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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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굳센 의지로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공정한가. 아니면 공정하지 않은데 우리가 공정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인가. 둘 중 어느 쪽이 맞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을 읽고서다.

 

  

이 책을 읽고 소개하고 싶은 게 있어 리뷰를 쓴다. 2012년 재선 유세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주장한 것.

 

 

...................
여러분이 성공을 거뒀다면, 여러분은 “혼자 힘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혼자 힘으로만 성공했다고 하면 안 됩니다. 나는 “내가 잘나서 성공한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깜짝 놀랍니다. 스마트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 분들은 “내가 남보다 열심히 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들 하죠. 그런데 실제로 열심히 하는 분들은 널리고 널렸거든요. 여러분이 성공했다면, 여러분과 함께한 누군가가 어떤 도움을 주었을 겁니다. 여러분 인생에 큰 가르침을 준 분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이 믿을 수 없는 미국적 시스템을 구축해 여러분이 마음껏 자기계발을 할 수 있게 도왔을 겁니다. 또 어떤 분은 여러분이 사용할 도로와 다리를 만들었을 거고요. 만약 여러분이 사업을 한다면, 혼자서 그 사업을 창조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누군가가 그런 사업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만들었겠죠.

 

-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212~213쪽.
...................

 

 

오바마의 이 주장은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리에 있는 이들이 꼭 음미해 봐야 할 것 같다. 과연 자기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일까? 

 

 

만약 A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대학교수가 되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혼자 힘으로 해냈는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A가 대학교수가 될 수 없었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A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 태어났다면 대학에 입학하지 못할 수도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A가 대학교수가 된 것이 남들보다 유리한 환경이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모두 똑같이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부모의 도움 또는 어떤 행운이 성공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는 본인의 능력만으로 대학교수가 될 수 있는 게 아님을 뜻한다.

 

 

미국 사회든 한국 사회든 부유하거나 권력이 있는 부모들이 자기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편법이나 불법이 동원되는 사례도 있다.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지 못함이 바로 이 지점이다. 달리기 시합으로 말하면 우리는 출발선이 똑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공정하지 않은 세상인데 우리는 공정하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기회가 평등하고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능력주의 사회라고 떠들어 대면서 말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출세할 수 있는 사회라면 출세하지 못한 이들이 노력하지 않았음을 비난 받아도 억울할 게 없다. 하지만 불우한 환경 때문에 출세하지 못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사회 속의 우리 자신을, 그리고 사회가 우리 재능에 준 보상은 우리의 행운 덕이지 우리 업적 덕이 아님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운명의 우연성을 제대로 인지하면 일정한 겸손이 비롯된다.

 

-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353쪽.
...................

 

 

남들에 비해 유리한 조건 아래 성공했다고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낮은 계층의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일이 없으리라. 예를 들면 재벌 또는 재벌 2세로 사는 것이 자신의 운 덕분이지 자신의 노력 덕분이 아니라고 깊이 인식한다면 갑질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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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4 16: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ㅅ♡

페크pek0501 2021-09-04 16:14   좋아요 5 | URL
저도 1등 하고 왔어요. syo 님의 서재에서. ㅋㅋ

scott 2021-09-04 20:31   좋아요 2 | URL
페크님 마지막 문장,재계 꼭대기 층에 있는 이들이 읽어 봤으면 ㅎㅎ

페크pek0501 2021-09-06 12:1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설령 자기 능력으로 재벌이 됐다고 생각이 들어도 좋은 운이 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니 운 덕분이라고 여기면 오만하지 않고 겸손해질 것 같아요. ^^

초딩 2021-09-04 2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학력이 세습되는 비율이 아주 높은데 유럽은 또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자본주의의 극. 모든 면에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들이 공평하다면 이런 책을 낼 이유도 없을 것 입니다. 공리이니.

