5. 보이지않는 맥락을 간파 한다

6. 우연을 필연화한다

 

우리는 놀라운 혁신의 결과물을 보면 늘 그러한 혁신을 이끌어낸 사람에 주목하고 그들의 카리스마와 판단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는 리더의 의사 결정력을 보지 않고, 그들이 그러한 판단을 내리기까지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행동했는가를 주목했다. 이노베이션의 본질을 해설하고 지식사회의 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 여섯 가지를 밝힌 노나카 교수의 정리는 주목할만하다. 혁신을 일으키는 이노베이터가 되고 싶다면 배울 것이 많겠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02월 14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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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스캔들 - 부자들의 은밀한 돈 이야기
알렉산더 융 지음, 송휘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자만하지 마라"…금융위기는 반복된다

 

   제 2차 구제 금융을 앞둔 그리스(이 글은 2월 19일에 썼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은 타결되었지만, 디폴트 위기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여전히 디폴트의 우려를 낳고 있다. 설령 구제 금융을 받는다 해도 경기 침체로 인해 그리스가 긴축안을 모두 이행해도 재정위기가 지속될 것이라 금융계는 예상하고 있다. 산 너머 산이라 했던가. 그리스 문제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유로존의 경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대국들이 ’마치 돈을 퍼줘서 안달이 난 것처럼‘ 막대한 국가 부채를 감수해가며 엄청난 원조와 투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하고 있다. 그리스가 예뻐서가 아니다.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을까봐 두려워서다.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세계경제의 대위기는 결과적으로 장기간의 침체를 불렀고, 히틀러는 세계대전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갤브레이스의 말대로 수요와 공급이 있는 한 금융위기는 늘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문제는 이 경제위기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내는가 하는 것이다.

 

   알렉산더 융을 비롯한 독일 최고 권위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저널리스트들이 전 세계에서 일어난 모든 금융위기를 살펴보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화폐의 숨은 이야기들을 <화폐 스캔들>(한경BP)에 담았다. 세계 금융사 전반과 경제, 문화, 정치,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화폐를 둘러싸고 일어난 흥미로운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역사는 화폐의 변화와 발전에 발맞추어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상적인 점은 시간과 장소만 다를 뿐 인간의 과도한 욕망은 한결 같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욕망의 뒤에는 거품이 있었고,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저자들은 경제위기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었다고 말한 갤브레이스의 말에 동의한다. 1637년 네덜란드에 휘몰아쳤던 ‘튤립 광풍’이 불었을 때도 100년이 흐른 뒤 금융수학자이자 투기꾼인 존 로John Law가 수십억 리브르의 지폐를 찍어 프랑스 파리에 폭동을 일어났을 때도 ‘진짜 위기’는 항상 그 다음을 예고했다.

 

 

 

 

   베를린 대학의 경제이론가 마하엘 부르다 역시 수세기 전부터 금융위기는 계속 반복되어 왔는데, 그 위기는 모두 똑같은 기본 패턴에 따라 일어났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는 항상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말이 오갔다. 이번 기회는 특별하다는 자만심의 발로다. 이 때는 금융 거품이 먼저 찾아왔고, 평소 이성적인 사람도 과도하게 오만해질 만큼 집단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그리고 위기가 한창일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징후들에 대해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금융위기의 직전에는 항상 ‘레버리지 효과’라는 이름으로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고리스크의 투자법이 극성을 부렸다. 문제는 부르다의 말처럼 수세기 전부터 계속 반복되고 있는 금융위기는 모두 똑같은 기본 패턴에 따라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는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화폐 스캔들>은 금융위기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과거에 발생한 여러 위기의 과정들을 통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경제위기의 현상들을 재구성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일목요연하고 다양하게 자본의 근대적 역할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시대를 뒤흔든 사건들을 쫓다보면 역사는 단순히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들은 금융위기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금융산업을 투명하게 하는 일이 가장 우선이며,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국가 기능에 있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블랙 스완>에서 “검은 백조는 예상 밖의 사건, 그러니까 우리가 계산한 확률 밖에 존재하던 사건을 의미한다. 인간은 이런 사건에 속기 쉬운 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어떤 이들에게는 블랙 스완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경제사를 즐겨서 대공황을 이해한 투자자였다면, 그에게는 이번 금융위기가 회색 백조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경제사를 알면 발생 확률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세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만약 위기의 조짐을 느꼈다면 충격을 훨씬 완화할 수 있을테고, 어느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직감해 참여한다면 투자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화폐 스캔들>을 읽다 보면 “경제학은 역사가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역사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 경제사의 대가 찰스 킨들버거의 말에 새삼 공감하게 한다.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허황된 종말론에 휩싸여 공포심에 짓눌리지도 말아야 하지만, 과장된 희망으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공포와 희망‘이라는 험난한 경제현실 속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것들은 언제나 경제를 극단으로 치닫게 만드는 한 요소겠지만, 그 안에서 균형을 찾아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의무가 아닐까. 위기를 바로 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이 리뷰는 2월 23일 한국경제에 실린 리뷰 입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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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상 -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33가지 미래상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 지음 / 청림출판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33명의 석학들이 바라본 10년 후 한국

