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말과 글 - 삶을 채우는 시간, 지혜의 필사책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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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을 쓰며 마음이 고요해지고, 한 문장을 곱씰을 수록 마음이 정화되는 책”


『법정 스님의 말과 글』은 법정 스님의 말씀을 담은 필사책이다. 

이 책은 말과 글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손끝을 따라 정신의 결을 다듬는 수행서로의 역할을 한다. 샘터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법정 스님의 입적 15주기를 맞아 그분의 말씀 중에서도 정수로 꼽을 수 있는 138개의 문장을 선별해 엮은 필사집이다. 삶을 단정히 정돈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상의 소란을 거두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한 위로이자 깊은 물음이다.


샘터 발행인 김성구 발행인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법정 스님의 말씀과 글이 모두 샘터에서 다시 정리된 셈이지요.” 그간 『스스로 행복하라』와 『진짜 나를 찾아라』라는 두 권의 책을 통해 법정 스님의 말과 글이 각각 정리되었다면, 이번 책은 그 핵심 문장만을 뽑아 ‘쓰기 위한 책’으로 엮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단지 읽고 넘기는 책이 아니라, 다시 써보고 곱씹으며 자신 안의 어떤 침묵과 조우하게 되는 책이다.


문장을 옮겨 쓰는 일은 어쩌면 거울 앞에 앉는 일과 닮아 있다. 마음을 비추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책은 독자에게 “가까이, 때론 멀리, 한숨 쉬면서 산수화를 그리듯 필사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권한다. 한꺼번에, 욕심을 내지 말고. 스님의 말씀이 불경보다 더 다정하게 와닿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철학적인 언어도 아니고, 고승의 교훈도 아닌, 인간의 언어로 다가오는 구절들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사람의 심성은 마치 샘물과 같아서 퍼낼수록 맑게 고인다. 퍼내지 않으면 흐리고 상한다. 주는 일 그 자체가 받는 일이므로,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 줄 뿐이다.”


이는 『스스로 행복하라』에 실린 문장이며, 삶을 대하는 스님의 근본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무소유, 그 정신의 연장선에 있다. 퍼낼수록 맑아지는 심성, 주는 것이 곧 받는 일이라는 진실은, 오늘날처럼 계산과 이익이 앞서는 세상에서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


또한 다음의 문장은 존재와 자아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세요. 자신의 안에 들어 있는 얼굴이 온전히 드러날 때까지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들어 있습니다.”


『진짜 나를 찾아라』에 실린 이 문장은 필사의 도정이 단지 글씨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존재를 묻는 수행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법정 스님이 강조했던 ‘되돌아봄’의 가르침이 이 짧은 문장 안에 모두 담겨 있다. 물음은 곧 길이고, 길은 곧 해답이라는 순환적 진리를 한 문장으로 꿰뚫는다.


이 책은 138개의 문장을 하루 한 문장씩 써 내려가며, 138일 동안의 작은 수행을 권한다. 법정 스님의 언어는 강물처럼 부드럽지만, 때론 새벽 공기처럼 매섭다. 따뜻하게 감싸다가도,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는 일침이 있다. “사람은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우리들 안에 잠들어 있는 인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는 문장은 바로 그런 부름이다. 이 책이 단순한 글쓰기 책이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글 너머에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서문에서 김성구 발행인은 이 책을 통해 “모든 분이 문장을 거듭거듭 되뇌며 성불에 이르시기를 빕니다”라고 했다. 이 책을 들고 펜을 든 모든 이들에게 마음 안의 조용한 성찰이 시작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법정 스님의 말과 글』은 화려하지 않지만 단정한 진심이 있다. 필사는 그 진심을 받아 적는 일이다. 책장을 넘기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순간, 법정 스님의 말씀을 손끝으로 새기고 마음속으로 닦아 나가게 된다. 필사는 결국, 말 없는 대화이고 조용한 나눔이다. 그리고 그것이 법정 스님이 전하고자 했던 인간다운 길이기도 하다.



'샘터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 그릇이 있다

사람은 자기 몫의 삶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 몫의 삶, 자기 그릇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그릇에 자기 삶을 채워 가며 살아야지.
남의 그릇을 넘본다든가 자기 삶을 이탈하고 남의 삶처럼 살려고 하면 그것 잘못 살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 홀로 태어나듯이 저마다 독특한 자기 특성이 있기 때문에 누구를 닮으려고 하면 자기 삶 자체가 어디로 사라지고 맙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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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작은 행복을 써봐요 - 마음을 돌보는 100일 필사책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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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돌보는 100일 필사책’ <곰돌이 푸, 작은 행복을 써봐요>를 만났다.

책 표지에 미소 지으며 앉아 있는 푸만 보고 있더라도 왠지 마음이 푸근하고 편안해지는 책이다.


