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내 마음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일을 좋아하다가 싫어지기도 하고 싫어하다가 좋아지기도 한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다가 싫어지기도 하고, 싫어하다가 좋아지기도 한다. 이렇게 마음이 바뀌는 것을 경험하고 나니 내 마음을 신뢰할 수가 없다.

 

 

  또 같은 사물에 대해서도 장소나 환경에 따라 그것의 느낌이 달라지는 걸 경험한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하는 식사가 그렇다. 나는 병실에서는 물론이고 병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도 밥 먹기를 힘들어 한다. 평소 내가 맛있게 먹는 밥과 반찬이라 할지라도 병원에서 먹으면 맛이 없어 먹기가 괴롭다. 먹는 장소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지는 건 마음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말이라도 마음에 따라 다르게 들리고, 같은 풍경이라도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마음이 늘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면, 자기 마음이든 타인의 마음이든 마음을 움직이는 게 가능하겠다. 우울·불쾌·슬픔·분노 따위의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좋은 감정 상태로 돌리는 것도 가능하겠다. 의도적으로 노력한다면 말이다. 

 

 

  이와 관련해 책 세 권을 뽑아 보았다. 내가 아주 흥미롭게 읽은 책들이다.

 

 


1. 당신은 자기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는가

 

 

  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서,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으로 ‘높은 지위’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며, 지위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불안’이 생기는 점에 주목하였다.

 

 

  『우리가 사다리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그렇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가 우리의 자아상(自我像)을 결정하기 때문이다.』(9쪽)

 

 

  『지위로 인한 불안은 비통한 마음을 낳기 쉽다.』(9쪽)

 

 

  그리하여 ‘지위로 인한 불안’을 없애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죽음을 생각하기이다. 『죽음은 지위를 통해 우리가 얻으려고 하던 관심의 덧없음, 나아가 무가치함을 드러낸다.』(297쪽) 왜냐하면 『죽음에 대한 생각 옆에 갖다 놓으면 어떤 행동들이 하찮아 보일 수밖에 없다.』(301쪽)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또 『(죽음으로 인해) 우리 자신의 유한성을 생각하는 것 외에 다른 사람의 죽음, 특히 우리가 큰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게 되는 업적을 쌓은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도 지위로 인한 불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306쪽) 아무리 잘난 사람도 결국 죽게 된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갈망하는 ‘지위’라는 것도 별것 아닌 게 되어 버릴 테니까. 

 

 

  둘째, 폐허를 보는 것이다. 폐허는 『어차피 모든 것은 사라질 운명』(316쪽)이며 『국지적인 승리는 가능하지만, 몇 년 정도 혼돈에 약간의 질서를 부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원시의 용액으로 돌아갈 운명』(316쪽)임을 말해 준다. 이 같이 『영원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우리를 흥분시키는 것들 가운데 중요하다 할 것이 무엇이겠는가.』(316쪽) 그러므로 폐허를 보고 나면 ‘지위’라는 것도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셋째, 광대한 풍경을 보는 것이다. 『광대한 풍경 역시 폐허와 마찬가지로 불안을 다독여 주는 효과가 있다.』(320쪽) 『광대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회적 위계 내에서 우리가 하찮다는 느낌은 모든 인간이 우주 안에서 하찮다는 느낌 안에 포섭되면서 마음에 위로를 얻게 된다.』(320쪽~321쪽)

 

 

  이를 정리하면, 죽음에 대해 생각하거나 또는 폐허나 광대한 풍경을 보게 되면 마음이 움직여서 불안 또는 불행을 없애거나 덜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큰 불행을 겪은 이가 여행을 하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것도 마음이 움직여서다. 여행을 통해 광대한 풍경을 보는 일만으로도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긴 하다.

 

 

 

 

 

 


2. 당신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는가

 

 


  로버트 치알디니는 <설득의 심리학>에서 ‘대조효과’를 이용한 어느 여대생의 편지를 공개한다. 그 여대생은 자신의 나쁜 성적을 부모에게 편지로 알리는데, 부모가 화가 덜 나도록 ‘대조효과’를 이용한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에게

 

집을 떠나 학교에 온 후로 자주 연락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중략) 저는 지금 모든 것이 편안합니다. 이곳 기숙사에 입주하자마자 불이 나서 저는 창문에서 뛰어내리다가 골절상과 뇌진탕의 부상을 입었지만 이제는 거의 다 나아 괜찮습니다. 병원에는 단지 2주일 동안만 입원해 있었어요. 이제는 하루에 한 차례씩 두통에 시달리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정상입니다.

 

다행히 저의 기숙사에 불이 난 것과 제가 불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내린 것을 기숙사 근처의 주유소 직원이 목격을 하고 저를 위해 증언을 해 주어서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은 화재를 발견하고 소방서에 연락했을 뿐 아니라 구급차를 불러 주는 친절까지 베풀었답니다.

 

더군다나 그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저를 위문차 찾아와서 기숙사가 불이 나서 갈 데가 없다면 그의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도 좋다고 저를 초대하는 호의까지 보여 주었습니다. 사실 그의 아파트라는 것이 지하실의 단칸방에 불과했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어요.

 

그는 매우 훌륭한 청년이어서 우리는 금방 서로 사랑에 빠졌고 장래를 약속했답니다. 아직 구체적인 결혼 날짜를 잡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 있으면 제 배가 더욱 불러져서 보기 싫어지기 전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놀라셨죠? 그래요 저는 임신을 했답니다. (중략) 저희가 아직 결혼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것은 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이의 질병이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고 저도 어쩌다 보니까 그 병에 전염되었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부모님은 그이를 우리 집안의 사위로 환영해 주시리라 믿어요. (중략)
 
하하! 엄마, 아빠 이제 정말로 저의 최근 근황을 말씀드릴게요. 사실은 기숙사에 불이 난 적도 없으며 저는 골절상과 뇌진탕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도 없어요. 게다가, 저는 남자 친구도 없으며 동거한 적도 없고 따라서 임신도 하지 않았지요. 물론 질병에 걸리지도 않았구요. 그러나 문제는 제가 미국사 과목에서 ‘D’ 학점을 그리고 화학에서 ‘F’ 학점을 받았다는 거죠(--!!). 매우 유감스러운 성적이지만 제가 건강히 학교를 잘 다니고 있으니 별 걱정은 하지 마세요.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샤론 드림』(46쪽~47쪽)

 

 

  이 편지는 부모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성적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게 하는 효과가 있으리라.