 

 

  2012년 중 벌써 한 달이 지나갔지만, 국내 서점가에는 2012년을 전망하는 책들이 여전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독 독자들이 예측서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추측컨대 올해 만큼은 아쉽게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보다는 미국의 경제위기, 남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가능성,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 일본의 침체, 그리고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의 움직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사회적인 격변 등 불안한 국내외 정세들이 걱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여러분 중에 약간 시니컬한 독자가 있다면 “그런 책 읽으면 딱히 무슨 답이 나오나?” 퉁을 놓을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수많은 전망서들이 쏟아졌지만, 맞은 것보다는 틀린 것이 더 많았고, 딱히 명확한 답을 건넨 책도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운 미래서와 경제전망서가 나오면 어김없이 책장을 펼치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왜 그러는 걸까?

 

   우선 우리가 당장 한 시간 이후도 모르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장마가 오는 것을 개미들이 먼저 알고 이사를 하고 무너질 위험이 있는 건물에서는 쥐들이 먼저 짐을 싼다는 말이 있다. 2008년 5월 12일 중국 스촨(四川 성에 강도 7.8의 지진이 일어나기 사흘 전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떼를 지어 이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꺼비의 이동을 피난으로 보지 못했다. 미물에게도 있는 예지력이 사람에게는 없었다. 결과는 우리가 뉴스에서 만난 그대로였다.

