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이 끝나고야 말다니.. 휴일 하루 없는 직장인에게 잔인한 4월이라지만, 내게는 애들이 휴원하는 일 없이 꼬박꼬박 등원해 준 고마원 4월이었다. 5월에는 어린이날도 있고,, 어린이날 다음 날은 유치원 재량휴업일이고,, 날씨가 참 좋아서(아닌가? 미세먼지는 나쁨인데, 그래도 놀기 좋은 기온) 애들 데리고 나가놀기 좋지만, 첫째가 꽃가루 알레르기가 생겨 버려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ㅜㅜ 날이 더워 꽃들이 일제히 펴서 그런가,, 어서 나아지기만 기다린다. 


4월달 두권의 책은 바로! 















<레이디 크레딧>은 여성주의 4월 도서인데, 이제 읽기 시작^^; 오늘 새벽에 잠이 깨는 바람에 좀 읽었는데, 쭉쭉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성매매 시스템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건 정말 조금이었고 피상적인 데 그쳤다는 걸 알겠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잠자냥님과 다락방님의 뽐뿌에 휩쓸려 계획에 없던 구매를 행한 케이스.. 아 리뷰 써야 하는데! 기억이 더 날아가기 전에ㅜㅜ 다락방님은 내가 이 책을 읽고 울 것 같다 하셨고 잠자냥님은 아닌 데 걸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울지 않았습니다. 민들레 챕터에서 울컥하긴 했지만..  잠자냥님 축하드려요(?) 근데 뭘 거신 건가요? ㅋㅋ 제가 책 선물 한권 하고 싶은데 잠자냥님의 빠른 구매력과 높은 취향에 어긋나지 않게 할 자신이 없으니, 댓글로 요청 주세요. 이 글 못 보고 넘어가시면 무효 ㅋㅋ  


놀랍게도 이번 달에는 예외에 해당하는 아이들 책과 오디오북 구매조차 없었다. 

오디오북은, 윌*오디오북 한달 무료를 시작했고 김영민 교수 책을 들었다고 지난번 올린 바 있다. 


 지난 글에서 이 책은 아무래도 사야겠다고 썼고, 나의 뽐뿌에 구매하신 분도 계신 것 같은데,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사지 않았습니다;;; 

 뒷부분에 영화평론이 몇 꼭지 있는데 이 부분은 듣기가 힘들어서 그 이유도 있고, 이왕 살거면 이 책 이후에 나온 신간을 사자는 생각에... 영화평론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일단 내가 그 영화들을 보지 않기도 했고, 한니발의 그 끔찍함을 굳이 알고 싶지 않았는데 듣고 있기가 좀 괴롭기도 했고, 애초에 내가 영화를 그닥 안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썼다는 건 알겠다. 영화평론으로 신춘문예 당선까지 됐었다고 하니 할말 다했지. 

 하지만 맨 마지막에 실린 '<신동아> 송화선 기자와의 인터뷰'가 좋아서 다시 살까 마음이 흔들리긴 했다. 이 인터뷰에 김영민 교수라는 인물과 이 책의 내용이 잘 압축되어 있으니 이 인터뷰를 보고 마음에 들면 책을 읽어봐도 좋겠다. 

 그나저나 진짜 똑똑한 사람이구나. 하버드대 유학하고 미국 대학에서 강의도 했으니 영어는 잘하겠거니 했지만 논어를 새로 번역하는 작업을 할 정도로 한문도 잘 하나보다. 영화평론도 하고,, 만화책도 좋아하고,, 디저트도 좋아하고,, 풍성하게 사는 분이로세. 


그렇게 이 책을 듣고, 윌*오디오북은 한달 무료만 사용하고 삭제할 생각이었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가 전권 오디오북으로 제작된 사실은 어플 깔고 바로 알았지만 큰 기대가 없어 안 들으려 했다가, 그래도 궁금해서 들어봤는데, 

오마이구드니스... 대박, 대박이다. 


 성우들의 맛깔나는 사투리와 연기 덕에 드라마 보는 듯한 생동감! 

 <토지>는 예전에 전집을 사서 10권까지 읽다가 중간에 끊기는 바람에 나머지를 읽지 못한 채 지내왔다. 이렇게 오디오북으로 다시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토지>라는 작품이 얼마나 이야기로서 재미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어찌나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는지. 과부를 강간하려다가 손가락 한마디를 잘린 거라는 소문이 있는 칠성이, 노름판을 전전하다 집에 와서는 밥상 엎으며 소리 질러대는 김평산, 뼛속까지 사대부인 최치수, 얄밉기 짝이 없는 귀녀 등 밉디미운 인물들도 작가가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낸 느낌이 든다. 엄마 찾으며 우는 서희가 나올 때면 눈물이 ㅠㅠ 옛날에 읽었던 분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가 별당아씨가 구천이에게 화전을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인데, 그 부분까진 아직 못 들었고, 둘이 도망가서 상거지꼴이 됐더라는 이야기가 여러 사람 입을 거쳐 들려오는 내용은 나왔다. 참 인생 뭐고, 사랑이 뭐기에.. 

 토지 시리즈를 이참에 오디오북으로 완독해 보자 했는데, 한권당 시간이 10시간이 넘어가니 이거 다 들으려면... 출퇴근 꼬박 바쳐도 한달에 두권인데, 거의 일년 들어야하게 생겼다. 영어공부도 해야 하는데 어쩌지.. 고민.. 

아무튼 이 오디오북은 제작하느라 참 고생했겠다. 멋지다. 


이번달에도 읽은 책 5권을 겨우 채웠다.

<아직도 책을 읽는~>, <아침에는 죽음을~>은 리뷰를 썼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랑 <스토너>, <여성괴물>은 써야 하는데,,

내가 요즘 서재에 잘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딱히 바빠서가 아니라 잠을 너무 많이 자기 때문이다. 애들 재우다 잠들어서 아침까지 ㅠㅠ 책 읽고 싶은데 ㅠㅠ 수마가 들렸나 보다..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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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03 12: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울지 않으시다니.. 흑 ㅜㅜ

독서괭 2022-05-03 12:53   좋아요 4 | URL
제가 마음이 다락방님만큼 촉촉하지가 못해서 ㅠㅠ 제가 주로 우는 대목은 아이들입니다. 아름다워서 우는 감수성은 없어요 ㅠ

새파랑 2022-05-03 1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은 역시 강하신분 같아요~!! 약속도 잘 지키시고 ㅋ 5월에는 약속을 안지키시길 바라겠습니다 ^^

독서괭 2022-05-03 12:54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항상 저를 응원하시는 건지 약속 깨라고 부추기시는 건지 모를 댓글을 ㅎㅎㅎㅎ 5월 안 그래도 좀 위험합니다. 이미 두권 다 받아버렸는데 남은 날들 버틸 수 있을까요? ㅠ

햇살과함께 2022-05-03 12:55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의 물귀신 작전 ㅋㅋㅋ

독서괭 2022-05-03 13:02   좋아요 3 | URL
물귀신 ㅋㅋ 새파랑님은 5월에 다섯권 사겠다 하신 것 같은데 못 지키신다는 데 걸겠습니다 ㅋㅋ

새파랑 2022-05-03 13:04   좋아요 5 | URL
그럴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다섯권을 넘게 산다면 (열)다섯권을 사겠습니다 ^^

독서괭 2022-05-04 06:55   좋아요 3 | URL
와 새파랑님 이 무서운 분 ㅋㅋㅋ

청아 2022-05-03 13: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괭님! <아침에는..>저 읽기 시작했는데 첨부터 마음에 쏙 들어요!^^* 저는 대여했어도 이책은 결국 샀을것 같아요.ㅎㅎ

독서괭 2022-05-03 13:03   좋아요 4 | URL
지적이고 날카로운 글, 미미님 마음에 드실 만 하네요^^ 저는 글마다 편차가 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았어요.

거리의화가 2022-05-03 1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윌라 저도 한달 무료 서비스 이용했다가 연장하진 못했는데 토지 이외에도 독점 컨텐츠들이 많아서 좋더라구요! 잘나가는 성우들 써서 몰입감이 좋던데~ 말씀하신대로 저도 다 들을 자신이 없어서^^;
애들 재우다 잠드시다니ㅜㅜ 그와중에 열독하시는 괭님 존경하고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2-05-04 06:57   좋아요 1 | URL
네 독점 컨텐츠가 많더라구요. 작정하고 만들었나봐요 ㅎㅎ 저처럼 매일 운전하는 사람 아니면 오디오북 꾸준히 듣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애들 재우다 보면 어찌나 잠이 달게 오는지ㅠㅠ 너무 많이 자서 미치겠습니다;; 흑 화가님 응원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2-05-03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휴원없이 등원해 준 아이들에게 고마워하면서... 근데 어린이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포의 어린이날이 돌아왔네요.
4월 한 달 수고많으셨어요. <토지>는 저도 하도 옛날에 읽어서 언젠가 읽어야 싶은데... 오디오북으로 읽으면 넘 실감나서 슬플거 같기도 하구요.
어쩔까요? 넘 고민되네요.

