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관계 에세이
유영만 지음 / 나무생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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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고 읽고 싶은 리스트에 올려놨던 책. 11월 말이 되어서야 겨우, 읽을 짬이 났다.

언제부턴가 더이상 처세서나 힐링북은 펼치지 않게 되었고 한동안 안 읽고 살았는데, 최근 몇 권 연달아 읽고 있다.

 

예전엔 내용이 좋아서 골랐다면 요즘엔 디자인이 특별해서, 컨셉이 남달라서, 목차가 너무 좋아서 선택하고 있는 장르의 책.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는 사람관계에 데여본 사람이라면 그 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궁금할 내용이다.

 

제목부터 끌렸지만 내용에 앞서 목차가 너무 좋았던 책이기도 하고. 사실 이 책은 다 읽은 후에도 다시 목차로 돌아가 필요한 문장들을 명언처럼 발췌해서 노트메모 해 놓은 책이다. 내용보다 목차가 더 기억에 오래 머문 책은 '지식생태학자'가 썼다. 좀 생경한 직함인데, 또 나름 멋져 보이기도 해서 기억해두려 한다.

 

누구나 딱 하나에만 해당되진 않는다. 가령 밥은 매일 먹으면서 운동은 게을리 하는 편에 속하는 나는 가끔은 감이 떨어져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구나 싶을 때도 있고, 저보다 잘하기보다 남보다 잘하려고 애썼던 적도 있다. 반성해야하는 지난 날의 부끄러운 '나'와 마주하는가 하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 '약속을 매번 어기는 사람','잘못을 덮어씌우는 상사'.'무임승차해서 성과를 독차지하려는 동기','10번 받아가고 1번 준 것 중 자신이 준 것만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강요하는 사람'들도 만나봤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으므로 그 정도의 차이에 따라 관계를 유지하고 거리의 너비를 결정하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좀 더 관계를 빨리 정리해야했던 얼굴들도 몇몇 떠올려진다. 아까웠던 것도 아니면서 왜 단칼에 정리하지 못했던 것일까.

 

많은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요즘, 책의 목차를 다시 되새김질 해보며 하루하루를 현명하게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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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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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카카오 프렌즈와 작가 콜라보 book]을 읽는 즐거움이 가득한 한 해였다. 귀엽기만한 캐릭터가 어떤 작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감성컬러가 달라졌고 애정지수는 더 올라갔다. 시리즈 중 '튜브 & 하상욱 작가'의 책을 가장 재미나게 읽었고 어피치,라이언,무지book 에서도 각각 좋은 문장과 내용들을 발췌해서 다이어리에 붙여뒀다. 또 카톡을 통해 톡톡히 입소문 내기도 했고.

이번에는 다란 얼굴의 고양이 캐릭터 '네오'다. 사실 자신은 없었다. 노랑 토끼인 줄 알았던 '무지'가 단무지였다는 걸 알고나선 배신감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으니까. 혹시 네오도 고양이가 아니면 어쩌지? 불안한 마음이 살짝 들긴 했지만 보라색 컬러의 책이 너무 예뻐서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엔 <나를 위해 하다>의 '하다 작가'가 네오와 함께 했다.

 

 

NEO

새침한 고양이 네오

부잣집 도시개 프로도와 연애 중

단발머리 가발 착용 / 패셔니스타

 

 

'하다 작가'가 투영된 '네오'의 이야기 속엔 직장 생활의 힘듦도 녹아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연애생활도 포함되어 있어서 좀 더 신변잡기적이었다. 직장 상사의 말 한 마디에 상처 받는 날도, 남자 친구가 나보다는 타인편을 들어 속상한 날에도 씩씩할 수 있는 건 '내가 나를 사랑하는 걸 멈추지 않아서'가 아닐까. 프로도와 연애중인 건 몰랐지만 네오 캐릭터를 고양이로 그린 건 정말 신의 한수라고 생각된다. 고양이는 자신만의 방향과 속도를 유지하며 살면서도 행복을 누리기 때문이다. 집사가 되고 나서야 안 사실인데, 남들이 뭐라건 자신만의 룰이 중요했다. 욘석들에겐.

우리집 고양이들에 비해 사람에 더 가까운 '네오'는 고민도 많고 소심한 편이지만 고민 끝엔 언제나 현명한 답을 찾아냈다.

 

즐거운 일에만 에너지를 써도 모자라. 신경쓸수록 피곤한 일은 생각하지 않는 걸로 해!

P183

진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내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나누세요.