책의 첫 부분에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추천사 글이 있다.

김경일 교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 ‘행복을 알아차리고 기록하는 힘’에 대해 따뜻한 통찰을 전하고 있다. 그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일하는 시간이 길어진 지금, 우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해답의 핵심에는 ‘행복’이라는 주제가 놓여 있다고 강조한다.


김경일 교수는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를 모르면 우리는 과거와 달리 힘들게 그 먼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아니 뛰어가야 할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우리는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라고 전한다. 이 문장은 행복을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술로 바라보게 만든다. 결국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행복할 줄 아는 능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행복은 거창한 목표나 특정한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일상 속에서 작고 사소하게 반짝이는 감정들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아간다. 김 교수는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 누리는 작은 행복에 집중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야말로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기록된 일상은 단순한 메모를 넘어, 스스로를 위로하고 마음을 정리하게 하는 치유의 도구가 된다.


『곰돌이 푸, 작은 행복을 써봐요』에 실린 문장들은 때론 다정하고, 때론 통찰력이 깊다. 철학자 니체와 동양의 고전인 『논어』의 가르침을 총망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장들을 옮겨 적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을 단련하는 데 효과가 있다. 필요하다면 필사를 하고, 자신의 감정도 함께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하루하루의 기록 속에서 우리는 ‘행복의 빈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김경일 교수는 마지막으로, 삶의 의미는 멀리 있지 않으며 오히려 가까운 곳에 숨어 있다고 말한다. 그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멈춰 서서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시간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작은 행복을 기록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속도로 걸으며 삶을 들여다보는 여유를 선물하길 바라며 필사의 경험이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한다.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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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즐거운 인생이 생기지 않는 인생은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일이 한 번만 있어도 충분히 의미 있고 재미있는 인생입니다.
행복을 찾는 방법은 자신에게 그 행복한 한 번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행복을 매일 느낄 수 없지만, 작은 행복이 내 삶을 의미 있게 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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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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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완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인생의 가장 혼란스럽고 지친 순간에 독자들을 만난 경험을 진심 어린 언어로 풀어낸다. 삶의 방향을 잃은 채 매일이 불안과 무기력의 반복으로 이어지던 시절, 그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조차 의미 없게 느껴지는 깊은 고요 속에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말을 걸어온 이들은 바로 독자였다. 오래 기다려준 사람들, 편지와 선물, 따뜻한 눈빛으로 마음을 전한 이들의 존재는 그에게 잊고 있던 용기를 일깨워 주었다.


그 만남은 글을 쓰는 이유를 다시 붙잡게 한 순간이었고, 더 이상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작가는 자신을 향한 믿음과 응원의 에너지를 통해 비로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된다. 누군가와 나란히 걸으며 서로의 온기를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다정하고도 힘이 되는 일인지, 그는 그 사실을 체험으로써 받아들인다.


프롤로그 곳곳엔 작가의 상처와 회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스스로도 믿지 못했던 자신이 누군가의 마음속에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 그 깨달음은 글을 멈췄던 그의 손을 다시금 펴게 했다. 이 책은 그렇게 쓰이기 시작한 다정한 응답이며,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한 송이의 위로다.


“언젠가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기를.” 작가는 그 바람을 끝에 남기며, 이 책이 누군가의 긴 어둠 속에서 작은 빛 하나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그리고 그 빛이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를 따뜻하게 비추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책 속에는 그런 따뜻한 마음이 조용히 이어진다. 「당당한 행복」(p18~19)에서는 “너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말로, 지치고 힘들어 주눅 들기 쉬운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잊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오늘 힘들었다 해도 내일 다시 일어나는 너의 모습이 참 좋다고, 너는 그 자체로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우리, 당당하게 행복하자. 지금 이 삶을 잘 지키면서.”


「바라는 삶」(p80~81)에서는 조용하고 흔들림 없는 삶을 꿈꾼다. 너무 들뜨지도, 지나치게 슬퍼하지도 않으면서 천천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고, 흐름을 따라가며 자신의 자리를 잘 지켜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지혜롭고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우리들의 천국」(p150~151)에서는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이야기한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고, 힘들 때 기꺼이 옆에 있어 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괜찮다고 작가는 말한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수 있는 관계, 그것이 바로 자신에게는 ‘천국’이라고 표현한다. 언제든 그 천국으로 놀러 오라고, 너희들이 만든 세상이 내겐 가장 소중하다고 말이다.