독서괭 2022-05-04 06:59   좋아요 1 | URL
공포의 어린이날!! 어딜 가도 무시무시하게 치일 것 같아서 집콕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단발머리님, 고민되시면 한달 무료만 써보세요. 실감나서 더 재밌고 슬프고 그렇습니다. 서희가 우는 게 넘 슬퍼요 흑 ㅠㅠ

책읽는나무 2022-05-04 0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냥님 댓글이 없는 걸 보니 무효가 되었나봐요? 제가 다 아쉽네요ㅋㅋㅋ
물고기 책은 눈물을 참을 수 있는 책이로군요?? 전 아직도 앞부분만 찔끔 읽어서...^^;;;
눈물이라고 하시니 어젯밤 ‘우리들의 부르스‘ 드라마 보고 자다 인권과 호식편에서 계속 눈물이 나와서 울고 잤더니 지금 눈이 안떠지네요;🙈🙈
자기 전 눈물은 금물입니다.
윌라...저도 한 달 무료듣기 했었는데 성우들의 목소리!!!! 와.....정말 귀깔 난다는 광고👍👍
전 그때 지대넓얇 몇 권 들은 것 같아요.
들으면서 책 사서 읽어야겠구나~깨달았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였던가? 그것도 중간까지 듣고 또 책 사야겠구나~ 생각했고....심지어 어린이 책 전천당 듣고 우와...책 사야겠구나가 아닌 진짜 1 권을 사서 읽었다는...ㅋㅋㅋ 듣다 보니 몰입되어 책을 사고 싶게 만들더라구요ㅜㅜ
윌라는 바로 탈퇴했었는데 이젠 밀리 한 번 들어보려구요. 책 양이 더 많다던데 들어보고 둘 중 괜찮은 게 있음 하나 선택해서 구독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괭님 근데 낼모레가 아가들 어린이 날인데...에너지 충전 많이 하셔야겠어요!!ㅋㅋㅋ💪🦾🦵🦿

독서괭 2022-05-04 07:02   좋아요 3 | URL
잠냥님은 좀더 기다려보는 걸로 ㅎㅎ
물고기 읽고 계시군요! 슬픈 건 아니라서 운 분보다 안 운 분이 많을 듯 합니다 ㅎㅎ
자기전에 울면 정말 곤란하죠.. 숟가락 얼려서 잘 가라앉히시길요 ㅎㅎ
윌라 이미 한달 들으셨군요! 전천당 저도 궁금하네요. 듣다보면 사고 싶게 만든다니 ㅋ 저도 토지 듣다보니 본가에 있는 종이책 가져와서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밀리도 오디오북 많다던데 전 아직 이용해보지 못했어요.일단 토지를 들을 만큼 들어보려고요.
어린이날 화이팅입니다 ㅠㅠ

mini74 2022-05-04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지가 !! 우와 진짜 대박입니다.
하루 수면 8시간 이상! 그래야 뇌속 노폐물이 제대로 제거된다고 합니다. 치매예방위해서 우리 푹 잘 자도록 해요 ㅎㅎㅎ 어린이날 부디 살아남으시길 ~~~

독서괭 2022-05-06 00:02   좋아요 1 | URL
진짜 대박이죠? 전권 녹음이라니 놀랍습니다.
하루 수면 8시간이면 괜찮겠는데,, 요즘 9,10시간 자서 큰일입니다 ㅠㅠ 오늘은 잠들지 않고 버텨냈습니다 ㅋ
어린이날 요래조래 무사히 보냈습니다. 미니님 감사해요~^^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조 퀴넌 지음, 이세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킨들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 183쪽 


조 퀴넌의 이 오바스러운 제목의 책의 원제는 <One for the Books>다. 원제를 어찌 해석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번역 제목과 달리 '책을 읽는 모든 지구인'을 위한 책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을 위해서 쓴 글이 아니라 정말로 '책'을 위해서 쓴 글이다. 여기서 책이란, 종이책을 말한다. 작가는 책을 향한 자신의 온 마음을 다 바쳐 러브레터를 썼다. 아주 솔직하고 개인적이며 시시콜콜하다. 그래서 함부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다만 서친님들께는 조심스레 추천할 수 있을 듯. '다른 취미생활 다 하고 가끔 시간이 남으면 책을 한 권씩 읽기도 한다'는 정도의 책에 대한 애정으로는 안 된다. 책을 읽는 방법이나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등등에 관한 조언을 얻고자 해도 안 된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이 작가 나이쯤 되도록(작가는 1950년생임) 책을 열심히 읽으면, 이렇게 솔직하고 개인적이며 시시콜콜한 러브레터를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하나, 서친님들께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어진다.  


1. 책을 읽으려고 일을 쉰 적이 있습니까?

2. 좋아했지만 탈피했거나 결국 버린 작가들이 있습니까?

3.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이 있습니까? 

4. 책에 대한 식견을 인정하는 상대는 몇 명이나 됩니까?

5. 당신에게 책은 어떤 의미입니까?


이중에 댓글 달고 싶은 질문만 골라서, 달아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급 존대). 

왜냐하면 조 퀴넌이 친구들에게 이런 질문들이 던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답변들 일부를 소개한다.


3번 질문에 대해서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이 있는가? 그렇다. 거듭, 또 거듭, 친구들은 다음의 책들을 지목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율리시즈>, <피네건의 경야>, <마의 산>, <전쟁과 평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트리스트럼 섄디>, <부덴부로크 가 사람들>, <로마제국 쇠망사>, 보스웰의 <존슨의 생애>, <제3제국의 흥망>, <미들마치>는 그들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의심하면서도 언젠가는 올라야 할 우뚝한 봉우리들이었다.  - 317쪽


<미들마치>와 <피네건의 경야>는 이 책에서 몇 번이나 언급된다. 언젠가는 다 읽어야지 하며 계속 실패하고 있다고 한다. 이만한 독서력의 사람도 어렵다니, 이중 읽은 책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크게 절망하지 않아도 될지어다.


4번 질문에 대해서


"책에 대한 식견을 인정하는 상대는 몇 명이나 되는가?"

(...) 그 외 다른 사람들은 없다고 답했다. 없습니다. 몇 명 있어요. 없어요. 그런 사람은 많지 않죠. 없어, 그리고 넌 확실히 아니거든?  - 319쪽 


넌 확실히 아니거든? 에서 빵 터짐 ㅋ 


사실 이 책 3번 챕터 정도까지 읽었을 때는, 제법 재미있긴 하지만 이 작가를 그다지 좋아하게 될 것 같지는 않군, 빨리 읽고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일단 작가는 오디오북과 전자책은 좋아하지 않고, 화장실에서 책을 읽는 것은 '내가 읽는 작가에게 더없이 무례한 모욕'(11쪽)이라고 썼는데, 나는 이 책을 화장실에서 읽고 있었다.. 전혀 모르는 작가나 작품들이 줄줄이 언급되는 걸 보면서는 영미문학 진짜 많이 읽은 분이나 소화 가능하겠다 싶었다. 여성주의적 시각이 전혀 없는 전형적인 옛날 남자 같은 느낌도 좀 있었고. 하지만 뒤로 갈수록 이 책이 꽤 마음에 들어버렸고, 마지막 챕터의 이 대목까지 읽고 나자 처분할 생각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죽음의 천사에게 나중에 오라 할 이유가 되는 책으로 샬럿 브론테를 드는 걸 보면서 더욱(난 아직 안 읽었지만..). 이 대목은 5번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이기도 할 것이다.


독서는 인류가 피할 수 없는 것을 지연시키는 방법이다. 독서는 우리가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방식이다. 이 장대하고 가능할 성싶지 않은 독서 계획이 우리 앞에 줄지어 있는 한, 우리는 숨을 거둘 수 없다. 나는 아직 <빌레트>를 다 읽지 못했으니 죽음의 천사에게 나중에 다시 오라 전하라.  - 381쪽 


책에 대한 이 미친듯한 사랑. 책을 읽느라 하지 못했던 수많은 일들. 그러나 책을 빼고는 도저히 얘기할 수 없는 인생의 대목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의 어떤 대목에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전체가 마음에 드느냐 안 드느냐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알라딘마을의 뒤메질러들에게 바치고 싶은 대목은 이것이다.


책 정리는 지독히도 괴로웠다. 내 책은 언제나 내 삶의 일부였다. 책들은 훌륭한 병사요, 유쾌한 친구였다. 한 권 한 권이 다 오랜 세월 수차례의 숙청에서 살아남은 책이었다. 저마다 카펫으로 불려나가 자기변호를 펼치는 과정을 몇 번이나 겪은 책들이었다. 모든 참가자와 맞서 선한 싸움을 펼치고 그 자리에 남을 권리를 얻지 않은 책은 단 한 권도 없었다. 나한테 있는 책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 359쪽 


아무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모든 책을 서점에서 한 권 한 권 사 모아온 저자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 대목 뒤에 근데 진짜 그럴까? 진짜 <~~> 이 책이 나에게 정말 필요할까? 하며 회의하다가 결론은 필요하다로 난다. 결국 버리는 작업은 책들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되고 만다. 쫌.. 귀엽다. 


