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루네코 15 - 고양이패밀리 좌충우돌 일상 다이어리
쿠루네코 야마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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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뒤로 고양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말을 걸게 된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쳐버렸는데 꼭 멈춰서 불러보고 허락하면 만져보기까지 한다. 그래서 만화를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짓게 되었고 고양이들의 몸짓 하나에도 괜히 흐뭇해했다. 17권의 책을 읽는 동안 오히려 이렇게 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로 고양이들과의 생활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애정이 생겨버렸다.

여전히 고양이들을 돌보다 입양을 하기도 하고 키우기도 하는 저자의 일상을 보며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보면 볼수록 아이를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음과 그럼에도 지극적성으로 돌보고, 애정으로 품어주는 모습을 보며 정말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린 고양이 몽씨도 종종 등장해서 슬픔이 아닌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해주었고 매일이 새로운 날들임을 성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런 일상을 멀리서도 책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고마웠다.

저자는 더 이상 살고 있는 집에 머물 수 없어 이사를 하게 되는데, 고양이들을 위해 집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며 그곳에서 부디 모두가 평안한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라게 되었다. 갇혀 있는 고양이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보며 안심이 되었고, 그곳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되었다. 때론 많은 고양이들을 돌본다는 사실이 지치고 힘들 법도 한데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나의 일상이 반성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고양이들의 마음을 미리 알고 헤아려 줄 때였다. 각각의 고양이들이 어떤 행동을 좋아하는지, 어떤 자리를 좋아하고, 어떤 자세로 있을 때 편하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기꺼이 어깨든 다리든 이불이든 내주는 모습에 배려를 보았다. 집에서 내 모습이 편하자고 드러눕고, 말로 시키고, 귀찮다는 이유로 하지 않을 때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배려하면 고양이들도 와서 편히 기대고, 마음을 연다는 사실을 봤으면서도 왜 나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자존심을 세우고 상처를 주는지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이런 반성 이전에 고양이들의 사랑스런 모습이 더 많다. 그림으로 고양이들을 만나고 종종 사진으로 비교해보면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고양이와 사람이란 경계 없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서 이미 가족의 의미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마음가짐이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많은 고양이들이 저자의 집에 머물고 머물다 새로운 가족에게 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 수 있는 보금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그런 보금자리를 기꺼이 내어준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따뜻하게 다가왔다. 부디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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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 - 하나님의 지혜로 인생을 항해하다
팀 켈러.캐시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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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주제가 믿음으로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데 있다면, 잠언의 주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그 믿음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에 있다. 7쪽


두 달 전에 성경 읽기를 다짐했으면서도 얼마 지키지 못하고 중단해버렸다. 마음의 짐을 해결하지 못한 데서 오는 자괴감이 나를 괴롭히지 않게 하려면 성경을 다시 읽으면 되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음을 느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으므로 일독하리라 마음먹고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그러던 중 잠언을 정말 깊이 읽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성경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지만 성경을 연결해서 읽는 소양이 부족해서 이 또한 늘 마음에 짐이었다. 그러다 ‘잠언은 전체 성경의 일부’라며 각 주제별로 분류하고 섬세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기록한 이 책을 통해 말씀이 내 삶의 깊이 들어오는 것을 경험하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예수님도 그분의 모든 행동의 기초를 성경에 두셨고, 성경을 인용해 자신의 죽음을 설명하고 맞이하셨다. 하물며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푹 잠기지 않고서 어찌 지혜로워질 수 있겠는가? 22쪽

잠언에 대해, 성경에 대한 기초가 부족하다고 해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말씀을 접하면 그 말씀이 내 삶 속으로 들어옴을 느낄 것이다. 현재의 내 믿음에 따라, 고민과 현재의 상태에 따라 각각의 다르게 들어오는 것을 보며 성경이 살아 있는 말씀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인, 성경구절을 읽고 저자의 해설과 또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질문, ‘오늘의 마중물 기도’ 부분을 읽어 내는 것 자체가 녹록하지 않다. 이상하게도 짤막한 글을 읽음에도 자꾸 다른 생각이 들고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다. 사탄이 방해하는 것인지 나의 마음자세가 틀어진 것인지는 몰라도 하나님께 방해하는 세력을 없애게 해 달라고, 이 말씀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읽을 때마다 기도했다. 즉, 말씀을 읽는 것부터가 나와의 싸움이었다.

고난은 지혜를 자라게 하는 징계이기도 하다. 고난으로 우리는 하나님과 가까워져 더 강인하고 사랑이 많아질 수도 있고, 반대로 그분으로부터 멀어져 마음이 완고해질 수도 있다. 42쪽

아무래도 나의 현재 상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 나는 고난을 받고 있는지, 받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해결하려고 하는지 묵상하는 시간이 많았다. 성경 말씀에 대한 설명도 날카로웠지만 함께 나눌 수 있는 질문은 더 냉정하다. 그리고 마중물 기도는 정곡을 콕 찌른다.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안에 악하고 바르지 못한 것들을 제대로 밝힐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후련했고, 하나님께 올바르게 나가기 위한 과정으로 여겼다. 그리고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짐을 느꼈다. 기복주의 신앙으로 보면 하나님을 잘 믿고, 열심히 일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살면 분명 하나님의 복이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 하지만 복음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이유와 과정을 제대로 바라보면 내가 당하는 모든 일들 앞에 원망과 불평이 나올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유독 시편과 잠언의 말씀을 마주하면서 더 명료해졌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때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말씀으로 인해 목적은 또렷해졌다.