 

 

 

 

 

 


3. 당신은 상술로 인해 마음이 움직인 적은 없는가

 

 

  에릭 번은 <심리게임>에서 인간의 내면에는 부모, 어른, 아이 등 세 가지의 ‘자아 상태’가 존재한다며 그 특성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부모 – 부모 역할을 하는 인물과 닮은 자아 상태.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자기 부모를 모시고 다닌다.)

 

어른 - 자율적으로 객관적 현실 평가를 지향하는 자아 상태.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어른이 있다.)

 

아이 - 아동기 초기에 고착되어 지금까지도 활용하는, 미성숙한 아동기 흔적을 대표하는 자아 상태.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다닌다.)

 

 

  그리고 극적인 판매 게임으로, 상술로 인해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를 소개한다.

 

 

  『판매원 : “이게 더 낫긴 한데, 고객님한테는 좀 부담스럽죠.”

 

주부 : “이걸로 하겠어요.”』(53쪽)

 

 

  『판매원은 어른으로서 두 가지 객관적 사실을 언급한다. “이것이 더 낫다.” 그런데 “당신은 이것을 살 형편이 안 된다.” 표면적 혹은 사회적 수준에서 보면 이 진술은 주부의 어른에게 말하고 있으며, 주부의 어른이라면 “두 가지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쯤으로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면, 혹은 심리적 벡터는 노련한 판매원의 어른으로부터 주부의 아이를 향하고 있다. 판매원의 판단이 정확했다는 것은 아이의 대답이 입증하고 있다. 아이는 사실상 “가계부에 구멍이 나든 말든 이 거만한 친구에게 내가 누구보다 훌륭한 고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야 말겠어.”라고 말하는 것이다.』(53쪽)

 

 

  자기 안의 ‘아이’를 잘 지배하지 않으면 남으로부터 지배당하는 일이 생기리라.

 

 

 

 

 

 

 

 

 

 

 

 

 

 

 

 

 

 

 

 


.............................

알랭 드 보통의 <불안>과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개정판이 나왔네요.


제가 쓴 위 글에서는 구판을 사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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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6-28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정된 시간이라거나 수량이 있는 판매방식에 약한 것 같아요.
할인쿠폰과 적립금도 그렇고요.
그렇게 필요한 것은 아닌데 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늘 고르신 책처럼 일종의 불안으로 설득하는 심리게임의 방식 같아요.
오늘 페이퍼의 사진이 예뻐요. 글도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6-28 22:10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어떤 땐 적립금 때문에 책을 구입하다가 한두 권만 사기가 미안해서 책을 더 추가해 삽니다. 배달하시는 분에게 미안하거든요.

사진이 좀 특이한 색상이죠? 재주 조금 부렸어요. ㅋ

서니데이 님도 하루 잘 마감하시고 편안하게 주무세요.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6-29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일단 새 서재로 들어와 글 남깁니다.
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문제가 생각 보다 심각한 것 같습니다.
북풀 팝업창 없애려다 이게 무슨 봉변인지 모르겠습니다.ㅠ

페크pek0501 2020-06-29 22:31   좋아요 0 | URL
헐~~ 아직도에요? 뭐 이런 경우가...

심각할 게 뭐가 있겠나 싶네요. 더디긴 하지만 되겠지요. ^^

희선 2020-06-30 0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 마음 다스리기 무척 힘들지요 어떤 걱정에 빠지면 자꾸 거기에만 마음 쓰고 다른 건 생각하지 못하기도 하죠 그러다 사람은 죽는다 생각하면 걱정 덜할지... 죽음을 생각하다 덧없음에 빠지면 안 될 텐데 싶기도 해요 우주를 생각하면 사람은 아주 작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사람이 살려는 게 대단한 느낌도 들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좋을 텐데...

갑자기 사기 치는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그런 사람은 속을 사람을 잘 알아본다고도 하던데, 무언가를 파는 사람도 비슷해 보이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6-30 12:12   좋아요 0 | URL
인간은 유혹에 약한 존재지요. 어리석음의 깨달음은 늘 한 박자 늦게 오고요.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모든 일이 좁쌀만해지긴 해요.

사기꾼 말씀을 하시니까 생각난 것. 사기꾼이 사기 치려고 작정하고 달려들면
누구나 속아넘어간다고 하네요.

어젯밤 빗소리가 요란했어요. 우리 딸은 밤에 빗길 운전을 하고 오느라 엄청 무서웠다고 하네요. 막 퍼붓더랍니다.

희선 님,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다 보면 두세 시간쯤 되어 눈이 피로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눈 건강을 위해 책을 덮고 일어난다. 이때 여간 속상한 게 아니다. 눈이 피로하지 않다면 얼마든지 독서를 할 수 있을 텐데 싶어 손해 보는 인생을 사는 듯해서다. 

 


  그 손해란 두 가지다. 첫째, 워낙 독서를 좋아하는데 눈 피로로 중단해야 하니 억울하기 때문이다. 둘째, 책을 읽어 아는 만큼만 글을 쓰는 거라고 믿는 내게 독서를 중단해야 하는 건 글을 잘 쓸 수 없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눈이 피로하지 않다면, 난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을 수 있으니 즐거울 뿐만 아니라 독서량이 많아 글을 잘 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루에 몇 시간밖에 독서를 할 수 없다는 게 불행한 운명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좋은 점을 찾아냈다. 긴 시간 동안 책상에 같은 자세로 앉아 독서를 하다 보면 어깨에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눈 피로로 독서를 중단함으로써 어깨뿐만 아니라 몸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장시간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는 게 건강에 나쁘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므로 눈 피로는 건강을 해치지 않게 몸이 보내는 신호인 셈이다. 