「당신만 생각하고 있어요」(p216~217)에서는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해 말한다. 힘든 순간에도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 말로 다 하지 못해도 계속해서 표현하려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 그런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랑한다는 말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자신은 다른 말로라도 끝내 그 마음을 전할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월, 차가운 시작에 기대어」(p268269)와 「이월, 겨울의 끝자락에서」(p270271)에서는 계절이 주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았다. 새해는 시작이지만, 때론 끝처럼 느껴지고 마음은 여전히 겨울에 머물러 있다. 불안하고 지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작게 피어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봄은 반드시 온다는 믿음, 아무도 모르게 나만을 향해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를 버티게 한다. 그리고 봄을 기다리듯, 자신도 조용히 살아내고 있다고 고백한다.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힘들고 지치는 하루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작은 안식처가 될 수 있다고,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마치 곁에서 위로해주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말해준다. “괜찮아, 너는 지금도 잘하고 있어.” 바로 그 말이, 우리가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일지 모른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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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 세상에 없어선 안 될 존재라는 걸 잊지 않기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너를 지켜주고 있고, 너 또한 그들의 안락한 보금자리임을 명심하기를. 사는 게 여간 쉽지 않고 소중한 것들이 멀어지는 기분에 초조해도, 불안마저 삶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용기를 품고 살기를.
나는 너의 타고난 착함과 책임감 그리고 천진함이 좋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시퍼런 우울과 슬픔 그리고 말 못할 비밀스러운 고통까지도 전부. 오늘 삐끗해 넘어져도 내일 다시 걸음을 내딛는 너의 씩씩함이 좋다. 가진 사랑 아낌없이 나눠주려 애쓰는 너의 맑음이 좋고, 모두가 빛을 잃은 밤에도 용케 반짝이는 너의 밝음이 좋다. 그런 네 삶에 내가 존재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이런 내 삶에 네가 존재해 줘서 참 감사하고 안도한다.
그러니까 우리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행복하자. 많이 고되더라도 샐쭉 웃자. 저 먼 행복과 기쁨에 도착하려 애쓰지 말고, 지금 머무는 이 삶을 작은 행복들로 가꾸자...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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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어른의 부머 경제학 - 인구감소 시대, 새로운 부의 법칙
전영수 지음 / 라의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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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아닌 힘, 베이비부머의 재등판이 시작된다”


요즘 한국 사회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침체의 기운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얽힌 복합불황 속에서 사람들은 ‘살기 힘들다’는 말을 더 이상 푸념이 아닌 생존의 감각처럼 내뱉는다. 특히 부동산, 금융, 교육, 일자리 등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인식은 전 세대를 가로질러 무력감으로 번진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막막함 속에서도 ‘다시 희망을 말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희망의 중심에 베이비부머 세대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의 위기를 단지 경기 침체로만 보지 않는다. 이면에는 저출산, 고령화, 인구 절벽이라는 구조적 인구 위기가 깊게 깔려 있다. 일본이 이미 겪어온 ‘잃어버린 30년’의 그림자가 이제 한국 사회를 엄습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고령화 속도는 그 어떤 선진국보다도 빠르다. 출산율을 높이자는 당위론은 수없이 반복되었지만, 정작 실효성 있는 대책은 드물다.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 소멸, 인구 공동화 현상이 곳곳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때 책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단지 출산율의 문제가 아니다. 생산가능인구의 급감, 즉 일하고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의 감소가 핵심이다. 고령자는 늘고, 청년층은 줄고 있으며, 경제의 중심을 떠받칠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저자는 주목해야 할 집단으로 1955년~1974년 사이 출생한 1,700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를 제시한다.


이 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들은 ‘짐’이 아니라 ‘힘’이다. 단순히 은퇴를 기다리는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여전히 건강하고,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강력한 경제 주체다. 실제로 이들은 여전히 왕성한 소비층이며, 은퇴 이후에도 사회 참여에 대한 욕구가 높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들을 ‘뒷방 늙은이’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경제의 전면에 세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 책은 5가지 해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1. 후속세대 출생 증가

2. 노동수입 및 이민 확대

3. 생산현장에 로봇 확대 도입

4. 비경제활동인구의 완전 소환

5. 평생근로와 계속고용


이 가운데 가장 손쉽고도 확실한 해법은 다름 아닌 ‘평생근로와 계속고용’이다. 생각만 바꾸면 곧바로 실행 가능한 카드이며, 별다른 재정 부담 없이도 당장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베이비부머를 퇴장시킨다면, 경제 활력은 사라지고 복지비용만 늘어날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계속 일한다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생기고, 소비 여력도 유지되며, 연금 재정에 대한 불안도 줄어든다. 어떻게 봐도 이 구조는 손해가 없다. 오히려 노동력, 소비력, 세대 간 균형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 제시에서 그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바로 생활, 건강, 관계, 유희, 희망이다. 이 키워드들은 복지나 은퇴 설계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의 중심축으로 베이비부머를 재배치하기 위한 구조 개편의 핵심 축이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고령자 지원책이 아닌, 미래형 인구 전략이라고 본다.