페크pek0501 2021-09-04 17:11   좋아요 4 | URL
이 책에서도 유럽에선 비교적 공정하다고 나옵니다.
예리하신 초딩 님~~.^^

새파랑 2021-09-04 17: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전 맞는 말이네요. 일반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 혼자서 해냈다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것 같아요. 겸손을 겸비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1-09-04 17:12   좋아요 5 | URL
저도 겸손한 여자가 되기로 결심!!! 합니다.

stella.K 2021-09-04 18: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웬만해서 리뷰를 잘 안 쓰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쓰신 걸 보면 꽤 도전 받으셨나 봅니다.^^

페크pek0501 2021-09-04 19:08   좋아요 6 | URL
예. 웬만해서 리뷰를 안 쓰려고 하죠.ㅋ
처음엔 페이퍼로 쓰기 시작했어요. 올리려고 보니 글이 생각보다 긴 거예요. 그래서 리뷰로 바꿨습니다. 처음부터 리뷰를 쓰려고 했다면 시작을 못했을 겁니다.
리뷰는 급부담ㅋㅋ^^

파이버 2021-09-04 19:5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봐도 저 책 한국어판 제목을 너무 잘 지은 것 같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착각이 아닌 겸손을 가진다면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3   좋아요 1 | URL
제목이 좋지요? 출판사의 상술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든지 압축해서 적은 분량의 책으로 낼 수 있었을 것인데 본문만 350쪽이 넘어요.
자신의 주장을 한 권의 책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재능 같아요. 저자의 명성에 힘입어 잘 팔렸을 것 같아요. 중복되는 내용이 많아 별표 하나를 뺐어요. ㅋㅋ

겸손해지면 남들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본인도 행복에 가까이 가게 되는 거지요.
오만해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잖아요.

붕붕툐툐 2021-09-04 2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이런 책을 마이클 샌델 교수님이 써줘서 좋은 거 같아요!
노란 공책과 파란 책 표지가 잘 어울려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4   좋아요 1 | URL
게다가 저자는 미남이잖아요. 여성 팬들이 많을 듯합니다.
색상을 대비시켜 찍었어요. 그런데 정사각형의 사진은 덜 좋은 것 같아요.
역시 직사각형이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

독서괭 2021-09-05 0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리뷰 못 쓴 채 쌓아뒀는데 페크님 리뷰 보니 다시 훑어보고 싶어집니다. 잘 읽었어요^^ 이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척 공감이 되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6   좋아요 1 | URL
저도 리뷰를 쓰려고 한 게 아니라 페이퍼로 짧게 올리려고 했는데 쓰고 보니 생각보다 길어진 거예요. 리류가 별로 없는 편이라 아예 리뷰로 올리자, 그랬어요.
저도 공감이 갔어요.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게 이 책의 장점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9-05 1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 나라, 어느 시대, 어느 가정에서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선택하지 못해요.
어디서든 성공하려면 노력은 기본인 것 같고요.
노력해서 성공한 것도 맞지만, 노력만으로 성공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9-06 12:28   좋아요 2 | URL
그렇죠. 운명적으로 태어나죠.
외국 칼럼니스트가 쓴, 부자들을 분석한 책이 있는데 그들이 부자가 된 것은 능력보다는 ‘운‘이 많이 좌우했다는 결론이에요.
한 주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좋은 날로 시작하세요. ^^**^^

희선 2021-09-07 0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애쓰면 잘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는 갔다고 하는군요 이런 말 나온 것도 꽤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다고 운으로만 잘되지는 않겠지요 자신이 애쓰고 둘레 사람이 도와줘서 잘될 거예요 그런 걸 생각하면 좋을 텐데... 큰 일이 아닌 작은 일도 그럴 것 같네요 고맙게 여겨야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9-07 11:30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예전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듯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어도 열심히 공부만 하면 자신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죠. 이제 그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요. 부모가 사교육비에 많이 투자해야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고 출세하기도 쉬운 세상이 된 거죠.
좋은 하루 여십시오.
 

 

 

 

 

오늘은 특별한 날 같아서 기록해 놓기로 한다.

 

 

지루하던 폭염이 완전히 끝나서 초가을이 시작됨을 알리는 날인 양 오늘 처음으로 선풍기를 켜지 않고 뜨거운 커피를 마셨다. 아침을 먹고 나면 으레 덥기 마련이고 게다가 뜨거운 걸 마시느라 더 더워서 꼭 선풍기를 켜고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그러고 보니 9월 1일이다. 열두 달 중 내가 좋아하는 9월이 시작된 것이다. 봄도 좋지만 딱 한 가지 싫은 점은 봄은 더워질 여름이 문 앞에 와 있는 계절이란 점이다. 이런 이유로 곧 밀어닥칠 폭염을 걱정하느라 봄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지금은 다르다. 앞으로 가을이 오는 것도 반갑고 겨울이 오는 것도 반가우니 이 두 계절을 앞두고 있는 늦여름인 게 좋다. 내가 초가을인 것을 굳이 늦여름이라고 말하는 건 철이 바뀌길 바랐지만 막상 그렇게 되니 여름이 떠나는 님 같아 아쉬워서 여름 뒷자락이라도 잡아 이별을 늦추고 싶은 심리일 듯하다.