 


  체호프의 작품 중 ‘로실드의 바이올린’이란 단편 소설이 있다. 주인공 야코프는 아내와 둘이 가난하게 사는 노인이다. 관 짜는 일로 돈을 벌고 일거리가 들어오면 바이올린 연주로도 돈을 번다. 야코프는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쉬는 날에 돈을 벌지 못함을 손해로 여겨서다. 계산해 보니 1년 중 돈을 벌지 못하는 날이 200일이나 되는 게 그는 불만스러운 것이다. 

 


  내가 야코프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차피 인생을 바꾸기는 어려우니 1년 365일 중 165일이나 돈을 벌 수 있고 200일을 쉴 수 있으니 참 좋다고 여기라고. 바이올린 연주로 부수입이 생기는 날도 있으니 운이 좋은 거라고. 그리고 바이올린 연주 솜씨를 가져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으니 위안거리인 거라고. 

 


  인간은 두뇌가 우수하여 좋은 일이 생겨도 불만거리를 찾아내듯이 노력하기로 작정한다면 나쁜 일이 생겨도 위안거리를 찾을 줄 안다. 앞으로 나에게 나쁜 일이 생길지라도 그것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고자 한다. 생각이 삶을 이끈다고 믿으므로.(5.8매)

 

 

 

 

 

 

 

 

 

 

* 이 글과 관련된 책 *

 

 

 

 

 

 

 

 

 

 

 

 

 

 

 

 

 

『야코프는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항상 끔찍한 손해를 봐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일이나 축일에 일하는 것은 죄가 되니 일을 할 수 없고, 월요일은 힘든 날이니 일할 수 없다. 결국 이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팔짱을 낀 채 쉬어야 하는 날이 200일이나 되는 것이다. 얼마나 큰 손해인가! 또 만일 누군가 도시에서 악단 없이 결혼식을 올리거나, 샤흐케스가 불러 주지 않으면 이 역시 손해였다.

(중략)
특히 밤이 되면 야코프는 손해에 대한 생각에 시달렸다.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으로 기어들 때면 침대 곁에 놓아둔 바이올린 줄을 퉁기곤 했다. 어둠 속에서 바이올린이 소리를 내면,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131쪽, 로실드의 바이올린)
- 안톤 체호프, <사랑에 관하여>에서.

 

 

 

 


오늘 뽑은 글입니다.
찌는 더위 속에서 빗줄기를 기다리며 2020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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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6-23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어서 아쉬운 것 같아요.
어떤 좋은 것은 또 다른 아쉬운 것이 되고, 아쉬운 것은 또다른 좋은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페크님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많이 더웠어요.
페크님,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6-24 00:0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는 나이가 들수록 더 알차게 살고 싶은 욕심이 듭니다. 젊은 날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좋아서 그런 생각을 못했어요. 아마 그땐 늘 젊을 것 같아 시간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 같아요.
서니데이 님은 젊으신 데도 참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들어 좋습니다.
오늘 저는 저녁 때 나가서 친정어머니가 하시는 걷기 운동에 동참해 걸었어요.
당뇨병이 있으셔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걷기를 한답니다. 저보다 더 열심히 하세요. 그래서 병이 있는 사람들이 장수하나 봅니다.

내일은 비가 온다니 기대하며 잠을 청하겠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그러시길...ㅋ

테레사 2020-06-24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기 산책로인가? 어딘지 따라 걷고 싶어지네요. 지금은 비가 와요,비가..이렇게 계속 순하게 와주면 좋겠지만......순한 것들이 너무 소중하고 좋아지는 나이인지라....ㅎㅎ

페크pek0501 2020-06-24 15:05   좋아요 0 | URL
테레사 님,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ㅋ
저 사진은 서울 현충원 안이랍니다. 좋은 풍경이 많아요.
아직도 비가 오네요. 오랜만에 비 오는 게 반가운데 장마로 수재민이 발생해선 안되겠지요. 그러고 보니 순한 것들이 소중하네요.
반가웠습니당~~~

테레사 2020-06-24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집에는 자주 들락거립니다.ㅎㅎ 맘도 몸도 여유가 없는 생활이지만...서재친구분들 집에는 들르고 있지요. 페크님은 늘 제게 좋은 이웃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0-06-25 14:35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몰랐어요. 한동안 보이시지 않길래 근황이 궁금했어요.
그러다가 북플에서 테레사 님의 글을 보게 되어 반가웠어요. 제가 워낙 로그인을 하지 않는 날이 많은지라...ㅋ

누군가가 제 글을 잊지 않고 봐 준다는 건 응원과 같은 것이지요. 감사드립니다.

희선 2020-06-25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 때문에 괜찮은 게 있다는 걸 찾는다면 좋을 텐데 쉽지 않은 일이에요 좋은 일이 일어나도 바로 그것 때문에 언제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좋은 일이 일어나면 좋구나 하는 게 가장 좋겠지요

날마다 일하기보다 쉬는 날이 있는 게 더 좋을 텐데, 야코프는 그건 생각하지 못했네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것도 참 좋은 건데, 그걸로 돈까지 번다니... 바이올린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는군요 마음속으로는 아는 듯하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6-25 14:39   좋아요 0 | URL
불만을 말하면 주위에서 그러죠. 복에 겨워 그런 거라고.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존재 같아요. 지나고 나면, 아 그때가 좋았구나, 할 때가 있어요.

야코프가 나오는 그 소설은 주제는 다른 데에 있어요. 그냥 제가 주목한 것에 대해 써 봤답니다. 쉬는 날이 적으면 인간은 또 쉬는 날이 적다고 투덜대겠죠. 체호프의 작품을 읽으면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존경스러워요. 시대를 초월합니다.

