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집 남매는 마을에서 소문이 안 좋았다. 마약을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백반집 남매는 마약보다는 슬픔을 들이마신 사람들 같았다. - P65
노인의 영혼을, 하늘의 노동자들이 데려갔을까? 하늘의 노동자들이 새가 되어 이 땅에 내려왔을까? 갓 태어난 영혼이 담긴 보자기를 입에 물고 날아와 땅에도착했듯이, 노인의 영혼을 하늘로 데려가주었을까? - P71
웬만한 슬픔은 이미 오래전에 견뎌봤다는 듯이. 웬만한 굴곡은 이미 수십 번도 더 건너봤다는 듯이. - P73
신이시여, 책은 용서해주세요. 나는 손끝을 들어 밑줄이 흐려질 수도 있으니까 책에 직접 손을 대진 않은 채 책의 밑줄을 따라 손을 움직여보았다. - P77
내게 바다는 장소였지만, 그들에게는 온몸으로 일렁이며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생물체였던 것이다. - P78
"바다를 사랑해서 혹은 바다에서 태어나서."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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