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맞은 날부터 이명이 생겼..."
"그건 모르는 거고요?" - P101

결국 이명을 고치는 방법이란이명을 없애는 방법이 아니라, 이명에 적응하는 방법이었다. - P107

이 세상에서 가장 거슬리는 소음이 몸 안에 탑재된 채로 살게 된 내게는 이걸 커버해 줄 다른 소음이 늘 필요했다. - P111

목발처럼 느껴졌던 휴대폰이 언젠가부터는 안경처럼 느껴진다. 그 안경이 피부처럼 느껴지는 날도 오면 좋겠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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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에게 내 책을 설명하기에 앞서, 그들이내 책에 관해 이야기해 주기를 기다린다. 먼저설명하려는 욕구는 그 즉시 책의 의미를 제한한다.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안다고 해도,
오로지 그것만을 말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5시쯤 날이 선선해졌다. 나는 창문을 닫고 다시 글을 쓰기시작했다. 6시에 절친한 친구 위베르가 들어왔다. 승마 연습장에서 오는 길이었다. - P15

"앉아 봐."
그가 자리에 앉자, 내가 말했다.
"베르길리우스의 시구 두 줄을 읽었어. - P16

"오늘은 무얼 하며 보냈어요?" 빵에 잼을 바르며 앙젤이물었다. - P17

"좀 오싹해지네요. 그래도 계속 읽어 줘요. 정말 잘 썼는데요." 앙젤이 말했다. - P19

이게 다예요."
"그게 다라고요?"
"여기까지 썼어요." - P21

고개를 약간 들자즐거움이라곤 느껴지지 않는작은 숲의 언저리가창문 너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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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뮤지션이 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음악을 사랑한다. 우리 사이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 P86

허나 내가 잘하는 게 있었다. 무식하게 노력하기. 남들보다늦었으니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말곤 방법이없었다. - P90

언젠가 인생의 방향을 트는 일이 또 있을까? 알 수는 없지만 그런 상황을 다시 한 번 겪게 되면 ‘늦었다‘는 생각만큼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출발선이란 결국 내가진심으로 하고 싶어지는 순간에야 만들어지는 거니까. 나이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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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수는 있잖아? - P11

나 역시 일단 해 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있다. 씨네21 기획위원인 김혜리 기자님, 배우 임수정씨와 함께 만드는 영화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이다. - P17

"라디오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지금 이 시간에 라디오 듣는 모든 분들은 착하고 인간적인 분들!" - P20

"남의 얘길 듣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사정을 자꾸 들으니까요?" - P23

Let‘s wave 저기 끝까지Be brave 끝날 때까지Oh love you make mymy birthday - P25

그러나 원한 적도 없던 마이크 앞에 서는 일을 어떻게 이렇게 계속 하고 있는지 내게 묻는다면, 나 역시 ‘어쩌다 보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 P32

감탄사가 담긴 문자 하나, ‘이런 걸 듣고 싶었다‘는 내용의문자 하나, 마지막으로 최상급 표현이 담긴 문자 하나. - P34

‘어쩌다 보니‘는 이렇게 수많은 우연과 선택,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스토리를 함축하는 말이 아닐까. 나의 계획과 의지가 나만의 힘으로 실행되는 일은 없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서 뼈저리게 느낀 나는 ‘어쩌다 보니‘라는 대답에더 이상 실망하지 않는다. 그저 느긋하게 ‘그 안에 얽혀 있는수많은 사람과 시간에 대해서 들을 준비가 됐습니다‘라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 P36

예술에 관한 어떤 대화든 아는 것보다 느낀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 치중한 대화가 훨씬 흥미롭다. - P49

비슷한 성향의 사람 셋이 만나 일과 친분사이의 경계를 비슷하게 감지하고 감정적인 소모 없이 적절한거리를 유지하는 것. 이는 운의 영역이기도 하다. - P54

"우리는 Human doing이 아니라 Human being이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건강 잘 챙기길바라요!" - P57

"집안이 단박에 망하려면 부모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서서히 망하려면 자식이 음악을 하면 된다고 했다?" - P65

게다가 악보 따라 연주하는 것으로는성이 안 차음 하나하나 제 맘대로 정하겠다고 나선 우리들이피디로, 교사로, 통번역가로 각자의 위치에서 제 의지대로 활동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스러운 결과 아닌가. - P68

음악의 매력은 상세하게 설명할수록 정확한 이해가 뒤따른다는 상식을 배반한다는 데에서 나온다. 내 생각과 감정을 구구절절 얘기하는 것보다 눈빛만 보고 통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처럼. 음악 안에서 통한다는 감각이란 쉬운 길을 놔두고 망망대해로 가서 낮은 확률을 뚫고 마침내 누군가와 한몸으로 헤엄치는 희열과도 비슷하다. - P80

성적도 외려 음대 과목보다 잘 받았다. 음악 말고도 궁금한게 많아 밖으로 꾸준히 나돌았던 나를 두고, 최근에 만난 과선배는 이렇게 얘기했다. "넌 그때도 피디 같았어?"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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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로 가서 좋은가.
원형이 있어 변형도 있으니 참 좋은 일이네.
나도 멀리로 가야지. 원형을 품고서. - P378

니가타 공항에 내려 공항 버스를 타고기차역으로 간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산조로 가는기차를 기다린다. 딩동, 딩동, 하는 맑은 소리.
기차에 오르면 사람이 가장 없는 데로 간다. - P379

밤에는 풀벌레가 창 옆에서 울려 자장가가 되어주고 먼 데서 기차가 가는 소리가 들렸다. 잠이 잘왔고 아침에 일어나면 깨어졌던 영혼도 몸으로돌아와 접붙은 듯 평안해졌다. - P381

대지가 허물어진 틈새로, 새빨간 마그마는기어이 자기를 드러내 보였었다.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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