오늘도 희선 님에게 좋은 하루를 선사합니당~~~
 

 

 


 


1. 탈고 :
코로나19로 연기했던 칼럼집 출간을 무한정 미룰 수가 없었다. 탈고를 하고 출판사에 넘겼더니 속이 시원했다. 책에 실을 글을 뽑고 교정을 보고 수정을 하느라 긴 시간 동안 글자들을 보며 지냈더니, 누구 말대로 머리털이 다 뽑히는 것 같았다. 이제 책 출간은 출판사의 작업 속도에 달렸다. 출판사에 따르면 오는 8월 중순쯤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2. 책 사랑 :

지금까지 28년 동안 책을 사랑하며 살아왔다. 남들이 지루해 할 책이거나 두꺼운 책이라도 읽어 낼 자신이 있었고 독서가 나의 유일한 재능 같았다. 설령 감옥에 갇히게 되더라도 내가 읽고 싶은 책만 그 안에 제공된다면 그곳에서 몇 년은 지낼 수 있다고 여길 정도로 책을 사랑했다. 한 달에 열 권을 읽어 봤고 하루에 한 권을 완독해 봤다. 나의 신기록이었다. 

 

 

 

 

 
3. 글쓰기로 배우다 :
글을 쓰는 시간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이다. 쓰고자 하는 무엇에 대해 모든 정신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글이 한 편 완성될 때 내가 안 것들을 쓴 게 아니라 쓰면서 알게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어느 책에서 읽은 대로, 뭘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뭘 알게 된다. 결국 글쓰기를 통해 배우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4. 블로그 :
내가 글쟁이로 사는 데 큰 몫을 한 것은 알라딘의 블로그다. 2009년 1월부터 ‘페크(pek0501)의 서재’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11년째 글을 올리고 있다. 만약 블로그가 없었다면 600편이 넘는 글을 쓰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시한 글이 많긴 하지만.

 

 

 

 

 

5. 내용과 형식 :
내용만 중요한 게 아니라 때로는 형식도 중요하다. 그 이유는 내용이 형식을 좌우하기도 하지만 형식이 내용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는 내게 ‘형식’에 해당하고 600편이 넘는 글을 쓴 것은 ‘내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6. 생각하기 나름 :
곡식이 누렇게 익은 들판 위에 푸른 하늘이 있고 새 한 마리가 날아간다. 이런 그림을 보고 어떤 이는 들판이 누렇게 익어 평화로워 보인다고 하고, 어떤 이는 새 한 마리가 짝이 없어 고독해 보인다고 한다. 같은 그림에 대해서 평화를 보는 이가 있고 고독을 보는 이가 있다. 똑같은 것을 보고도 각자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다. 삶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사실을 나는 믿는 사람이다.  

 

 

 

 

 

7. 가장 쓰고 싶은 글 :

요즘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글은 문학적인 문장이 돋보이는 글이 아니다. 정보와 지식이 빛나는 글도 아니다. 대단한 주제를 다루는 글도 아니다. 깊은 사유로 깨달음을 주는 글을 읽고 싶다. 나 또한 그런 글을 쓰고 싶다.

 

 

 

 

 

8. 독학 :
좋은 칼럼을 읽으며 ‘칼럼 쓰는 방법’을 독학으로 배웠다. 정치나 경제보다는 사회, 문화, 생활과 관련한 글을 선호한다. 이를테면 연애, 결혼, 인간관계, 인간 심리, 삶, 문화 등에 관한 글을 쓰고자 한다.

 

 

 

 

 

9. 칼럼에 희망을 : 
칼럼 한 편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더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 어떤 희망을 선사한다. 이 같은 칼럼을 좋아한다. 이를 좋아하는 한, 앞으로도 글을 꾸준히 쓸 것이다.

 

 

 

 

 

 

 

 

* 밑줄을 그은 글 *

 

 

 

 

 

 

 

 

 

 

 

 

 

 

 

 

 

 

 


「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의 시선이 자신 안의 불행을 보지 못하게 하고 그의 모든 생각을 춤을 잘 추려는 관심으로 채우면 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 블레즈 파스칼, <팡세>, 144쪽.

 

→ 잡념을 없애는 데엔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게 최고다. 춤이든 글쓰기든.

 

 

 

 

 

 

 

 

 

 

 

 

 

 

 

 

 

 

 

 


「현사회의 지배적이고 유용한 가치가 정말 옳은 것인지를 질문하는 것이 바로 작가의 책임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과 알고 있는 것에 관해,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 정말 알고 있으면서 믿는 것인지, 왜 믿는지를 집요하게 질문하는 것이 바로 작가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성 도덕과 기성 가치관에 추종하며 스스로 ‘점잖은 교사’를 가장하는 것은 작가로서 가장 자질이 나쁜 자들이나 하는 짓이다. 문학은 무식한 백성들을 훈도(訓導)하여 순치(馴致)시키는 도덕 교과서가 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
- 마광수, <자유에의 용기>, 56쪽.

 

→ 문학은 저항 정신이 그 뿌리라고 생각한다. 저항할 것에 대하여, 분노할 것에 대하여 침묵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언제나 불의는 홀로 완성되지 않았다. 하나의 사건은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었고,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구성원과 연결되어 있었다. 각자의 자기 정당화, 각자의 피치 못할 사정, 각자의 선의에 입각한 타협이 각자의 침묵을 만들었다. 이것들이 결합하고 서로 도와야 불의가 비로소 완성되었다. 그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인 나는 결코 아니었다고 단언하기에는 내가 속한 준거집단에 나는 긴밀하게 연결된 채 살아왔다.」
- 김소연, <나를 뺀 세상의 전부>, 81쪽.

