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명랑하게 살기로 했다 - 몸은 가볍게, 마음은 즐겁게 살고 싶은 중장년을 위한 유쾌하고 건강한 삶의 지침서
이호선.김사랑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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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간다는 건 단순히 숫자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이호선 교수와 김사랑 작가가 함께 쓴 『이제 나는 명랑하게 살기로 했다』는

우리에게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에 대해 다시 묻는다.

그 질문은 단순히 건강을 챙기고, 노화를 막는 법을 알려주는 차원이 아니다.

이 책은 ‘신바람’이라는 말로 삶의 태도와 방향을 바꾸는 근본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프롤로그에서 인용된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은 책 전체의 방향을 가장 명확하게 제시해준다.

그는 “늙어 가는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늙어 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나이가 단지 나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저자들은 나이를 “내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을 담은 삶의 족보”라 표현한다.

젊음이 신이 주는 선물이라면 나이 듦은 내가 빚어낸 예술이다.

나이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곧 삶의 흔적을 하나하나 새겨 넣는 과정이며,

인생을 최종적으로 완성해가는 창조의 시간이라는 의미다.

이 책은 중장년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명료하고도 따뜻한 방향을 제시한다.

건강은 단지 아프지 않음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균형 잡힌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고 강조하며, 그 조화 위에 삶의 기쁨을 더한다. 그렇기에 저자들은 “균형의 바람, 건강의 바람, 기쁨의 바람, 인생의 신바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신바람’은 단지 흥겨운 기분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시간과 삶, 자연과 내가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에 피어나는 깊은 생기다.

그것은 무아지경으로 춤을 추는 감정이며, 나를 얽매던 불안을 벗어던지고 ‘내 삶의 율동’을 찾는 행위이다. 신바람이 나면 미간이 펴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삶의 리듬에서 기쁨이 터진다.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이 신비로운 정서가 바로, 저자들이 말하는 ‘삶의 해방감’이다.

책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의 개념은 ‘심리적 자유’다.

우리는 젊은 시절, 얼마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던가. 심리학에서 말하는 ‘상상적 청중’ 현상은 청소년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인지적 특성으로, 마치 세상의 모든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느끼는 과장된 자의식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의 평가나 반응에 과도하게 민감해지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열하게 된다.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걱정하면서 불안과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점차 그 허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보다는, 그것에 덜 휘둘리게 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점점 더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고, 외부의 평가보다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형성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어쩌면 나이가 우리에게 건네준 가장 깊은 선물일지도 모른다.

며칠 전 방송된 ‘유퀴즈’에서 이효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개념이 더 와닿았다.

그녀는 대중의 관심 속에서 수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동시에 작은 실수에도 가혹한 평가와 상처를 주는 사람들을 마주했다고 고백했다. 사랑을 받는 순간은 달콤하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순간을 두려워하는 자신을 마주할 때 마음이 복잡해진다고 말한다.

“과연 내가 그 외면의 순간을 견딜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묻는 장면에서, 인기의 그늘 속에 자리한 불안과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분명히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며 우리는 조금씩 유연해지고, 더 많은 순간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그 유연함조차도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삶의 굴곡을 온몸으로 통과하며,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듬어온 결과다.

그래서 덧붙이고 싶은 말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평온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더 많이 상처받고, 더 자주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단단히 붙드는 사람만이 진짜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 그것은 세상의 시선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결국에는 내 삶의 중심에 나를 놓을 수 있게 되는 일이다. 나이 듦이 선물이라면, 그 선물은 시간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매일 만들어가는 선택과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들은 방송과 상담 현장에서 수많은 중장년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며, 그들이 가장 갈망하는 것이 단순한 장수나 건강이 아니라 ‘존엄 있게 나이 드는 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누는 한 편의 따뜻한 길잡이와 같다. 특히 “남의 삶이 아니라, 내 삶에서 신바람을 찾아야 한다”는 말은 지금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새겨야 할 메시지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철학적인 선언이나 조언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따라 해볼 수 있는 실천적 지혜가 곳곳에 담겨 있다.