내 진심을 가십거리로 보지 않는 사람만 곁에 두세요

그런 사람은 단 한 명만 있어도, 충분하니까

P203

불편하지 않고, 불행하지 않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시간

그게 바로 행복이지

P17

 

 

네오의 후회 중 가슴에 바로 와서 꽂힌 말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가 뭐라고 그렇게 목을 맸나 싶어'라는 대목인데, 격한 공감 꾹! 퇴사 후 곧바로 든 생각인데, 회사 일에 집중하느라 정작 내 개인적인 삶이 망가지고 있는 걸 몰랐던 거다. 회사가 뭐라고. 임원이나 회장이 될 야망이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회사는 돈 버는 곳이었는데, 퇴사 후 남겨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너무나 후회가 됐다. 그래서 회사를 전부로 여기지 말라는 73 페이지의 충고는 지난 날의 후회와 맞닿아 사이다 일침으로 남아 버렸다.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어떤 페이지의 고민은 같은 맘으로, 어느 페이지의 후회는 격한 공감으로...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지만 다 읽고 난 느낌은 따뜻한 위로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힘 좀 빼고, 편하고 행복하게, 순간에 집중하며 살라고 조언하고 있는 '네오'. 고양이의 충고라 더 사랑스러운 것일까.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는 내 마음을 잘 알아준 친구를 만난 것마냥 기분 좋게 읽혔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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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찍다 - 고양이 사진술의 결정판 사진가의 고양이 1
이와고 미츠아키 지음, 박제이 옮김 / 야옹서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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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중인 고양이책 중 이용한 작가의 시리즈가 많다. 참 좋아하는 작가인데, 그가 사진찍는 법에 대해 언급한 내용 중 '이와고 미츠아키'라는 인물이 나온다. 전문가의 눈에도 굉장해 보이는 사진이구나! 싶어진다. 사실 한때 이와고 미츠아키의 책들을 찾아 본 적이 있다. 한 장의 사진에 홀릭되어 그가 찍은 고양이 사진들을 찾아봤다.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사진들. 보는 내내 행복했다.

 

<<고양이를 찍다>>는 사진 외에도 글이 많아 읽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한 장, 한 장 공들여 읽느라 시간은 꽤 더디게 흘러갔다. 사진만 훌렁훌렁 넘겨본다면 1시간도 안되어 다 읽고 말았겠지만 찍게 된 배경이나 사연들을 곁들여 읽으니 사진 한 장이 참 다른게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사진을 쉽게 찍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전문가니까, 오래 찍었으니까. 쉽게 셔터를 누를거라 생각한 건 오산이었다. 고양이를 찍을 때도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가 놀라지 않게 시간을 들여 안심시키고 간식을 주면서 환심을 사는 과정을 거친다. 고양이 뿐만 아니라 책의 후미에 사자, 치타 등 야생 동물들을 찍으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두기도 했는데, 사전준비와 마음의 자세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꽤나 사진을 오래 찍어온 그는 여전히 먼저 그 곳에 도착해 찍을 준비를 스탠바이 해 놓는다는 거다. 찍기 위해선 이미 그곳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말. 마음에 새기게 된다.

 

골목을 돌다보면, 길을 걷다보면 우연히 한 두 마리 정도 마주칠 수 있는 고양이들이지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그보단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야 했다. 고양이의 시간표, 셔터 찬스, 소도구 이용법,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의 관계, 수컷 고양이와 친해지는 법, 수컷에 비해 까다로운 암컷 고양이와 조심스럽게 가까워지는 방법 등등....무턱대고 찍어서 좋은 사진만 건질 순 없는 거다. 노력에 비례한다는 것. 세상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없다는 걸 또 배운다.

 

'고양이를 찍다 보면 이 고양잉가 행복한지 아닌지까지...'생각할 때가 있다는 사진작가에게 평생 찍어온 고양이라는 생명은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처럼 여겨진다. 특히 버려진 고양이를 찍으면 아무래도 쓸쓸함이 배어나온다는 말, 한 번 버려진 고양이는 쓸쓸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다는 말이 자꾸만 눈에 걸려서 다음 책장이 넘겨지지 않았는데 길고양이도 집고양이도 좀 더 살뜰이 챙겨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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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동 고양이 삼촌
유재선.김빵돌 지음 / 고양이블루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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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도 애묘인들 사이엔 '궁디팡팡'이야기가 화제다. 지난 번에 다녀온 지인이 이번에도 가야겠다며 표를 구매했다는 얘기를 한다. 설레는 표정 가득한 이웃 집사에게 "많이많이 구경하고 많이많이 사와~" 했다. 궁디팡팡 포스터에 그려진 고양이 삼촌의 예쁜 캐릭터를 보며 항상 궁금했는데, <<상수동 고양이 삼촌>>이라는 책이 출판되어 있었다.