 

 

가을을 탄다. 바람이 나르는, 피부에 와 닿는 공기의 감촉으로 가을이란 계절이 왔음을 느낀다. 청정한 하늘도, 곱게 물든 단풍도, 거리마다 뒹구는 낙엽까지도 마음을 출렁이게 하리라. 가을은 왠지 이별의 시간 같은 분위기여서 쓸쓸함이 느껴지는데 이 느낌이 싫지 않다. 쓸쓸함을 친구 삼고 싶은 가을인 것만 같다. 쓸쓸함이 오히려 아름답게 빛나는 계절인 것만 같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땀을 흘리며 지냈던 힘든 나날이었다. 그래도 무더위의 고통 하나는 끝냈다고 말하고 싶다.

 

 

 

 

 

 

........................
어제 쓴 글이다.
날씨의 변화가 특별하게 느껴져서 기록을 남겼다.

 

 

 

 

........................
덧붙임) 모쪼록 이달부터 국민들에게 지급되는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이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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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2 1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1등.🖐 ♡ㅅ♡

페크pek0501 2021-09-02 12:37   좋아요 3 | URL
1등을 축하드립니다. 이것 쉽지 않지요. ㅋㅋㅋ

scott 2021-09-02 21:57   좋아요 2 | URL
아! 저 푸른 들판에서 뒹굴고 싶을 정도로 폭신 ,폭신 해 보이는 녹색빛깔!

이번 가을은 좀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어제는 뜨거운 커피를 마셨는데 오늘 아침 마신거 급 후회 하고 ㅋㅋㅋ
오후에는 다시 아메로!

페크님,청명한 가을 만끽 하시길 바랍니다. ^ㅅ^

페크pek0501 2021-09-03 10:22   좋아요 2 | URL
스콧 님도 녹색 빛깔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푸름을 좋아합니다.
이 사진을 올리며 흠흠.. 내가 잘 찍었군, 하고 생각했죠. 사진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로선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저도 가을이 길었으면 좋겠어요. ^^

라로 2021-09-02 12: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군요! 방금 패스트푸드에서 음식을 사와서 맥주와 먹고 있어요. 그런데 드라이브 드루로 밖에서 쳐다보는 그 식당 안의 풍경이 갑자기 생경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문을 걸어 잠그고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들,,,,,세상이 어찌 된거지? 가끔 두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저도 늦여름이 되어, 초가을이 곧 다가올 것 같아 좋아요.

페크pek0501 2021-09-03 10:26   좋아요 1 | URL
라로 님. 반갑습니다. 오호! 맥주, 좋죠.
마스크 쓰고 근무하는 모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코로나가 끝나면 좋겠어요.
또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지 정말 두려워요. 기후변화로 겪게 될 자연재해도 그렇고요.
늦여름이 원래는 음력 6월이라고 합니다. 이젠 더위가 길어져서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겨울호랑이 2021-09-02 13: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코로나로 어수선한 중에도 시간은 가고, 계절은 변화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요즘 추석을 앞두고 평안해 지는 것 같네요. 페크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

페크pek0501 2021-09-03 10:27   좋아요 2 | URL
시간은 휴일이 없으니까요.
날씨라도 덜 더우니 살 것 같네요. 코로나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이 빨리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

새파랑 2021-09-02 14: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계절은 가을이죠. 사진이 너무 청명하고 좋네요 😆

페크pek0501 2021-09-03 10:28   좋아요 2 | URL
그렇죠? 역쉬~~ 하늘, 하면 가을 하늘이고 공기, 하면 가을 공기죠.
감사합니다. **

파이버 2021-09-02 14: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9월이 와서 너무 좋아요 늘 9월이 되면 이상하게 선선해지더라구요
페크님 행복한 9월 되세요~ヽ(´▽`)/