건강한 생활 습관, 긍정적인 사고, 관계의 품격을 높이는 말 한마디 등 작지만 꾸준히 할 수 있는 변화의 제안들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결국 ‘마음가짐’이다.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는 매 순간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지금 당장 신바람을 선택하는 일이 삶을 얼마나 다채롭고도 풍성하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중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사람

- 나이 들어감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

- ‘신바람’ 나는 삶이 무엇인지 찾고 싶은 사람

- 건강과 긍정의 균형을 통해 오래 살고 잘 살고 싶은 사람


'오아시스(카시오페아)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프리드리히 니체는 늙어 가는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늙어 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이는 단순히 숫자를 넘어 내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을 담은 삶의 족보라는 것이지요. 젊음의 신이 주는 선물이라면 나이 듦은 내가 빚는 나이의 예술이며, 나이를 만든다는 것은 나이처럼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 인생을 최종적으로 빚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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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언어 수업 - 모호한 생각을 미래의 비전으로 바꾸는
호소다 다카히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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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말로 만들어진다.”

세상은 ‘말’로 움직인다. 우리는 매일 말을 하고, 듣고, 쓰고, 읽는다.

하지만 그 말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또 우리 자신에게 어떤 생각의 틀을 주는지에 대해선 잘 인식하지 못한다. 호소다 다카히로의 『컨셉 언어 수업』은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말은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서 ‘미래를 설계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명한다.

책은 저자가 2012년 처음 이 원고를 집필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시작된다.

당시에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우주 관광, AI의 일상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업 구조의 변화 같은 일들이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 저자는 “누군가의 입을 통해 던져진 언어가 미래를 끌어왔다”고 말한다.

즉, 미래는 상상이 아닌 언어를 통해 구체화된 구상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비전 언어'의 개념과 그것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다.

둘째는 ‘비저너리 워드(Visionary Word)’가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발화되고 실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들이다.

셋째는 독자가 직접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실천 훈련이다.

책 전체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은 단연 ‘컨셉 언어’다.

‘컨셉 언어’는 단지 멋진 문구나 말장난이 아니다.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생각에 언어적 형식을 부여함으로써, 그것을 사회적 발화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기획 언어다. 다시 말해, 컨셉 언어는 ‘말이 되는 생각’을 넘어 ‘세상을 움직이는 말’을 만든다.

예를 들어, “지구가 유일한 주주”라는 파타고니아의 선언, “모든 가정에 컴퓨터를”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비전, “여성의 몸에 자유를 돌려준다”는 코코 샤넬의 말은 모두 컨셉 언어의 훌륭한 사례다. 이 말들은 기업의 정체성, 시대의 요구, 사람들의 감정을 한꺼번에 사로잡는다. 한 줄의 문장이 브랜드를 만들고, 사회적 흐름을 바꾸는 것이다.

책의 중반부터는 저자의 실무 경험이 녹아든 브랜딩, 슬로건 기획, 사회적 메시지 설계 사례가 이어진다. 그는 광고회사 출신답게 커뮤니케이션의 실제 현장에서 언어가 어떻게 현실을 설계하고 소비자와 연결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책은 언어 철학서나 글쓰기 기술서와는 확연히 다른 결을 가진다. 실전형 사고 도구이자, 창조적 리더십 훈련서에 가깝다.

인상적인 사례로는 일본어 ‘못타이나이’를 세계적 환경 언어로 만든 케냐 출신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의 이야기가 있다. 그녀는 일본에서 '못타이나이(もったいない)'라는 말을 접하고는, 단순히 ‘wasteful(낭비하는)’이라는 영어로는 담아낼 수 없는 뉘앙스를 감지한다. 그것은 ‘물건을 귀히 여기고 아끼는 마음’이라는 존경의 감정이었다. 이 하나의 말이 그녀의 환경운동에 새로운 철학적 틀을 주었고, ‘줄이기(Reduce), 재사용하기(Reuse), 재활용하기(Recycle)’라는 기존의 3R 개념에 감정적 설득력을 더하는 말이 되었다. 마타이는 '못타이나이'라는 말을 세계 공용어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그 말은 다시 일본인들에게 잊고 있던 감각을 되찾게 했다.