   저명한 학자들의 경제전망과 예측서는 틀릴지언정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고 고민하게 함으로써 불확실성의 두려움을 어느 정도 경감시킨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단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미래는 현재에도 있다”는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처럼 미처 내가 목격하지 않은 현실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그 점에서 우리는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미래학자 대니얼 앨트먼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10년 후 미래>(청림출판)에서 세계 경제에는 매순간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일단 우리가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가능성의 폭이 좁아진다며 “경제전망은 틀리더라도 전망하지 않는 편보다는 전망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만약 세계 경제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예측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대응은 불확실한 수많은 변화의 경로보다 하나의 발전 경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0년후 세상>(청림출판)은 조금 색다른 미래 예측서다. 여느 책들이 100년, 50년 후 미래의 글로벌 트렌드를 내다봤다면, <10년후 세상>은 현실감 있는 10년 후 개인의 삶과 한국사회에 비중을 두었다. 이 책은 원래 중앙일보의 특별기획 기사에서 비롯되어 필진이 가히 인해전술식으로 등장한다. 기자들과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필진이 되어 건강과 웰빙, 가정과 사회, 문화와 교육, 첨단기술, 소셜미디어, 환경과 에너지, 글로벌 세상 등 7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2021년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33가지 미래상을 선정,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가급적 가능하고Possible, 타당하고Plausible, 선호하는Preferred 미래를 객관적이고 알차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들이 미래에 관련해 내놓은 화두들 중에서 인상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10년 후의 세상에서 가장 뚜렷한 세태는 단연 ‘스마트Smart'다. 원래 '똑똑하다Intelligent', '깔끔하다Clean', '맵시있다Neat', 등의 뜻이었던 말이 언제부터인가 ’컴퓨터로 조절되는Computer-controlled'라는 뜻을 얻으면서 기존의 다른 좋은 의미 모두를 아우르는 단어로 거듭나서, 이제는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태가 ‘스마트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책에서도 스마트라는 단어는 스마트 모바일 시대, 스마트카, 스마트 시티, 소셜네트워크, 디스플레이의 진화, TV의 진화의 트렌드에도 활용되어 바야흐로 10년 후 세상은 스마트 시대Smart Age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두 번째 화두는 인구구조 변화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이미 생산인구의 감소를 부르고 각종 사회문제는 물론 주택시장의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년 후엔 극심해질 전망이다. 10년후 아파트는 투자 대상이 아닌 주거 공간으로의 의미가 되고, 경제적 여건으로 결혼 기피현상이 만연해지면서 일본처럼 프랑스의 시민연대협약에 의거한 ‘파트너혼’이 도입될 것이다. 과학기술 발달로 대체장기 이식도 활발해질 테지만, 이것은 마냥 축복만은 아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들은 노인들의 고비용의 장기이식 수술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원고갈에 대한 화두는 화석연료 고갈로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가 극심해져 결국 인류는 멸망한다고 경고하는 쪽과 언제낙 필요에 의해 신재생 에너지가 개발되고 나노공학과 녹색화학의 발전으로 환경오염이 줄고 지구온난화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는 쪽으로 양분된다. 강대국의 우주개발 그리고 스마트카 개발 등은 그에 대한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글로벌 체제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달러화의 몰락과 위안화의 급부상으로 중국은 현재 미국과 더불어 G2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여러모로 볼 때 10년 후 중국은 미국과 당당히 맞설 것이다. 균등한 힘은 갈등을 낳는다. 하지만 충돌은 곧 공멸임을 둘은 잘 알고 있기에 갈등과 타협이 반복되는 형국으로 균형을 이룰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입지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의 진화이다. 앞으로 소셜네트워크는 인간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개인화된 방식으로, 연속적으로 충족시키는 방식을 구사할 것이다. 스마트폰은 더욱 진화되어 손 안의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열고, TV는 스마트화되어 실시간 번역 자막으로 국경 없는 콘텐츠의 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화여대 석좌교수인 최재천 교수는 이 책에서 “미래학은 정확한 미래 시점을 짚은 다음 우리가 지금까지 축적해온 모든 자료들을 분석하여 우리가 그 미래 시점에 도달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를 예측하는 과학”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우리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예측하는 이유는 오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미래를 내다보며 오늘을 보내는 것은 시대의 종말로 다가서려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미래가 궁금하거나 불안하다면 이 책을 펴보길 권한다. 경제경영서 중에서 가장 제값을 하는 분야는 아마도 ‘미래학 책'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위해 지금도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미래예측 컨설턴트로부터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의깊게 읽는다면 이 책에서도 미래를 이끌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시중에 나와 있는 미래예측 관련서 몇 권을 읽어서 저자마다 쏟아놓은 다양한 전망들의 공약수를 찾아낸다면 나만의 트렌드 전망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코오롱 그룹 사보 KOLON 2월호에 실린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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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을 이기는 큰 비밀
조엘 그린블라트 지음, 이상건.이승아 옮김 / 알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가치투자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가? 그 방법을 몇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투자자 혼자 힘으로 직접 투자하는 것이다. 실제로 수조 달러가 이렇게 투자되고 있다(문제가 한 있다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기업을 분석하고 어느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고 주식을 언제 매수하고 매도해야 하는지, 투자자금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에 대해서도 모른다).

 

   둘째, 투자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다. 역시 수조 달러가 이렇게 투자되고 있다(그런데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초과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투자 전문가들의 수익률을 장기간에 걸쳐 살펴보면 대부분이 시장평균을 하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좋은 주식을 선택하는 것보다 좋은 투자 전문가를 고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말 안 하고 넘어갈 뻔했다.)

 

   셋째,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물론 수조 달러가 이렇게 투자된다(인덱스펀드투자는 수익률이 시장편균수익률과 맞먹으면서도 수수료는 매우 낮고 대부분의 투자 전문가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인덱스펀드투자에도 한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데, 그것은 장기투자수익률이 시장평균을 뛰어넘기 힘들다는 것이다).

 

   넷째, 이 책을 읽고 앞에 열거된 것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투자되는 돈은 많지 않다(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11~12페이지

 

   이 책 <주식시장을 이기는 큰 비밀>을 설명하려면 우선 저자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바로 저자가 전설의 투자자 조엘 그린블라트(Joel Greenblatt)이기 때문이다. 조엘 그린블라트는 1985년 창립 이래 2005년까지 약 20년간 연간 40퍼센트의 수익률을올린 사모투자 파트너십인 고담 캐피탈의 설립자이자 경영 파트너다.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는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가치투자의 산실로 불리는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의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현역 베테랑 투자 전문가이다. 그는 기존 통념을 파괴하는 새로운 투자법을 기반으로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 일반 상식 그리고 정량적 분석방법을 따른다면 누구나 시장, 인덱스펀드, 투자 전문가를 이길 수 있다고 단언한다.