자, 여러분, 여러분은 왜 책을 읽으시나요? 

저는요, 음... 저는... 저는.....! 


생각해보고 다음에... (후다닥) 

딸아이는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면서 상대도 그 책을 진심으로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단체 포옹 강요 같은 행태를 이해 못하겠단다.

"책은 그때그때 한 권씩 사요. 책을 구입해서 바로 읽고 싶으니까요. 딱 맞는 책을 딱 맞는 때에 읽고 싶어요. 책을 쟁이고 싶진 않아요. 비축해두고 싶지 않아요. 남들이 나에게 책을 주는 것도 원치 않아요. 책을 읽는 경험은 각기 다 개인적이죠. 지금 이 순간밖에 없는 거에요. 독서는 오로지 현재에만 존재할 수 있어요.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독서 경험을 재창조(recreate)해줄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다고 봐요."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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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25 0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번 : 전 일부러 휴가내서 책을 읽은적이 많습니다~!!
2번 : 무라카미 류? 😅
4번 : 독서괭님 포함 다수
5번 : 가장 선호하는 취미. 혼자서 하는게 즐거운 유일한것

독서괭 2022-04-25 08:05   좋아요 3 | URL
역시 새파랑님, 일부러 휴가내고 책을 읽다니! 이런 분에게 누군가는 책 좀 읽으라고 했다니요 ㅋㅋㅋ
호 새파랑님께 무라카미류가 그런 작가군요!
저를 포함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ㅋㅋ 이런 답을 들으려고 올린 질문은 아닌데😅
하 오늘 휴가내고 책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ㅠ

단발머리 2022-04-25 09: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식견이라고 한다면... 우리 알라딘 서재에는 국내 최고의 식견을 가진 분들이 어마어마하니까요. 전 그 분들의 식견을 존중합니다. 다 읽지 않고 다 읽을 수 없지만 추천하신 책이면, 리뷰 올리시는 책이면, 극강 추천하시면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고 쭈욱 훑어보고 그래요.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도 베스트셀러 목록 보다 알라딘 이웃님들 추천을 훨씬 더 신뢰하고요.

3번 질문에 대한 답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안 읽은 책이네요. 대부분 ㅋㅋㅋㅋㅋ 여러 번 언급됐다는 <미들마치>랑 <피네겐의 경야>는 두께가 후덜덜해서 ㅋㅋㅋㅋㅋ 그래도 함 도전해 봐야겠어요. 참! 저 <빌레트> 읽었거든요. 완전 캡숑 반갑습니다^^

독서괭 2022-04-25 12:29   좋아요 3 | URL
저도 책에 대한 식견, 이 질문에서 알라디너들 생각했답니다^^ 이 책에서 칭찬만 하는 서평가들에 대해 비판하면서 아마존 독자서평이 신세계라고 하는 내용도 있는데요, 이 부분 읽으면서도 서친님들 서평 생각나더라고요. 저도 베스트셀러보다 북플베스트, 그보다 믿고 보는 서친님들 추천을 신뢰합니다! 덕분에 최근에는 거의 실패가 없어요. 거의 별 넷 이상.
역시 단발님 빌레트를 읽으셨군요. 저도 읽고 싶은데.. 다음달부터는 월 1권만 살까 생각중이라..;;;

다락방 2022-04-25 09: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 인용문을 보노라니, 아 그러게 책은 그때그때 한 권씩 사야하는데... 싶네요.

일단 저는 저 질문들 모두에 답하기 보다는 3번에 대해서라면, 흐음, 성경도 포함되고요(한 번 읽었지만 한 번 가지고는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율리시즈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마의 산도.. 사실 읽고 싶다기보다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쟁과 평화 같은건 죽기 전이라기 보다 일단 그냥 읽을 수 있지 않나 싶고. 미들마치가 생각보다 되게 두껍더라고요? 그게 꼭 읽어야 할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빌레뜨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다락방 2022-04-25 10:45   좋아요 5 | URL
독서괭 님, 덕분에 이 책(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 오늘 아침에 주문했다요! 책임지삼! ㅋㅋㅋ

독서괭 2022-04-25 12:33   좋아요 2 | URL
저도 마지막 인용문 보며 와, 이게 참 이상적인 방식이구나 싶었는데요, 근데 또 때로 무슨 책 얘기하다가 다락방님이 짠~나는 이미 그 책 있지롱~ 하실때면 역시 일단 사두는 게 답인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ㅎㅎ 사실 저는 공간 문제만 아니면 마구 사들였을 것 같습니다..
전에 미들마치 사셨단 얘기 봤던 것 같아요. 엄청 두껍군요? 전 다락방님 리뷰 올리시면 그거 보고 생각해보는 걸로..ㅋㅋ
저 아직 <레이디 크레딧> 시작도 못했는데, 이번달에는 꼭 진도 따라잡으려고 했는데 실패한 이유가 물고기책이라서, 다락방님께 책임지시라고 하려고 했는데요 ㅋㅋ 다락방님이 이 저자를 좋아하지는 않으실 것 같지만 나름의 재미난 독서경험과 재미있는 페이퍼 소재를 드리리라 생각합니다^^

mini74 2022-04-25 09: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번 있다! 스티븐 킹의 아들 사랑에 지쳐서 ㅎㅎㅎ 아들과 쓴 책들은 버린다.. 3번 너무 많음 4번 북플님들 5번 그냥,자연스러운 것

독서괭 2022-04-25 12:34   좋아요 1 | URL
아 미니님, 스티븐 킹이 아들과 쓴 책들이 있어요? 별로군요? ㅎㅎㅎㅎ 3번 너무 많음 ㅋㅋ 이 세상에 책이 왜 이리 많은 걸까요? 좋으면서 힘든(?) 이 기분..

건수하 2022-04-25 09: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형적인 옛날 남자 느낌 벌써 나네요… 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듯. ‘책에 관한 책’이 저의 독서 길티 플레저예요. 독서괭님이 페이퍼도 쓰셨으니 읽고싶은 책에 넣었습니다 :)

월요일인데.. 저도 휴가 내고 책 읽고 싶네요 ^^

독서괭 2022-04-25 12:36   좋아요 1 | URL
책에 관한 책이 길티 플레저라고요? 수하님 너무나 건전(?)하신 거 아닙니까? ㅎㅎ 저는 로판읽기가 길티 플레저였는데 끊은지 1년 넘어서 이젠 딱히 길티 플레저가 없는 것 같네요. 길티 플레저 하나 없는 인생 재미없는데..
이 책은 책 자체가 좋고 나쁘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읽는 각자에게 자기만의 독서역사를 되새겨보게 하는 점에서는 좋은 것 같습니다^^

건수하 2022-04-25 12:39   좋아요 3 | URL
제가 로맨스는 별로 안좋아해서 ㅋㅋㅋ

책에 관한 책 읽으면 읽고싶은 책 목록이 잔뜩 추가되기 때문에 ( 사게 되기 때문에) 자제하려 노력중이에요. 길티한게 맞습니다 :)

독서괭 2022-04-25 12:51   좋아요 1 | URL
ㅋㅋㅋ 맞아요. 저도 그래서 예전에는 책에 관한 책을 종종 읽고 거기 나온 책 목록을 만들어서 다 독파해보자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포기했습니다^^;;

건수하 2022-04-25 13:06   좋아요 1 | URL
어 담아볼까 하고 들어가보니… 이 책 절판이네요? ^^;;

독서괭 2022-04-25 13:08   좋아요 2 | URL
오잉?? 위에 다락방님 주문하셨다는데 중고주문 일까요? 저도 전에 중고로 산 거긴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4-25 10: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궁금해지는 책이군요~ㅎㅎ 근데 저 질문에 답하려면 생각 좀 진지하게 해봐야할듯...ㅋㅋ
책을 마음껏 읽고 싶어요 주중만 되면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여 슬픕니다ㅜㅜ

독서괭 2022-04-25 12:37   좋아요 2 | URL
저도 생각 좀 진지하게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질문만 던져놓고 제 답은 안 했답니다 ㅋㅋ 화가님 답도 궁금해요.
저도 책 읽을 시간 부족하여 너무 슬픕니다 ㅠㅠ 한동안 운동 포기하고 책읽었더니 몸이 부실해져서 다시 운동에 시간 투자를 ㅠ

