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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시즌 6 박스세트 (7disc) - 일반 킵케이스
존 카사르 감독, 바네사 펄리토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웨인 팔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3개월째, 11주 동안 미국 곳곳에서 연쇄테러가 일어난다.
지난 시즌에서 지옥 같은 엔딩을 맞았던 잭 바우어가 귀환하고 다시 가장 힘든 24시간이 시작된다.
첫 회부터 테러범과 자신의 목숨을 맞바꾸는 죽음의 계약을 맺게 되는데, 곧 엄청난 음모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된다.
지난 다섯 시즌동안 잭의 냉혹함을 충분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훨씬 더 잔혹하다. 사람의 목을 물어뜯어 죽이질 않나, 친 가족을 거리낌 없이 고문한다.
잭의 행동이 이제는 도를 넘어서서 다음 시즌쯤에는 크게 정치 문제가 될듯하다. 지난 시즌에는 중국 영사관에 침입하더니, 이번에는 러시아 영사관에 쳐들어간다.
하지만 처음으로 자신의 모습과 행동에 회의를 느끼는 바우어의 쓸쓸한 표정을 볼 수 있다.
시즌 내내 잭의 입에서는 더 이상 못하겠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어쨌든 이번 시즌도 초반부터 쉴 틈도 없이 이어지는 재난과 위기가 펼쳐진다. 도로 위의 버스가 폭발하고, 주택가에 헬기가 추락하는 것은 오프닝에 불과했다는 듯이 분실된 다섯 개의 핵폭탄 중 한 개가 폭발한다.
그리고 이 핵탄두들은 잭의 아버지 회사에서 도난당한 것이다.(잭이 재벌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좀 의외다.)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현장의 액션만큼이나 집무실이나 본부에서의 대립과 논쟁, 암투의 비중이 커졌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러시아와 이슬람 테러집단이 한꺼번에 등장하기도 한다.
클로이는 여전히 믿음직한 잭의 조력자이고 강직하고 유능한 리더 뷰캐넌과 캐런 보좌관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다. 하지만 지난 시간 충실하게 잭을 도와왔던 커티스는 시즌 초반 허망한 결말을 맞는다.
아쉽게 사라지는 인물들만큼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도 많다.
팔머 대통령의 동생인 변호사와 클로이의 엔지니어 전남편 모리스, 잭의 결혼 전 여자이자 현재 형수인 메리언... 5시즌에 이어 등장하는 한 인물은 잭의 형으로 밝혀진다.(5시즌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잭의 동생으로 출연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번 형 캐릭터는 동글납작한 것이 잭과는 영 딴판이다.)
잭은 형과 아버지를 상대로 소리치고, 협박하고, 총을 겨누는 등 콩가루 집안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지난 시즌의 셰리 팔머, 니콜 지국장 등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톰 레녹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CTU의 발목을 잡는 밉상 캐릭터로 등장한다. '넘버스'의 천재 수학교수같은 천진난만한 얼굴이 안어울리기는 하지만 초반에 확실한 비호감 모드를 보여준다.
테러-용의자-죽음-배신-음모...
지금까지 '24'를 지탱해왔던 뻔한 구성요소들이 다시 한 번 되풀이되는 시즌6은 확실히 지난 5시즌의 재미를 능가하지 못하는 범작 시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중반부부터는 폭발적인 이야기 전개를 보이며 '24'다운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이번 시즌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이 어떤 것인지 여러 번 보여준다. 잭과 형의 관계에서 로건 전 대통령과 마사의 재회에서 말이다.
중간중간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의 굵직굵직한 비밀들이 밝혀지고, 마지막 엔딩 전에도 아리송한 여운을 남기는 관계가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