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 (2DISC)
신정원 감독, 엄태웅 외 출연 / 프리지엠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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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차우'의 CG는 어색하기 그지없고, 개그 코드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에는 어설프다.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여러 면에서 조금씩 부족한 작품처럼 보인다.
후반부에서는 줄거리가 조금 늘어지면서 살짝 지루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해운대'가 그랬던 것처럼 이 작품도 부족한 기술력과 완성도를 보완하듯 한국형 유머를 선보이며 관객을 즐겁게 한다.
거기에 은근슬쩍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나 유기농에 집착하는 도시인의 어리석음을 끼워 넣는다.
간혹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대사들과 터무니없이 진지한 표정들이 난무한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어설프고 부족할지언정 주성치의 영화나 헐리우드 B급 코미디에서 볼 수 있는 부담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첫등장부터 후까시 만빵의 유명 포수로 등장하는 백포수는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수많은 명대사를 날리며 웃겨준다.
심지어는 "300키로는 넘을꺼야"같은 진지한 대사에서도 유머가 느껴진다.

중간에 소리 소문 없이 퇴장하는 핀란드 출신 포수들도 그렇고 편집의 문제인지 DVD 타이틀에서는 추가 버전을 기대했지만 크게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에도 신형사의 도벽을 끄집어낸 감독의 세심함으로 볼 때 좀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다.
어쨌든 '시실리 2km'와 '차우'를 봤을 때 다음 작품이 훨씬 더 기대되는 감독이다.

P.S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모처럼 DVD 감상을 했더니만, 케이블 TV에서 ‘차우’를 첫 방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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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트로픽 썬더
벤 스틸러 감독,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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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트로픽 썬더'는 굉장히 비싸게 만든 화장실 유머 영화다.
대규모의 폭파 장면과 장쾌한 풍경들이 펼쳐지고, 비싼 배우들이 떼거지로 출연한다.
하지만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처럼 상큼하지도 않고, 짐 캐리의 영화들처럼 포복절도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물론 시종일관 대작 영화들을 풍자하는 수많은 대사들과 장면들, '쏘우' 시리즈를 능가하는 잔인한 장면들 사이로 펼쳐지는 저급한 말장난...(정말이지 코미디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지독하게 잔혹하고, 지독한 저질 대사들이 난무한다.)
아쉽게도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영화를 홍보하는 오프닝 장면이다. 그리고 초반에 '플래툰'을 패러디한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이 영화를 위해 모인 스타급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주연인 벤 스틸러와 잭 블랙이야 이미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할 것도 없지만,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심각한 코미디 연기가 기가 막힐 정도다.
영화 속에서는 아카데미 5회 수상자 출신의 배우로 배역을 위해 흑인으로 분장한 커크역을 맡았는데, 자신의 출신인 호주를 위해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진정한 영화인의 자세를 보여준다.
(사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도 분장을 지우지 않고 흑인 억양으로 대화했다고 한다. 아카데미를 노리는 작품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카메오로 출연해서 살포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손을 잡는 토비 맥과이어를 보는 것도 즐겁고, 비슷한 역의 카메오로 자주 출연하는 매튜 맥커너히도 재미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트로픽 썬더'를 통해서 대발견을 한 배우는 헐리우드의 일급배우 톰 크루즈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절대로 알아볼 수 없는 아저씨 같은 외모와 거친 입담을 자랑한다.
1시간 넘게 보다보면 그의 독특한 제스처와 억양 그리고 그만의 강렬한 눈빛으로 톰 크루즈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파격적인 변신이다.
영화가 끝나는 마지막에는 톰 크루즈의 귀여운 댄스까지 볼 수 있다.

눈이 시릴 듯한 화질의 블루레이는 '클로버 필드'와 아이맥스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부터 강한 충격을 받았지만, 이런 코미디 영화에서도 확실히 환상적이다.
DVD와 블루레이의 가격차이가 1만원도 안 된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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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스트리트 킹 - 아웃케이스 없음
키아누 리브스 외, 데이비드 에이어 / 20세기폭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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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를 주름잡는 유능한 폭력 경찰 톰은 내사과에 자신을 밀고한 옛 동료 워싱턴과 껄끄러운 사이다.
하지만 둘이 같이 있던 편의점에서 총격전이 발생하고, 두 명의 갱이 난사한 총알에 의해서 워싱턴은 죽고 만다.
하지만 워싱턴의 몸에서 발견된 총알은 3종류, 사건을 덮어주려는 반장과 동료들, 톰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내사반의 빅스, 그리고 의문에 싸인 범인의 정체.
소용돌이로 빠져드는듯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관객들이 한치 앞을 짐작할 수 없게 만든다. 굳이 'LA 컨피덴셜'과 '블랙 달리아'의 작가 제임스 엘로이의 명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가 제공한 이야기 자체는 꽤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친다.

