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31 | 132 | 133 | 13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도야의 초록 리본 사계절 아동문고 97
박상기 지음, 구자선 그림 / 사계절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도야의 초록 리본 ]

- 박상기 장편동화/ 구자선 그림/ 사계절

 

<옥수수 뺑소니>로 처음 만난 '박상기' 작가님을 [도야의 초록 리본] 이라는 굵직하고도 의미있는 주제의 장편동화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동화책, 그림책, 청소년책을 아이들과 같이 읽는 편인 나는 이 책을 받아 책 첫장을 넘겨보면서 '아, 또 울겠군.' 싶었다. 역시나 책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인간의 이기심에, 인간의 무관심에,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에 울고 말았다. 나랑 같이 책을 읽었던 둘째 아들녀석 또한 너무나 슬펐다. 라고 평한 책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 도야의 초록 리본 > 책표지

 

  고라니 솔랑, 멧돼지 도야, 청설모 청서, 까마귀 깍, 늪너구리 죠니, 투견 대발. 이 6마리가 주된 등장 동물로 서로간의 긴장과 대치, 인간과의 사투가 벌어진다.

 

서로 대립하는 도야와 대발

 

 다들 인간에 의해 버려지거나 인간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하여 '유해동물'로 낙인찍힌 동물들이다.

 도야는 인간의 사냥에 의해 어린 새끼들을 잃고 새로운 터전에서 자신의 핏줄들로 멧돼지 구역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도야할머니, 대장으로 불리우면서 정신적 리더로 멧돼지들에게 안정감과 믿음을 주는 존재이다.

 대발이는 투견으로 인간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붉은산에서 여러 분란들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솔랑은 잣나무 숲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고라니로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아픔을 겪나, 도야를 만나 큰일들을 친구들과 헤쳐나가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게 된다.

 청서는 청설모로, 붉은산에서 외톨이로 헤매고 있는 솔랑이에게 처음으로 친절하게 대해준 존재로 친구가 되어 서로를 도와주게 된다.

 깍은 까마귀로 인간의 총에 상처를 입고 솔랑이에게 구출되어서 도야네 무리에 인간에 대한 지식을 나누어준다. 인간의 말, 글을 알고 있어 인간을 상대하는 싸움에서 큰 도움을 준다.

 죠니는 외국에서 유입된 외래종으로 모피와 고기 판매를 위해 수입되었으나 예상보다 못한 수익에 사육을 포기하거나 방치한 농가 때문에 야생화되었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사냥꾼에게 쫓기는 신세이다. 머나먼 남아메리카 대륙이 고향으로 원해서 온 한국도 아니건만, 번식력이 강해 생존만으로 생태계 교란 생물로 낙인 찍혔다. 사냥꾼을 피해 붉은산을 떠나게 된다.

 

 이렇듯 다들 인간에 의해 씻지못할 상처를 안고 사는 동물들인데 도야는 인간의 물건들을 모은다.

 "똑바로 눈 뜨고 현실을 봐. 이건 앞으로 우리 구역에 닥칠 일이기도 해.

인간이 겨울마다 벌이는 짓이지."

"특히 우리처럼 인간에게 미움을 받는 짐승들은 더욱 조심해야 해.

놈들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거든.

총을 들면 우리가 보이는 대로 쏴 죽인다고."

"..... 말도 안 돼요."

 이제는 도야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어째서 떠나가는 죠니를 붙잡지 않았는지, 짐승들은 왜 인간에게 당하기만 하는지, 그런데도 도야가 인간의 물건을 모으는 까닭은 무엇인지, 다만 무거운 분위기가 질문을 허락하지 않을 뿐이었다.

 

 도야는 사냥꾼에게 쫓겨 어린 새끼를 잃은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그리고 그 사냥꾼을 피해 민가로 뛰어들었을 때 피 흘리는 어린 새끼를 도와주고자 한 사람과의 만남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두려움에 그 손길을 거부한 기억이 인간에 대한 궁금증으로 커져갔다. 그래서 인간의 물건을 모으게 되고 좋은 뜻을 가진 인간과 마음이 통해 보는 것이 소원이 되었다.

