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영어 단숨에 따라잡기 - 미드에서 콕콕 집어낸 미드영어표현 총정리 미드영어 단숨에 따라잡기 시리즈
E & C 지음 / 멘토스퍼블리싱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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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미드를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경지에는 오를 수 없기에 시중에 출간된 수많은 미드영어책들을 섭렵했다.
대부분의 책들은 미드에 실제로 나오는 표현들을 충실히 정리해 놓거나 미드영어를 빙자한 싸구려 회화교재, 둘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부터 압도적이다.
게다가 '미드'영어라는 제목으로 한계를 그어놓기에는 그 내용 또한 너무나 방대하다.
마치 '미국인들이 많이 쓰는 회화 표현' 어쩌고 하는 제목으로 출간했다가는 잘 안 팔릴까봐서 '미드영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내용은 미드에 등장하는 표현들을 많이 수록하고 있다.
게다가 교실 영어만 배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로 보충설명이 되어 있다.
'I must be off'이라는 표현 밑에 'See you later'같은 점잖은 표현이 수록되어 있는 식이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예문들이 서너 개의 짤막한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드에서는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짧게 대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난이도 조절에도 실패한 책이다.
중등영어수준인 'What's up?', Hold on a second'같은 표현들이 수두룩하다. 이 문장들이 틀리다거나 어색한 것은 아니지만 '미드'영어를 지향하는 책에서는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수준 낮은 문장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또한 미드를 자막 없이 보는 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미드의 탈을 쓴 또 한 권의 영어 회화책일 뿐이다. 다만 내용이 조금 더 방대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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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BC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오마 샤리프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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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영화를 간절히 원했었다. '트랜스포머'같은 궁극의 CG, '타이타닉'같은 최고의 감동, '본 얼터메이텀'같은 리얼 액션이 판치는 21세기의 완벽한 영화 세상에서 말이다.
요즘의 영화들은 너무 매끈하고, 너무 훌륭하다. 완성도 또한 높아서 흠잡을 데가 별로 없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10,000 BC'같은 영화가 못 견디도록 그리웠다.
쓸데없는 반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단순명쾌한 줄거리, 설득력 없는 주인공의 영웅담과 악당들의 출연, 딱히 연기라고 할 것조차 필요 없는 배우들의 단순무식한 호연(!?)...
'10,000 BC'는 마치 7~80년대 주말의 명화를 통해서 공룡과 원시인의 싸움을 구경할 수 있었던 작품 같다.
적당히 허술하고, 적당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남자 주인공이 여주인공을 구하러 간다는 흔해빠진 줄거리와 어쩌다가(동시에 필연적으로) 영웅이 되어버리는 주인공의 운명조차 반갑기만 하다.

이 작품을 볼 때는 '반지의 제왕'이나 '매트릭스'를 봤을 때의 경이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스파이더 맨3'나 '다크 나이트'를 볼 때처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주인공의 고생담을 따라가면 된다.
눈이 아플 정도로 훌륭한 CG는 아니지만, 못봐줄만큼 엉성하지도 않기 때문에 거대괴수들과 인간과의 사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마지막의 억지스러운 해피 엔딩까지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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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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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단번에 매료되었다.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를 굉장한 반전의 '비밀', 정통추리소설을 충실하게 재현해낸 '호숫가 살인사건' 등 읽는 작품마다 화려한 재능을 아낌없이 뽐내는 천재 작가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의 작품들도 하나같이 수작들뿐이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한 구성의 '용의자 X의 헌신', 휴머니즘과 스릴을 결합시킨 '편지', 독특하면서도 평범한 전개의 하이테크 스릴러 '브루투스의 심장' 등 하나같이 빼어난 작품들이다.

하지만 좋은 풍경도 계속 보면 질릴 뿐이고, 맛있는 음식도 자꾸 먹으면 물리는 것처럼 그의 작품들을 계속 읽다보니 자신도 모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결국 이 작품 '백마산장 살인사건'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균일하고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범작일 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선사하는 재미와 스릴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그의 작품을 읽는 감흥이 약해진 것 같다. 마치 최근의 존 그리샴과 로빈 쿡이 말이 너무 많아지고 문장이 너무 늘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너무나도 훌륭한 작품들을 써왔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수작들에 비하면 '백마산장 살인사건'이 상대적으로 범작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애거서 크리스티와 코넌 도일을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구성이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셜록 홈즈의 '춤추는 인형'이나 에드거 앨런 포의 '황금벌레'의 암호와는 다르다는 식으로 재치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트릭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동요 머더구스의 노래가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거나 크게 인상적인 편이 아니다.
그저 작가가 밀실 트릭만으로는 허전하니까 그럴듯한 소재를 하나 더 집어넣은 것처럼 겉도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밀실트릭을 충실히 재연해낸 것 같은 이야기면서도 결국에는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결말 부분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재능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결말이 어찌나 산만하던지 마치 작가가 구상하고 있던 결말은 전부 다 쏟아놓은 것 같다. 모든 비밀과 트릭을 한꺼번에 밝히는 것이 아니라 찔끔찔끔 던져 놓으며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이 작품으로 처음 히가시노 게이고를 접하는 독자라면 이후에 훨씬 더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행운일 테고, 이미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백마산장 살인 사건'보다 훨씬 더 괜찮은 작품들이 널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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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아웃케이스 없음
다니엘 크레이그 외, 마크 포스터 / 20세기폭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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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전편의 상영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액션이 좀 감질나기는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 짤막하게 끝내버리고, 무작정 액션을 퍼부을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카지노 로얄'의 은은한 멜로라인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다.
본드의 행동에 대한 설득력도 본드걸의 매력도 심지어는 악당의 카리스마조차 전편에 훨씬 못 미친다.