 

→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 자신이 다수 집단에 속하면 안도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 6월 중순이 지날 무렵 오후에 글을 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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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6-20 1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누가 그런 심한 말을...!ㅋㅋㅋ
그럼 책 몇 권씩 내는 사람은 머리털이 남아있지 않겠죠.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턴 좀 쉬울 텐데 말이죠.ㅠ
언니 마음이 지금 어떨지 알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0-06-20 18:47   좋아요 1 | URL
하하하~~~ 누구겠습니까? 다 아시면서...
과장이 좀 심했나요? 머리털까지는 아니더라도 교정을 보면서 내 글을 그만 보고 싶단 생각은 했지요. 왜 그리 고칠 데가 많은지 말이죠. 더 적합한 낱말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중복 낱말이 많거나 해서 손질을 많이 했어요. 그 작업을 하기 전엔 내 글엔 고칠 데가 별로 없는 줄 알았어요. 역쉬~~ 주제 파악을 하는 데엔 책을 내는 게 그만인 것 같습니다.
첫 책이라 힘든 건가요? 점점 쉬어질까요? ㅋㅋ

희선 2020-06-21 0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이어서 더 힘들고 요새 코로나19 때문에 힘들기도 하군요 올해 책이 나오면 나중에 그때 코로나19 때문에 책을 늦게 냈지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다니...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책 잘 나오기를 바랍니다

페크 님 더위 조심하시고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6-21 19:33   좋아요 1 | URL
책 출간도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겠죠. ㅋ
책에 오타나 실수가 없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희선 님도 더위 조심하시고 좋은 저녁을 보내세요.
늘 감사하고요...

서니데이 2020-06-21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탈고가 되었으니, 책이 나오는 날짜가 가까워지겠네요.
올해 여름에는 소식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날씨가 무척 더운 느낌이예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6-21 19:36   좋아요 1 | URL
주말인 건 좋은데 너무 덥군요. 내일은 더 더울거라고 하니 겁이 나네요.
이젠 더위를 견디는 게 힘드네요. 여름은 분명 여름대로 장점이 있는 건데 말이죠.

책 기대는 하지 말아 주세요. 초라합니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대충 끝냈답니다. 예전엔 꼼꼼한 편이었는데 성격도 변하나 봅니다. 대충 대충 살고 싶네요.

서니데이 님도 남은 휴일 시간 잘 보내세요. 고맙고요...^^

후애(厚愛) 2020-06-22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수고하셨습니다.^^
책이 출간하면 페이퍼에 올려 주실거죠?ㅋ
어떤 책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6-22 14:07   좋아요 0 | URL
후애 님, 이 더위에 잘 지내시나요?

으음... 책이 나오면, 나왔다고 소식을 전하는 페이퍼는 올릴 것 같습니다.ㅋ
또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군요. 후애 님도 즐거운 한 주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후애(厚愛) 2020-06-24 10:34   좋아요 1 | URL
대학병원가는 날만 빼고는 거의 집에만 있어요.
너무 더워서 외출하기도 그렇고 또 마스크 하기가 너무 불편하네요.ㅠㅠ
그래도 오늘부터 비가 온다해서 습기는 있어도 덜 더운 것 같습니다.^^

더위 조심하시고요, 항상 건강하세요.^^


페크pek0501 2020-06-24 11:56   좋아요 0 | URL
예,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사시길 빌겠습니다.
비가 와서 시원한 날입니다.
감사합니다.
 

 

 

 

 

 

 

1. 그런 게 행복이었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올봄에는 꽃놀이를 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해서 답답하여 내가 좋아하는 걷기도 즐겁지만은 않았다. 한마디로 올해엔 봄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여름이 와 버렸다.

 

 

계절을 만끽하는 것. 그런 게 행복이었네. 

 

 

 

 

 

 

2. 날씨
6월인데 벌써 덥다. 일기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에 비가 온다고 한다. 산불 조심을 해야 할 정도로 너무 건조했는데 비 소식을 접하니 반갑다. 꽃들과 나무들이 목마를 것 같았는데 비가 내려 물을 실컷 먹을 수 있기를, 그리고 비가 세상의 먼지를 깨끗이 씻어 내기를 바라게 되네.

 

 

날씨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된 지 오래다. 미세먼지가 없던 시절엔 날씨가 중요한지 몰랐더랬다.

 

 

 

 

 

 

3. 글에 관하여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자신에 관하여 글을 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따지고 보면 무엇에 대해 쓰든 자기와 관련 없는 글이 있던가. 어떤 문화에 대해 칼럼을 썼다면 그것은 그 문화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썼을 테니 결국 자신과 관련한 글을 쓴 것이다. 어떤 주제로 소설을 썼다면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주제로 썼을 것이니 역시 자신과 관련한 글을 쓴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자기 경험을 글로 쓰더라도 글과 필자와의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

 

 

 

 

 

 

4. 오디오북
한때 팟캐스트를 즐겨 들었다. 무료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이동진의 빨간책방‘, ’EBS 오디오북‘, ’EBS 낭독 a’, ‘고막친구 팟빵’ 등을 들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새로운 게 없어 오디오북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관하여>는 7시간 16분 동안 듣는 것으로 6,300원,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은 3시간 36분 동안 듣는 것으로 7,020원, 니콜라이 고골의 <광인일기>는 단편 소설이라 1시간 9분으로 900원에 구매했다. 

 

 

오디오북 중 어떤 것은 책 전체를, 어떤 것은 요약본을, 어떤 것은 단편소설 하나를 낭독하는 걸로 구매할 수 있다. 나는 요약본 낭독보다 전체 낭독을 선호하는 편인데 특히 소설은 무조건 전체 낭독을 하는 걸로 구매한다. 에세이는 요약본도 괜찮은데 그 이유는 만약 50편의 에세이가 실린 책이라면 그중 좋은 걸 골라 20편쯤을 낭독해 주어서다.

 

 

오디오북으로 듣고 종이책을 사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오래전 종이책으로 읽은 책을 오디오북으로 구입해 듣기도 하는데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이 그런 예다. 탤런트 조여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 줘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

 

 

 

 

 

 

 

 

 

 

 

 

 

 

 

 

 

 

 

 

 

 

 

 

 

 

 

 

 

 

 

 

 

5. 독서의 가치
독서를 하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는다. 실생활에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그 정보와 지식은 값지다. 그것들이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고 균형 잡힌 사고력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또 독서는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든다.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타인을 배려하기가 어렵다. 남을 위해서도 상상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6. 글쓰기와 독서는 49 대 51
작가들은 대체로 독서보다 글쓰기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둘 다 좋지만 굳이 구분한다면 전체를 100으로 잡았을 때 독서를 51프로, 글쓰기를 49프로 좋아한다. 독서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따져 보니 글쓰기는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고심하게 되는 반면, 독서는 그런 게 없기 때문인 듯싶다. 여러 책을 병행해서 읽고 있어서 그날그날 마음이 가는 대로 책을 골라 읽는 즐거움을 누린다. 

