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엥의 주방 - 자유로운 믹스 매치 인테리어 22
오윤경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보다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 <파리지엥의 주방>이라는 책이 그러했다. 파워 블로그 이웃들처럼 멋진 인테리어 감각의 그곳은 잡지 속에 등장할만큼 매력적이지만 또한 실제로 사용하는 리얼감이 느껴져 더 가깝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20대엔 '파리'라는 도시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얼마전 만난 친구가 "여전히 파리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생각해 보니 파리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은 내겐 이미 사그라든 듯 하다.

 

주방이 그저 밥을 하는 공간이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한결 같이 똑같은 모습도 아니다, 이젠. 깔끔한 북유럽풍인 집도 있고, 세련된 프로방스풍으로 꾸며놓은 집도 있다. 그래서 요즘엔 누군가의 주방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침 인테리어/ 리폼 관련 서적들도 서점가에 차고 넘쳐 구경하기도 좋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키친>의 여주인공처럼 주방에 애정을 가졌던 시기도 있었는데, 맛나는 음식을 만드는 것에 몰입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따뜻한 그 바닥에 웅크리고 누워 있으면 아늑함이 느껴지곤 해서 종종 잠든 적이 있다. 안락함을 주는 곳, 맛있는 냄새가 넘치는 곳. 이래저래 생각해 보아도 좋은 기억들만 가득한 곳이라 필요할 때만 요리를 하고 있는 요즘도 나는 주방이라는 곳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깔끔하기만 할 뿐. 이렇게 멋지게 꾸며볼 생각은 해 보지 못했다. 오렌지빛 가득한 주방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저렇게 멋지게 꾸밀 수도 있다니....! 내겐 그저 안락한 추억만 가득했던 곳인데 누군가에게는 스타일리시한 공간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못하면서 7개월간 22곳의 주방들을 취재하러 다녔을 저자가 얼마나 신났을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그녀가 부러워질 따름이다.

 

 

천편일률적이지 않으면서 '역시 예술의 도시'라고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만큼 멋졌던 파리의 주방들. 한참 물올라 있는 리폼/인테리어에 주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열두 달의 연가 1 열두 달의 연가 1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마화 된다는 <왕은 사랑한다>를 읽어볼까? 하다가 그보다 <열두달의 연가>를 먼저 읽게 되었다. 할리퀸 로맨스 중 중세 역사 스토리에서 등장하곤 했던 몰락한 가문의 발랄한 캔디형 여주인공이 이 소설 속에도 등장한다. 그녀의 이름은 혜완.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을 병으로 잃은 것으로도 모자라 가문의 재산을 절에 시주로 바치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어머니의 시줏돈을 대느라 허리가 휘는 혜완에게 첫사랑처럼 자리잡은 한 남자와의 만남은 겨우 열두살 무렵에 스친 인연이었다.

 

좀 꼬장꼬장해뵈는 하지만 정의로운 미남도령인 '시율'과 건들건들 한량도령인 '지량'. 그 둘을 형님으로 모시며 따라다니는 철없는 순수도령 '재경' 삼인방은 소위 꽃도령들. 아, 비슷한 소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조합은 달달함을 기대하게 만들고 읽고 싶어 몸서리치게 만든다.

어린 시절 한번 스친 인연으로 7년 후 그 남자를 알아볼 수 있을까? - 시율 & 혜완
나쁜 남자에게 이혼당하고도 순진하기 그지 없는 빈털터리 이혼녀와 순수도령의 사랑 - 귀영 & 재경
벗이 좋아 풍류가 좋아라고 하지만 실연의 아픔을 품은 사내와 도둑질하다 걸린 앙큼한 기녀의 만남 - 지량 & 영롱

세 커플이 엮어가는 삼색 러브 스토리를 관전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퓨전 사극으로 만들어져도 '성균관스캔들'처럼 예쁘고 달콤한 화면이 이어질 <열두달의 연가>는 1권만 읽어도 전혀 심심할 틈 없이 독자를 몰아댄다.

