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두 개씩, 한번 늘어난 위는 잘 줄어들지 않아서 먹는 양이 근사해졌다. 헤비해짐. 동네 언니가 같이 점심 먹는 동안 놀라워하면서 양이 꽤 늘었네! 라고. 둘이 그러고 또 커피를 마시러 가서 시나몬롤 커다란 걸 하나 사서 나눠먹었는데 언니는 딱 한 입, 내가 다 먹어치웠다. 언니는 알바하러 갔고 나는 시간을 때워야 해서 두 시간 동안 아이스라떼를 시켜 또 책을 읽었는데 카페인 섭취량도 확 늘었다는 걸 깨달음. 어제 저녁은 먹을 시간이 없어서 초코파이 하나 먹고 집으로 돌아와 배고파 견과류 한 주먹, 두유를 꿀꺽거리며 먹었다, 밤 11시에. 샤워하고 로션 바르고 시계 보니 자정이 넘었다. 바로 침대 위로 뻗었다. 함께 책 읽는 이들이 책을 골랐는데 어쩌다 나는 라다크리슈난을 읽게 된 건가 고개를 갸우뚱 저절로. 읽고 있는 책과 나란히 놓아두고 어제 스터디 시간에 선생님 말씀하신 걸 머릿속에서 곰곰 살폈다.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결국 내가 불러들이게 된 거다, 라는 말씀. 버리고 싶은 것들이 있어 버리고 버리고 또 그런 와중에 우리도 버림당하고 그럼 또 그렇게. 거기에서 어떤 끝을 보게 되는 건 과정의 마지막인데 과정의 마지막에 도달하는 이들이 세상에 몇이나 될 거 같은가, 라는 말씀도. 신나서 왜 이렇게 잼나? 하고 다 끝나고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너가 수업 시간에 제일 크게 웃었고 제일 많이 웃은 거 알아? 해서 모범생의 기운이 흐르는군 싶었다. 아침은 간단히 친구가 어제 준 떡과 오믈렛을 해서 후다다닥. 아침에 일기 쓰고 하루 마감하고 밤에 일기 쓰고 이걸 습관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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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16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헤비의 기준이 저랑 다르신듯.... ㅎㅎ
이제는 인도 철학도 공부하시나요? 저는 철학도 아니고 인도 신화 공부 좀 하다가 나가 떨어졌어요., 신들 이름에서 아웃당했습니다. ㅎㅎ 진짜 열심히 공부하는 수이님 보면서 대리만족하렵니다. ^^

수이 2025-05-16 09:32   좋아요 1 | URL
언니 언니 언니 🥰💋😘😎🥹
 

좋아하는 것, 애정을 지니게 되는 것들, 속성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지만 바다도 만남도 게으르게 흐르는 시간도 과한 먹거리와 약간의 소화 불량도 좋았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더 즐거웠고 더 게으르게 나태해지는 순간들은 긴장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짐은 가볍게 웃음은 더 다채롭게. 구원과 집착이라는 두 날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이상 조화로움은 없고 그저 퍼더더덕거리는 순간들만 있을지도. 상반되는 찰나들은 존재하고 너무나도 다른 순간들, 그러한 생각들을 문장으로 엮어놓은 두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도 이때도 고개를 끄덕이고 저 순간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하여 그렇게

더 대담하게 세상으로 들어가기로, 부산이 더 좋아졌고 서울로 돌아가며 얼마나 서울을 사랑하는지도 알았다. 딸아이는 용궁사에서 소원을 적었다. 경계를 넘어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면. 하늘인데 바다처럼 보였다. 그때가 모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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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3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3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4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4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5-05-14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수이 2025-05-14 12:52   좋아요 0 | URL
메롱 ㅋㅋ

바람돌이 2025-05-16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는 비밀댓글만 허용???? 저도 단발님처럼 비밀댓글입니다. 블라인드는 알아서들 치시고....ㅋㅋ
부산이 좋은 여행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이 글에서 놀라운걸 알게 되었네요. 서울 사람은 서울을 사랑하는구나 ㅎㅎ 저는 부산을 너무 사랑하는데 서울 놀러가도 서울이 좋아지지는 않더라구요. 갈 때마다 내가 어쩔 수 없어서 온다하거든요. ㅎㅎ

수이 2025-05-16 09:35   좋아요 1 | URL
부산에 대한 애정이 나날이 늘어가는 건 부산을 다녀올 때마다! 이번에 어마어마하게 더 애정이 올라갔어요. 모든 것들이 다 올라갔어요. 대구탕 먹으러 또 가려구요.

서울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특징이 뭐냐 물으신다면 음 뭐라고 해야하지 🧐🤯🫥

그 어디건 다음에는 술!!!!

바람돌이 2025-05-16 09:41   좋아요 1 | URL
맞아 술이죠. 다음에는 꼭 술에 좋아요 백만개입니다. ^^

수이 2025-05-16 09:50   좋아요 1 | URL
무조건 콜🤗
 

책은 딱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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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1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부산 오신건가요? ktx인가요?

수이 2025-05-12 06:00   좋아요 0 | URL
아 네 언니 지금 부산요 🥰

2025-05-12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2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5-05-12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부산 왔다구요? 지금도 부산이에요?

2025-05-13 0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3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3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 받았어요. 즐겁게 읽고 맛나게 마실게요. 




















스포당했다. 이런저런 앗뿔사. 