 

   책의 서두에 보면 국내 투자 전문가들이 현역 최고의 투자 스승이라며 저자에 대해 극찬을 하고 있다. 물론 워렌 버핏이나 피터 린치와 같은 전설의 투자자도 있지만, 워렌 버핏은 직접 저술한 책이 없고, 피터 린치의 책은 꽤 오래 전에 낸 적이 있고 최근에는 없다는 점에서 조엘 그린블라트가 오늘날의 투자자를 위한 멘토라고 평가되고 있다.

 

 

 

 

아무리 시장을 이기려고 노력해도 소용없다. 실패할 것이다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개념들은 매우 간단하다. 그리고 이를 아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라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 단지 그렇게 하지 않을 뿐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내딛어야 할 중요한 첫걸음이다. 일단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나면 해결책도 금방 찾을 수 있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처음으로 돌아가 단계적으로 그 원인을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 기업의 가치를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는지,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월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되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도 더 좋은 투자방법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학기 첫날 학생들에게 말한다. “개인 투자자, 경영학 석사, 투자 전문가들이 아무리 시장을 이기려고 노력해도 실패한다.”고 말이다.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25~26 페이지

 

   저자는 그 누가 되었든 시장을 이기려 한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곧 이어 이 책을 읽으면 시장을 이길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어떤 방법이 들어 있는 것일까?

   주식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 주식시장에는 엄연히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존재한다. 그리고 엄청난 정보력과 무수한 전략으로 무장한 기관, 외국인, 전문 투자자들을 개인 투자자가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한다.

   더구나 요즘처럼 금융위기 이후로 얼어붙은 경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흑과도 같은 주식시장을 지나온 투자자라면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투자처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있어 성공의 키포인트는 당연히 주식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 하지만 문제는 누구나 다 아는 투자비법이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무용지물이 된다. 기본 개념은 알지만, 중요한 핵심인 어떤 것이 싼 것이고 어떤 것이 비싼 것인지 개인투자자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엘 그린블라트는 이 책에서 단순히 괜찮을 것 같은 추천 종목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싼 주식을 고르는 법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아마추어인 개인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맞서 골프 시합을 벌이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이미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14번이나 우승한 경험이 있으므로 웬만한 프로골퍼라도 그를 누르고 우승하기란 쉽지 않은데, 우리가 타이거 우즈에게 지지 않을 확률은 생각보다 훨씬 높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바로 우즈를 상대로 골프를 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전문 투자자들을 이기는 방법 또한 이와 같다. 경험이 풍부한 데다 많은 전문 인력을 통한 방대한 자료를 보유함은 물론, 주요 금융회사로부터 리서치 도움을 받고 있는 스마트한 그들과 정면 승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게임의 룰을 바꾸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도록 최대한 낮게 날면서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중소형 주식을 사들이고, 이미 잘 아는 소수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고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식시장을 이기는 단순한 진리, ‘투자 대상의 가치를 파악해서 우량주를 염가에 사들이면 된다.’를 지키는 것이다.

 

 

염가에 판매되는 우량기업을 찾아라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은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다 저점으로 떨어진다. 반대로 기대치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고점을 찍게 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작년 수익을 바탕으로 이익률이 높은 기업을 매입한다면 그 다음해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은 기업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 미스터 마켓이 감정적이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앞의 기업의 주식을 대량 매도했기를 바랄 뿐이다. 결국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는 아무도 없지 않을까?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쓴다. 시가총액(시가총액가중지수) 또는 가격 외적인 기업의 지표(펀더멘털가중지수)를 바탕으로 기업 규모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신에, 기업의 주가가 얼마나 낮은지를 기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해 보자. 작년 수익 대비 얼마나 낮은 가격에 기업을 살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매출액, 장부 가격, 지난 몇 년간 평균수익 등과 같은 지표 대비 얼마나 염가인지를 바탕으로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법 또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가치가중지수value-weighted index라고 부르는데, 주식이 염가에 거래될수록 더 많이 매입해서 보유한다. 이런 방식으로 기대치가 낮은 기업과 감정적인 미스터 마켓이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염가가 된 기업에게 더 큰 가중치를 부여하는 지수를 고안할 수 있는 것이다.” 161~162 페이지