 

 

귀신이 붙어 온 가족을 잡아었다는 술사의 복서(점괘). 남편과 자식들을 잃자 술사의 복서를 맹신한 서씨가의 부인은 어린 딸의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불사에 정성을 기울이며 전국을 떠돈다. 열두살의 혜완은 어머니의 친우인 재경의 집에 맡겨져 살지만 어느 날 밤, 귀신을 쫓는 사람인 '나자'를 만나 짧은 주문을 전해듣는다. 그녀, 액운이 풀려 스무살을 넘길 수 있을까?

열다섯 도령 시절, 어린 소녀에게 주문이라며 몇 마디 읊어주었던 시율은 훌쩍 커버린 그녀와 마주했지만 어린 날의 그 소녀임을 알아채지 못했다. 소녀가 열아홉이 되는 해 섣달 그믐날 새벽에 다시 만나 귀신을 쫓아주겠다고 약속했던 그는....어린 날의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을까?

 

성균관 스캔들의 꽃도령 송중기처럼 유들유들하면서도 뛰어난 혜안을 감추고 있는 '지량' 은 보기에 따라 시율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져 있다. 친구의 로맨스를 뒤에서 몰래 이어주려는 우정어린 성격이면서도 그 어투엔 유머와 미소, 여유가 곁들여져 있고 세상사에 초탈한듯 하지만 그 누구보다 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 이런 인물에게 어떻게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세상 모든 사랑 이야기는 닮아 있는 것 같으면서도 다 다르다. 로맨스가 재미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똑같다면 지루해질 법도 한데, 비슷할 망정 다 다르고 볼 때마다 열광하게 된다. 작가별 필력차도 있겠지만 같은 로맨스도 맛드러지게 버부리는 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작가 김이령의 소설도 그러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얼 항공 승무원 청소년을 위한 진짜 진학, 진로, 직업 멘토링 1
MODU 매거진 편집부.이정호 지음 / 가나출판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부끄러운 세상에 살고 있었다. 이런 세상 속에서 꿈을 가지라고 독려할 수 있을까. 수능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조희연 교육감의 발표문을 들으며 절로 한숨이 쉬어졌다. 이 시대 투표권이 있는 성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다음 세대에게 참 많이 부끄러워해야만 한다.

딱 그런 마음이 들때 손에 들려진 책이 공교롭게도 "청소년을 위한 진짜 진학/진로/직업 멘토링"이라는 부제가 붙여진 책이어서 잠시 미루었다가 읽을까? 잠시 고민되기도 했다.

하지만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사람에 관한 이야기로 읽어보자! 마음 먹고 첫 장을 펼쳐 들었다. 아시아나 베테랑 승무원 두 사람은 비행연차를 확인하고 깜짝 놀랄만큼 동안이었다. 사무장으로 근무중인 송현주 승무원은 19년차, 캐빈 서비스 훈련팀 안전교관으로 근무중인 오윤혜 승무원은 12년차 항공인이었다. 남다른 꿈을 꾸었던 그들. 어떤 아이였을까.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버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송현주 승무원은 비행기는 보지도 못했던 경기도의 작은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항공정비사인 아버지 덕에 오윤혜 승무원은 비행장 옆에서 살며 항공사 근무를 꿈꾸며 자랐다고 했다. 한번쯤은 꿈꿔봤을 '스튜어디스'라는 직종. 시험은 어떻게 진행되며 그 준비는 어떻게 해 왔었는지 현장에서 근무중인 그들에게 듣는 것이 가장 유용한 팁이 아닐까. 물론 외항사인지 국내 항공사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고 국내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재상에도 차이가 있긴 하니 '아시아나 승무원의 경우에는' 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는 것이 좋다.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데 승무원 면접은 예쁜 사람을 뽑는 게 아니에요
손님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찾는 거죠
송현주 승무원

 

 

 

 