책읽는나무 2022-04-25 11: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 일을 쉬어 본적은 없는데요. 아마도 약속을 미룬 적은 몇 번 있습니다ㅋㅋㅋ 요즘 여성주의 책 밀리면 대개 말일 경의 약속은 잡질 못하겠더라는...ㅋㅋㅋ
2. 예전 90년대의 남성 작가들 몇 분들은 버렸던가요? 버린 건 아닌데...읽질 않는 건 버린 건가? 그래도 몇 명은 좋아하곤 있지만?? 횡설수설~
3. 너무 많아서?? 괭님 올려주신 목록들 보니까 맞아,맞아...저 책들도 포함시켜야지!! 싶네요.
4. 이 문항도 너무 많네요. 손가락 10개가 모자라죠!!! 암만요ㅋㅋㅋ
5. 🍚 🍚 🍚 삼 시 세끼의 밥?? 먹어도 물리지 않는 것처럼...다른 취미들은 대부분 중도 포기했는데 책은 다시 돌아와 읽고 있고, 또 책 던져 놓았다가도 다시 돌아와 읽고 있더군요. 아마도 변덕심한 제가 가장 오래 끌고 가는 취미 중 하나인 걸 보면 아마도 밥과 같은 존재인 듯요...전 한 끼라도 굶으면 큰일 나거든요ㅋㅋㅋ

쓰고 보니 재미나네요^^

독서괭 2022-04-25 12:41   좋아요 3 | URL
1.ㅎㅎ 나무님의 말일은 여성주의 책읽기로 선약이 잡혀 있군요~! 전 언제 진도를 따라잡을지;;
2. 저는 오늘 아침에 가만 생각하다 보니 박민규가 떠올랐어요. 좋아하던 인상이 바뀐 작가들은 대체로 남성작가 같네요. 페미니즘에 눈뜬 뒤로^^;
3. 모르던 작품도 많아서.. 전 그냥 가지고 있는 책 다 읽기로 목표를 잡아야 할 듯 합니다 ㅎ
4. 암만요! 저도요!
5. 삼시 세끼 밥이라! 어쩐지 요리의 달인 책나무님 다운 답변이네요^^ 저도 취미 중 가장 오래 질리지 않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서친님들 답변 보니 넘 재미납니다!

그레이스 2022-04-25 11: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 빨래, 김치담기, 청소를 내일로 미루는 때가 많습니다.^^
2. 존 그리샴! 하지만 다 읽었다고 봐야죠!^^
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율리시즈! 일단 가봐서 별거 없더라도 좋다고 소문난 장소는 가보고 싶은 심리!^^
4. 잘 모르겠음. 대놓고 얘기해 준 사람이 없어서...^^
5. 일상!

재미있네요 ^^

독서괭 2022-04-25 12:45   좋아요 2 | URL
1. 빨래, 김치담기, 청소 너무나 미루고 싶죠.. 저도 애들 재워놓고 해야 할 집안인들에 눈감고 책 읽을 때가 많습니다 ㅋㅋ
2. 존 그리샴! 여전히 계속 나오고 있던 것 같던데, 작품 많은데 다 읽으셨다고요! 와~ 추천작 궁금해요.
3. 소문난 장소는 가보고 싶은 심리라니, 정확한 표현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ㅎㅎ
4. 저도 오프라인에서는 책 얘기를 깊이 해보질 못한 것 같아요.
5. 서친님들 대체로 책=숨쉬듯 밥먹듯 자연스런 일상이군요! 저도 점점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답변 감사합니다~!^^

물감 2022-04-25 2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스팅 되게 재미있네요 ㅎㅎ 음. 저는 무조건 알라딘 서점에 가서 중고를 사는 편인데요. 어떤 책을 사러 간다기보다 그냥 들려서 구경하다가 눈에 띄는 책이 있으면 한두권 사곤 해요. 반대로 사고 싶은 책은 서점에 중고로 나올때까지 기다립니다. 안보이면 아직은 인연을 맺을 때가 아닌가보다 하고 있어요. 음. 그러니까 책을 꾸준히 모으지만 크게 욕심은 없다고 할까... 저는 별종일까요..? ㅎㅎㅎ

독서괭 2022-04-28 07:37   좋아요 2 | URL
으하 물감님 별종 맞으신 듯요~ 책을 그렇게 좋아하시면서도 무심히 기다릴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무조건 현장에서 사신다는 게 조 퀴넌과 좀 비슷하기도 하네요. 한권 한권이 인연으로 만난 소중한 책이겠어요! 가까운 곳에 알라딘 중고서점 있으면 저도 해보고 싶네요😳

페넬로페 2022-04-25 2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친구분들은 다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해요. 책 속에서 자신의 모습도 발견하고 같이 공감하고요.
저는 여지껏 종이책 고수하며 죽을때까지 읽을거라 생각했는데 전자책에 입문해서 그 편리함에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앞으로는 반반으로 될 것 같아요^^

독서괭 2022-04-28 07:3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저도 종이책이 훨씬 좋긴 한데 전자책의 편리함 때문에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듯해요^^ 특히 시간이 남아 책을 읽고 싶은데 깜박 책을 못 챙겨갔을 때, 짐이 많아서 못 들고 갔을 때 핸드폰만 있어도 읽을 수 있으니까요!

scott 2022-04-25 2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댓글 읽는 재미가
한가득!ㅎㅎ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율리시즈>, <피네건의 경야>, <마의 산>, <전쟁과 평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트리스트럼 섄디>, <부덴부로크 가 사람들>, <로마제국 쇠망사>, 보스웰의 <존슨의 생애>, <제3제국의 흥망>, <미들마치>
요 책들 전부 읽은 저 🖐^^
낼 지구가 멸망해도
안심하고 숙면을
  /)_/)
Zz ( _ _)
┳┳U━U┓

독서괭 2022-04-28 07:41   좋아요 1 | URL
우와.. 우와.. 말도 안 돼!! (떡 벌어진 입) 스콧님은 대체 정체가 무엇이신지요. 평생 책만 읽어도 되는 부유한 집안에서 살아오신 백살 정도 되신 분인가요? 신기방기😳 아마 조 퀴넌도 까암짝 놀랄 듯요. 조그만 한국에 이런 분이 있다니 하고요 ㅎㅎ 정말 숙면하셔도 되겠습니다~^^

- 2022-05-04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책을 읽으려고 일을 쉰 적이 있습니까? - 작년 ㅋㅋ 6개월ㅋㅋㅋㅋ
2. 좋아했지만 탈피했거나 결국 버린 작가들이 있습니까? - 김어준...? 암튼 2천년대 한국남자 저자들 죄다 싹. 김연수는 좋아한 적도 없지만...... 안 좋을 예정.. 최근에는 비슷한 부류로 신형철.... <아침에는 죽음을...>의 김영민도 ㅋㅋㅋㅋ 좀 버릴까 말까 고민 중..
3.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이 있습니까? 없어요. 15년안에는 해러웨이나 이리가레 읽을거예요.
4. 책에 대한 식견을 인정하는 상대는 몇 명이나 됩니까? 저 역시 알라디너들!!
5. 당신에게 책은 어떤 의미입니까? 죽기 전까지 계속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유일한 무엇.

독서괭 2022-05-06 00:01   좋아요 1 | URL
6개월 쉬고 책 읽었다 쟝쟝님 찐 인정 ㅋㅋㅋㅋ
대체로 페미니즘에 눈 뜬 이후 여성들의 남성 작가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은 것 같습니다 ㅎㅎ 읽다 보면 거슬리는 부분이 많고 ㅠㅠ 그러네요, 김영민은 왜인지, 전 아직은 좋은데, 다음 책 한 권 더 읽어보고 정하겠습니다 ㅋㅋ
15년 안에 해러웨이, 이리가레! 근데 해러웨이는 지금 읽고 계시지 않나요? 목표 엄청 빠르게 달성??
죽기 전까지 찐사랑~~
근데 쟝쟝님, 제가 알라디너tv에 올리신 독서루틴 영상을 어제서야 봤다는 거 아닙니까? ㅠㅠ 후래자 삼배주..아니 후래자 3조회, 10조회 하겠습니다 ㅋㅋ

- 2022-05-06 10:41   좋아요 1 | URL
김 겨수님 아침을… 보고 좋아햇는데 좀 찜찜해 하다가 ㅋㅋ 공부는…. 보고 아 못쓰것다 햇어요 ㅋㅋㅋ 다른 책들은 더 좋다니 저도 한 권 더 봐보는 것으로 ㅋㅋㅋ 약간 김겨수님 (웃긴데 냉소적인) 스타일 글 좋아하는데 그런 글 쓰는 사람 별루 없잖아요ㅋㅋㅋ
참 알라디너티비는 의무감 갖고 보거나 하지마세욬ㅋㅋㅋㅋㅋㅋㅋ😬 걍 시간나면 밥먹다가? ㅋㅋㅋ

독서괭 2022-05-07 12:05   좋아요 0 | URL
제가 무슨 의무감으로 보겠습니까, 좋아서 보는거죠!^^

새파랑 2022-05-07 0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두권만 구매하시고도 당선되시는 독서괭님은 역시 대단~!! 축하드립니다. 적립금으로 구매한 독서는 구매량에서 빼시는 걸로 ^^

독서괭 2022-05-07 12:05   좋아요 1 | URL
아 새파랑님 제가 계정에 적립금 들어온 거 보고 진지하게 생각한 꼼수를 바로 언급하시다니!!ㅋㅋㅋ 축하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05-07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2-05-07 12:06   좋아요 0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2-05-07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아니오
2. 네 - 당장 생각나는 건 무라카미 하루키
3. 아니오
4. 여러명, 장르별로 인정하는 상대가 다릅니다 :)
5. 삶의 일부

독서괭님 덕분에 읽기 시작했어요. 읽다가 다시 와서 남깁니다 :)

이달의 리뷰 당선되셨군요 (저는 그 메뉴를 눈여겨 보지 않아…) 축하드려요 ^^ 새파랑님 말씀대로 적립금으로 구매하는 것은 한 달 두 권에서 빼시기를!