이 일화는 말이 단지 전달 수단이 아니라, 사고방식과 감각 자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실제로 심리학자 비고츠키는 “어휘가 사고 능력을 결정한다”고 말했고,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라고 단언했다.

우리는 말로 생각하고, 말로 느끼며, 말로 세상을 본다. 그래서 책은 말이 생각의 도구이자 OS(운영체제)라고 비유한다.

이 책은 단순히 창의성을 기르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창의성이란 맥락을 읽고, 말로 조직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이때 필요한 훈련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컨셉 언어 수업』이 제시하는 4단계 실전 언어 훈련

1. 자신의 내면 탐색

“나는 어떤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말은 나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언어적 뿌리를 찾아야 비전도 생긴다.

2. 바깥 세계 분석

“세상이 지금 어떤 말을 필요로 하는가?”

사회적 흐름, 시대의 결핍, 대중 담론을 읽어내는 눈을 기른다.

3. 감정을 설계하는 언어 만들기

‘못타이나이’나 ‘마스카라’처럼 단어에 감정을 담고, 공명을 만드는 언어 기술을 배운다.

4. 타인의 언어를 내 언어로 재해석하기

브랜드 문구나 슬로건, 역사적 발언 등을 자기화하는 반복 훈련을 통해 창조성과 기획력을 동시에 기른다.

이 네 가지 훈련은 단지 글쓰기나 말하기 기술을 넘어서,

브랜드 전략, 콘텐츠 기획, 사회적 메시지 설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확장된다.

그래서 이 책은 카피라이터나 마케터뿐 아니라, 스타트업 창업자, 콘텐츠 제작자, 비전을 말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유효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조용하지만 강력한 질문 하나를 던진다.

“당신은 아직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종종 주저한다.

정확하지 않고, 말이 현실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이 책은 그 용기를 북돋는다.

명확하지 않은 생각이라도, 말이라는 형식을 부여할 때, 그것은 비전이 되고,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다.

말은 생각을 끌어내고, 행동을 유도하며, 세상을 바꾼다. 이 책은 그 힘을 신중하고 구체적으로 다룬다.

모호한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면, 이 책이야말로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알에이치코리아RHK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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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언어라는 주제를 꺼내면, 많은 사람이 ‘홍보를 위한 멋진 광고 문안‘, ‘문서 작성법‘, ‘설득의 기술‘ 같은 내용을 떠올립니다. 말은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이 지닌 기능은 의사소통만이 아닙니다. 말은 생각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심리학자 레프 비고츠카Lev VygotskySky는 어휘를 늘리면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사고 능력 또한 높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말은 ‘외적 언어‘, 개인의 표면에서 생각의 도구가 되는 말은 ‘내적 언어‘라는 이름으로 구분했습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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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루소가 쏘아올린 공 - 무언가를 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김지명 지음 / 비엠케이(BMK)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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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삶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딱히 불행한 건 아닌데, 마음 한가운데가 텅 빈 느낌.

가족을 돌보느라 정신없이 달려온 40대 중반의 어느 날, 나는 문득 내 안에 ‘나’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삶의 목적도, 열정도, 꿈도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매일을 살아내는 데 급급했고, 그때그때 닥치는 과제를 해결하느라 내 마음 한 구석이 얼마나 메말라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지쳐 있던 시기에, 우연히 뉴욕에 머물 기회가 있었다.

미술관에서 마주한 한 그림,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는 그날의 공기까지 바꿔놓았다.

모래사막 위에 잠든 집시 여인의 옆을 표범이 지키고 있는 그 그림은 묘하게 따뜻하고, 기묘하게 신비롭다. 저자는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세계를 그릴 수 있었을까?’

정규 미술 교육도 받지 못했고, 이름 없는 말단 세관원이었던 루소다.

그가 무려 49살에 전업 화가를 선언하고,

조롱과 무시 속에서도 그림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사로잡았다.

그의 삶과 예술은 마치 조용히 내 어깨를 툭 치며 말하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괜찮아. 이제 다시 시작해도 돼.”