케이트 쇼팽 추천받아 리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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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5-11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늠름한 댕이가 실제인지 궁금해지네요^^ ㅎㅎ 처음에는 핸폰이라 잘 구별이 안갔는데 컴에서 보니 방석에 있는 그림이네요^^;;;

단발머리 2025-05-1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는 이렇게 현실로ㅋㅋㅋㅋ😉

수이 2025-05-14 12:54   좋아요 0 | URL
스포 당해도 잼났습니다 😘
 





이른 저녁을 먹고 샤워를 다 하고 뜨끈하게 커피를 내려 에밀리 브론테 읽다가 관둔 부분부터 다시 펼쳐 5페이지 읽고, 아마 나는 나를 버리게 될 것이다. 거창하게 말할 필요 없이 나는 내 에고를 버릴 계획이다. 어쩌면 이미 내 에고의 일부는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이 아쉽고 불편한가 묻는다면 그러하지 않아 좀 낯설긴 하지만 에고를 일부 버린다고 해서 에고 전부가 사라지거나 버려지지는 않을 거 같기도 하다. 작년에 이혼 준비를 하면서 서서히 의도치 않게 살이 빠지고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뼈가 덜그럭거릴 정도로 살이 빠지기도 빠졌지만 그때 내가 느낀 것들, 살 20키로가 빠져도 달라지지 않는 것들은 달라지지 않고 더 명확해지는 것들은 더 명확해진다면 그러할 경우 에고를 버리거나 에고가 바뀐다면 나는 어느 정도로 변화할 수 있을까. 지금에서야 그때 그 점쟁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게 됐다. 그러니까 에고를 버리고 다른 에고를 가지라는 이야기였군. 다른 인간이 되라는 말이 낯설게 들리기도 들렸고 내가 어째서 다른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지 그걸 물었더니 다른 인생을 원하잖아요, 라는 피드백에 귀가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다른 에고를 가지거나 이미 갖고 있는 내 에고를 찢어버릴 생각은 차마 하지 못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캐서린의 대사 하나를 주워담다가 아 그 소리였던가 싶으면서 에고라는 게 만일 물질화된 상태라면 금이 쩌적 가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살 20키로가 떨어져나가는 것보다 조금 더 고된 과정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해볼만 하겠다 라는 안일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쩐 일일까. 신들의 속삭임일지도, 라는 생각도 저절로 들었다. 평소에 해보지 않던 요가 동작을 해보겠노라고 척추 운동을 좀 과하게 했더니 어긋나있던 뼈들이 아우성을 내지르는 걸 가만히 지켜보는 동안 어디 내 에고라는 게 있다면 그게 얼마나 찢기고 변형이 되는지 한 번 지켜보도록 하자 싶다. 작년에 그 점쟁이 표현대로라면 살이 찢기워지고 근육이 팽창되고 뼈가 다시 제자리를 잡으려고 온갖 난리를 칠 텐데 심장이 얼마나 꿀렁꿀렁거릴지 그건 본인 선택이라고. 타이밍이 진짜 기가 막히네. 작년에는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먹었는데.







친구는 윌리엄을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이야기했는데 나는 루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가끔 현식이 떠오르는데 고등학교 펜팔(지금 아이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뭐 그런 것들이 그 시대에는 몇 종류 있었는데) 3년 내내 하고 딱 스무살에 만났을 때 현식의 나이가 스물여덟. 현식이 등단했을 때가 대학생이었던 때로 기억하는데 스무살에 처음 만나 인사동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게 자주 떠오른다. 오빠가 방송국에 취직을 하고 더 자주 보았고. 만일 그때 첫사랑을 만나지 못했다면 현식이 내 첫사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가능성이긴 한데 좀 애매하긴 함. 서로 화학적으로 튀기고 그런 건 없었던지라. 루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현식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현식이 재능에 대해서 한 이야기가 떠올라서. 그때는 오빠가 한 말이 옳을 수도 있다고 여겼는데 뭔가 그건 아니다, 그리고 그 말이 옳다면 그걸 오빠가 오빠 삶에서 지킬 일이지, 내 업은 아닌 거 같다, 내 업은 오빠와 같은 맥락에 있을지언정 다른 방식으로 드러낼 거다, 했던 게 떠올랐다. 현식과 병률을 그 당시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종종 하지만. 현식도 벌써 예순이 가까워오는데 어딘가에서 나이들어 일상을 살아가다 가끔 내 생각을 하겠구나 나처럼.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절대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현식과는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구남친이 중장년 한국 남성들에 대해 쓴 칼럼을 우연히 읽었다. 글을 읽으면서 비웃긴 했지만 난 아직도 구남친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구나 라는 걸 알았음. 시간이 맞았더라면 오랜만에 그가 하는 강연에 참석해서 깜짝 놀래키고 싶지만 그 시간에 나는 여행을 하고 있을 예정인지라 아쉽네, 타이밍이 맞지 않아 보지 못하네. 그렇다고 여행을 째고 강연에 참석할 정도로 그가 보고싶은 것도 아닌지라. 우리의 몸은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내 몸이 내 영혼의 사원임을. 거칠고 예민한 성정을 지닌 이들을 사랑하는구나 알았다. 소설을 읽다가 내 옛사람들 떠올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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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5-05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식이는 모르고 병률이는 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도 봤더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5-05-05 22:0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