독서괭 2022-05-07 12:07   좋아요 2 | URL
수하님 페이퍼 보고 왔어요. 이책은 호불호는 갈리지만 읽다보면 페이퍼 쓰게 되는 책 같아요 ㅋㅋ 수하님은 하루키 탈피하셨군요?! 이 항목 답변들이 특히 재밌네요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그 예외 정말 혹하긴 합니다만 ㅠㅠ 참아볼게요!

thkang1001 2022-05-07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독서괭 2022-05-07 12:08   좋아요 1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5-10 0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 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책 속의 책은 언제나 좋아요^^

독서괭 2022-05-10 14:05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책속의책 때문에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네요 ㅎㅎ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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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런 픽션인듯 픽션 아닌 픽션같은 논픽션이 다 있담? 과학논픽션이 다 이렇다면 앞으로 열심히 읽을 용의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이 과학논픽션인가? 아니다. 전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르포도 아니고, 그 모두이며, 이 책은 그냥 이 책이다. 어류가 하나로 묶일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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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 며칠 머리가 묵직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엊그제는 잠들었다가 밤중에 설핏 깼는데, 문득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평소 이런 생각 잘 안하고 사는 MBTI 'S'인 자..) 아래 사진의 부둣가로 가서 새우깡 얻어먹으려는 갈매기가 바로 나다. ㅋㅋㅋ 




아 힘들어.. 힘들다.. 하며 뒤척이던 내게, 문득 요즘 듣고 있는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시시포스 이야기('하데스와 시시포스')가 떠올랐다. 

시시포스는 잘 알다시피 하데스에 의해 형벌을 받아 저승에서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고역을 치르게 된다. 김영민 교수는 시시포스의 이 형벌은 단순한 노고도, 단순한 덧없음도, 단순한 끝없음도 아니고, 이 세가지가 합쳐져 만들어지는 가공할 괴로움이라고 한다. 이 3요소 중 하나라도 제거할 수 있다면 괴로움은 훨씬 덜어질 것이므로, 어떤 이들은 노고를 제거하고자 하고(다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 어떤 이들은 덧없음을 제거하기 위해 보람을 찾고, 어떤 이들은 이 힘들고 덧없는 삶이 적어도 당대에서 끝나리라는 위안을 찾는다고. 

김영민 교수가 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이 괴로움에서 탈출하기 위해 번식하지 않는 걸 택하게 된 사람들에게, 정부가 할 일은 '가임기 여성지도' 따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 사회가 무의미한 노역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일침이지만- 한밤중 뒤척이던 내게 이 이야기는 어쩐지 위로가 되었다.

내가 아이를 낳아 키우며 느꼈던 감정이 '덧없음'을 제거한 결과였구나. 아이를 낳은 후 나는 절대 아이가 다 자라 독립하기 전에는 죽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고(이게 다짐으로 될 일은 아니지만), 운전 중 너무 졸릴 때면 다리를 꼬집고 뺨을 때리며 내가 죽으면 엄마를 찾으며 울 아이들을 생각하곤 한다. 내 시간이 훌쩍 줄어들고 고난은 늘어났지만, 허무는 자리할 곳을 잃게 되었다.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올리브는 80살이 넘어도 여전히 봄에 새로 피어나는 생명들과 햇빛에 감동하며 또 한해를 살아낸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달라지는 생명을 곁에 두고 본다는 것은 그 자체로 허무주의를 날려버릴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나 다름없다. 다만 에너지 충전이고 뭐고 고난이 너무 크면 소용없을지니, 한 아이를 키워내는 데 엄마 한 사람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환경이 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산업부 장관 후보인 모 인사는 2010년도에 '출산 기피 부담금'을 도입하자는 칼럼을 썼다는데.. 개인 책임주의를 논하기 전에 사회의 책임을 논해주길 바란다. 


엊그제는 세월호 8주기였다. 김영민 교수의 책에 나오는 이 세월호 이야기를 듣다가 울컥,,  


2년 전 봄, 남쪽 바다에 어떤 참사가 닥쳤을 때, 그 참사는 미증유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배는 여전히 바다 위에 떠있었고, 참사가 본색을 드러내기까지 배에 탄 사람들은 걷거나 멀미하거나 전화를 하거나 화장실에 갔다. 그들은 이동중인 일상을 살고 있었고 그 일상이 물에 잠겼으며 그 과정은 전국으로 생중계 되었다. 퇴근 중인 직장인이 교통법규를 무시한 트럭에 받치는 모습이 스팸을 구워먹던 가족들에게 느리게 생중계 되는 것처럼, 그렇게 비극은 우리의 안방으로 무심히 걸어 들어왔다.  - '참사는 오래 지속된다' 중


'참사는 오래 지속된다'와 '하데스와 시시포스'를 듣고 나니 아무래도 이 책은 사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예상했던 것보다 더 묵직하고 현실과 직접 닿아있는 책이다. 저자가 정치외교학부 교수이니 당연한 건가. 아직 끝까지 듣지 못했지만 일단 별다섯 주고 나머지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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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18 14: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독서괭 2022-04-18 15:01   좋아요 3 | URL
S+뒤메질 다락방님, 또 사놓고 이거 왜샀지? 고민하지 마시고요 ㅎㅎ

건수하 2022-04-18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N인줄 알았으나 최근 S임을 알게된자… 저 4컷 만화에 빵 터졌어요.

육아는 축복이지만 또 괴롭습니다… (주말에 아이랑 한 판 하고 회복이 안되는 중)

독서괭 2022-04-18 15:03   좋아요 2 | URL
어 저도 약간 제가 생각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철학에도 관심 쬐꼼 있고..? 근데 저 갈매기 만화 본 순간 아 나는 S구나 싶었어요 ㅋㅋ 지금 새우깡이 중요하지 이 길의 끝이 중요해?!(버럭)
주말에 한판 하셨군요 ㅠㅠㅠ 아이와 관계는 회복이 더 중요하다 하니 잘 회복하시길 응원할게요..!!

건수하 2022-04-18 15:04   좋아요 3 | URL
아 아이는 멀쩡하구요… 제 멘탈이 회복이 안되고 있어요. ;ㅁ;

새우깡이나 생각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8 15:09   좋아요 2 | URL
아이는 멀쩡.. 하다니 다행이네요 ㅋㅋㅋㅋ 수하님, 맛있는 거 드시며 회복하세요~^^

청아 2022-04-18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 저번 페이퍼보고 주문했는데 함께 주문한 다른 책이 늦어져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ㅡS들에게 끌리는 N으로부터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5:05   좋아요 2 | URL
오 미미님 벌써 주문을?? 이 책은 S에게도 N에게도 와닿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평 보니까 악평도 좀 있긴 하던데.. 미미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저도 N들에게 끌립니다. 제 남편도 N인 것 같아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2-04-18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인 저 괭님 글 읽고 뭉클해집니다. 그리고 이 책 생각지도 못했던 메시지를 주는군요! 찜하겠습니다^^

독서괭 2022-04-18 15:07   좋아요 3 | URL
화가님도 S이시군요 ㅎㅎ 초반에 연달아 듣고 있자니 조금 지치는 느낌이 있었는데, 어떤 꼭지들은 굉장히 좋더라구요. 이분 신간도 궁금하네요.