그날 이후, 앙리 루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하나둘 자료를 찾아 읽고, 그림을 찾아보고, 그의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루소와의 ‘인연’은 점차 나를 변화시켰고,

결국 나는 미술 이론을 공부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선택은 예상치 않게 대학원 진학으로, 그리고 박사 과정으로 이어졌다.

루소를 알게 되면서 그의 삶과 그림을 마주하면서 내 안의 잊고 있던 목소리들이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앙리 루쏘가 쏘아올린 공』은 바로 그 이야기다.

불안과 허무로 가득했던 시기, 내 삶에 작고 선명한 신호탄을 쏘아올린 사람,

루소에 대한 기록이자 그로 인해 다시 시작하게 된 저자의 인생 기록이다.

루소는 화려한 경력도, 미술계의 인맥도 없었다.

고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했고, 그림을 배운 적도 없었다.

그의 첫 전시회는 조롱과 외면 속에서 열렸고, 누구도 그의 그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위대한 화가’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그 누구보다도 단단했고 그 누구보다도 고독했다.

그는 기존 미술 문법이나 유파에 얽매이지 않았다.

남이 뭐라 하든, 그는 그가 보고 느낀 세계를 있는 그대로 그렸다.

모방하지 않았고 유행을 따르지도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사람들은 그의 그림이 ‘가장 순수하고 독창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루소와 같은 삶을 선택한 다른 이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들도 모두 늦은 나이에 ‘처음’을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면 모지스 할머니.

78세에 처음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평생 농부로 살아온 그녀의 손에서 피어난 그림들은 미국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계기조차도 특별할 것 없다.

손 관절염으로 자수를 그만두고 나서 그냥 심심해서 붓을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은 미국 시골의 정취를 담아내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되었고,

100세가 넘도록 그림을 그렸다.

또 한 사람, 일본의 하사이 히로코.

무려 83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다. 손자의 권유로 시작한 글쓰기는 그녀 안에 고요히 쌓여 있던 감정들을 밖으로 꺼내는 힘이 되었다. 『시작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시집은 제목 그대로 중년과 노년의 불안을 위로하는 선언이 되었다.

그리고 영국의 작가 리처드 애덤스.

공무원으로 일하던 그는 52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고,

두 딸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워터십 다운의 토끼들』이라는 고전을 탄생시켰다.

그 책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부가 팔렸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이들 모두 루소처럼 늦은 나이에 ‘나만의 인생’을 다시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대개 아주 작고 조용하게 시작되었다.

불안과 허무, 자격 없음이라는 감정들 너머에서 꺼낸 용기 한 줌이 결국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되었다.

『앙리 루쏘가 쏘아올린 공』은 말한다.

예술은 정답을 주지 않지만, 우리가 다시 길을 찾게 도와주는 힘이 있다고.

예술은 ‘생의 회복력’이다. 우리가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잊고 지냈던 자아의 목소리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도록 곁에 머물러 주는 묵묵한 동반자 같은 것이다.

카를 융은 중년을 ‘제2의 사춘기’라 했다.

성장의 고통이 끝난 줄 알았던 시기에 다시 시작되는 내면의 혼란스러움을 겪는 시기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며 비로소 우리는 삶의 깊이를 배우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시기의 혼란과 질문들 속에서 한 화가의 삶이 얼마나 강력한 위안과 용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 당장은 인생의 절망 속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을 전환 해보면 지금이 또다른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든 앙리 루소를 만날 수 있다.

지금 이순간에 마음 속에 꺼내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 이야기를 믿고 다시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

그게 비로소 당신만의 인생을 예술로 바꾸는 시작점일지 모른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BMK(비엠케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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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880년경, 그의 나이 40세 무렵이었다. 그는 정식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은 대단했다. 그는 교육이나 스승의 도움 없이 독학으로 그림을 완성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예술 세계를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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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당신을 위한 자존감 워크북
김기현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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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생에 걸쳐서 ‘나는 누구인가?’를 자문한다.

하지만 더 자주 곱씹게 되는 질문이 있다면 ‘나는 잘하고 있는가?’이지 않을까 싶다.