페크pek0501 2021-09-03 10:29   좋아요 2 | URL
파이버 님도 9월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언제부터인지 이맘때가 좋더라고요.
님도 행복한 9월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청아 2021-09-02 15: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뜨거운 커피 마시며 선풍기 바람 쐬었던 1인 입니다~♡ 서재방 에어컨 없는데 찬걸 좋아하지 않아서..아무튼 반갑네요ㅋㅋ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가을은 겨울과 봄을 앞두고 있어서 더 좋은거 맞고요! 마치 금.토.일요일을 앞둔 오늘처럼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3   좋아요 1 | URL
저도 찬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맥주를 마실 때만 빼고는 거의 물을 따뜻하게 마셔요. 커피가 더 마시고 싶을 땐 뜨거운 보리차를 마십니다. 그러면 카페인 부족이 채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오늘이 토, 일을 앞둔 금욜이네요. 좋은 날 보내세요. ^*^

coolcat329 2021-09-02 14: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9월 참 좋은 계절이죠. 아침에 따뜻한 커피도 좋구요.
그치만 10월 중반 쯤 지나면 수렴의 시간으로 접어들면서 마음도 쓸쓸해지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간절히 좋은 9월입니다. 9월의 쓸쓸함은 페크님 말처럼 친구같아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4   좋아요 1 | URL
329 님도 가을 팬? 가을을 사랑하는 동호회를 만들어도 되겠어요. ㅋ
10월에 특히 10월 말에 낙엽이 뒹굴면 쓸쓸함이 더해지죠. 그것에 비하면 9월의 쓸쓸함은 친구 같죠.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21-09-02 18: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가을 좋아하시는군요. 언젠가 단풍이 든 사진과 페크님이 가을옷을 입고 찍은 멋있는 사진을 본 것 같아요. 여름은 지나고 이제는 마스크를 써도 덥지 않을 시기가 되었어요. 저는 반소매 입는 시기를 좋아하는데, 점점 가을이 되는 건 조금 아쉬워요. 이제 9월입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7   좋아요 2 | URL
예. 글을 쓰면서 확실하게 알았네요. 제가 가을을 분명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맞아요. 친구들과 단풍 든 가을에 고궁에 가서 사진을 찍은 것, 올린 적이 있지요.
그걸 기억하시다니... 하하~~ 나름 용기를 냈었죠.
옷차림으로 보면 여름이 좋죠. 반소매로 간편하게 입고 빨래 양도 적잖아요. ㅋ
좋은 하루 되세요. ^*^

초딩 2021-09-02 2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 너무 좋네요 ㅎㅎㅎ 초록색!!
그래도 전 여름이 아쉬워요 ㅜㅜ 자전거 탈 때 추워요 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9-03 10:38   좋아요 2 | URL
반가운 초딩 님.
초록색을 저도 좋아합니다.
그렇겠네요. 제가 자전거를 타 봐서 알죠. 가을만 돼도 자전거 타면 찬 바람이 와 닿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희선 2021-09-03 0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뉴스 들으니 오늘 위쪽은 온도가 오른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30도는 아니었습니다 29도라 했는데, 정말 그것까지 딱 맞힐까요 밑에 지방은 비 더 오고... 그래도 늦여름이과 초가을이 함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침 저녁에는 시원하니, 풀벌레소리도 잘 들려요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9-03 10:40   좋아요 2 | URL
30도 이하이기만 해도 지낼 만한 여름일 듯해요.
오늘 남부 지방은 비 많이 온다고 했어요.
요즘 전 밤에 귀뚜라미 소리 들어요. 가을인 줄 알고 정확하게 나타나네요.
밤에는 정말 가을 날씨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
 


신간을 사 놓고도 그것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지 않는 편이다. 훑어보고 어떤 내용의 책이라는 걸 몇 줄로 소개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부지런하지 않기 때문인데 사실 부지런하고 싶지도 않다. 언제부터인지 게으름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7월 초에 구매한 <끝내주는 괴물들>은 특별한 것 같아서 글을 뽑아 올리기로 한다. <끝내주는 괴물들>은 알베르토 망겔이 읽은 책에서 주목한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독자로 하여금 읽고 싶은 책과 읽고 싶지 않은 책을 구분하게 해 준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루소의 저작인 <에밀>에 대해 쓴 글을 뽑아 밑줄긋기의 네모 안에 옮긴다. 루소가 내린 결론이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참고 사항)
페크의 책탑을 구경하고 싶은 분은 여기로 ⇨

https://blog.aladin.co.kr/717964183/12890803
6번의 책탑 맨 위에 <끝내주는 괴물들>이 있다.

맨 끝에 추가한 사진이 있음.