- 2022-04-18 14: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정말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대신 김영민 겨스의 <공부.....> 는 추천 안해요. ㅋㅋㅋㅋ 그렇구나 S들은 그렇구나.... 아 한치앞도 모르는 극강은 N은 양자역학어쩌고 이러고 있는데 부끄럽네요 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5:08   좋아요 4 | URL
쟝쟝님 재밌게 읽으셨군요! <공부란 무엇인가>는 별로인가요 ㅎㅎㅎ 신간 <인간으로~>는 어떨지 궁금해요. 양자역학 어쩌고 하는 N을 저는 좋아합니다^^ 같이 새우깡 먹으며 양자역학을 논하면 좋죠 뭐 ㅋㅋ 저랑 다락방님은 새우깡을 맡을게요 ㅋㅋ

- 2022-04-18 15:15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부는 좀 별로 였는데 잠자냥님이 <인간>은 좋다고 해서 또 멀어졌던 마음 다시 추스려 도전해보려고 해요. ㅋㅋ 글 재밌게 쓰는 사람 한국에 드물긴 하져 ㅋㅋㅋ 다락방과 독서괭조합을 저도 좋아합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49   좋아요 4 | URL
아 그 책이 잠자냥님의 바로 그 ‘절구책‘이네요! 절구 땜에 좋은 평가는 까먹고 절구만 생각남..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4-18 15: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우깡때문에 웃으며 들어왔다가 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요즘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시를 자꾸 기억하며 여기저기 문자를 남기고 있는데... 황무지위에 눈이 녹으며 땅의 민낯이 드러나고 고통을 뚫고 싹을 틔워올리는 ... 암튼 요즘 너무 맘이 아픕니다.
저도 이 책 찜요!

독서괭 2022-04-18 17:50   좋아요 3 | URL
첨에 전반적으로 무거운 글을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새우깡 만화가 생각나면서 시작이 개그가 되었네요 ㅎㅎ
참으로 아름다운 4월인데 이 아름다운 때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ㅜㅜ
그레이스님께도 좋은 독서가 되길 바랍니다!^^

잠자냥 2022-04-18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새우깡 갈매기 넘 귀여운 것 아닙니까?
그나저나 INTJ 갈매기는 동료 갈매기를 아예 안 만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51   좋아요 5 | URL
갈매기 귀엽죠 ㅋㅋ
으악 인티제는 아예 저 그림이 안 나오는 건가요 ㅋㅋㅋㅋ 아니 아무리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ㅋㅋㅋ 쟝쟝님도 인티제 아녜요? 그럼 모여앉아 새우깡 먹으며 양자역학 논하는 그림은 불가능한 건가요 ㅋㅋ

잠자냥 2022-04-18 21:37   좋아요 4 | URL
모이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 2022-04-18 23:18   좋아요 3 | URL
아 나 빵터짐 ㅋㅋ 자냥님 저 위에 제 댓글 보여요? 난 양자 역학 생각했다고 했더니 ㅋㅋㅋ 괭님은 같이 이야기 하자고 하고 ㅋㅋㅋㅋㅋ 나는 같이 이야기하자는 말은 없고 독서괭 다락방 조합은 좋다 ㅋㅋㅋㅋ 라고 말하고 있어 ㅋㅋㅋㅋㅋ (동료 갈매기 안만남ㅋㅋㅋㅋㅋㅋㅋ… 모이지않아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23:31   좋아요 3 | URL
아 그러네 진짜 쟝쟝님 모이자는 말에 맞장구 안 치면서 슬쩍 좋아하단 말로 넘어갔구만!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진짜 안 모이는 사람들이군요 인티제 ㅋㅋㅋㅋㅋ

mini74 2022-04-18 1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본인이 s인지 n인지 모르겠는자 ㅎㅎㅎ 입니다. 김영민교수의 글이 ㅠ 슬프네요. 4월은 슬픈 날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새우깡 먹고 힘내야겠죠 ㅠㅠ

독서괭 2022-04-18 17:52   좋아요 3 | URL
ㅎㅎㅎ 그렇다면 미니님은 경계에 있으신 거 아닐까요? 저도 어떤 부분은 경계에 있다고 느낍니다.
김영민교수의 저 글이 세월호가 준 충격을 잘 표현한 것 같더라고요. ‘엄마는 이미 지옥에 있어‘라는 한 엄마가 남긴 글도 너무 슬펐어요 ㅜㅜ

페넬로페 2022-04-18 18: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책의 느낌만 있더라고요. 다시 종이책으로 읽어야겠어요.
저도 새우깡 얻으러 가는 새 같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 우울합니다.
책도 안 읽히고 글도 안쓰고~~

독서괭 2022-04-18 23:33   좋아요 3 | URL
전 운전하며 듣다보니 순간적으로 운잔에 집중하다 놓치거나 딴 생각하다 놓칠 때가 있어요 ㅎ 그래도 그와중에 확 꽂히는 대목도 있더라구요. 발췌인용이 어려운 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ㅠ
아까 페넬로페님 서재 갔는데 요즘 거의 백자평만 쓰신 것 같아요. 휴식기가 지나면 또 힘이 나실 거라 믿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4-18 2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갈매기의 새우깡 생각에 공감되는 저도 결국 N이 아녔고 S였었나? 생각했어요.
전 INFP 라고 몇 년째 고수해 왔었는데 딸들이 나더러 성격 좀 이상해 보인다고 다시 정확하게 체크 해보라고 하더군요?
ㅋㅋㅋ 갑자기 죄다 반대로 나올까봐 무서워서 못하겠더군요. 저와 완전 반대의 유형이 울 남편이더라구요!!!! 아~ 무섭다!!!ㅋㅋㅋ
혼자 웃다가...세월호 이야기에 음...ㅜㅜ
4 월과 5 월은 너무 슬픈 달입니다ㅜㅜ

독서괭 2022-04-18 23:36   좋아요 2 | URL
새우깡에 공감 ㅋㅋㅋㅋ 나무님, 근데 애키우며 애들이랑 싸우고 그러다보면 점점더 S가 되는 것 같지 않나요..? 애들 입에 넣어줄 새우깡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ㅋㅋ
유형 사이 경계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면 몇년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더라구요~ 완전 반대가 남편님이시군요 ㅋㅋㅋ 닮아가셨으려나요?
4월 5월 풍경이 아름다워서 더 비극적인 것인 것 같아요 ㅜㅜ

햇살과함께 2022-04-19 1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 네컷 너무 찰떡이네요 여기 S 한명 추가요~

독서괭 2022-04-24 23:09   좋아요 1 | URL
오 햇살님도 S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새우깡 얼마나 중요합니까 ㅎㅎㅎ
 

1.

그(녀)는 왜 결혼을 '못'했을까? 

흔히들 쓰는 '결혼을 못했다'라는 표현을 가만 들여다보면, 그 전제가 '누구나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 또는 '누구나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데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전제는 이제, 아니 전자는 진작에 부정당했고, 후자 역시 명백히 무너지고 있다.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명제가 있을 때, 이 명제를 발화하는 이는 누구일까? 

일단 그 말을 직접 발화하는 이는 부모님이다(일가친척들은 어차피 진심도 아니므로 빼자). 부모님은 자식이 결혼을 해야 안심한다. 자식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다고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자식은 진정으로 독립한 게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 사실 부모님(정확히는 엄마)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온갖 귀찮은 일을 해결해 주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이때에는 그 생각이 꼭 틀린 건 아닐 수 있다. 다만 결혼했다고 해서 완전히 독립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긴 하다. 때로는 부모님이 내가 겪은 고통을 너도 겪어봐야 나를 이해하지 않겠냐는 심보로 결혼과 출산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실은 부모나 일가친척들의 뒤에 숨어 그들로 하여금 발화하게 하는 진짜 주체는 국가/사회일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정상가족'을 꾸려야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해주는 사회. 비결혼/비출산을 '실패'라 평가하는 사회. 어느 누가 내 자식이 실패자로 낙인 찍히기를 바랄까. 또 자식의 실패를 통해 나의 자식농사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싶어할까.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중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듣고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은 워낙 회자된 터라 읽어봤었는데, 역시 재미나다. 특유의 문투가 있고, 논리적이고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 하다. 다만 연달아 쭉 들으니 약간 지치는 느낌도 있다. 칼럼이었음을 생각해서 며칠 걸러 한 편씩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2.

나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를 바라지 않는 세태에 대해 '무책임'하다거나 '개인주의 팽배' 같은 언어를 쓰며, 누군가를 '쉽게 포기한 실패자' 취급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애 낳고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어 놓고 왜 개인 탓을 하냐는 문제 이전에, 한 사람의 '선택'의 영역을 '포기'라고 단정하는 게 못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실패자를 양산하는 사회다. 대학에 안 가도 실패자,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을 갖지 않아도 실패자, 결혼을 안 해도 실패자, 애를 안 낳아도 실패자, 자가가 없어도 실패자. 이 실패자 지뢰를 하나도 밟지 않고 빠져나가는 운 좋은 사람은 이 나라에 얼마 안 될 것이다. 


나는 결혼을 함으로써 비혼을 '못'했다. 가끔씩, 혼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잘 견디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 살 때 느껴지던 고독감, 시장에 던져져 있는 느낌(누가 날 알아보고 사갈까?),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폐인 생활(밤새 드라마 보기)을 생각해보면, 결혼 후 그것들이 싹 없어지고 안정감이 찾아온 걸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며 전에 없이 충실하게 살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나는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만 했던 인간이고, 홀로 삶을 꾸려나가기에는 부족한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 정확히는, 비혼을 못해서 결혼을 했다는 게 맞다. 