경쟁 사회에서 어떻게든 생존하고자 내가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있는지,

타인의 눈에 ‘필요한 사람’으로 비치고 있는지를 쉼 없이 질문한다.

김기현의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당신을 위한 자존감 워크북』은 그런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건넨다.

특히 사회초년생, 조직생활에 갓 진입한 사람들, 그리고 ‘관계’ 속에서 자주 불안해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실질적인 위로이자 안내서가 되어준다.

저자는 심리상담사로서 만난 수많은 내담자들의 사례를 통해,

관계 속에서 무너진 자존감이 얼마나 우리의 감정과 행동을 지배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매일같이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를 고민했던 저자의 경험담으로 문을 열며, ‘자존감’이라는 심리적 토대가 왜 흔들리는지를 우리 일상 속 사례들로 명쾌하게 풀어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감정이 사실은 ‘관계에서 오는 신호’라는 점이다.

회의 시간 중 상사의 한마디, 사소한 피드백, 상사의 표정, 동료의 무심한 말투, 단체 카톡방에서의 이모티콘 하나까지도 우리 마음을 건드리고 불안을 유발한다.

실적보다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타인의 반응이며,

우리는 그 작은 신호들에 따라 ‘잘하고 있다’ 혹은 ‘나는 쓸모없는 사람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의 늪에 빠진다.

이 책은 단지 그런 감정을 공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바로 2부에 소개되는 ‘7단계 자존감 회복 실습’이다.

이 단계들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특히 적합하다.

- 잘하고 싶어서 너무 노력했는데 인정받지 못해 무기력하다는 사람

- 스스로를 미워하게 된다는 사람

- 칭찬에만 목매다 상처받고 말았다는 사람

- 직종을 바꾼 후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 어떻게든 스스로를 증명하고 상대방에게 인정받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다 진이 빠져버린 모든 사람들

7단계 실습은 ‘자기 이해’와 ‘자기 돌봄’에서 시작하여,

결국은 타인의 반응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방법을 익히게 한다.

단순히 ‘나를 사랑하자’는 추상적인 격려가 아니라,

왜 우리는 그렇게까지 애썼는지를 함께 돌아보며 구체적 실천을 도와주는 구조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마음은 사실 관계 안에서 나를 지키려는 마음의 다른 얼굴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주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만 존재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데 이 책은 그 틀을 깨뜨린다.

타인의 피드백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나의 존재는 애초부터 소중하다는 것을 차근히 되짚어준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존감은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자라난다”는 점이다.

회사나 조직은 늘 타인 중심의 평가로 가득하지만, 그 평가가 나의 전부는 아니며,

‘나는 나로서 괜찮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후반부에서는 ‘무조건 자존감을 올려주겠다’는 약속 대신,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한다.

저자는 “정확한 공략집은 없다. 하지만 여러분 안에는 이미 능력이 있고,

그 가능성을 믿어주는 이 책이 작은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은 심리학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다.

사례 중심의 서술과 저자의 따뜻한 어조, 그리고 실행 가능한 워크북 형식이 결합되어 독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한 챕터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를 자책하던 마음 대신, 조금씩 이해하고 돌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창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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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과정의 흐름부터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우선은 나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할 거예요. 상황을 ‘제대로’ 알아야만 어떻게 대처할지를 정할 수 있거든요. 그런 다음에는 천천히 스스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겁니다. 나의 진심을 알고, 그 진심을 바탕으로 방향성을 잡아봅시다.
한편 나의 내면에는 무수히 많은 나 자신의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개중에는 나를 과도하게 채찍질하는 목소리도 하나 있어요. 그 녀석과 마주하며 녀석의 근원을 파악하는 작업도 해봅시다. 나의 아픔과 상처, 그로 인한 욕구들을 탐색해나가는 겁니다.
탐색이 끝나면 본격적인 미래를 다시 그릴 거예요. 내안의 긍정적인 부분과 강점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발판 삼아 성장을 도모하는 작업이죠. 새로운 선택과 변화에 발맞출 수 있도록 나를 사랑해주는 일도 함께 진행할 겁니다. 구체적인 과정들은 다음 장부터 하나하나 설명할 테니, 궁금하더라도 잠시 기다려주세요.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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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공주 나라를 구하다 맛있는 우리말 꿀꺽! 시리즈 1
김숙.박소명.성현정 지음, 권영묵 그림 / 북뱅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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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왕국 왕과 왕비는 옛이야기를 유난히 좋아했다.