 

 

직접 가보긴 먼 거리지만 엿보고 싶었던 작업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에코백들이 책 표지에서부터 등장한다. 아, 탐나는 녀석들.

 

'상수동에 작업실이 있는 거구나' 싶었는데, 처음부터 상수동은 아니었다. 집인 홍대와 비슷한 창전동에 먼저 작업실을 열었다가 건물주의 사정으로 상수동으로 옮기게 된 사연이 나온다. 뭔가 빈티지 스러운데 아기자기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라 서울 여행 다녀오는 길에 꼭 한 번 들리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에코백 왕창 사올지도 모르니 지갑 두꺼운 날 다녀와야겠지만.

 

 

서양화 전공인 '고양이 삼촌'과 패션디자인과 전공인 '김빵돌'총각 둘이서 만드는 고양이 인형과 소품들은 귀여웠다. 14년째 함께 동거중인 고양이 제이의 모습이 담겼나 했더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따. '루미','클라우디','나보냥' .... 이름이 붙은 고양이 캐릭터는 샴 고양이, 코숏, 턱시도, 노랑이 등등 털옷색도 표정도 달랐다. 여러 벌의 옷을 갈아 입기도 하며 특이한 모자를 쓰기도 한다. 그들 중 '온리원'이라 불리는 인형 시리즈만 수량이 1개씩이고. 샘플처럼 만든 패턴 인형이라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자 매력인데 온리원을 디자인고 만들면서 그들은 가끔씩 찾아오는 지루함을 잊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재봉이 서툴러 발생했던 일들, 도쿄 디자인 페스타에서 짐이 도착하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던 일, 해외로 오배송 된 상품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들... 상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님을 그들은 경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간 묵묵히 한 가지 일에 매진하고 있다는 건 작가의 성실함과 그를 묶어둔 재미가 아직 소진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일은 아닐까. 좋은 일만 하면서 살 순 없겠지만 좋은 일을 선택했더라도 이들처럼 짜증나는 일, 황당한 일, 힘든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외손님들이 상수동을 방문하는 일, 프랑키 매거진 인터뷰, 궁디팡팡에서 만나는 손님들, 작업실을 방문하는 사람들....힘듦을 잊게 만드는 더 큰 즐거움은 그곳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계속할 수 있도록.

 

 

새침하고 까다롭다는 제이는 아쉽게도 작업실에 출근하는 고양이가 아니었다. 방문해도 만날 수 없다. 하지만 동그란 눈에 볼터치를 한 다른 고양이들이 가득하니 설레임이 줄어들진 않을 듯 싶다. 두 청년의 손을 거쳐 완성된 고양이들이 가득한 상수동 고양이 삼촌 작업실, 내년엔 다녀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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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엉이와 오니기리의 말랑한 하루 - 두 고양이와 집사의 공감 일상툰
배현선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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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생 '우엉이'와 2014년생 '오니기리'의 집사 우엉기리 엄마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그래서 일상을 이렇게 따뜻한 그림으로 남긴다. 부러운 손재주. 수컷 고양이 둘과 남편 하나가 식구인 그녀는 남자들이 우글우글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때론 작업용 의자를 뺏기기도 하고 약먹일 땐 돼지멱따는 소리도 들어야 하며 권하는 캣그라스를 공중으로 뿌리치는 일등을 당한다. 거절이 일상인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현재가 행복하단다. 그 기분 너무나 잘 안다. 내게도 반려묘들이 있고 그녀와 비슷하게 작업용 의자를 뺏겨 서서 일하기도 하고 "이리와~"하면 저리가 버리는 고양이가 있으니까. 그래도 고양이를 모를 때보다 웃음은 배로 늘어났다.

 

그림과 글 사이사이 녀석들의 사진을 보자면 사랑 듬뿍 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동글동글한 우엉이랑 길쭉길쭉한 오니기리. 둘은 참 달랐다. 엄마의 뽀보를 참아주는 형아와 달리 도망가버리는 동생. 수염색도 차이가 나고 냥젤리 색도 달랐다. 외부인이 방문하면 봐달라며 근처를 배회하는 우엉이랑 달리 초스피드로 사라지는 오니기리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 함께 살 수 있을까 싶지만 둘은 아주 사이 좋은 형제다.

 

그림 구경하고, 사진보면서 글을 틈틈이 읽으니 금새 한 권이 다 읽혔다.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면서도 이토록 공감할 수 있는 건 역시 고양이가 있는 집이기 때문이 아닐까. 랜선집사도 아닌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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