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수업 -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의 매혹적인 글쓰기
이지상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여행작가가 되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여행을 자주 다녀서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곳들을 여행한 세월이 쌓여서 여행의 정보와 팁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글을 매끄럽게 쓰는 이가 아니어서 대체 왜 여행작가가 되려고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이 생겨버렸다. 그리고 그가 되려는 여행작가는 어떤 성향을 갖추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이전부터 많은 여행서를 봐 왔다. 가고 싶은 여행지에 대해 쓰여진 책이나 독특한 여행팁을 알려주는 책을 위주로 읽어왔다. 독자로서. 하지만 단 한번도 '여행작가 되기'라는 목적을 두고 읽은 적은 없기에 가장 적절한 해답을 줄 책을 찾다보니 여행작가 28년차가 쓴 <여행작가 수업>이라는 책이 눈에 띄였다.

 

글밥을 먹고 산다는 건 힘든 일이다. 누구나 책을 출판할 수 있고 이전에 비해서는 비교적 쉽게 저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일지는 몰라도 오롯이 글만쓰면서 인생을 글에 투신하는 일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여행작가'라는 직업군은 도전해볼만큼 그 문턱이 낮아 보이나보다. 여유롭게 남의 돈으로 해외여행 다녀와서 찍은 사진에 글을 보태 내 이름이 찍힌 책 한 권을 만들어낸다?? 이만큼 쉽다면 너도나도 다 여행작가가 되어 있겠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ing여행작가들의 충고와 팁이 절실하다.

 

스스로를 오래된 여행작가라고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글을 완성하는 요령,시대에 따른 여행서의 변화 등을 콕콕 집어주면서 동시에 출판사와 계약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들과 기획서/출간 제안서를 쓰는 이유와 방법 등을 가감없이 알려준다.


p44  결국 글이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적 편집에 의해 뭔가를 만들어내되, 사회의 '틀'을 통해 보여주는 것


저자의 말처럼 사람의 기억은 한계가 있다. 분명히.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글발이 좋다고 칭찬할 때 글발이 아니라 기록 덕분이라고 겸손한 답을 보내고 있다. 기억의 한계를 메모로 극복하는 모습은 이색적이지 않았지만 매일 일기를 2~3시간씩 쓴다고 고백한 부분에서 '이 사람 보통 꼼꼼한 완벽주의자가 아니겠구나...' 싶어졌다. 어떻게 일기를 저렇게 오랜 시간 동안 붙들고 있을 수 있지???!!!

 

사람들은 생각보다 기록을 안 한다고 했던가. 글쎄 ....  활자중독에, 메모광인 지인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나같은 사람은 100% 공감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그러한 모양이다. 여행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전해주고 싶어진다. 또 여행작가는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진 사람들에게도.

즐기던 일이 직업이 되고 불행해진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그래서 정말 직업으로 선택해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일인지 심사숙고 해 보고 이 길을 택하라고 덧붙여 말해주고 싶어졌다. 이 책을 원하는 지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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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기억해내...10년 동안 잊지 못했던 남자잖아..."

 

라고 독촉하고 있었다. 어느새.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가 기억해내길 바랬다. 하지만 사실 시작부터 불길한 조짐은 눈치채고 있었고 누가 죽고 누가 범인일지 짐작도 갔다. 하지만 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안타까웠을 뿐. 그토록 잊지 못해 몸부림쳤던 남자라면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먼저 연락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그의 소식을 듣게 된다든지...!

또한 10년이나 연락을 끊고 살았던 친구라면 갑자기 날아온 싱글 파티 초대를 거절해도 좋지 않았을까. 타인의 시선은 어차피 상관없는 것이었을 것이고. 덫일 줄 알면서 끌려들어가는 모양새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소설이어서 그랬을 뿐 만약 실제였다면 어리석은 선택을 타박하기 앞서 선택 후 결과를 책임져야할 사람은 너 자신이라는 주지시켜주었을 거다. 감정에 충실하라면서. 하지만 소설이기에 이 불길한 기운이 찝찝했고 예상되는 시나리오로 흘러가는 소설에 한숨이 지어졌다. 그만.

 

노라는 10년 전 친구들 사이에서 '리'라고 불렸다. 단 한 사람 제임스만 빼고. 연인이었던 제임스는 그녀를 '리오'라고 불렀고 오해로 헤어지고 나서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나 여전히 그의 목소리, 그가 불렀던 호칭이 그리웠던 노라는 이메일 초대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삶이 연기인 클레어와 결혼할 남자가 제임스라는 것도 모른채. 당황하면 말을 더듬곤 하던 수줍은 소녀 '리'는 사라졌고 성공한 소설가인 '노라'로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온듯 노라는 이곳에서 '리'가 되고 말았다.