지원법이나 합격팁이 기재된 페이지가 도움이 되겠지만 이 책을 좀 더 넓은 의미의 숲처럼 활용하자면 승무원 준비부터 합격 이후 노력해야할 점, 받게 되는 교육, 갖추어야하는 소양 등 근무시 수칙들까지 한 눈에 펼쳐볼 수 있다는 점이 <리얼 항공 승무원>의 장점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읽을 거리들이 꽤 많다. Q&A로 의문점을 풀어주면서 한발 더 나아가 예비 승무원들을 위한 멘토링까지 아낌없이 알려주려는 그 배려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작년에 승무원이 되려면 어느 학과에 지원하는 것이 좋은가? 문의해 온 학생이 있었는데, 사실 학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항공계열 학과를 졸업한 것은 아니지만 승무원 시험에 응시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가끔 승무원들이 낸 책을 보면서 '그때 승무원이 되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잠시 해 본다. 그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아 즐기며 근무했겠지만 그 대신 선택한 인생 또한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하지만 꼭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사람들은 그 꿈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올해도 승무원이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묻는 대학생이 있었다. 그녀에게 책 몇 권과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 그리고 갖추어야 할 요건, 항공사마다의 차이점을 알려주며 현직 승무원을 소개해주고 만나보라 권해주었다. 선배의 멘토링은 때론 꿈을 향해 나아갈 촉매제가 되어 주기도 하니까. 그녀의 용기 있는 도전에 응원을 보태면서 이 책도 선물해 줄까 한다. 비록 청소년은 아니지만 소중히 읽고 같은 꿈을 꾸는 다른 후배에게 건네지길 바라면서. 릴레이북처럼 전해지며 꿈들이 더 커져가기를 희망한다.

 

 

승무원- 선임 승무원(2년차)-부사무장(자격심사)-사무장(부사무장 근무 3년차/자격심사)-선임 사무장(사무장 근무 후 4년차/자격심사) - 수석 사무장

 

수석 사무장까지 근무하게 되는 승무원이 몇이나 될까? 보통은 승무원~ 사무장까지 근무하다 퇴직하는 모습들을 봐 왔는데 수석 사무장까지 근무해보라고 꼭 권해봐야겠다 싶어진다. 다음 세대에게 노하우를 전할 수 있을만큼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일도 무척이나 의미있는 일처럼 느껴지는 요즘, 빨리 국정이 수습되고 사회 전반이 새롭게 정비되어서 많은 도전과 꿈을 이뤄나갈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국민으로 살고 싶은 바램이 생겼다. 이 나이쯤 되면 바라는 것은 있어도 꿈꾸는 일은 적어지겠구나 했으나, 2016년 대한민국에 닥친 불운은 온 국민의 소망을 하나로 뭉쳐 놓은 듯 싶다!!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사중심 영어어순 - 아는 자의 영문법
최광호 지음 / 렛츠북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영어'만큼 좌절감을 맛보게 하는 과목이 또 있을까.
오랜기간 친해지고 싶었으나 밀당하듯 미소 한 번, 등돌리기 한 번씩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과목. '수학'처럼 확 포기하기도 '국어'처럼 대부분이 잘하는 과목도 아닌 정말 공든탑처럼 공부했다가 한순간에 우수수 무너지기 일쑤였던 과목.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오뚝이 의지를 불사르게 만드는 과목, 애증의 과목이 바로 영어였다.

 

 

정말 어순이 달라서 공부하기 힘든 것일까.  <비정상회담> 패널들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걸 보면 어순이 달라서라는 말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르겠다는 의문이 스믈스믈 올라온다. 좀 더 쉽게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덜 잊어버리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어 서적들은 기초에 충실하라, 미친듯이 파고들어라, 문화를 익혀라 등등의 충고가 곁들여저 있을 지언정 '문의 5형식'과 '동사 12시제'를 쳇바퀴 돌다가 포기하게 만드는 건 비슷했다.  단어만 미친듯이 외우다가 그만두는 경우도 숱하게 봐왔다.

 

<명사중심 영어어순>도 비슷하겠지! 라며 큰 기대 없이 펼쳐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첫장부터 쉬웠다. 영어를 한참 잊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팍팍 붙도록 책은 쉽게 출발했다. 1day~부터 30day까지 하루 한 목차씩 훑어나가면 딱 30일 걸린다. 한 달. 늘어지지 않게 집중하며 공부하기 딱 좋은 시간이 아닌가.

 

무엇보다 '동사를 잘 구사해야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던 말에서 벗어날 수 있어 행복했다. 저자는 '영여가 명사 중심의 사고방식을 담은 명사 중심의 언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시절 동서양의 사고방식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일본 영어 학자들이 '동사 중심'영문법 이론을 도입하면서 지금껏 교육한 결과 읽을 줄만 아는 언어가 되어 말하고 쓰고 듣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한탄하고 있었다. 미국 버클리 대학교 교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영어권 사회의 서양인들은 명사를 많이 사용하고 동양 사회의 사람들은 동사를 많이 사용하는 차이가 있다는 말도 설득력이 높은 말이었다.