 

 

 

 

 


 

 

 

 

 

 

 

 

 

 

 

알베르토 망겔, <끝내주는 괴물들>

 

 

 

 

 

(314쪽) 루소는 『사회계약론』이 출간된 해인 1762년에 『에밀』을 썼다. 이 책은 아동을 위한 『사회계약론』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계약론』의 첫 줄에서 ‘사람’을 ‘아이’로 바꾸면 그대로 『에밀』의 요약이 된다. "아이는 자유롭게 태어나지만 어디에서든 속박되어 있다." 『에밀』은 소설과 설교가 반반씩 뒤섞인 희한한 잡탕 같은 책이다.

(316쪽) 『에밀』의 첫 단락은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들은 자기 개, 말, 노예를 해친다. 모든 것을 넘어뜨리고,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그들이 기형을 사랑하고, 식인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자연이 만든 그대로 내버려두고 싶어 하질 않는다. 심지어 인간조차도 말이다."

(320쪽) 루소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지고 방치된 사람은 사회에서 그 누구보다도 거부당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편견들, 관계 당국들, 욕구들, 모범적 인물들, 우리를 둘러싼 온갖 사회 제도들이 그의 본성을 억누를 테고 아무것도 고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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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7 16:0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루소는 이름부터 어려움이 느껴지네요 😅 이 책 읽으면 장바구니 터진다고 해서 전 안읽고 버티고 있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21-08-27 16:10   좋아요 6 | URL
장바구니가 터져도 아마 읽으시게 될 걸요. 배우는 기쁨을 주거든요.
그런데 때론 버티는 것도 필요해요. 저도 버티고 끝까지 안 사는 책이 있어요.^^


coolcat329 2021-08-27 16: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안 읽고 있습니다. ㅠ

무엇이든 자연이 만든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이말은 참 공감이 갑니다. 인간들이 그냥 놔두질 않잖아요.ㅠㅜ

페크pek0501 2021-08-27 16:12   좋아요 5 | URL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점이 위대한 고전의 힘이 아닐까 해요.
고전을 다 읽을 수 없으니 이런 책으로나마 맛보기를 하는 거죠. ^^

잘잘라 2021-08-27 16: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근데 정말 페크님 거실 사진 대박입니다. (오늘도 사진 보러 다시 왔어요.) 페크님이 인지하고 계신 저의 직업적인 시선으로 볼 때, 저로서는 증말, 감탄이 나올 뿐입니다. 군더더기가 1도 없네요. 뭐 하나,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이 완벽 그 자체, 아 물론 저기 페크님이 앉아서 책을 읽으시거나 읽을 책을 고르시거나 글을 쓰시는 등의 연출이 들어갔으면 좋았겠지만, 그랬으면 아마 제가 십중팔구 부러움에 치를 떨며 잠 못 이뤘을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하지 않아주셔서 심심한 감사를 올리며, 아무튼지간에 다시 봐도 봐도 봐도 완벽한 거실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만족하고 책은 통과~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아니 사실은요, 벌써 이 책 장바구니로 던져 넣었어요. ㅎ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1-08-27 18:15   좋아요 5 | URL
거실, 제가 찍은 사진인데 사진의 각도 같은 것 모르고 그땐 그저 책 제목이 보이는 게 창피해서 멀리 찍었을 뿐입니다요. 전문가의 시선으로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을 찍으면 사진을 망치죠. ㅋ

책탑 사진의 맨 끝에 추가한 사진이 2장 있사오니 다시 들르시게 되면 봐 주셔요.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많이 갖고 있다는 자랑질을 빼먹어서 넣었거든요.ㅋㅋ

아무튼 잘잘라 님은 짧은 글도 재미있게 짭짤하게 쓰시는 재능이 있어요. 예전부터 알아보고 댓글로 말씀 드린 적이 있지만 말입니다.^^***^^

mini74 2021-08-27 19: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책구경이 제일 재미있는거 같아요. ㅎㅎ 근데 무지 깔끔하세요. 책탑인데 정갈한 책탑 ㅎㅎㅎ