 

 

 

 

 

 도야는 깍의 도움을 받아 < 유해인간 출입금지 > 라는 표지판을 만들어 죠니가 마지막으로 준 초록 리본으로 나무에 묶어 동물들의 생각을 인간에게 표현했다. 그 마음을, 뜻을 이어주는 인간이 과연 있을까?

 

 

 

 

 

 

 인간에 의해 철저히 짓밟힌 붉은산, 그와는 반대로 먹을 것이 풍요롭고 인간의 손길이 뜸한 잣나무숲. 그리고 그 사이를 갈라놓은 죽음의 길- 고속도로! 그 선명한 대비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도야와 솔랑, 깍, 청서, 대발이 등 인간에 의해 고통받는 생물들에게 정말 미안해졌다. 로드킬 뉴스를 접할 때만 '아, 어쩌다가.....' '조심해야 겠다.' 순간의 다짐만 새기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료에 농약을 뿌리거나 고기를 얹어놓은 덫 등 동물들을 해하는 잔혹한 행위들을 생각해보면, 인간을 '두발 괴물' 이라 부르는 동물들의 두려움과 증오의 깊이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 인간들은 왜이리도 오만하고 이기적인 것인지 반성하게 되고 우리 모두의 별인 지구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불편하고 방해된다고 해서 다른 생명을 제거할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는 우리가 그 생명들을 위협하고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솔랑이와 청서는 새로운 내일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도야의 말처럼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란다. 이제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줘야 할 때이다. 같이 살자. 행복하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원 - 백온유 글

 

 10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사건의 생존자인 11층 이불아기 '나' 유원은 많은 시선을 받으면서 자라난다. 자기를 이불에 감싸 11층 베란다에서 던져 구하고 질식사한 11살 차이의 언니, 유예정! 자기를 받아내고 다리뼈가 부서진 40대 가장, 신진석! 그 외 여러가지 바램과 염려가 버무러진 여러 주위인물들에 의해 자신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없어 고민하고 흔들리면서 맞춰가며 살아내고 있다.

 

 

 
유원 - 너를 원해!  

 

 

consciousness 자각, 감지

아직도 살아숨쉬듯 유원 곁에 있는 언니, 예정은 가족과 신아언니,

주위분들에 의해 착하고 성실하고 상냥하고 밝고 배려심 넘치는 아이로 기억되고 있다.

언니가 떠난지 12주년, 그녀를 기리는 생일에 모인 그들은 유원을 통해 예정이를 투영시킨다.

슬프게도 알고 있다. 유원이도. 그리고 그녀또한 언니를 좋아한다. 그리고 싫어한다.

 

 

approach ....에 다가가다, 근접하다

수현과 정현 남매와의 만남은 유원에게 구원과도 같다.

포장된 요구된 이미지가 아닌 현실적인 친구 관계를 맺게 된다.

주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던 유원이 진심으로 수현정현 남매와 우정을 마음을 나누게 되면서

언니에 대한 죄책감, 부담감,

신진석 아저씨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똑바로 보게 된다.

치유에 극복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 것이다.

 

 

rehabilitation 재활, 갱생, 복위, 명예회복, 부흥

'영웅'이라 우러러 받들어지는 아빠에게 벗어나기 위해 삶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수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 아빠를 받아들이기 위해 배우가 되고 싶은 정현.

돌멩이는 돌멩이 일뿐 돌멩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무의미한 거고,

돌멩이가 감정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도 무의미한 거라 말하는 정현이의 모습에서

강함과 깨달은 자의 여유를 느꼈다.

그들에게는 유원의 생각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자라날 힘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느껴지는 구절들, 공감되는 구절들 몇 개 옮겨 적어본다.

"언니, 나는 율이가 좋아. 왜냐하면 내 지인 중에 우리 언니를 모르는 사람은 율이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안심하고 율이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

- 언니친구 신아언니에게 하는 말들 중

 

 

""그때, 제가 너무 무거웠죠. 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다리가 으스러진 거잖아요. 죄송해요. 제가 무거워서, 아저씨를 다치게 해서, 불행하게 해서.

 


 

그런데 아저씨가 지금 저한테 그래요.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 힘들어요."

