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을 펼친 손이 만난다코끼리 뿔 같은 그림자 - P74

우리는 뒤뚱거리는 생물을 본다 - P72

멸종한 생물의 흔적은, 빙하를 깊게 파면 찾을 수 있대,
사라진 동물의 몸짓처럼 수신호로 말을 걸어줘, 우리가정확한 도피의 공범이 될 수 있도록 - P75

인간들은 각자의 각도로 유리 터널 속을 통과한다 스쳐간다 찡그린다 뻐끔대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 - P75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이곳에 이토록 인간이 많은 이유와 우리들이 떼거지로 퍼런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온 이유를 알 수 없는 것과 같이 - P76

그는 무수한 가능성을 꿈꾸는 이름 없는 영혼이었다. - P79

그는 자신의 인생이 희곡과 같다고 생각했다.
깔끔한 플롯과 적절한 시의성이 어우러진 명작이라고. - P80

인생은 천사에게 강요당한 차악이자고통이 아닌 삶은 원래부터 선택지에 없었다고.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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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곳 숲속은!
작은 섬과 묘지

내 안에서 감정과 감각이 일렁인다.
이 숲이 어떻게 이리도 아름다울까, 이리도?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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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죽이고 기다려. 그리고 다음 작품을 시작하는 거야. 백지에서 다시 쓰는 거지. - P23

이마치는 스물네 살에 방송사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 P25

누구나 자신이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지만, 실제로 그런 괴상한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믿지 않는 것처럼. - P29

"이마치씨는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분이죠.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살아오셨을 겁니다. 그러니 어쩌면 이런 방식이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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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목으로 어떻게 정년까지 일했다. 독해."
"독하니까 먹고 살았쟈!"
그런 말을 할 때 엄마는 흉진 손목을 자랑스러워했다. - P26

엄마는 어디서나 내 자랑을 했다.
"나 때문에 속상했던 적 있어?" - P31

엄마는 공중에 휘날리는 복사꽃 이파리가좋아 그 순간 생에 감사했다. 천지가 이토록고우니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얼마나 고마운일인가.
-김서령,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푸른역사, 2019 - P34

여러 조각으로 부서졌던 나는 그 밥을 먹고 회복했다. 엄마의 제육볶음과 멸치볶음과 감자조림을 왜 이제야기억해 냈을까. 지금의 나보다도 어렸던 엄마가 빙판길을조심스럽게 걸어와서 보온도시락에 담아 온 밥을 펼쳐 놓던순간이 30년이 지나서야 생각났다. - P40

"어머님 항상 웃고 계시다. 즐거우신가봐."
웃는 얼굴이 보기 좋다고 친구들이 그랬다. 엄마는 그렇게 은근하게 수영장 물속에 녹아들었다. - P53

엄마는 음파음파 숨쉬기에서 자유형을 포기했다. - P57

엄마는 배영부터 하게 될 것이다. 배영을 하면 겁을 무릅쓰고 물속에 얼굴을 담글 필요도 없고 음파음파 숨쉬기를배우지 않아도 된다. 물에 떠올라 나아가고 있는 자신의 몸을 믿고 눈에 보이지 않는 건너편 끝을 향해 팔을 뻗는 힘이면 충분하다. 그 믿음으로 엄마는 틀림없이 나아갈 것이다. - P59

사랑은 발생한다. 물려받은 사랑이 없는 두 사람이 만나나를 낳고, 배운 적 없는 사랑을 더듬더듬 매만지며 40년을살았다. - P66

동화책에 나오는 그리스 신전의 기둥 같았던, 집을 관통하는 커다란 관은 하수구였다. 엄마는 두툼한 회색 기둥을 흐르는 물소리를 기억했다. - P89

거북이등은 무엇보다 엄마의 ‘추구미‘에 맞지 않았다. 이도구를 착용하는 강습생들은 우리 옆 레인에서 저녁 수업을하는 아기들이었다. "몇 살이니?" 엄마의 물음에 아기 거북이는 "다섯 살이요" 하고 대답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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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코는 생각한다. 사람이 형태로 만든 것은 남아도, 사람그 자체는 남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고, 손과 발,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었는지…………….
형태로 남지 않는 것은 다 사라져버린다. - P23

안치나이 마을은 벌써 가을이었다. 빨강, 노랑 등으로 변한잎 냄새, 이른 아침에 보는, 내뱉는 숨결의 하얀색은 사는 것보다 죽음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한다. 겨울로 향하는 가을이 게이코는 좋았다. - P23

게이코는 생각한다. 사람이 형태로 만든 것은 남아도, 사람그 자체는 남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고, 손과 발,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었는지…………….
형태로 남지 않는 것은 다 사라져버린다. - P23

노인은 자신의 얼굴 앞에서 파리를 쫓듯이 가볍게 손을 두번 좌우로 흔들고는 말했다. "답장은 안 보내. 도착했을 때쯤 내회
가 먼저 죽었을지도 모르거든."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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