페크pek0501 2021-08-28 12:12   좋아요 2 | URL
정갈한 책탑으로 보여서 다행입니다. 자세히 보면 먼지가 있을 거예요. 사진의 효과를 톡톡히 보네요. 감사합니다.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8-27 20: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책탑과 책장이 더 있었네요. 계속 책을 사면 늘어나는데, 신간은 늘 나오니까 사게 되고요.
그래도 페크님처럼 정리 잘 하면 책이 많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8-28 12:14   좋아요 3 | URL
그 책장이 나중에 생각났지 뭐예요. 제 정신머리가 이렇습니다. ㅋㅋ
오늘도 일간지 신간 안내를 보니 사고 싶은 책이 두 권 생기네요. 어제 책을 주문했는데 말이죠. 꼭 책을 주문하고 나면 사고 싶은 책이 짠 하고 나타나기 일쑤.
서니데이 님도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붕붕툐툐 2021-08-27 23: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게으름을 사랑하는 1인인데, 페크님의 깔끔한 거실은 우리 게으름 클럽에서 쫓겨 날 입니다. 제 방처럼 먼지랑 머리카락 나뒹굴어야 한다고욧!ㅋㅋㅋ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1-08-28 12:16   좋아요 3 | URL
시러 시러요. 저도 게으름 클럽의 멤버 할래요. 사진에서 안 보여서 그렇지 집에 먼지가 많답니다. 예전엔 보이는 대로 걸레로 닦고 했는데 이젠 티브이에 먼지가 많이 끼었구나, 나중에 닦아야지, 하다가 까먹습니다. 이러니 게으름 클럽에 낄 자격이 있는 거죠? ㅋㅋㅋㅋㅋ

희선 2021-08-29 00: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루소는 이름밖에 모르지만, 어린이를 위한 글을 썼지만 자기 아이는 거의 버리다시피 했다고 하는 말을 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그건 자신이 자란 배경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페크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29 13:26   좋아요 4 | URL
저도 어느 책에서인가 루소가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겼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맡기고 집필에 몰두했는지도 몰라요. ㅋ

좋은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1-08-29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30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예전엔 이 책장의 책만으로 만족했다. 

 

 


 

 

 

2. 시간이 지나니 책이 늘어나서 책장에 들어가지 못한 책들이 쌓였다.

 

 

 

 

 

 

 

3. 책이 더 늘어나서 2번이 이렇게 되었다.

 

 

 

 

 

 

4. 의자 뒤의 책들이다. 의자 앞에는 내 책상이 있다.


 

 

 

 

 

5. 어떻게 이런 탑으로 쌓여졌는지 모르겠다. 연출한 게 아니다.


 

 

 

 

 

6. 5번 옆의 책탑이다.

 


 

 

 

 

7. 사기열전의 두께가 유독 눈에 띈다.

 

 

 

 

 

 

8. 7번 옆의 책탑이다.

 

 

 

 

 

 

 

9. 8번 옆의 책탑이다.

 

 

 

 

 

 

10. 9번 옆의 책탑이다.

 

 

 

 

 

 

11. 그냥 찍어 봤다.

 

 

 

 

 

  

12. 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13. 8월 27일에 이 사진을 추가해 올린다. 오른쪽의 책장이 오늘에야 생각났기 때문이다. 

 

 

 

 

 

 

14. 역시 추가 사진이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많다.

 

 

 

 


내 글이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내 글이 차렷 자세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댓글을 남긴 분도 있었다. 이 표현이 너무 재밌어서 내가 기분 좋게 웃었던 게 기억난다. 질서 정연하다는 말이 좋은 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글에서 그냥 풍기는 분위기가 그런 것이니 내 개성이라 해 두겠다.

 

 

글은 곧 그 글을 쓴 사람이라고 보면 내 생활도 질서 정연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가 않다. 솔직히 말하면 무질서한 생활을 하고 있고 또 그렇게 살고 싶다. ‘오전에 글을 쓰고 오후에 독서를 한다.’와 같은 계획을 실천하고 싶지 않다. 글을 쓰고 싶을 땐 며칠을 글만 쓰고, 책을 읽고 싶을 땐 며칠을 책만 읽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집안일도 생략하길 좋아한다. 그날에 해야 할 일을 다음날로 미룬 적이 많다.  

 

 

그만큼 질서 없이 엉터리로 산다는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 또한 질서 없이 쌓여 있다. 시간이 갈수록 책이 늘어날수록 책탑의 모양은 변해 간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책을 눕혀 놓았을 때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맨 위의 책에만 먼지가 쌓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맨 위만 물휴지로 닦곤 한다.

 

 

책은 참 잘생겼다고 느낀다. 책탑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책에서 지혜만 얻는 게 아니라 위안을 얻는다. 책 책 책. 사랑스러운 것들이다. 

 

 

이 사랑스러운 책들을 장르별로 또는 작가별로 정리해 두지 않고 되는대로 쌓아 놓는다. 책 정리 면에서 볼 때 질서 정연하지 않다. 어쩌면 무질서하게 쌓여 있음이 내가 생각하는 질서인 셈이다.