 

 

 

 

 

  

7. 필사의 이점
필사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필사를 하면 이로운 점이 무엇인지를 잘 정리한 글로 다음의 글을 뽑겠다.

 

 

「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옮겨 쓰는 일은 곧 문장을 갈고닦는 수련으로 이어집니다. 옮겨 쓰기의 이점을 정리하겠습니다.
  하나. 옮겨 쓰면서 글쓴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 내 문장에서 부족한 점(예 : 진부한 표현 사용 등)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셋. 자신이 어떤 문장을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하는지 분석할 수 있고 나중에 내 마음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습니다.」
- 다쓰노 가즈오, <어느 노老 언론인의 작문노트>에서.

 

 

 

 

 

 

 

 

 

 

 

 

 

 

 

 

 

 

 

 

 

 

 

8. 중복 없애기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를 보며 공부하고 있다. 특히 중복되는 단어를 없애는 방법을 눈여겨 봤다. 

 

 

다음의 글은 ‘있다’라는 낱말이 많이 중복되어 있음을 지적하기 위한 예문이다.

 

 

「  청년은 벽에 붙은 지명 수배자 포스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참이다. 포스터엔 스무 명 남짓, 지극히 평범하게 생긴 한국 사람들의 얼굴이 적혀 있고 그 밑에 성명, 나이, 범행 내용, 인상 착의 따위가 기록되어 있다. 그중 몇은 '검거'라고 쓰인 붉은 도장이 쿵쿵 박혀져 있다. 수배자들의 사진 가운데엔 대학생인 아는 얼굴도 하나 끼여 있다. 그는 청년의 선배이다.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선배는 몇 달 전부터 수배되어 있는 중이다. 청년은 지금 그 선배의 사진과 무슨 얘기라도 나누는 양 골똘히 마주 대하고 있다. 바로 그때 역장이 청년을 불렀으므로 청년은 적이 놀란 모양이다.」
- 안정효,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27~28쪽.

 

 

한 문단에 ‘있다’라는 낱말을 일곱 번 사용했다. 몇 개는 없애야 좋은 글이 될 듯하다. 


 

 

 

 

 

 

 

 

 

 

 

 

 

 

 

 

 


「  글쓰기에서는 모든 중복이 낭비다. 단어와 말을 낭비하면 작품 전체가 해퍼지고, 늘어지고, 탄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낱낱이 단어를 하나씩 짚어가며 때빼기를 해주면 누더기 문장이 생기를 되찾는다. 」
- 안정효,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362쪽.

 

 

글을 쓰고 나서 나도 중복된 것을 빼내는 작업을 꼭 한다. 내가 잘 쓰는 것은 ‘생각’, ‘자신’, ‘때문’, ‘것이다’, ‘경우’, ‘의’, ‘적’ 등등 이다.

 

 

‘적’을 빼내는 작업은 이렇게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는 ‘결론을 말해’로, ‘인상적이었다’는 ‘인상 깊었다’로 고친다.

 

 

 

 

 

 

 

9. 촉촉함이 느껴지는 글
서평도 아니고 독후감도 아니고 그저 소설을 소개하는 글인 것 같은데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나의 소설을 소개하면서 어떤 내용인지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내며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곁들이는 저자의 솜씨에 감탄하며 읽게 된다. 흡인력 있는 문체는 저자의 강점이라 할 만하다.

 

 

 

 

 

 

 

 

 

 

 

 

 

 

 

 

 

예를 들면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을 소개하면서 쓴 다음과 같은 글.

 

 

「  세상에는 슬픔이 한가득입니다. 그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누가 더 슬픈지 경쟁이라도 하듯 슬픔의 절정을 향해 내달립니다. 상대도 슬프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내 슬픔의 레인에서 달리기에만 골몰합니다. 그러나 문득 옆을 돌아보고서 또 다른 슬픔의 주자를 발견할 때, 비로소 슬픔의 달리기는 끝이 납니다. “당신도 그랬구나!” 하는 진한 파동이 느껴질 때 슬픔의 세상에는 빛이 비칩니다. 희미한 불빛이 비치는 빵집처럼 말이지요.」
- 이미령,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41쪽.

 

 

이렇게 부드럽고 매끈한 글을 쓸 수 있는 기술을 배우고 싶어 열독하려 한다. 이 글에서 촉촉함이 느껴진다면, 내 글에선 건조함이 느껴진다. 문장을 쓸 때마다 물을 뿌려야 되려나. 

 

 

 

 

 

 

10. 훈련할 무엇이 있음에 관하여
요즘 친정어머니가 좋아하여 친정에 가면 함께 시청하는 게 있다. ‘미스터 트롯’의 출신 가수들이 출연하는 티브이 프로그램들이다. 이들이 나오면 어느 프로그램이든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스터 트롯’의 인기가 대단하다.

 

 

탁월한 노래 실력을 보여 주는 그들에게서 가수로서의 프로 정신이 느껴진다. 무대에 서기 위해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또 부르고 또 불렀을 그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오는 듯하다.

 

 

그 가수들이 부러운 건 실력 향상을 위해 스스로 훈련하며 성장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스스로 훈련하며 성장할 수 있는 게 있네. 바로 ‘글쓰기’다. 재작년보다 작년이 낫고, 작년보다 올해가 나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산다. 또는 착각을 하며 산다. 

 

 

아무려면 어떤가. 훈련할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라고 생각한다.