 

  이 책의 핵심은 가치가중지수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가치가중지수방식’은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가 없을 것을 감안, 기업의 작년 수익 대비 얼마나 주가가 낮은지를 기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하여 만든 지수로서 마법공식을 뛰어넘는 방식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성공투자의 큰 비밀>이 이에 해당한다. 이 방법은 기존 통념을 파괴하는 이 투자법을 기반으로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 일반 상식 그리고 정량적 분석 방법을 따른다면 누구나 시장, 인덱스펀드, 투자 전문가를 이길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린블라트의 전작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에서 공개한 ‘마법공식’이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을 가지고 우량주를 염가에 사는 방법을 가능케 했다면, 이번 책에서 그가 고안한 ‘가치가중지수’는 우량주를 염가에 사는 방식을 지수화해 보다 간편하게 평균수익률을 장기간 상회할 수 있는 기업을 찾도록 돕고 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인덱스의 장점과 단점을 가치투자자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가치가중지수가 가장 매력적인 투자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미국에서 자신이 고안한 가치가중 인덱스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는데,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그런 상품이 없다.

 

 

감정이 아닌 숫자로 주식투자하라

 

   “투자 자산 중 주식에 80퍼센트를 투자하든 40퍼센트를 투자하든, 그 비율을 결정하는 기준은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기존의 투자를 계속 유지하면서 어느 정도의 손실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두 번째 계획이 세워졌다.

   투자 포트폴리오 내에 주식 비중이 어느 정도 일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 일단 선택을 하고 나면 그 비율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40~80퍼센트를 선택하겠지만 각 투자자 개인의 상황과 성향이 너무 달라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범위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어떤 비율을 선택하든 언젠가는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장담할 수 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 주식에 너무 많이 투자한 것이 후회될 것이다. 만약 가치가중지수가 시장평균을 밑돌면 더 큰 후회를 할 것이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 애초에 너무 겁을 먹어서 주식에 적게 투자한 것은 아닌지 후회할 것이다.

또한 주요 시장지수가 가치가중지수를 상회하면 이 책을 읽고 나의 조언을 따른 것을 후회할 것이다. 그저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187~188 페이지

   

저자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연구하는 행동재무학을 예를 들어 투자를 고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투자에 있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 약 10퍼센트 정도 재조정을 하되, 절대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보유 주식을 전부 매도하지 말아야 하고, 시장이 상승한다고 해서 100퍼센트 주식에 투자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린블라트는 이 부분에 이르러 극비라고 말했는데, 이렇게 등락세가 심할수록 개인투자자들이 전문투자가들을 훨씬 상회하는 수익을 기록할 수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누적 수익률의 차이가 더욱 커질 거라고 말한다.

   이유는 바로 펀드 매니저나 전문 투자자들의 시스템이란 것이 매월 투자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매니저들이 단기 수익률에 집착할 수밖에 없고, 아무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대상을 선별하고 단기수익률에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수익률이 좋지 않다면 고객들이 떠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기 수익률에 의해 평가를 받는 대부분의 전문 투자자들은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보다는 단기성과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 투자 관점을 유지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득이 된다.

   개인투자자로서 우리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보다 큰 이점이 있다. 개미투자자이자 개인투자자인 우리는 고객들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도 없고 매일 혹은 매월 수익률을 보고할 필요도 없고, 펀드 매니저들처럼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장기적으로 투자계획을 고수하는데 도움이 되는 규칙만 미리 정해놓으면 되는 것이다.

 

   가치 전략은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므로 기관 투자자들의 압박과 개인 투자자들의 본능으로 인해 투자자들 대부분은 장기간 동안 이를 고수할 수 없을 거라고 저자는 봤다. 이렇나 투자자들에게 단지 2~3년도 너무 길게 느껴진다. 반면 그린블라트의 가치가중지수를 택하면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기업을 매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치가중지수가 선호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내년 혹은 내후년 전망이 그리 밝아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기업의 주식은 아예 사지 말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헐값으로 이 주식들을 살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시스템으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감정이 아닌 숫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식을 매입해서 포트폴리오를 분산시킬 수 있다면 벌써 주식투자에서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전문 투자자와 시장을 이기려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피하는 것이 상책임을 재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거스르지 않고도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특히 그린블라트는 ETF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펀드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ETF인데, 이는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자산배분을 할 수 있는 수난이라는 점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주목해 볼만 하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02월 07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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