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의 아들을 위한 성장여행 - 아빠가 여행을 통해 이끌어주는 9가지 내면의 힘
최효찬.최승현 지음 / 글담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미혼이지만 자식이 생긴다면 무얼 어떻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하곤 한다. 아들이든 딸이든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 <아빠! 어디가?>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캠핑에 대한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여름 내내 캠핑소식만 들은 것 같다. 일상생활을 벗어나서 부모와 함께 1박2일을 보내는 것은 중요한 경험이다. 무엇이든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은 자녀 성장에도 큰 도움을 주고 추억은 서로간의 끈끈함을 더욱 키워준다. 도보여행도 마찬가지다. 함께 걸으면서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될까? 대화를 나누다보면 아이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평소에 관심있는 것이나 꿈도 알 수 있게 된다. 아이에게 인내심과 끈기, 근성을 배우게 할려고 국토대장정같은 곳에 보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검증되지 않는 곳에 보낼바에야 올레길, 둘레길을 가는 것이 훨씬 좋다. 


세계적인 명사들로부터 배우는 자녀교육법도 참고해볼만하다. 저자가 아들과 도보여행을 떠나면서 겪은 일들을 쓴 내용들이라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가령 아들이 쓴 도보여행기가 있는데 아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내용들이 서로간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에 있는 내용들을 한꺼번에 전부하려고 하지 말자. 시간을 천천히 두면서 자녀 성장과정 속에서 실천하면 될 일이다. 자녀를 키우는 일이 힘들다고 한다. 예비아빠와 예비엄마에겐 그래서 이런 책들이 필독서인 것이다. 내 아이의 양육법을 정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젤 중요한 것은 직접 체험해보게 하는 것이다. 경제관념을 올바르게 잡기 위해 우산을 사오게 하는 방법이다. 씀씀이가 헤프지 않게 저렴하면서 실용적인 것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면서 설명해주면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눈높이교육, 눈높이교육을 해야한다며 광고를 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데 실제로 아이를 키울 때 과연 눈높이교육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지는 확답하지 못하겠다. 내가 가진 지식을 누군가에게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내 기준에서 가장 빠르게 익힐 수 있는 지름길만 알려줄 뿐 그들의 실력이나 이해력을 기준으로 맞추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이는 오죽할까? 그들이 지금까지 배우고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풀어서 알려줘야 한다. 


부록에 실린 도보여행기를 읽고 있으면 어느새 도보여행 루트를 짜는 나를 발견하다. 어떻게보면 아이와 함께 떠나는 도보여행도 아이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아이를 통해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다. 아들과 5년간 10번의 도보여행이라면 일년 2번은 도보여행을 떠난 셈인데 글을 읽는내내 이들의 성장여행기를 보며 가슴 속으로 흐뭇해지는 기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사람을 이분적으로 나눠서 보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두 부류로 특정지어서 규정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생각해오던 고수는 장인, 명인, 무형문화재, 달인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잘 알려지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일반인들을 난 진정한 고수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선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화려한 자리도 아니고 하루종일 고된 작업을 반복해야 하지만 내 일에 보람을 느낀다며 웃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도 없고 한치의 어긋남없이 철저하게 지킬 수도 없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반드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보다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김연아는 어릴 때부터 피겨스케이팅을 배워 지금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지만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은 없다. 