 

 

 


..........................
남들은 어떤 책을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하였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에 올려 주신 분들의 책탑 사진을 흥미롭게 봤다.
그 답례로 나도 책탑을 공개한다.

 

(생각난 책장이 있어서 8월 27일에 13번과 14번의 사진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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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8-27 06: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끼야~ ~
왜 이제 봤을까요?
보일러 교체 공사때문에 하루를 날리고 이제야 제대로 살펴보면서
페크님 책탑👍

페크pek0501 2021-08-27 12:48   좋아요 2 | URL
이제 보시길 잘하셨어요. 오늘 생각난 책장이 있어서 맨 끝에 13번과 14번 사진을 추가해 넣었거든요. ㅋㅋ
알라딘에 올라온 글을 다 볼 수는 없지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답글을 확인하실 때 추가 사진을 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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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요즘 많은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행복했을까? 그때도 행복하지 않다고 여긴 이들이 허다하리라. 왜 사람들은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만약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불행한 일이 없는데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찾게 됐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기쁨을 놓치기 때문이다. 가령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부러울 수 있으나 비장애인은 몸이나 정신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해서 행복을 느끼지는 않는다. 당연하다고 여겨서다. 인간은 당연한 것엔 감사를 느끼지 않는다. 감사하는 마음엔 행복이 깃들기 마련일 것인데 참 아쉬운 일이다.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이란 소설에 눈이 실명돼 세상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나온다. 소녀를 가엾게 여긴 목사가 소녀를 집에 데려와 키우게 된다. 목사의 가족과 함께 살며 성장하게 된 그녀는 어느 날 목사와 함께 연주회에 가서 전원교향곡이란 연주를 듣고 무한한 즐거움을 느낀다. 연주회로 황홀경에 잠겨 있는 듯한 그녀는 목사에게 말한다. “보지 못하는 저는 듣는 행복을 알아요.”라고. 그녀는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음에도 음악을 들으며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것이다. 

 

 

누구나 큰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깨달으리라. ‘아, 평범한 일상에 행복이 있었구나.’ 하고.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래서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고 텔레비전도 시청할 수 없으며 음악도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깨달으리라. ‘아, 차라리 코로나19 시대가 나았던 거구나.’ 하고.

 

 

그렇다면 미리 깨달아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건 어떨까. 다음과 같이 말이다. ‘맛있게 차려진 음식 앞에서 감사하기. 샤워를 마친 뒤 상쾌함에 감사하기. 여름엔 춥지 않음에, 겨울엔 덥지 않음에 감사하기. 걱정 근심을 잊고 달콤한 잠에 빠질 수 있는 밤이 있음에 감사하기.’ 어떠한 불행에 처한 사람도 다 지나가리라 믿고 작은 즐거움에 감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절망적인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지 어려운 일을 겪으면 그 불행에 열중하게 되어 행복은 마음 안에 있음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행복은 마음 안에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 그래야 힘을 내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소크라테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행복을 자기 자신 밖에서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 사람이다.”라고.

 

 

 

 

........................................
제가 칼럼니스트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경기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7154

 

 

 

 

 

 

.....이 글과 관련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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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18 2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구구절절 다 옳은 말씀이세요.
전쟁나면 이 코로나시대는 아무것도 아닌거죠.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늘 감사 ,겸손한 마음 잊으면 안되겠어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23:14   좋아요 5 | URL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반성하게 되었어요. 왜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거야, 하면서 불만에 집중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붕붕툐툐 2021-08-19 0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공감! 근데 왜 사람은 있는 것에 감사하기 보다 없는 것에 주목하게 되는 걸까요? 그 습성의 뿌리가 어디인지 요즘 무척 궁금하더라구요!
경기일보가 칼럼니스트 보는 안목이 뛰어나군요!!💕