그분은 자격에 절대 못 미치는 삶을 받으시고도 불평하지 않으셨는데, 우리는 왜 자격도 없이 무한히 나은 삶을 얻고도 불평하는가? 146쪽

이 말씀이 나를 관통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이 주제별로 말씀을 묶었던 것처럼 지혜를 알고, 하나님을 알고, 사람의 마음과 타인을 알게 하면서 나를 겸손하게 하고, 시대를 알고 삶의 현장을 깊이 알게 되면서 다시 예수님께로 돌아오는 구성을 완독하고 나면 나에게 가장 와 닿는 말씀들이 남게 된다. 천천히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생각하며, 치열한 내 삶의 현장에서 위로와 해결책을 받았다. 특히 결혼, 성, 자녀 양육, 돈과 일에 대해 알려준 부분에서 많은 반성과 함께 가야 할 길을 부여 받은 기분이 들어 굉장히 든든하고 평안해졌다. 배우자에게 “당신은 항상”이나 “당신은 한번도”라는 말로 시작되는 잔소리가 다툼을 일으킨다고 했는데 남편에게 자주 하는 말이라 얼마나 찔림을 받았는지 모른다. 자녀 양육에 관한 부분은 더 반성거리가 넘쳐났지만 하나님 말씀으로 철저히 키워야 함을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다.

돈에 관해서는 어떠한가? ‘돈을 베풀수록 더 많이 번다는 약속은 아니다.(327쪽)’라는 말처럼 해석에 따라 말씀이 다르게 다가옴을 안다. 돈의 힘을 꺾으려면 ‘하나님께 철저히 드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후히 베푸는 것이 중대한 출발점이다.(325쪽)’라는 말처럼 서로 맞지 않는 말씀에서 오히려 많은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절대란 결코 없으며, 모든 걸 하나님의 뜻에 맡기되, 그것이 어떠한 계획인지 모르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는 게 우리, 하나님의 자녀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이런 사실이 답답하고, 비이성적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안다. 오히려 하나님께 모든 게 붙들려 있을 때 어떠한 두려움과 걱정, 악한 마음에 휩쓸리지 않음을 말이다. 이 책의 구성처럼 매일 매일 말씀을 묵상할 수 있다면 내가 정말 제대로 살아있음을 알게 될 거란 희망을 가져보는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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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24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반짝님 저도 이 책 구매했네요~메리 크리스마스! 기쁜 성탄절 보내소서!

안녕반짝 2018-12-26 13:26   좋아요 1 | URL
이 책 새해에 읽기 좋은 구성이더라고요^^
새해에 잠언으로 더욱 은혜로운 한 해 되시길!^^
성탄은 지나갔으니 전 새해 인사 미디 드릴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닥터 지바고>가 문.동.세.문으로 출간되었다.

이렇게 책으로 보니 감회가 새롭다.

 

 

1.~2. 닥터 지바고 1~2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무엇보다 표지를 보고 깜짝놀랐다.

원고를 읽으면서 느낀 분위기와 비슷하달까?

표지에서 책 속의 분위기가 잘 드러나서 정말 좋았다.


약 900쪽의 소설은 긴 호흡이 필요하지만

꼭 읽어봤으면 하는 소설이다.

고통이 느껴지지만 꼭 알았으면 하는 고통이라면 이상할까?

굉장히 좋았던 소설이다.

 

 

부끄럽고 감사하게도 독자모니터로 참여해 이름이 실렸다.



이젠 리뷰를 써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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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1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닥터지바고 동화책으로 읽었는데도 가슴이 짠하던데 문동판으로 읽으면 아...어쩔까요! 독자모니터도 하시고 대단하세요! 문동이랑 민음이랑 위아래로 놓여 있어 아름답네요! 민음이랑 문동은 늘 붙여 배열하는 듯 합니다 고전이 너무 좋아요!

안녕반짝 2018-12-11 13:48   좋아요 1 | URL
정말 여러 감정이 들어요. 전쟁은 부부도, 자식도 아무렇지 않게 갈라 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계문학전집은 붙여놓다 보니 문동과 민음사가 함께 있네요.^^

서니데이 2018-12-1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반짝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안녕반짝 2018-12-20 23:32   좋아요 1 | URL
앗! 기쁜 소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요 며칠 바빠서 못 들어왔는데 서니데이 님 덧글 보고 알았어요^^
부족하지만 올 한해 이웃이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 - 도둑 까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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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스로 장편소설 작가라고 했으니 그의 장편을 대하는 자세가 남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출간되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소설이라 개정판이 무척 반갑네요. 이 소설이 소설가로서의 저자의 세계를 맘껏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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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1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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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소용돌이에서 개인이 어떻게 파괴되고 살아가는지를 낱낱이 보여준 소설! 너무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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