 

 

‘미스터 트롯’의 가수들이 노래와 더불어 인생을 살며 즐거워하듯이, 나는 글쓰기와 더불어 인생을 살며 즐거워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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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6-09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올해엔 코로나 덕분에(?) 미세먼지 피해가 예년보다 적었던 것 같아요. 페크님 무더운 날 건강하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6-09 18:13   좋아요 1 | URL
맞아요. 공장 가동을 하지 않는 곳이 많아서일까요? 미세먼지는 나아졌어요.
겨울호랑이 님도 여름철 건강하게 보내세요. 지금 생각난 건데 삼계탕을 해 먹어야 되겠군요. 이게 여름엔 보약이죠. 건강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6-09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글은 파면 팔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ㅠ
그러고 보니 저의 댓글에 것이 들어가는데
이걸 안 쓰려면 어렵네요. 이렇게 해야하는 거죠?ㅋㅠㅠ

페크pek0501 2020-06-09 18:11   좋아요 2 | URL
팔수록 어려워서 우리가 꾸준히 글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터했다면 글쓰기가 시시해졌을 듯해요.
저도 이 글을 읽어 보니 ~하는 것 같다, 가 많아서 두 개는 다른 걸로 대체했답니다.
만약 어려운 것 같다, 에서 ‘것‘을 빼고 싶다면 ~ 어려운 듯하다, ~ 어려운 듯싶다, 어렵게 느껴진다, 어려워진다 등등 여러 형태로 바꿉니다. 낱말 가지고 노는 거죠. ㅋ
오늘 날씨가 덥네요. 해 질 무렵이 다가오니 다행스럽습니다. 저녁이 되면 낫겠죠.
좋은 저녁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0-06-09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 몇 년은 일년중 공기가 좋은 날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그래도 미세먼지 나쁨인 날이 적었어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창문 열고 지낼 날이 많은데, 앞으로도 공기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폭염주의보였다고 해요.
페크님, 더운 하루 잘 보내셨나요.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6-10 13:26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요. 공기라도 좋아야 창문을 열고 살지요. 앞으로 꽤 더워질 텐데 말이죠.
폭염주의보가 앞으로 많이 있을 것 같아요.
더워서 집콕, 이에요. 마트에 가는 걸 5시로 미뤘어요. 해가 덜 뜨거울 때 가려고요.
간 김에 왕창 사서 배달시키고 오려고요. ㅋ

서니데이 님도 영양가 많은 음식 드시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희선 2020-06-10 0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봄에는 걸어다니기 괜찮았는데, 지금은 조금만 걸어도 땀이 많이 나요 유월이 되고 얼마 안 됐는데 그렇다니, 장마도 일찍 시작한다더군요 제주도에는 벌써 장마전선이 가까이 왔답니다 지난해에는 꽤 늦게 시작했는데, 올해는 빨리 시작하고 빨리 끝나고 무더워지겠습니다 여름 잘 나야 할 텐데요

저도 생각이라는 말 많이 써요 여러 가지로 쓰면 더 좋을 텐데, 쓰는 말만 씁니다 얼마 안 되는 말로도 잘 쓰는 사람 있겠지요 그렇게 쓴다면 좋을 텐데, 그게 쉬운 게 아니겠습니다

페크 님 더위 조심하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6-10 13:29   좋아요 1 | URL
마스크 때문에 더 덥죠. 장마 끝나면 무척 긴 여름이 되겠어요. 어디 자유롭게 여행을 갈 상황도 아니고 큰일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장마가 시작되면 좀 시원하려나요? 폭우가 와서 비 피해 입는 사람들이 생길까 봐 그것도 걱정이네요.

문장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다 했다 싶으면 또 새로운 걸 배우게 된답니다.
아직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희선 님도 더위에 조심하시고 마음만이라도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아침에 커피를 마시다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스티븐 킹이 일 년에 책을 몇 권 읽는다고 했더라?’ 나와 비교하고 싶었던 거다.

 


  이미 읽은 그의 책 <유혹하는 글쓰기>를 찾아보기로 했다. 책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책장이 있는 거실과 책이 쌓여 있는 안방을 오가면서 찾으니 안방 침대 옆에 수십 권의 책이 쌓여 있는 곳의 맨 아래에 있었다. 

 


  <유혹하는 글쓰기>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나는 독서 속도가 느린 편인데도 대개 일 년에 책을 70~80권쯤 읽는다. 주로 소설이다. 그러나 공부를 위해 읽는 게 아니라 독서가 좋아서 읽는 것이다. 나는 밤마다 내 파란 의자에 기대앉아 책을 읽는다. 소설을 읽는 것도 소설을 연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은 일 년에 70~80권쯤 읽는데 주로 소설이란다. 소설가인 그가 주로 소설만 읽는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다. 그런 대작가가 겨우 소설만 읽다니. 그 정도의 작가라면 철학, 사회학, 심리학, 윤리학, 종교,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해야 되는 것 아닌가.

 


  ‘주로 소설만 읽는다.’ 이 말은 소설만 읽으면 좋은 소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소설엔 심오한 통찰이 들어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자신은 심오한 통찰력이 있어서 다른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이 소설만 읽어도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알기론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인간에 대해서 그리고 삶과 세상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선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만.

 


  어쨌든 이야기가 좋아서 소설을 읽는다는 그의 글을 읽으니,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읽는 걸 무지 좋아해야 할 듯싶다. 

 


  난 책을 읽을 때 연필로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을 긋고 여백에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적어 놓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무릇 사랑이란 이별의 순간이 올 때까지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칼릴 지브란, <예언자>에서. 

 


  내 느낌이나 생각 :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나서 알았다. 내가 아버지를 무척 좋아했다는 것을. 이상한 일이다. 살아 계셨을 땐 보고 싶은 적이 없었는데 만날 수 없는 지금은 아버지가 보고 싶다. 그리운 아버지가 되어 버렸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이별의 순간이 올 때까지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가 보다. 

 


  「죄책감이란 초대하지 않아도 밤중에 찾아와 사람들을 깨우고 스스로를 들여다보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 칼릴 지브란, <예언자>에서.