게다가 액션이 비교적 약했다는 전편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 쉴 새 없이 쏘고, 쫒고, 부수지만 다소 정신없고 어수선한 느낌뿐이다.
비록 '본 얼터메이텀'의 액션을 담당했던 댄 브래들리를 영입했다고는 하지만, 정작 그 자신도 욕심이 지나쳤는지 본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절제된 액션은 찾아볼 수 없다. 본드를 비롯한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어지럽고 과장된 몸짓으로 공중곡예를 선보이고 육탄전을 벌이거나 이미 다른 액션영화들을 통해서 익숙해진 장면들을 반복할 뿐이다.
특히 제임스 본드가 옆 주택의 베란다로 뛰어내리는 장면은 '본 얼터메이텀'에서 강렬하게 한 번만 구경할 수 있었던 장면인데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의 본드는 날다람쥐처럼 수시로 날아다니니 오히려 그 스턴트가 무감각해질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무뚝뚝한 표정의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007같지가 않다. 그저 육탄전을 담당하는 말단 현장요원의 분위기만 물씬 풍기는 007이 아직도 친숙해지지 않는다.

액션의 중간중간을 채우고 있는 줄거리들이 뚝뚝 끊어지는데다가 갑자기 새로운 장면들이 펼쳐지는 것 또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정신이 없을 뿐이다.
본드를 안내하던 볼리비아의 요원은 별다른 설명이나 과정도 없이 뜬금없이 본드와 한 침대에 있고, 보트에서 본드에게 구출된 ~~는 갑자기 파티장의 그린 앞에 나타난다. 계속 그렇게 정신없이 우왕좌왕하다 보니까 적의 본거지인 사막 한가운데의 호텔에 와 있다.

하도 정신이 없어서 과연 ‘퀀텀 오브 솔러스’가 ‘카지노 로얄’보다 재미있었는지 재미없었는지도 잘 모를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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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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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마이클 크라이튼처럼 SF의 최첨단을 달리지도 않고, 스티븐 킹처럼 숨이 막힐듯한 스릴을 선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그에게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쉬지 않고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다.
인간과의 접촉을 시작한 개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지, 수많은 관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저승 세계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작품 '파피용'도 마찬가지로 끝까지, 쉼 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과연 새로운 지구를 찾아서 멀고도 긴 여행을 떠난 14만 4천명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1천년이란 긴 세월의 여행의 끝에 그들은 어떤 종착역에 도착하게 될 것인가? 하는 의문들이 책을 읽는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그런 식의 중독성이 작품 자체의 기발함이나 의미심장함과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날이 갈수록 중구난방 거창해지기는 하지만 과학적 상상력은 조금씩 퇴색되는 것 같다.
초기 작품 '개미' 시리즈에서 느꼈던 경이로움을 느끼기에 '파피용'의 우주여행 이야기는 너무 무난하다. 이전의 '뇌'에 비해서도 그렇고 전작 '나무'의 한 에피소드를 장편으로 늘여놓은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읽어보지 않고는 경험할 수 없는 베르베르의 글 솜씨는 충분히 흥미로우며 그 규모가 일반 독자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수십 km에 이르는 우주선과 1십4만의 여행객이라니 말이다.

그리고 파피용 안에서 일어난 첫 번째 살인 사건...
문득 '동방불패'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강호를 떠나겠다는 주인공 영호충에게 한 검객이 이런 말을 한다.
"어디든지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바로 그곳이 강호"라고.

또한 이 작품에도 개미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잘 드러나 있다. 소설 속의 과거 밀폐 실험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종이 개미라는 사실과 14만의 공동체가 개미의 협력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 말이다.

그런데 열린 책들 출판사가 번역에 무척이나 세심하게 신경 쓰는 곳인데 편집진이 바뀌었거나 초심을 잊었나 보다. 고양이를 '그녀'로 직역하는 등의 무신경함이 곳곳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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