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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글은 처음이라 - 한번 깨달으면 평생 써먹는 글쓰기 수업
제갈현열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인생이란 자기 자신을 시장에 파는 것이다.(팔리는 글쓰기)”
“팔리는 글을 쓰기 위해선 시장 우선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글쓰기의 전부는 아니지만, 모든 글쓰기의 시작이 되는 책!”
제갈현열의 『팔리는 글은 처음이라』는 글 좀 써볼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사람부터 글을 써서 생존해야 하는 누군가까지, 결국은 살아가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사람 모두에게 전하는 매뉴얼이다. 그 안에는 흔한 글쓰기 이론이나 감성적인 동기부여 대신 단 하나의 기준을 이야기 한다. 팔리는 글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시장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담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저자는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자신을 시장에 판매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글쓰기는 그저 표현 수단이 아니라 생존의 도구이며 모든 생산수단의 뿌리라고 말한다. 우리는 제품을 팔기 전에 글을 써야 하고, 관계를 맺기 위해서도 말 대신 글을 써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본기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뜨리는 문장을 만났다. 바로 ‘532 과정’이다. 글쓰기 능력은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이야기다. 저자는 팔리는 글이란 50%의 ‘원리’, 30%의 ‘구조’, 20%의 ‘표현’으로 이루어진 칵테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즉, 글을 잘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고 구조에 익숙해지며 표현을 반복해 연습하는 과정이다. 이는 하버드대학이 모든 신입생에게 글쓰기 수업을 필수로 이수하게 하는 이유와도 닿아 있다. 결국 글쓰기는 사고력, 설득력,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모든 학문의 출발점이자 본질인 셈이다.
책의 전반에서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글을 쓰기 전, 시장을 먼저 보라”는 것이다. ‘내가 글을 시장에 판다’는 생각보다 시장이 내 글을 산다는 사고 전환이야말로 팔리는 글쓰기의 본질이다. 이 문장 하나가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주어가 내 글이 아닌 시장이 되는 순간, 글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독자의 욕구로 옮겨간다. 글쓰기의 주도권이 독자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팔리는 글의 본질을 설명한다. 예컨대 향초를 홍보할 때 향초의 특징을 설명하기보다, 향초를 사용하는 사람이 왜 그것을 사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제를 파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우리 제품은 천연입니다”라는 말보다, “여러분은 매년 소주잔 세 컵 분량의 세제를 먹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시장을 움직인다고 한다. ‘누가’, ‘왜’,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계의 전설 데이비드 오길비와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 등, ‘시장 우선주의자’들의 사례가 이어진다. 그들의 공통점은 ‘독자’를 향한 집요한 질문과 관찰이었다. 한 사람의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과정이야말로 시장을 움직이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사례는 단지 참고용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지닌 기준의 근거로 작동한다. 그 역시 ‘시장 우선주의자’로서 글을 쓰며, 그 기준을 유지하는 것을 철저히 지켜왔다고 말한다.
이 책은 구조적 글쓰기 모델도 다양하게 소개한다. AIDA, BAB, FAB, PAS 같은 마케팅 글쓰기의 대표 모델을 통해 각 구조가 어떻게 팔리는 글을 도와주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중요한 건 구조가 글을 완성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조는 도구일 뿐, 글의 본질은 항상 ‘시장에 어떤 이야기를 전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팔리는 글은 처음이라』는 단지 잘 팔리는 글을 쓰는 방법을 넘어서, 생각을 전환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시장 우선주의자가 된다는 건, 곧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작가는 글의 콘셉트를 잡기 위한 과정에서 시장을 이해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본인의 책 집필 시간보다 시장 분석에 네 배 이상을 투자했다는 고백은 이 책이 단순한 글쓰기 비법서가 아니라는 증거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글쓰기라는 기술이 단지 손끝의 능숙함에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는 건 결국 질문을 잘 던지고, 독자의 입장에서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다. 그래서 저자는 글쓰기를 위한 첫 질문으로 ‘당신이 속한 시장은 어디인가?’를 말한다. 이어서 ‘그 시장에서 내가 팔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시장에 어떤 말을 건넬 것인가?’라는 흐름으로 이어지며 자신만의 콘셉트를 세우는 길을 안내한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위대한 작가들의 생각을 공유한다. “글을 쓰지 않으면 죽는다”는 나탈리 골드버그의 말을 인용하며 ‘매일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원리와 구조, 표현을 알고 있어도 결국 손이 멈추면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에도 글쓰기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일, 그것이 결국 가장 강한 작가로 만들어주는 습관이라고 말하고 있다.
『팔리는 글은 처음이라』는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누구에게 말할 것인지, 왜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말이 닿으려면 무엇을 먼저 들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결국 이 책이 안내하는 글쓰기란, 세상을 향해 나를 소개하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먼저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 말하는 내가 아니라 듣는 시장이 주인공이 되는 글. 바로 그것이 팔리는 글이며 그 시작은 언제나 묻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내가 팔고 싶은 것을 고집하기보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먼저 헤아리는 일. 그 질문이 깊을수록 글은 시장의 마음에 더 가까워진다. 진짜로 팔리는 글을 쓰고 싶다면 먼저 제대로 묻는 법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기본을 잊은 글은 본질에서 벗어나길 마련이다. 그 기본과 본질을 명확하게 알려주려는 작가의 배려가 묻어나는 책이었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고 다음 단계를 밟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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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팔리는 글을 위한 3가지(532과정) 1. 팔리는 글의 원리를 깨닫는 것 (50%) 2. 팔리는 글의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 (30%) 3. 팔리는 글의 표현을 배우는 것 (20%)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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