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 뭔가 만난 것이다. 남은 인생을좌지우지할지도 모르는 방향과 내면에서 영영펄떡거릴 현재를. 아이슬란드에 있을 때 가장 나와가까운 곳에 있다고 감지했고, ‘여기 와서 살기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 P357
"아이고, 천사가 왔네?" 공항 직원분이었다. 맞아, 한국은 말을 걸지? 천사를 천사로 봐 줘서고마워요. 맞아요, 우리 아기는 천사예요. 천사를데리고 지옥에 사는 엄마가 왔어요. - P359
오래된 이별을 한다. 끈질기게 찾아오는. - P360
사이의 공간, 중간의 공간, 구석. 다 비틀어진허무의 곳이지. 엄마와 자궁이 눈앞에서 걸어다니는데 아주 없어서, 내가 그 안에 좀 들어가살고 싶었는데 거기서 나를 눌러 버려서 튀어나온공간들이지. - P363
아가, 다 끝나고 나면 엄마랑 시원하고 너른만년설을 보러 가자. 까짓것 다 별거 아니게 되는그곳에서 꺄아아악 울어 버리자. - P364
‘할머니는 그렇게 힘든데도 나랑 내 아기생각해서 힘내다 간 거지?‘ 생과 사의 화해 하나쯤 이렇게 가지고 싶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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