 


  내 느낌이나 생각 : 죄책감을 갖고 산다면 행복은 가질 수 없다. 죄책감과 행복은 양립하기 어려운 법이니까. 그러니 죄를 짓고 살지 말 것.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발 뻗고 못 잔다.’라는 말이 있다. 만약 둘 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때리는 쪽이 되기보단 차라리 맞는 쪽이 될 것.

 


  누군가가 책을 빌려 달라고 하면 난 빌려 주기 싫어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완독한 책을 또 들춰 보길 좋아하는데, 누가 빌려 가서 그 책이 집에 없으면 마음이 답답해서다. 과장해서 말하면 신경질이 나기 때문이다. 책을 빌려 간 축들의 공통점은 빨리 되돌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내 책엔 느낌이나 생각을 써 놓은 게 많아서 책을 빌려 간 사람이 내 비밀스런 일기를 보는 것 같아 싫고 나의 유치한 생각을 들킬 것 같아 싫다.

 

 
  책을 빌려 주지 않는 게 미안하긴 하다. 그래서 아예 새 책을 사서 선물한 적이 몇 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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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과 관련한 책 *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칼릴 지브란, <예언자>

 

 

 

 

 

 

 

 

 

 

 

 

 

 

 

 

 

 

 

 

 

 

 

 

 

 

 

 

 

 

 

 

 

 

5월이 가기 전에 올리고 싶었던 장미꽃 사진입니다.

저 혼자 보기 아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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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5-27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미가 예쁘게 피었네요. 사진 찍어오셔서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이런 예쁜 꽃들이 피는 계절이 조금 길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5-27 23:19   좋아요 2 | URL
제가 서니데이 님에게 댓글로 장미꽃을 찍었다고 했잖아요. 그 사진들이에요.
더 많은데 다 올리면 어수선할 것 같아 몇 개 골라 올렸답니다.
곧 6월이 오고 그러면 장미도 시들겠지요. 하루하루가 가는 게 아쉽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없어 걱정이고... 그러나 꽃은 여전히 예쁘더군요.

편히 주무세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0-05-28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가뿐 아니라 글 쓰는 사람은 자기 글 쓰기 바빠서 책 많이 못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일을 하기 전에는 책을 좋아해서 읽었을 텐데, 어떤 소설가도 다른 사람 소설은 안 본다고 하더군요 그런 사람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스티븐 킹은 다른 사람 소설 즐겁게 보는군요 그저 즐기려고 보는 책은 저 정도여도 소설 쓰려고 보는 건 책읽기로 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작가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자료는 책에서 찾을 때가 많겠지요

글을 전문으로 쓰기 전에 많은 책을 봐서 자료 찾기도 훨씬 잘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는 게 없어서, 뭘 보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런저런 책 봅니다 그렇다 해도 소설이 가장 많군요 다른 데도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텐데...

페크 님은 책에 생각을 적으시는군요 그런 책은 빌려주기 싫겠습니다 페크 님이 책을 많이 보시고 책이 많다는 걸 아는 분이 읽을 만한 책을 묻거나 빌려달라고 하겠군요 이제는 도서관도 많으니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좋을 텐데 싶네요

오월 며칠 남지 않았네요 페크 님 남은 오월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5-28 10:21   좋아요 1 | URL
작가들은 독서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둘 다 좋지만 굳이 구분한다면 전체를 100으로 잡았을 때 독서 51프로, 글쓰기가 49프로 좋은 것 같아요. 독서를 조금 더 좋아한다는 거죠.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글쓰기는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고심하게 되는 반면,
독서는 그런 게 없거든요. 여러 책을 병행해서 읽기 때문에 그날 기분에 따라 책을 골라 읽을 수도 있고요.
글쓰기는 갈수록 어렵기만 합니다. 남은 5월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5-28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가는 소설 보단 다른 쪽의 책 이를테면 언니가 제시하셨던
책들을 더 많이 읽으라고 하는데 소설을 안 읽을 수는 없겠죠?
7,80권이면 잘 읽는 거라고 생각합니다.ㅋ

역시 5월은 장미의 계절이죠.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밝아집니다.^^

페크pek0501 2020-05-28 21:46   좋아요 2 | URL
맞아요. 1년에 칠팔십 권 읽으면 많이 읽는 거예요. 독서만 하는 게 아니라 작가이니 글쓰기에 또 얼마나 시간을 많이 들이겠어요. 그래도 출퇴근을 안 해도 되는 건 작가라는 직업의 장점이죠. 잘 나가는 작가의 경우에 한해서지만.

5월 하면, 장미죠. 탐스럽게 화려하게 피었더라고요.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었어요.
스텔라 님!! 굿~~ 밤~~.

후애(厚愛) 2020-06-01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 동네에도 장미꽃이 활짝 피어 있어서 한참을 서서 구경하곤 했었어요.^^
올려주신 장미 사진들이 정말 예쁘네요.^^
5월은 가고 6월이 왔습니다.
시간은 잘 가는데 여전히 코로나는 남아 있네요.
항상 조심하시고, 6월에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0-06-03 21:37   좋아요 0 | URL
아, 후애 님. 장미꽃이 정말 예쁘지요? 향도 좋겠지요?
벌써 6월이고요... 정말 시간에 바뀌가 달린 것 같아요.

뉴스를 통해 누군가가 코로나19 이전으로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을 때 전혀 믿어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혹시 그렇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오늘 미용실 가기 위해 걷는데 마스크까지 해서 벌써 덥더라고요.
마스크 없는 올 여름을 보내는 것, 이게 지금의 소원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곡 2023-09-09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미 풍경 사진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뒤늦은 댓글을 남기게 됩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책 오랜만에 펼친 김에 이 포스트를 읽었습니다 9월의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3-09-11 15:32   좋아요 1 | URL
서곡 님, 반갑습니다. 9월도 벌써 중순을 향해 가고 있네요.
저 사진을 어디서 찍었는지 기억납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친정 부근이에요.
장미가 아름답긴 해요. 그래도 저는 장미가 피는 봄보다 가을이 좋습니다.
요즘 늦여름답게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서 가을이 곧 올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