 

 

첫 장에서 왼쪽 페이지를 단어들을 봤을 땐, 한글타자를 처음 익힐때 했던 타자게임인가? 했을 정도였으나 오른쪽 페이지의 단어들을 조합하여 영어 문장을 완성하면서 자신감은 쑥쑥 붙어나갔다. 영어, 이렇게 쉬워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물론 이 책은 문법의 완성을 돕는 영어교본은 아니다. 그렇다고 단어를 만 단어, 이만 단어씩 확장시켜주는 단어책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퍼즐 놀이하듯 재미나게 문장의 순서를 잇고 서양인들처럼 명사 중심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훈련을 반복하게 돕는다. 여기에서 '재미나게'라는 말이 중요하다.

 

 

영어에 흥미를 잃은 사람이건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해야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에게 '재미'를 찾아주기에 적합한 책이어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학창시절에 공부하듯 연필을 들고 연습장에 새카맣게 써가며 하는 공부가 아니라 책 읽듯 넘겨보면서 입으로 웃으면서 말하듯 공부할 수 있어 좋다. 요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욕의 고양이들
짐 튜스 지음, 엘렌 심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정상회담>에서도 살짝 언급된 적이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뉴욕과 뉴요커들이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뉴욕 사이에는 갭이 꽤 있는 듯 하다. 비단 뉴욕 뿐만이겠는가. 파리, 밀라노, 런던..도 다르지 않으리라.

사실 한 1년 쯤 살다 오고 팠던 도시인 뉴욕에 대한 환상이 걷힌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뉴욕의 고양이들"이라고하면 어쩐지 세련된 모습에 럭셔리한 장신구 등을 주렁주렁 단 채 집사의 팔에 안겨 옮겨다닐 듯한 상상을 하곤 했었는데 방송작가 짐튜스가 쓴 <뉴욕의 고양이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는 듯 했다. 새침한 표정의 도시 고양이들을 상상했던 것과 달리 어리버리하면서도 순진한 얼굴, 놀란 표정, 호기심 어린 눈동자....우리 동네 고양이들의 표정과 다르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쿨한 고양이들과의 인터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뉴욕의 고양이들(felines of new york)>속에는 117편의 짧은 인터뷰가 등장한다. 한 페이지에는 고양이 사진이, 다른 한 페이지에는 짧은 메모 형식의 고양이 독백들이 실려 있는데 처음에는 무슨 명언인 줄 알았더랬다.

코가 분홍분홍한 고등어 태비, 하얀 양말을 신은 귀여운 노랑 고양이, tv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턱시도 고양이, 부츠를 아빠라 믿고 애정하는 러시안 블루, 아파트 안의 모든 물건에 소유권을 주장하는 회색 고양이까지...수많은 고양이들과 인사하며 그들의 머릿 속을 잠시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책은 집사들에겐 완전 '힐링북'이 아닐 수 없겠다.

물론 처음 기대했던 것과 책의 편집은 달랐다. 그동안 봐 왔던 고양이 서적들처럼 사연을 일부 적고, 그 고양이와 집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거나 일상이 약간 정도 오픈된 책이 아닐까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심플했고 좀 더 단편적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고양이들이 가득하니까

 

집사로 살면서 많이 행복했다. 과거형으로 쓰긴 했지만 여전히 행복하고 앞으로도 그 행복은 도망가지 않고 곁에 머물겠지만 그 외에도 참 많이 배우며 산다. 마음이 안달날 때면 그 여유로움을 배우게 되고 완벽하지 못해 화가 치밀 때면 '뭐, 어때!!'라며 마음의 여유를 허락 받는다. 고양이처럼 한 세상 살다가는 것도(마음만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뉴욕의 한 고양이가 그랬다. '어디에 사느냐로 누군가를 판단하면 안 돼'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이라는 세련된 도시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은 쿨한 모습, 새침한 얼굴로 살아가는 것 같다. 물론 그래도 사랑스럽다. 저자의 고백처럼 고양이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