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없기 때문에 무모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 P34
그리고 동화가 아니라 현실 속에 있는 우리가 끝까지 해야 할 몫을 생각한다. - P37
동물을 잔인하게 사냥하고 이득을 취하는 행태가 타국에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P39
잊혔던 밤비가 다시 호명된 적이 있다. - P39
어린이는 귀하다. 오늘로부터 가장 멀리 떠날 사람이기때문에 매 순간 소중하다. 어린이는 우리 곁을 떠나 늘 멀리간다. 용감하게 떠나는 것이 어린이의 일이라면 정성껏 돌보고 사랑을 주어서 잘 보내는 것은 어른의 일이다. - P5
필연적으로 우리는 어린이와 헤어진다 - P7
다른 권리는 어린이에게 줄 수 있지만 정치 참여의 권리는 나중에 주자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일상 가운데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어디 있는지 되묻고 싶다. - P17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던 시기 한 초등학교에갈 일이 있었다. 방과 후 교실이며 운동장에서 시끌시끌한소리가 들려올 시간인데 한 명의 어린이도 만날 수 없었다. - P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혔을 때 나는 한밤중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여행 가방을 도둑맞은 사람처럼 캄캄했다. - P254
"실현"과 "발견"의 기운이 넘실거린다. - P255
도대체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고 사람들은 번번이 되물었지만 나는 그저 웃곤 했다. 그게 무엇인지는 나스스로도 알 턱이 없었으니까. - P258
침낭은 우리의 삶과 죽음이 상연되고 축적되는 장소였다. 매일 밤 죽음을 연습하는 장소였다. - P261
자신이 느끼는 실존적 소외는 원경이나 세상이 아니라 다름아닌 바로 자기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P233
그러므로 신오에 대해 「원경」이 내내 유지하는 다소 차가운 태도는 역설적으로 그가 스스로 일구어낼 첫 시작을 기다리는끈질긴 태도다. 그가 세계의 으스스함을 끝내 통과하고 그것과의힘의 격돌 속에서 승리하여 세계의 표층에 두 발을 스스로 딛게되길 믿는 말없는 기다림이다. - P235
그래서 새해의 첫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가까운 산에서 해돋이를 보고, 집에 돌아와 뜨거운 물로 씻고 떡만둣국과 남은 귤까지먹어치운 우미는 어떤 충동 없이, 삼십대 여자의 냉정한 판단력으로 유리의 아이를 가지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 P243
고개를 주억거린 건 분위기를 맞추기 위함이었다. 속내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았다. 그런데요...... 좋아하는 남자의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마음 아닌가요? - P250
석양은 가련한 인간을 향해 흘리는 신의 눈물 같다. - P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