새파랑 2021-08-19 06:57   좋아요 2 | URL
저도 경기일보 안목에 감탄 ×2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툐툐 님, 저 역시 좋은 일에 기쁨을 누리기보다 나쁜 일에 주목하게 되더라고요.
속상함과 안타까움 때문에 주목하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경기일보의 뛰어난 안목이라니... 너무 과분한 말씀이십니당~~ 그러나 저는 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을 안 좋아할 수가 없지용. ^^**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희선 2021-08-19 0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때문에 못하고 달라진 게 많기는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나아진 것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안 좋아진 것만 더 생각하기도 하네요 조금 괜찮아진 걸 고맙게 여기면 좋을 텐데...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걸 못해서 그런 거겠지요 그때는 그걸 고맙게 여기지 못했을 텐데, 그게 고마운 일이었다는 걸 알았으니 다행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20 11:22   좋아요 1 | URL
어떤 나쁜 일에도 찾아 보면 좋은 점은 있을 거예요. 코로나19가 우리를 깨닫게 한 것 평범한 일상의 행복일 듯합니다.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을 중요시하는 습관도 길러 주었고요. 세계인은 하나라는 것도 새삼 느끼게 하는 코로나입니다.
우리만 코로나19를 퇴치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고 세계 국가들 전부 함께 노력해야 돼요.
희선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날씨가 덜 더워졌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가르쳐준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려왔던 일상의 소중함인거 같아요. 그냥 기분내킬때 아무데나 가서 친구를 만나고 스킨쉽도 자유롭게 하고, 수다떨고 여행도 휙 가고 이런것들요. 코로나 시대 이후 참 많은 것들이 변할거 같은데 한편으로는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이 올지 몰라 두렵기도 하고 그러네요. ^^

페크pek0501 2021-08-20 11:25   좋아요 1 | URL
일상의 소중함, 맞습니다. 연애하는 사람들이나 대학생들이 참 안 됐어요. 마음껏 누릴 시간들을 코로나 감염 때문에 자제해야 돼서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저는 우리가 맞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10년뒤쯤 나타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연구와 임상 실험을 충분히 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말이죠.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길 학수고대 합니다.

새파랑 2021-08-19 07: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항상 옆에 있어서인지 알아보지 못하는거 같아요. 그러면서 행운을 바라고 ㅋ 설마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 하는 날이 오지는 않겠죠? ㅎㅎ

페크pek0501 2021-08-20 11:28   좋아요 1 | URL
오늘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 할 예정입니다. 폭염이 물러난 것에 대해 감사하고요.
이렇게 댓글로나마 소통할 수 있는 점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악성의 시대를 맞이해서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하는 일이 없어야겠지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기도하겠습니다.)
하늘을 보며 늦여름을 누리는 시간을 가지며 잠시라도 코로나를 잊겠습니다. ^^**

초란공 2021-08-19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칼럼이라니~ 멋지세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20 11:30   좋아요 2 | URL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니 제가 너무 감사하게 됩니다.
다른 분들이 쓴 칼럼들을 읽으며 기가 죽곤 합니다.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과 뛰어난 안목에, 난 언제쯤 이런 글을 쓰나 한숨이 나오죠.
욕심 내기 보다는 감사 쪽을 택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8-20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순간에는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찾아야 한대요.
지금 힘든 순간이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일을 하고,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운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요. 요즘엔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1 17:05   좋아요 1 | URL
힘든 순간일수록 맛있는 음식과 같이 작은 거라도 위로가 필요하죠.
방치하면 마음이 우울해져서 건강에도 안 좋고요. 찾아보면 위로가 될 만한 게 반드시 있을 거예요. 전쟁 중에 은둔하여 쓴 안나의 일기처럼 때로는 글쓰기가 주는 위로도 있어요.
저는 며칠 전 무거운 것 들어 허리를 삐끗하여 허리에 파스를 붙이고 있어요. 그래서 나를 위해서 저녁에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
가을 장마라고 하네요. 비 님과 함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8-22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허리는 좀 어떠세요. 많이 무겁지 않아도 잠깐 사이에 무리하면 다치는 것 같아요.
파스 붙일 정도면 통증 있을 것 같은데, 빨리 좋아지시면 좋겠습니다.
주말에 날씨가 많이 흐리고, 태풍 소식이 있어요. 이제 더운 날은 지나간 것 같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3 22:30   좋아요 1 | URL
오늘은 처서라고 하네요. 덥지 않아 좋은데 태풍이 문제군요.
허리는 파스를 이제 뺐어요. 코로나 때문에 병원 물리치료를 받지 않고 버텨 봤는데 웬만해졌어요. 허리 디스크가 있어요. 무거운 것만 들지 않고 살면 된다고 의사가 주의를 줬는데 간혹 제가 실수를 하네요. 허리로 앓았더니 2키로는 빠진 것 같아요.(기분상).ㅋ
마음 써 주셔서 고맙고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밤 달콤하게 코~~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