 

갓난 아이가 걱정되어 금새 돌아가버린 동창이 떠날 때 그녀도 같이 나섰어야만 했다. 그랬다면 덫에 걸리지 않았을텐데.....! 남들의 입방아를 걱정하다가 그만 타이밍을 놓쳤고 제임스를 죽인 범인으로 낙인찍혀버렸던 것이다. 병원에 누워 노라는 계속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모든 정황들이 그리고 증거들이 노라를 가리키고 있었고 그녀는 곧 체포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누가 노라를 위험에 빠지게 만든 것일까. 누가 공포탄과 실탄을 바꿔치기했던 것일까.

 

전화도 문자도 되지 않는 외딴 집에서 일어난 사건은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호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에 대한 경계와 주의가 왜 어리석은 일이 아닌지를 깨닫게 만든다. 도심에 살든 시골에 살든 섬에 살든....안다고 생각하며 산 사람이든, 새로운 사람이든 간에 '사람'이 가장 무섭다. 요즘같은 세상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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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어 행복해 - 같이 있어서 더 행복한 벗들의 이야기 행복해, 고마워
제니퍼 홀랜드 지음, 노지양 옮김 / 북라이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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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키우는 게 아니라 함께 있어 주는 친구에요" 말로 시작되는 얇은 책 한 권이 가슴을 두드렸다.
간혹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는 친구들이 "귀찮지 않아?" 라고 물어올때면 "전혀- "라고 간단하게 답하곤 하는데 업무적일 때 외엔 게으르기 짝이 없는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이기에 신기하게 느껴졌나보다. '개인적인 나'는 그러한데도 불구하고 정말 귀찮다고 떠올려지는 일이 단 하나도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알아서 척척 다 해주는 똑냥이들과 살고 있고 태어나 줄곧 건강했었고 치우고 챙겨주고 한다기 보다는 그냥 사람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것처럼 대화하고 쿠션에 같이 기대어 tv도 보고 놀이도 하면서 '같이 살고 있다'의 상태로 지내고 있으므로. 참 감사한 일인데 그랬다. 그래서 함께 하는 이들이 얼마나 행복했을지 짐작이 갔다. 종을 떠나서-.

딱 정해진 수순은 아니었겠지만  내 고양이들이 어느 날엔 '치유'를, 어느 날엔 '만족'을, 어느 날엔 '느긋함'을 나누어주었다고 생각한다. 꼭 같은 언어로 소통해야지만 마음이 전해지는 것은 아닐테니까. 수화를 할 줄아는 고릴라인 코코와 달리 아기 고양이 알볼은 인간과 대화할 수 없었지만 둘은 자유와 위로를 나누는 사이였다. 알볼이 로드킬 당하기 전까지는.


사실 고릴라와 고양이, 흑멧돼지와 코뿔소, 앵무새와 고양이, 사슴과 푸들까지는 머릿 속에서 그려지긴 했지만 골든 리트리버와 코이 잉어? 투견과 고양이와 병아리? 라고!!!소리를 지를 뻔했다. 어떻게 고양이가 병아리를 잡아먹지 않을 수 있고 공격성을 훈련받은 투견이 고양이를 해코지하지 않을 수 있는지.....

 

사람 하나 빠졌을 뿐인데, 이토록 평화롭다. 물론 늘 이처럼 아름답진 않으리라. 동물의 왕국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면 약육강식과 먹이사슬은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법칙이며 배고픈 상위포식자가 하위 포식자를 잡아먹는 일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일테니까. 그러나 배고플 일 없고 경쟁하지 않아도되는 환경에 놓였을때 사람과 달리 이들은 망설이지 않고 공존을 선택했다. 사진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참 따뜻했다. 사진도 사연들도 표정들도....동물의 세계에서 일어난 마흔 여섯가지 이야기는 늦은 저녁,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몸을 편히 누인 상태에서 눈과 마음에 담기에 넘치게 다정한 이야기들이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을 통해 치유해야된다는 충고를 들은 적도 있고 내뱉은 적도 있는데 반드시 힐링의 주체가 사람일 필요는 없다라는 생각을 하며 산다, 요즘의 나는-. 이 책을 읽고나니 부쩍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니들이 우리보다 낫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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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위해 산다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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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개스트 시리즈를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더글라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 콤비는 새로운 주인공을 앞세운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었다. (대체 언제쯤 읽어볼 수 있는게냐?? 펜더개스트 다음 권은.....)