- 자신을 받아준 아저씨에게 하는 말 중

 

 

수현이 열어젖힌 옥상의 하늘이 생각났다. 수현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바람. 먼지 가득한 창고. 노을과 애드벌룬, 오랜 기다림. 마음껏 미워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목소리들.

 

 

"언니, 하나도 안 무섭지?"

"응."

나는 처음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언니의 용기를 닮고 싶었다. 이 모든 것들을 누리게 해 준 언니를.

- 생일선물로 탄 패러글라이딩 체험 중

 

 

은 곳에 서려면 언제나 용기가 필요했다!

 

 

어른들이 지혜롭지 못해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제대로 성장할 기반을 영양분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이 든다. 자신을 온전한 자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유원이를 응원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날 것이 틀림없다.

"언니가 나를 원했대. 엄청 기다렸대. 그래서 원이라고 지은 거래."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Dear 그림책
미하우 스키빈스키 지음, 알라 반크로프트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____________ 전쟁은 깊은 생채기를 남긴다. ___________

                                 1939년 9월 1일,

  독일나치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제 2차 세계대전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8살 아이에게 두려움과 아픔, 이별을 안겨주게 된다. 이 책은 그 아픈 기록 속으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아름다운 유화그림으로 가득한 그림책,

    화창한 하늘과 푸르른 나무와 연두빛 들판은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로 감싸진 이 책은

    우리에게 무얼 얘기해주고 싶은 지,

    무얼 생각하게 하고 싶은 지 궁금하게 만들어

    얼른 펼쳐보게 된다.

 

 

 

 

 

미하우 스키빈스키 글/알라 반크로프트 그림- 사계절출판사

 

 

 귀여운 8살, 1학년 방학숙제로 시작한 일기 한줄 한줄이 그림과 어울려 한권의 그림책이 된다. 2학년으로 올라가는 조건이라는 문장이 눈에 띈다. 그때도 지금과 같았구나~

일기장처럼 묶어진 책장을 넘기면 유화로 그려진 아름다운 자연들을 만나게 된다.

 

                                        미하우는 숲에 놀러가곤 했다.

" 1938년 7월 28일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다. "

   

  연두빛 가득한 숲, 나무, 공원, 기차역 등 미하우의 평안한 일상을 보여준다.

이 그림책에는 사람은 그려져있지 않다. 대신 미하우가 바라본 세상이 가득 담겨져 있다.

특히나 애벌레, 딱따구리 등 동물에 대한 표현과 애정, 관심이 표현되어 있다.

8살, 그 순수한 동심이 자연을 동물을 바라보는 애정과 호기심이

그림에 녹아있어서 보는 내가 기분이 좋아진다.                             

                                     

 미하우는 자연을 사랑한다. 

                

  방학을 맞아 펜션으로 놀러도 가고 할머니댁을 방문한다.

축구를 하고 놀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공원에도 가고, 하루하루 일상이 한줄로 정리된다.

 

 미하우는 또박또박 한줄 일기를 썼다.

 

 

                                   

                                                         

 아빠와 만남과 이별,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이 시작되고는 그림이 주는 느낌이 달라진다. 유화 특유의 묵직하고 무거운 느낌이 밝은 색 물감으로 커버되고 있던 앞의 그림과는 달리 어두운 색감으로 전쟁에 대한 의문, 두려움, 슬픔 등이 잘 표현되고 있다.

 

" 독일사람들이 밀라누벡을 점령했다.

무서운 전투가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

 

 

                   

미하우는 바르샤바가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고 기록한다.

 미하우의 일기 마지막에는 간절한 바람이 적혀있다.

그의 희망대로 전쟁이 속히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다.

그리고 힘있는 자들의 기록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 중 전쟁은 한두사람의 결정으로 시작되지만,

                     서글프지만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 약자, 노인, 여자, 아이......

그 결정에 한마디 하지 않았던, 결코 원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몫이 된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되새긴다.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할 전쟁을~

그 잔인함을, 그 피폐함을......

순순한 아이가 힘 줘 한자한자 또박또박 쓴 일기장이

묵직하면서도 따뜻하고

밝으면서도 가슴시리며

아프고 어둡지만 눈여겨보게 되는 그림이

한데 어울려 묵직한 울림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31 | 132 | 133 | 13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