자신을 끝까지 다그치며 내몰아야 한다. 완벽하게 될 때까지 연습하고 연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짧은 문장으로 고수는 이렇게 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하수다. 끝까지 다그치듯이 흘러가는데 여기서 호불호가 갈리는 듯 싶다. 정작 알고 싶은 것을 알려주기 보다는 고수가 이렇게 했으니 고수가 될려면 좋든 싫든 개인생활은 당연히 포기하면서 해야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걸로 들릴 수 있다. 대부분 예로 든 고수는 운동선수, CEO, 전문가, 작가, 작곡가들이다. 사회적으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고수가 되는 법대로라면 공장 생산라인에 서서 하루종일 고되게 일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하수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오류가 생긴다. 그들은 적게 일하는 만큼 적게 벌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도 없다. 시간적인 여유도 없고 기본급을 제외한 특근수당을 위해서라면 야근을 해야만 한다. 더 넓게 풀어보면 대부분 일반인들은 절대 고수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누리기엔 조건이 너무 빡빡하다. 고수는 준비성이 철저하고 늘 집중하며 몰입한다. 자신만의 루틴이 만들며 디테일하고 심플하게 산다.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며 일처리가 빠르다. 그러면서 도전의 기회를 만들고 스마트하게 일을 처리한다. 자신만의 콘텐츠도 갖고 있다. 정말 완벽한 사람이지만 인간미는 느껴지지 않는다. 24시간을 시간표대로 철저하게 계획하며 한 치의 빈 틈도 허락하지 않는다. 적어도 고수로 인정받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가 자세하게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도 너무 짧고 시종일관 고수는 이렇고 하수는 이렇다는 것으로 밀어부치는 인상이다. 이들이 성공하게 된 것은 오로지 혼자만의 노력과 능력, 재능으로 일궈낸 것은 아니다. 시대와 환경을 잘 타고났거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좋은 스승, 멘토를 만나서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성장속도가 빠르다. 사람은 혼자만의 힘으로 고수가 되기는 어렵다. 내가 만나고 싶은 고수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고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분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고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해하며 하루하루가 즐거운 사람들이야 말로 내가 만나고 싶은 고수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 - 네가 살아간다면 피할 수 없는 질문들
한호택 지음 / 아이지엠세계경영연구원(IGMbooks)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참 맘에 든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취업준비생들에겐 중요한 화두이지 않을까? 일 때문에 대도시로 오고 일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 살기도 한다. 딱딱해보이는 겉표지와는 달리 이 책은 현실문제를 다룬 재미있는 소설이다. 누구나 고민하면서 사는 질문들을 흥미롭게 풀어내서 읽는내내 몰입하면서 봤다.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주인공인 가한은 바리스타, 알바생을 고용할만큼 꽤 성공한 카페 주인이었지만 주변에 프랜차이즈 커피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큰 타격을 입는다. 손님들의 발길이 드문드문해져서 급기야 대출에 사채까지 끌어다 쓸 지경이 된다. 2달치 월급이 밀린 바리스타는 갑자기 그만두고 알바생 한 명에겐 아직 밀린 월급을 주지 못했다. 비오는 어느날 검은색 자동차가 문 앞에 서 있는 걸 보고 사채업자가 온 줄로 알고 피신하던 가한은 신의중이라고 밝힌 전무를 통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사촌형으로부터 계열사 한국화재의 사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고민 끝에 카페는 사채업자에게 넘기고 신의중 전무를 통해 받은 1200만원 중 400만원으로 영철과 최 양의 알바비를 지급한다. 


