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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건강 지식 - 죽을 때까지 평생의 무기가 되는 74가지 예방의학 지침과 습관
모리 유마 지음, 박선정 옮김 / 루미너스 / 2025년 6월
평점 :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지나면서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자주 느끼게 된다.
크게 움직이지 않은 것 같은데도 피로가 쉽게 쌓이고, 자주 체하거나 이유 없이 붓는 일도 많아진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그걸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바빠서 병원에 갈 시간이 없고, 나이 들어서 그렇겠지하고 넘겨버린다.
모리 유마의 『마흔에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건강 지식』은 바로 그 시기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몸이 보내는 아주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아플 때 고치기’보다 ‘미리 막기’를 위해 알아야 할 정보들이 이 책 한 권에 정리돼 있다.
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분명한 초기 증상들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이유 없는 체중 감소다.
암세포는 숙주의 단백질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병이 진행되면 체중이 줄고 근육량이 감소하며 전반적인 쇠약 상태가 나타난다. 이는 의학적으로 ‘커켁시아(cachexia)’라고 불리며, 특별한 변화 없이 6개월~1년 사이 체중의 5% 이상이 줄었다면 건강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하나의 경고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열이다.
3주 이상 38도 이상의 열이 오르내리며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의학적으로 ‘불명열’로 분류되며 암 가능성을 고려하게 된다. 암세포가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하면서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발열을 유도하는데, 이를 ‘종양열’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경우, 열과 함께 식욕 저하나 권태감, 구역질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출혈도 중요한 암의 징후다.
암이 진행되면 주변 조직을 침범하고 손상시키면서 다양한 방식의 출혈을 유발하는데, 암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식도암은 토혈, 폐암은 객혈이나 피 섞인 가래, 위암은 검게 변한 대변, 대장암은 붉은 혈변, 방광암과 전립선암은 혈뇨, 자궁암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흔한 원인처럼 보이더라도, 출혈이 일정 기간 지속된다면 반드시 진찰이 필요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식사법으로는 지중해식 식단이 특히 추천된다.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에서 유래된 식습관으로, 통곡물과 신선한 채소, 과일, 생선, 견과류, 올리브유를 중심으로 하고, 붉은 육류와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며, 식사 때 적당량의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식단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30% 낮추며, 뇌졸중, 치매, 우울증, 당뇨병의 발병률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다이어트 효과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되었다. DIRECT 시험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은 초반 체중 감량 속도에서는 저탄수화물 식단보다 느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감량 효과가 같거나 더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권 식문화와의 차이 때문에 실천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백미에 현미를 섞고, 조리 시 올리브유나 해바라기씨유(카놀라유)를 사용하며, 견과류 섭취를 늘리는 방식으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일본 연구에 따르면 낫토나 된장 같은 발효 대두 식품의 섭취는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낫토는 갱년기 여성에게 유익하며, 골다공증 예방과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
현대인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혈당 스파이크도 중요한 건강 이슈다.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이 현상은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위험하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혈관에 손상을 입히고, 이 상태가 반복되면 혈관이 망가진다. 당뇨병의 대표 지표인 HbA1c 수치는 평균 혈당을 보여주기 때문에, 혈당 스파이크가 있어도 정상으로 나올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그래서 이를 ‘숨은 당뇨병’이라고 부른다.
혈당 스파이크를 막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지만 실천이 중요하다. 첫째,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다. 30회 이상 씹으면 식사 속도가 늦어지고 과식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채소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는 식사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이 식습관은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준다. 셋째, 포만감을 느끼면 음식을 남기는 것도 괜찮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끝까지 다 먹어야 한다는 강박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또한, 책에서는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1950년대 런던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버스 운전사는 이층버스 차장보다 심근경색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 이후 수많은 연구에서도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사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심지어 치매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루 평균 7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은 사망률이 약 60% 증가한다고 한다.
이런 좌식 위주의 생활방식을 ‘세덴터리 라이프스타일(Sedentary lifestyle)’이라 부른다고 한다.
결국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자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흥미롭게도 여기에는 다리 떨기 같은 사소한 움직임도 포함된다.
반복적인 근육 활동이 혈류 순환을 도와 좌식 생활로 인한 부작용을 어느 정도 완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불가피한 환경이라면 틈틈이 몸을 움직이거나, 자리를 바꾸거나, 다리나 발을 자주 움직이는 습관만으로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나는 앉아 있을 때 자주 다리를 떨곤 하는데, 주변에서 산만하다고 한소리를 듣기도 했다.
괜히 민망해서 멈추려 한 적도 있었지만 습관처럼 다시 떨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그 다리를 떨었던 것이 오히려 건강엔 나쁜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물론 어디서든 마구 떨라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혼자 있을 땐 굳이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웃음이 났던 부분이었다.
이처럼 『마흔에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건강 지식』은 마흔 이후 몸이 보내는 작지만 중요한 신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의학 지식이 아니라, 실제 사례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정보를 제공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식사법과 생활 습관 개선법을 제시한다.
마흔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건강과 삶의 방향을 재정비해야 하는 전환점이다.
이 책은 그 시기에 가장 필요한 건강 안내서이자, 예방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실천적 조언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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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암세포는 숙주인 인간의 단백질이나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성장한다. 그래서 암 덩어리가 커질수록 체중이 줄어든다. 암으로 인해 근육량이 줄어들고 체중이 감소하며 쇠약해지는 상태를 의학 용어로 ‘커켁시아cachexia’라고 한다. TV에 나오는 연예인을 보고 어쩐지 예전보다 살이 빠지고 힘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암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처럼 암이 발생하면 피부색이나 체중 등에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난다. 특별히 전과 다를 게 없는데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체중이 5%이상 감소했다면 의학적으로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가 일어난다면 일단 내과를 방문해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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