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수는 있잖아? - P11

나 역시 일단 해 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있다. 씨네21 기획위원인 김혜리 기자님, 배우 임수정씨와 함께 만드는 영화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이다. - P17

"라디오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지금 이 시간에 라디오 듣는 모든 분들은 착하고 인간적인 분들!" - P20

"남의 얘길 듣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사정을 자꾸 들으니까요?" - P23

Let‘s wave 저기 끝까지Be brave 끝날 때까지Oh love you make mymy birthday - P25

그러나 원한 적도 없던 마이크 앞에 서는 일을 어떻게 이렇게 계속 하고 있는지 내게 묻는다면, 나 역시 ‘어쩌다 보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 P32

감탄사가 담긴 문자 하나, ‘이런 걸 듣고 싶었다‘는 내용의문자 하나, 마지막으로 최상급 표현이 담긴 문자 하나. - P34

‘어쩌다 보니‘는 이렇게 수많은 우연과 선택,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스토리를 함축하는 말이 아닐까. 나의 계획과 의지가 나만의 힘으로 실행되는 일은 없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서 뼈저리게 느낀 나는 ‘어쩌다 보니‘라는 대답에더 이상 실망하지 않는다. 그저 느긋하게 ‘그 안에 얽혀 있는수많은 사람과 시간에 대해서 들을 준비가 됐습니다‘라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 P36

예술에 관한 어떤 대화든 아는 것보다 느낀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 치중한 대화가 훨씬 흥미롭다. - P49

비슷한 성향의 사람 셋이 만나 일과 친분사이의 경계를 비슷하게 감지하고 감정적인 소모 없이 적절한거리를 유지하는 것. 이는 운의 영역이기도 하다. - P54

"우리는 Human doing이 아니라 Human being이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건강 잘 챙기길바라요!" - P57

"집안이 단박에 망하려면 부모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서서히 망하려면 자식이 음악을 하면 된다고 했다?" - P65

게다가 악보 따라 연주하는 것으로는성이 안 차음 하나하나 제 맘대로 정하겠다고 나선 우리들이피디로, 교사로, 통번역가로 각자의 위치에서 제 의지대로 활동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스러운 결과 아닌가. - P68

음악의 매력은 상세하게 설명할수록 정확한 이해가 뒤따른다는 상식을 배반한다는 데에서 나온다. 내 생각과 감정을 구구절절 얘기하는 것보다 눈빛만 보고 통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처럼. 음악 안에서 통한다는 감각이란 쉬운 길을 놔두고 망망대해로 가서 낮은 확률을 뚫고 마침내 누군가와 한몸으로 헤엄치는 희열과도 비슷하다. - P80

성적도 외려 음대 과목보다 잘 받았다. 음악 말고도 궁금한게 많아 밖으로 꾸준히 나돌았던 나를 두고, 최근에 만난 과선배는 이렇게 얘기했다. "넌 그때도 피디 같았어?"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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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로 가서 좋은가.
원형이 있어 변형도 있으니 참 좋은 일이네.
나도 멀리로 가야지. 원형을 품고서. - P378

니가타 공항에 내려 공항 버스를 타고기차역으로 간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산조로 가는기차를 기다린다. 딩동, 딩동, 하는 맑은 소리.
기차에 오르면 사람이 가장 없는 데로 간다. - P379

밤에는 풀벌레가 창 옆에서 울려 자장가가 되어주고 먼 데서 기차가 가는 소리가 들렸다. 잠이 잘왔고 아침에 일어나면 깨어졌던 영혼도 몸으로돌아와 접붙은 듯 평안해졌다. - P381

대지가 허물어진 틈새로, 새빨간 마그마는기어이 자기를 드러내 보였었다.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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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은 그게 업이야. 먹고사는 일. 업은 생과 끈끈하게 얽혀 있어." 백이 말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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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다예요?" 나는 물었다.
"그럼, 뭘 더 기대하니?" 백이 물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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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집 남매는 마을에서 소문이 안 좋았다. 마약을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백반집 남매는 마약보다는 슬픔을 들이마신 사람들 같았다. - P65

노인의 영혼을, 하늘의 노동자들이 데려갔을까?
하늘의 노동자들이 새가 되어 이 땅에 내려왔을까?
갓 태어난 영혼이 담긴 보자기를 입에 물고 날아와 땅에도착했듯이, 노인의 영혼을 하늘로 데려가주었을까? - P71

웬만한 슬픔은 이미 오래전에 견뎌봤다는 듯이.
웬만한 굴곡은 이미 수십 번도 더 건너봤다는 듯이. - P73

신이시여, 책은 용서해주세요.
나는 손끝을 들어 밑줄이 흐려질 수도 있으니까 책에 직접 손을 대진 않은 채 책의 밑줄을 따라 손을 움직여보았다. - P77

내게 바다는 장소였지만, 그들에게는 온몸으로 일렁이며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생물체였던 것이다. - P78

"바다를 사랑해서 혹은 바다에서 태어나서."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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