한국화재에 사장으로 부임한 가한은 번번히 회사 일과 아들 수빈이의 일로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그때마다 만나게 된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영업사원 김성애로부터 회새 내 문제점을 알게 되고, 우연히 수빈이를 태운 검은색 밴을 따라가다 그들을 가르치는 명문대 철학교수이자 밴드부 가수인 줄리를, 비오는 날 들른 카페에 있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오수석을 알게 된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회사 일의 장벽이 가로 놓여있을 때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힌트를 얻고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해나가게 된다. 적자에 놓여있는 회사를 1년내에 흑자로 돌려놓아야 한다. 가한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해법을 찾는데 불법 DB를 구입해서 아웃바인더로 전화를 해오던 관행을 없앤다. 휴게실이 없어서 영업사원들이 도시락을 쌓오지 못했었는데 관리실에 있는 관리직들을 영업사원 옆 자리로 배치하고 그 자리를 휴게소로 만든 일, 영업매출이 높은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다가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심 끝에 상장과 명패로 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팀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관리직과 영업사원의 단합, 협동심을 주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시킨다. 75세라는 나이에도 현업에서 선임컨설턴트로 일한다는 오수석으로부터 들은 나의 사명선언서에 영감을 받아서 직원들에게 나의 사명선언서를 쓰게 한다. 하지만 뚜렷한 가치와 목표를 없어서인지 규합해서 모두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것들이다. 그에게 수빈이라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있는데 가한의 반대에도 드럼을 치겠다고 한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드럼을 치는 것에만 몰두해있다. 가한은 공부를 제대로 못해 좋은 대학, 좋은 회사, 괜찮은 연봉 받으면서 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줄리는 인생의 가치가 돈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가치와 목표를 찾는 것에 있는 것이다. 오수석도 나의 사명서명서에 쓴 것처럼 좋은 일에 쓰기로 한 뒤로 일도 잘 풀리고 가치를 실현하면서 살고 줄리도 명문대 철학교수이지만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가수를 하면서 멋지게 살아간다. 돈이 전부인 것처럼 살아온 가한은 이들을 만나면서 하나둘 생각이 변하게 되고 그렇게 변한 생각들이 회사에 그대로 반영된다. 중간중간 어려움도 겪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결국 가치관 경영을 실현하여 회사는 정상궤도에 오르게 된다. 권세진 부사장이 배신하여 상처를 남기지만 떠나간 6명 모두 복직시키고 가치관 경영 선포식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사람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회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가치관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올해초부터 다큐멘터리 방영과 책을 통해 착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모아졌던 적이 있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사람답게 살기 위함이 아닐까? 사람답게 살기 위해 일할 수 있는 것은 가치를 쫒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닐까? 다른 소설책보다 더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레이철 조이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45년동안 양조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6개월 전 정년퇴직한 후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정원에 자란 잡초제거를 하면서 보낸다. 지금까지 눈에 띄는 일없이 평범하게 살아온 그는 퇴직한 지금은 아내와 냉랭한 관계에 있다. 그래서 아내와 말다툼을 할 때는 무시당하곤 한다. 그렇게 보내던 헤럴드에게 버윅의 세인트버나딘 요양원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날아든다. 그 편지는 바로 20년전 친구인 퀴니로부터 작별인사가 담긴 편지였다. 퀴니는 지금 요양원에서 암투병 중이라 언제 세상을 떠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내에게 금방 돌아올 거라는 말을 남기고 헤럴드는 퀴니에게 보낼 편지를 우체통에 넣기 위해 집을 나선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진행된다. 보통 우리의 일반적인 스토리는 우체통에 편지를 넣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나는데 아직 퀴니에게 답장을 보내기엔 무언가 부족한 것 같다고 느끼며 우체통을 계속 지나치며 뜻하지 않은 순례길에 오르게 된다.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가 담긴 순례길에서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서서히 깨닫게 된다. 자신이 퀴니를 실망시켰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어쩌다 아내와의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는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왜 틀어지게 되었는지,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목적지인 버윅까지 가는 동안 인생에 큰 깨달음을 얻는다. 65세라는 나이에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알게된다. 무려 1,000km, 87일간의 긴 대장정이었다.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자신의 한 말을 끝까지 지킬려고 한다. 헤럴드 프라이도 간식을 먹기 위해 잠시 들른 주요소에서 만난 소녀는 "믿어야 한다는 거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약이니 뭐니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사람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믿어야 돼요. 