결론은 분명하다. 인구 문제는 인구 카드로 풀어야 하며, 한국 사회는 이제 베이비부머를 다시 부르고, 다시 세워야 할 때다. 이들을 짐으로 여긴다면 사회는 짓눌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힘으로 바꾼다면, 한국은 다시 경제 활력을 되찾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고령화는 위기가 아니라, 방향을 바꿀 기회다. 베이비부머의 등판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시작이 될 것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라의눈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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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압박은 3가지로 정리된다.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수천, 수만 가지 요소가 있지만, 얼추 정리하면 1. 저성장 2. 재정난 3. 인구병의 3대 약재로 요약된다. 셋은 구조적인 연결고리와 파괴적 영향력을 갖는다. 상호 연결고리를 이해하면 크게는 미래사회의 작동 질서를, 작게는 시장주도의 소비판도를 추출하는 힌트를 찾을 수 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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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력 - 인생에 건강이 짐이 되지 않게
박민수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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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혈관력』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책이다. 건강을 다룬 책은 많지만, 이 책처럼 ‘혈관’ 하나에 집중해 삶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책은 드물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의 삶을 조용히 잠식하는 혈관 문제의 실체를 파고 들었다. 특히 질병을 피하는 것만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 건강한 장수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 혈관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실천적인 방법들을 100가지 질문과 답변으로 풀어내 이해를 쉽게 돕는다.

혈관은 인체에서 가장 먼저 노화가 시작되는 장기로, 조용히 나빠지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는 영역이다. 40대만 되어도 혈관은 이미 20대보다 훨씬 더 손상되어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상을 느끼기 전까지는 혈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갑작스레 닥치기 마련이다. 심근경색, 뇌졸중,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들은 오랜 시간 쌓여온 혈관 손상의 결과로 찾아온다.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이들 질환이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병’이라는 사실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바에 따르면, 인체의 혈관 길이는 10만km에 달하며, 그중 95% 이상이 모세혈관이다. 이 거대한 혈관 네트워크가 하루도 빠짐없이 순환하며 온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며 면역세포를 실어나른다. 우리가 마시는 물, 숨 쉬는 공기, 섭취하는 음식물까지 모두 혈관을 거쳐야만 비로소 생명 활동이 가능해진다. 이런 혈관이 막히거나 탁해지면 생명은 균열을 맞는다.

저자는 혈관력을 단순한 질병 예방 차원이 아닌 생명 유지의 핵심 역량으로 설명한다. 혈관은 기르고 돌보는 개념으로 이야기 한다. 혈관은 바꾸거나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르는 것이다. 튼튼한 혈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의 식사, 물 마시는 습관, 운동, 스트레스 관리, 수면과 같은 생활 전반의 선택이 혈관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혈관 건강이라 하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처럼 특정 질병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이 책은 혈관 건강을 보다 넓고 깊은 관점에서 바라본다. 혈관 문제는 단일 질환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의 균형과 회복력을 좌우하는 건강의 기초 체계다. 박민수 박사는 혈관이 깨끗하지 않으면 혈액도 탁해지고, 결국 건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혈관의 탄력이나 내벽 상태가 무너지면 그것이 면역력의 저하로 이어지고, 각 장기의 기능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다.

책은 총 100개의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혈관에 관해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을 짚어주며 동시에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음식이 도움이 되는지, 혈관에 좋은 운동은 무엇인지, 혈압과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양한 주제가 정리되어 있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명료하고 간결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혈관이라는 생물학적 요소를 단순한 의학 지식의 영역이 아닌 삶의 철학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저자는 혈관력은 삶의 태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혈관이 탁하다는 것은 곧 삶을 불균형하게 살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반대로 맑은 혈관은 균형 잡힌 삶과 직결된다. 혈관력은 건강뿐 아니라 생존과 행복을 지키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서문에서 박민수 박사는 혈관 사고를 ‘인생을 순식간에 바꾸는 질병’이라 표현한다. 무서운 것은 증상이 없다가 한순간에 닥친다는 것이다.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고지혈증 등 모든 질환의 바탕에는 혈관이라는 공통분모가 놓여 있다. 책에서는 흔히 말하는 뇌혈관 사고(CVA)라는 전문용어 대신 ‘혈관 사고’라는 표현을 쓰며 더 직관적이고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나아가 혈관 관련 질환은 단순한 의료 이슈가 아닌 삶 전체의 균형이 깨지는 현상임을 강조한다.

『혈관력』은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안내서다. 혈관을 돌본다는 것은 곧 삶을 돌본다는 의미다. 오늘 하루의 선택이 내일의 혈관을 만든다. 이 책은 그 단순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진리를 일깨워준다. 단 한 번의 깨달음이 단 한 권의 책이, 당신의 혈관과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 책으로 시작될 수 있다!


'원앤원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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