그래서 자신들의 첫 아이가 태어나자 ‘바리’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나는 “어? 옛이야기를 바리라고 불러?”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바리라는 이름이 단지 ‘옛날 이야기’라는 뜻일까? 찾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바리’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무속 신화 『바리데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여기서 ‘바리’는 ‘버림받은 아이’, ‘버려진 존재’를 뜻한다. ‘버리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이 이름은 곧 ‘상처받은 존재’나 ‘시련을 겪는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실제로 『바리데기』의 주인공은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지만, 오랜 여정을 거쳐 생명의 물을 찾아 부모를 살리고 구원의 존재로 거듭난다. 이 이야기는 신화적이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성장담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만약 이 책 『속담공주 나라를 구하다』의 주인공 이름이 정말 그런 의미까지 담고 지어진 것이라면? 단지 예쁜 이름, 혹은 ‘옛이야기’라는 추상적 개념을 담은 게 아니라, 바리공주 역시 무언가 큰 고난을 겪고 그것을 극복해내는 여정을 걷게 될 것이라는 예고처럼 느껴진다. 그건 예감이기도 했고, 예언이기도 했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속담공주 나라를 구하다』는 제목 그대로, 속담을 주제로 한 판타지 동화다. 속담공주 바리는 어느 날 사라진 부모님을 찾기 위해 떠난다. 그 여정에서 만난 ‘속담나라’는 특별한 세계다. 이곳에선 속담이 곧 현실의 법칙처럼 작용하고, 말이 곧 사건이 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같은 말들이 실제 상황으로 벌어지는 공간이다. 바리는 그 속담의 의미를 머리로 배우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부딪히며 익힌다.

속담이 현실로 구현된다는 설정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단순히 속담을 외우게 하거나 설명하는 대신,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의미를 체험하게 한다. 예컨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은, 아무리 좋은 것이 많아도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고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사건을 통해 보여준다. 이런 방식은 아이들에게도, 어른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속담나라를 위협하는 악당이 ‘속담을 없애려는 자’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이는 속담이 오랜 공동체의 삶에서 나온 지혜라는 점을 강조한다. 속담이 사라지는 건 말의 질서와 공동체의 윤리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 이 책은 그 위험을 바리공주의 여정을 통해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무엇보다 바리공주가 겪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갈등과 고민을 닮아 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아는 것 같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말들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바리는 그런 말들의 진짜 의미를 이해해가며 성장하고, 마침내 사라진 부모님과 속담나라를 구하는 데 이른다. 이는 버림받은 존재가 결국 세상을 구하는 존재가 된다는 바리데기 신화와도 절묘하게 연결된다.

이 책은 속담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바꾸고, 아이들이 직접 겪고 느끼며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된 창의적인 동화다. 특히 속담을 설명하는 대신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도 뛰어나다. 또한 어른들에게도 잊고 있던 말들의 무게와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속담이란 결국 살아온 삶의 응축이다. 오래된 말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말들이다. 『속담공주 나라를 구하다』는 그 사실을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흥미롭게, 어른들에게는 따뜻하게 되새기게 해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버림받은 이름 바리는 결국 지혜를 되찾는 이름으로 기억된다.

+ 그리고 이 책에는 후반부에 이야기 속에 나오는 속담을 모두 담았다.

모르는 속담은 해당 부분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

- 속담을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은 부모님

- 이야기 속에서 삶의 교훈을 체험하게 하고 싶은 선생님

- 말의 의미를 직접 겪으며 배우고 싶은 초등학생 독자

- 무심코 넘긴 말들이 다시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 모든 어른


'북뱅크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우리 참말왕국에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어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떨어져서 다쳤을지도 모른 친구들 보고 웃은 건 잘못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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