인간의 마음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주 많아요. 하지만 있잖아요. 믿음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라며 암에 걸린 사람에게 편지를 부치러 간다는 헤럴드에게 말한다. 그 말에 큰 공명을 얻은 헤럴드는 얼마지나지 않아 세인트버나딘 요양원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전해달라고 말한다. "헤럴드 프라이가 가는 길이라고 전해 주세요.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입니다. 내가 구해 줄 거니까. 나는 계속 걸을테니, 퀴니는 계속 살아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전해주겠어요?". 내가 지금 그곳까지 걸어가고 있으니까 그때까지 희망과 믿음의 끝을 놓지말고 살아있어 달라는 말이다. 암투병을 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순례길에 오른 헤럴드의 결심과 감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대목을 통해 편지에 답장을 부치기 위해 우체통을 찾아 걸어가다 걷다보니 버윅까지 갔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미를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다. 헤럴드에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인생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은 어느 순간일까? 어떻게 다가오는 것일까? 나 또한 헤럴드가 겪은 어린 시절처럼 자신의 잘 드러내거나 표현하지 못했다. 감정을 때때로 감추고 숨겨야하는 것으로 자라왔다. 이제는 표현을 자주 해야한다. 표현을 하지 않으면 서로가 어떤 상태인지 감정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지 않은가? 헤럴드 프라이는 편지 한 통으로 우연히 시작된 긴 순례길이었지만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인생의 큰 깨달음과 교훈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도 순례길을 함께 하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항상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하다던 주요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싶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믿음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얘기들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詩 치료 - 한 번도 소리 내어 울지 못한 그대에게
존 폭스 지음, 최소영 외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詩라는 것은 내게 운명처럼 다가온 탈출구였다. 고등학교 3학년때 詩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누구한테 배운 적도 없는데 무작정 詩인지 대중가요 가사인지 에세이인지 모를 글을 습작시 형태로 하루하루 양산해내는 것이 즐거웠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상처, 아픔, 괴로움, 답답함은 운율에 맞춰 배출되었다. 기억에 의존해 그때 감성이 그대로 묻어난 詩가 없었다면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울하고 자신감없던 시절엔 마음 안에 응어리진 것을 풀어낼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절실하게 詩를 지으면서 마음을 치유했던 것 같다. 내 마음을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요즘은 詩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큼 뜨겁지 않다. 류시화 시인이 엮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몇주째 1위를 하던 기억도 이젠 아련하다. 간혹 시 낭송대회에서 일반인들이 시를 읊던 낭만은 이제 어디로 갔을까? 詩를 쓴다는 것은 마음에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다. 비워진 공간에 詩를 채워놓는 과정이 바로 詩를 매개체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다. <詩 치료>는 詩를 제대로 지을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는 과제들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단순히 마음을 치유하는 것만이 아닌 詩를 제대로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책인 것이다. 


중·고등학교때 수업과정 중 국어시간에 詩에 대한 기본원리는 들어서 알고 있는데 막상 함축해서 담아낼려고 하면 잘 안되곤 한다. 詩에 관심많은 내겐 참고서적과 같은 책이다. 詩를 쓰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고 평소에도 면말하게 주변을 관찰하며 부단히 좋은 단어를 수집해야 한다. 詩에 감정을 실어 한 번쯤 지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말로 詩를 읊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산문처럼 눈으로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운문으로 읊고나면 이 詩를 쓴 저자가 어떤 감정과 생각으로 썼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감정이입을 시킬 수 있는 것이다. 詩를 어려워하고 나와는 다른 세계의 문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내용도 훌륭하고(하나하나 따라해보고 싶을만큼) 편집도 정갈하게 잘 되어있다. 점점 짙어가는 가을, 떨어지는 낙엽 하나에도 눈물이 날 것처럼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이 때 마음에 묵어둔 감정을 모두 담은 詩를 지어봐도 좋을 것 같다. 누구나 마음 가는대로 손길 흐르는대로 순수하게 지을 수 있는 것이 또 詩가 아닌가. 무명씨가 쓴 시 중에 좋은 글귀가 많은 것도 바로 내 경험을 기교없이 쓴 것이라 그렇다. 크게 소리내어 詩를 읊어보자. 소리내어 울어보자. 무겁게 짓누르는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내보자. 詩는 그대와 세상을 연결짓는 훌륭한 소통법이다. 오늘도 도시의 밤을 바라보며 詩 한 편 읊어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