 

같은 이유로 시리즈의 다음 권을 기다리고 있는 작가 제프리 디버의 경우, 개인적으로 <캐스린 댄스 시리즈>가 <링컨 라임 시리즈>보다 재미가 덜해서 후자의 번역본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더글라스 콤비도 <펜더개스트 시리즈>와 <기드온 크루 시리즈>를 번갈아 집필할 모양인데, 잘 모르겠다. 어느쪽을 더 기다리게될지.....! 재미면에서는 우열을 따질 수 없을만큼 둘 다 굉장했으므로.

 

다만 펜더개스트의 시리즈는 셜록 홈즈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풀어나간다면 <죽기 위해 산다>의 기드온 크루는 캐릭터의 매력보다는 스토리의 매력점이 더 크다. 도입부부터 갈등은 크게 터진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브루스 웨인이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과거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속에서 허우적대다가 히어로로 거듭나는 것처럼 기드온 크루 역시 아버지가 모함받아 억울하게 사사 당한 것을 알게 되면서 복수(어머니의 유언)를 위해 10년이라는 준비기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멋지게 성공했다. 다만 복수의 성공이 폭풍우를 몰고왔다는 점만 빼곤.

 

이펙티브 엔지니어링 솔루션(EES)에서 그에게 제시한 금액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요청 사항 역시 첩보전을 방불케할만큼 전문 요원의 손길을 요하는 일이었다. 그런 중요한 일을 그들은 기드온 박사에게 맡겼던 것이다. 홀로. 그것도 아무런 지원사격없이. 왜?

 

말로야 '너는 할 수 있다'라고 쉽게 내뱉을 수 있지만 이는 국가를 너머 세계의 대혼란을 야기시킬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이었는데 FBI, CIA를 제쳐두고 그를 선택했다. 당신은 이제 1년도 채 살 수 없소 라고  기드온 앞에 건강차트를 내밀면서. 믿어야 좋을까? 대체 어디까지?

 

황당한 사건을 의뢰받은 기드온은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죽기 전에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사용할 것인가. 애국심이 강한 국민도 아니면서.....! 이해가 100% 되는 건 아니었지만 소설 속 기드온은 의뢰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최첨단 신무기의 설계도를 반입했다는 중국인 마크 우를 찾아나섰다. 그러나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우가 남긴 암호를 푸는 과정에서 전문 킬러와 대치하게 되고 1년후가 아닌 당장 죽게될 운명에 처해졌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제임스 본드도 아니고 킹스맨도 아닌 남자 기드온의 활약은 그의 시한부 선고도 잊게 만들었다. 이야기의 재미는 거침없이 몰아치는 파도처럼 마지막 장을 향해 내달리게 만들었고 결국엔 2권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아, 제발 어느 쪽이건간에 얼른 만나보고 싶다. 기드온 크루 2권이건 펜더개스트의 다음권이건 간에-.

이 콤비 너무 잘 쓰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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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비 - 조선의 마지막 황후
서충원 지음 / 청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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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황후...

명성황후의 이름에 가려져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의 비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의 나이 32살에 맞이한 13살의 꽃다운 어린 신부 윤비. 그녀는 무려 300여 명의 처녀들 중에서 간택된 세자비였는데......! 시국이 어려울 때 나라의 국모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자리가 아니었을까.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 그 마지막에 이름을 올린 순정효황후 윤비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그들을 둘러싼 모두가 행복하지 않았으니 그 사이에서 그들만 행복했을 리도 만무했고. 먼저 시어머니인 민비는 일본군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었다. 남편의 배다른 동생들은 일본으로 볼모로 끌려갔고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다. 시국도 수상했고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떻게 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날들이 펼쳐졌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 아니었을까. 그들에게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 소설가 춘원 이광수....영친왕과 이방자여사, 덕혜옹주....윤비가 살아생전 만났던 그들 모두 인생이 순탄치는 않았던 사람이었다. 나라가 바로 서야 백성들의 삶이 안정이 되었을텐데....그 역시 운명이겠지만...

 

왕이 사라진 지금, 우리에게 왕조가 그리움으로 남진 않은 듯 하다. 우리 스스로 없앤 것이 아니라 일제에 의해 그 명맥이 끊긴 것이 어디 왕조 뿐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움보다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역사의 마지막인 윤비가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그 한의 맥만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남아 작은 불씨로 태워지고 있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내 가슴이 뜨거워졌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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