그렇기에 혼자서도 충실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느끼곤 한다. 



 <스토너>를 읽고 있다. 스토너가 이디스랑 만나고 청혼하고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는데, "그 결혼 제발 하지 마오!"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이건, 누가봐도 불운의 서곡... 읽고 있노라니 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스토너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인생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여러 번 들었는데, 이 부분에 이르러 나는 그에게 당신은 정말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레이스 스토너가 태어난 뒤 처음 1년 동안 접한 것은 오로지 아버지의 손길,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사랑뿐이었다. -249/793쪽, 전자책기준

 그야말로 '슈퍼맨', '슈퍼 워킹 대디'라고 할만한 스토너의 인생이, 제발 좀 잘 풀렸으면 하고 응원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식을 낳아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절반만 진실이다. 군대를 다녀와야 어른(남자)이 된다는 말만큼 헛소리는 아니라는 소리다. 하지만 절반 넘게 맞는 소리도 아니다. 어떤 경험도 겪는 사람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아이가 커가는 걸 지켜보며 한 인간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그 정신이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지를 깨닫는 일. 아직 짐승에 가까운 어린아이 앞에서 내 인내심이 얼마나 모자란지 깨닫는 일. 내게 온전히 의지하는 약자 앞에서 내 인격의 밑바닥을 보는 일. 그런 일들은 내가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생 해보지 않았을 생각들을 매일매일 하게 만든다. 그러나 결단코, 경험이 저절로 마음을 성장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를 키운다고 모두가 훌륭한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많은 물이 쏟아진다고 그릇이 그에 맞게 커지지는 않는다. 물이 너무 많이 쏟아진다고 불평만 하며 그릇은 들여다보지 않는 이들, 혹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 덕에 자기 그릇에 넘치지 않을 정도의 물만 담기는 것도 모르고 혼자 자족하고 있는 이들도 아주 많다. 

모든 것은 결국엔 받아들이는 자의 그릇에 달린 것. 


3.

그러니 책을 읽는다고 뽐낼 일도 아니다. 나는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데 너는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먹방을 본다고 깔볼 일도 아니다. 아무리 양서를 읽어내도 절대로 자기 그릇을 넓히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분명히 책은 뭔가를 깨닫기에 좋은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책을 읽어도 그릇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잔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멍하니 티비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걸로 정신이 휴식을 취하고 기쁨을 얻는다면 충분하지만, 어쨌든 뭔가를 읽는다는 이유로 오만해지는 건 경계해야 할 테다.

알라딘 서재의 셀럽 중 한 분인 s님이 얼마 전, '책을 읽었으나 실은 나를 읽은 것이었다'라는 멋진 글을 쓰셨다. 많은 책을 읽었어도 결국 나라는 책 한 권을 읽은 것 뿐이 안 된다는, 자조와 겸양이 섞인 글이었으나, 나는 나를 읽었다는 그분의 독서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잠시 멈추어 섰다는 그분은 이제 더 많은 걸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책 읽기는 현실도피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딸내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독서는 현실도피와 정반대죠. 오히려 너무 극단적으로 자기 내면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다른 면이 나오는 거예요."  

 - 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334쪽 


독서가 더 나은 인간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친구 리치는 책을 읽지 않지만 베트남에 다녀왔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차를 수리해주는 사내는 몽테뉴의 글을 읽지 않았지만 대단한 정비공이다. 우리 마을 경찰들은 존 밀링턴 싱을 읽지 않았고 할도르 락스네스는 더욱더 볼 일이 없었다. 적어도, 내 짐작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로서 훌륭하다.   - 조 퀴넌, 위의 책, 337,338쪽



독서편력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 솔직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오래전 한 친구가 <연금술사>를 인생책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그 친구와 멀어진 건 아니지만, 그 친구가 추천하는 책은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기억이 떠오르자 하게 된 결심이 있다. 절대로 알라딘에서 무엇이 나의 인생책이라고 떠들지 말아야지. 그랬다가 누가 내게서 등을 돌리지 모르니까. 후훗. 사실은, 언젠가 인생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꼽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비밀스런(?) 소망이 있다... 


4. 

참, 4월 두 권의 책을 벌써 다 사버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거 너무 궁금하게들 만드셔서 덥썩 샀는데, 이거.. 논픽션이군요..?

그러고보니 논픽션이란 얘기를 본 것도 같은데.. 왠지 소설인 줄.. 스포일러 얘기 때문인가.

푹 빠져서 읽고 싶은데 충분한 시간 확보를 못해서 손을 못 대고 있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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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1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잊어버리는데 읽는 것이 무슨 소용이지 하고 생각한 적 있었고 책이 내 삶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어쩌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괭님의 이 글이 저를 다시금 일깨워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5 10:16   좋아요 2 | URL
화가님 감사합니다~^^ 읽고 잊어버려도 어딘가에 남아있겠지 싶기도 하고, 읽는 시간 즐거웠으면 그걸로 됐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북플 시작한 이후 완독율도 높아졌고 리뷰도 좀 쓰니 예전보단 남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04-15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저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톡톡 튀는 문장들이 넘 좋았어요.
저자가 글쓰기는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리듬이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독서괭님
연금술사가 어때서요? ㅎㅎ
제 인생책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그 책을 아주 좋게 읽었어요~~

독서괭 2022-04-15 13:34   좋아요 2 | URL
ㅎㅎ 연금술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거 알고 있어서 써놓고 올려도 되나 좀 고민했어요. 좋은 책이 아니라기보다는 저는 읽었을 때 취향이 아니어서, 친구가 인생책이라 해서 많이 놀랐었어요. 오래전이라 다시 읽으면 어떨런지는 모르겠네요^^
글쓰기 리듬감! 동감입니다. 잘 쓰시더라고요!

독서괭 2022-04-15 14:0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댓글 보고 다시 보니 넘 강하게 썼나 싶어 조금 수정했어요^^
그런데, 왜 수정하면 꼭 인용문 글씨체가 바뀌어버리는 걸까요? 맑은고딕인데 자꾸 딴 걸로 바뀌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2-04-15 14:17   좋아요 2 | URL
에고, 저는 가볍게 썼는데 독서괭님 글까지 고치시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글에서 충분히 독서괭님 말씀 이해했어요**

독서괭 2022-04-15 14:44   좋아요 2 | URL
아니예요 써놓고 스스로 좀 걸리긴 했거든요 ㅎㅎ 연금술사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수정했어요~ 감사해요~^^

햇살과함께 2022-04-15 1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번에 공감^^ 저는 혼자 살면 집밖에 나가지 않고 맨날 라면만 끊여 먹는 히키코모리가 되었을 거에요 ㅎㅎ 혼자서도 계획 세우고 모임 하고 새로운 거 배우며 즐겁게 사는 사람 너무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04-15 13:38   좋아요 2 | URL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아무래도 신경쓰며 자신을 관리하게 되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데도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히키코모리도 나쁘지 않지만 ㅎㅎ 남의 시선 없이도 성실해질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햇살님 공감해 주시니 좋네요~^^

scott 2022-04-1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이 가득 담긴 괭님의 페이퍼

매일 매일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가족 사이에 번민하면서도
하루의 양식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나기 힘든것 같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2-04-15 16:52   좋아요 1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 스콧님이 그렇게 멋있게 표현해주시니 별거 아닌 글이 있어보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먹고사니즘이 젤 중요하죠 ㅜㅜ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스콧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다락방 2022-04-15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전에 누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읽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서 도대체 그책이 어떤 책이길래 싶어 서점 갔었거든요. 아주 얇아서 금세 서점에서 서서 읽었더랬어요.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그 남자는 멀리하자‘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또 소개팅 후 두 번째 만난 남자가 이병률 끌림 들고 왔는데 ‘흐음 오늘만 만나고 만나지말자‘ 라고 생각했고요. ㅋㅋㅋㅋㅋ 저는 이병률 넘나 싫어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 ] 이거 담아갑니다. 이래놓고 다음에 사면 ‘왜샀지?‘ 이럴까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 읽듯이 읽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걸 다 읽고 나면 독서괭 님은 어떤 감상을 적어주실지 궁금합니다. :)

독서괭 2022-04-15 16:54   좋아요 0 | URL
으하하 저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이 얘기 봤던 것 같아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애초에 제가 읽는 분야 책이 아니고, 이병률 책 이야기 보니 제가 안 좋아하는 스타일 같아서 안 읽기로..^^
<아직도 책을 읽는~> 이거 제목이 재밌죠? 알라딘에서 아니면 추천하기 어려운 책인데, 나름 재미있습니다. 왜샀지? 하시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ㅋㅋ
물고기 읽어야죠.. 여성괴물 다 읽고.. 그럼 레이디는 언제 읽죠!! 아 괴롭다!! ㅠㅠ

singri 2022-04-15 22:56   좋아요 2 | URL
아 이병률 싫어하는 사람을 드뎌 찾았;;;;

