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관계에서만 볼 수 있는삐짐의 미학. - P186
갑자기 너무 짧은, 동시에 끔찍하게 긴 시간이 주어졌다. - P198
누구는 죽어 가고, 누구는 칼칼한 생김치에 눅진한 칼국수를삼킨다. - P211
사라져야 할 때가 되면언제든 별것도 아닌 촛불처럼 꺼져 버리는 게인생이었다. - P219
그런데나의 눈물에는 정화 katharsis가 없다. - P228
그리고 지금 나는 그때 그 눈빛을 바라보며 ‘네가 있구나, 내 옆에‘ 하는 말을 읽고 있다. - P241
‘합리적이고, 요즘 인기가 있는 것‘들로 추천을받아 계약을 하고 나니엄마가 죽은 건지, 내가 무슨 돌잔치 준비를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 P248
삶이 사그라지는 그곳에서펄떡펄떡 살아 있는 나의 감각을 또렷하게경험하게 되는 아이러니. 탐욕과 죄책감을 한데 말아 후루룩 먹었다. - P251
한 번만 더 손잡아 볼걸. 나한테 따뜻한 말, 살가운 포옹 같은 것평생 한 번도 해 주지 않았지만내가 누워 있으면팔베개를 해 주려고 말없이 펴던 무뚝뚝한 그팔에 다시 한번 기대 보고 싶다. - P269
애도는있어야 할 무엇이이제 더 이상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맞닥뜨리는것이다. - P293
거기에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당신이세상에 하나뿐인 유림이이기 때문일 거야. 당신이할머니가 돼도 사랑할 거야"라고 쓰여 있었다. - P332
니가타를 떠올린다. 니가타는 가와바타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배경이 된 마을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다"라는강렬한 첫 문장의 공간이 그의 고향이라니. - P334
사랑이 깊을수록 그의 상황이 주는 제약은고통이었지만 그 아픔의 출처는 사랑이었기에그것 때문에 이 사람을 놓을 일은 없었다. - P336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왠지 이 길로 오기위해 숱한 이동을 감수한 나에게 고마운 맘이든다. 모질고 어리석은 결정을 다 견뎌 준 어미같은 나. 사실 무모한 것도 나였지만 그런 나를견디고 보살핀 것도 나였다. - P341
땅도 척박한 데다 언제 화산이 폭발할지몰라서인지 사람도 집도 찰나를 살다 가는 연한에너지를 내뿜고 있었고 검은 산의 실루엣 위로별이 떠 있는 어둠은 태초의 하늘 같았다. 공기는관념마저 세찬 바람에 흩어져서 오랜 시간의전이나 후까지 내다볼 수 있을 것같이 선명했다.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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