다락방 2022-04-15 23:14   좋아요 3 | URL
진짜 딱 싫은 타입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그리 님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5 23:21   좋아요 1 | URL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저에게 이병률 북램프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예쁘다고 사은품으로 받은 모양이예요. 책은 안 샀는데..🤣

singri 2022-04-15 23:28   좋아요 1 | URL
다들 좋다는데 이렇게 나는 진심왜왜왜 그랬던 지난날들 입니다. 갑자기 속이 뻥 뚫리는 이 기분!ㅎㅎ

잠자냥 2022-04-16 08:54   좋아요 2 | URL
와, 저 이병률 끌림 선물 받은 적 있는데 그 친구랑 결국 멀어짐. 그리고 그 책 안 읽고 갖고 있다가 조용히 되팔았어요. 정말 싫음;;;

독서괭 2022-04-16 12:31   좋아요 0 | URL
싱그리님 여기서는 싫다는 분들 많더라구요 ㅎㅎ

- 2022-04-18 15:19   좋아요 1 | URL
알라딘 여자들이 다 싫어해서 이병률 읽지도 않고 별로라고 생각하게 된 1인 ㅋㅋㅋㅋ

잠자냥 2022-04-18 17:01   좋아요 2 | URL
쟝쟝은 분명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다락방 2022-04-18 17:03   좋아요 2 | URL
쟝쟝 안좋아한다는데 700원 겁니다!!

- 2022-04-18 17:27   좋아요 1 | URL
훗 읽고 한번 까볼까? (길티….)

독서괭 2022-04-18 17:44   좋아요 0 | URL
다부장님, 부장님이 700원이 뭐예요 ㅋㅋ 틀렸을 때 쟝쟝님 책 한권이라도 사게 만원은 쾌척하셔야죠ㅋㅋ

그레이스 2022-04-15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혼, 제정신...
재밌어요!

독서괭 2022-04-15 23:20   좋아요 1 | URL
ㅎㅎ 김영민 교수 글, 재밌더라고요!

singri 2022-04-15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크레딧 이책 읽고 있는데 머리가 좀 아파오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물고기도 샀는데 벌려놓은것때문에 아끼고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공감이 되긴하는데 맨날 애들이랑 싸우고 있는 엄마로 한심할 때가 많아서 딱히 꼭 맞는말이 아니다라는 것에도 공감이;;;; ㅎ

독서괭 2022-04-16 10:43   좋아요 1 | URL
싱그리님도 애들 키우느라 분투 중이시군요! 저도 애들이랑 싸우고 나면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너무 유치했다고 반성 많이 합니다 ㅎㅎㅎ
크레딧 머리가 아프군요..? 작정하고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2-04-16 05: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구독 하셨군요 ㅋ 책 두권사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꼼수(?) 아닌가요? 😆 저도 책 읽는게 그냥 저만의 취미인데 공감이 갑니다 ㅋ 어제 회식을 하는데 어떤 분이 저보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래라‘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

잠자냥 2022-04-16 08:55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술만 마시지 말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09:33   좋아요 2 | URL
앗 ㅋ 저말이 딱 잠자냥님 그 의미로 말한거였어요 ㅎㅎ 술좀 그만 마시고 책도 보고 그래라고 😅

독서괭 2022-04-16 10:45   좋아요 1 | URL
푸하하 연 200권 넘게 읽는 분에게 그게 무슨 막말인가요 ㅋㅋ 여기서 더 읽으면 전업 아닌가요 ㅋㅋ 그분이 말하신 책은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아닐까요? 도스토예프스키만 읽지 말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좀 읽으란 말이야! ㅋㅋ

독서괭 2022-04-16 14:30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새파랑님 예리하시다.. 책 두권사기 약속을 위한 꼼수임을 간파하시다니.. 오디오북은 예외거든요. 오디오북 듣고 소장용으로 사는 경우도 예외임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15:20   좋아요 1 | URL
제가 쫌 예리합니다 ^^ 그리고 제가 책을 좋아하는걸 주변에 티를 안내서 그런지 대부분 모릅니다 😅

단발머리 2022-04-17 18: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번 문단 전체가 넘 좋아요, 독서괭님! 아이 낳고 나서 바닥을 보는 사람, 그걸 볼 수 있는 사람은... 제 생각엔 가능성 있는 사람 같아요(저랑 독서괭님^^) 전, 저랑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모든 면에 열심인 사람인데 그게 되더라구요.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뀌는 기준점이 다를 뿐이고,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고, 전 생각해요. 근데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이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올려주신 글이 참 좋네요. 아이들에게 잘 자라고 좀 전해주세요^^

독서괭 2022-04-18 12:3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다정한 댓글 덕에 아이들이 어젯밤에 참 잘 잤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는 말씀에 무릎을 치게 되네요.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거야! 이거라고! 흑흑 ㅠㅠ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ㅋㅋㅋㅋ 단발머리님은 이미 손잡이 잘 잡고 열어 통과하신 것 같고, 저는 잘 살펴봐야겠네요^^
오늘 아침에는 첫째한테 가져가서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라고 캔디를 몇개 줬는데, 챙기다가 한개를 저에게 주더니 ˝엄마 이거 먹고 힘내서 일하세요˝ 해서 감동받았습니다. 애들이 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2-04-1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딸이 몇년전 추석이란 무엇인가 읽고 이야기해서 김영민 교수를 처음 알았어요. 독서괭님 페이퍼 덕에 다시 기억 나 저 책을 다시 담습니다. 큰애는 비혼주의를 내세우는데 저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요. 말씀대로 비혼할 자신이 없어 결혼으로 도피? ㅎㅎ 인정합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사람이 어른이 된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 맞죠 ㅎㅎ 상대적인 것.

독서괭 2022-04-18 12:35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큰따님이 비혼주의군요! 엄마가 그런 생각을 이해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부모 입장이 되면 걱정이 될 것 같긴 해요. 지금이야 젊으니 괜찮지만 늘그막에 혼자 있으면 어쩌려고.. 내가 계속 보살펴 줄 수도 없는데.. 그런 걱정에 자꾸 결혼하라고 보채게 되는 것 같아요(저희 부모님이 언니에게 그랬었어요^^;).저는 그냥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고 누군가와도 잘 맞춰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크길 빌어봅니다..!

- 2022-04-1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번에 대해서 드는 생각 한마디 덧붙이자면...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포기>가 맞았던 것 같고..... 그건 결혼이 아니라 엄마가 되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엄마가 되고 싶었다는 말을 하면 ㅋㅋㅋ (적어도 제가 비혼 확고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놀래서 자빠지더라고요. 주변 비혼 친구들도 딩크는 해도 엄마는 못될거 같다고. 저는 사실 저 자신을 돌보는 것 보다 남을 돌보고 돕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던 시간이 길었어요.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는 <메기스 플랜>이고.. 최근에 산드라오 주연의 더체어?였나 그런것도 재밌게 봤고 사유리도 완전 존경하고. 하지만 그것도 살아본 것은 아니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확신의 N답게 다른 평행우주 멀티버스ㅋㅋ 속들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떠올려보곤 한답니다. 서재친구들의 엄마-되기 글읽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아이 키우는 것 간접경험 스킬 익히는 것 같다고 여기면서 마음 훈훈해하며 읽곤해요.
다만 종종 SNS피드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아이들 사진은 좀 많이 힘듭니다. (그러더라고요, 제 맘이 ㅋㅋㅋ) 금쪽같은 내새끼도 볼 때 너무 힘들고 ㅜㅜ 여자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는 데 그러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을 자신은 없을 것도 같아서.... 뭐 ^^ 비혼모 되기의 꿈은 일시정지 해놓은 상태인데요 (로또되면 할거임ㅋㅋㅋ) 이런 사람도 있다고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49   좋아요 1 | URL
오 쟝쟝님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군요. 저도 주변에 보면, ‘결혼은 괜찮은 상대가 있으면 생각해보겠지만 아이는 낳을 생각이 없다‘파와 ‘아이를 안 낳을 거면 결혼을 뭐하러 하냐‘파가 나뉘더라고요. 비혼모가 아이 혼자 키우기 너무나 빡신 세상에서, 후자도 이해가 갑니다. 아이를 같이 키울 만한 남자를 찾기보다는 여성공동체에서 함께 키우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저도 평행우주 가끔 생각해 봅니다. 그 속에서는 저 대신 저희 언니가 결혼해서 애를 낳았고 ㅋㅋ 저는 조카에게 책 선물 들고가는 이모입니다 ㅋㅋ 그건 그거대로 좋을 것 같아요. 쟝쟝님도 동생들이 많으니 한명쯤은 아이를 낳아 쟝쟝님께 조카를 보는 기쁨을 주지 않을지??
저도 다른 사람에게 애들 사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ㅋㅋ 아무리 자랑하고 싶어도 참아야한다.. 내눈에만 예쁜거다..라고 되뇌이면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