아카데미 수상 배우인 포레스트 휘태커는 물론 미드 '하우스'의 휴 로리,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끊임없이 거칠고 터프한 연기에 도전하는 키아누 리브스의 호연도 볼만하다.

하지만 정작 영화 자체는 조금 허전하다. 마치 시청률 낮은 미드 한 시즌을 요약편으로 본 것처럼 밋밋하고 아기자기하다. 대사 몇 번으로 처리되는 주인공의 과거와 상처, 등장인물들이 줄줄 설명하는 음모의 전말...
한국인 갱과 흑인 동료에게 빈정거리며 시비를 거는 장면도 너무 간결하게 처리해서 마치 톰이 인종차별주의자처럼 보일 지경이다.
무엇보다도 제임스 엘로이의 전작들을 감상했다면 이 작품의 이야기 구조가 전형적인 그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흥미가 훅 떨어진다. 부패한 경찰과 무차별 살인에 관한 제임스 엘로이의 이야기가 별다른 발전 없이 또 한 번 반복되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기도 하고 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재미있었던 이유는 기본은 되는 줄거리와 배우들의 멋진 연기 덕분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개그와 진지함을 넘나드는 포레스트 휘테커의 애절한 눈빛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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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스트 더 다크
스티븐 시걸, 리처드 크루도 / 소니픽쳐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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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걸 형님은 2009년도에만 무려 4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딱히 인상적인 작품도 없었고, 누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은 더더욱 없었다.

이 작품에서는 좀비를 등장시켜 나름대로 신선한 시도는 계속하는 것 같은데, 역시 문제는 소재의 단순함이 아니라 시걸 형님의 표정만큼이나 단순한 액션과 단순한 패턴, 싸구려 연기에 있다.
밀폐된 공간의 공포, 쫒기는 자의 긴장감 그런 것은 전혀 없다.
아무리 다른 등장인물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긴박감 넘치게 뛰어 다녀도 시걸 형님만큼은 시종일관 느긋한 무표정으로 어슬렁거릴 뿐이다.

'죽음의 표적'에 나오는 부두교 주술사도, '언더 시즈2'에 나오는 최루탄 먹는 특수부대도, '데인저러스 맨'에 나오는 쿵푸에 능한 중국인 군인도 시걸 형님에게는 상대가 되질 않았다.
(아! 한 명 있다. '클레멘타인'에 나왔던 한국의 이동준 형님.)
시걸 형님의 강함은 가히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결국 천하무적의 시걸은 좀비들도 날렵한 칼질 두어 번으로 그냥 보내버리신다.

'새벽의 저주'나 '레지던트 이블'같은 수많은 좀비 영화들을 봐왔지만, '어게인스트 더 다크'에서만큼은 좀비가 불쌍해 보일 지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게인스트 더 다크'는 기존 좀비 영화들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영화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더 이상 좀비가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시걸 형님이 좀비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좀비라면 어린 아이조차도 사정없이 끝내버린다.

한편으로는 스티븐 시걸의 영화라면 무조건 한 수 접고 평가하는 세간의 시선이 좀 야속할 뿐이다.
어설픈 연기, 앞뒤가 안 맞는 설정, 말도 안 되는 줄거리는 어차피 B급 영화의 특징이 아닌가.
이 작품은 2009년도에 찍어냈던 4편의 작품들 중 그나마 괜찮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긴장감은 물론 액션조차도 거의 없었던 '더 키퍼'같은 작품에 비하면 시종일관 쫓겨 다니는 인물들이 떼거지로 등장하고, 시걸 형님의 액션도 그럭저럭 많이 등장한다.
또한 주인공도 아닌 타오(스티븐 시걸)의 사냥꾼 부하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선사한다. 특히 더 락을 닮은 사냥꾼의 액션 연기가 눈부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걸 형님이 일본도를 들고 다니시기 때문에 특유의 우드득 액션을 감상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마치 맛없는 짜장면이나마 배부르게 먹긴 하는데 단무지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앞으로 두 번 다시 '언더 시즈'나 '엑시트 운즈'같은 시걸 형님의 A급 영화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슬프고도 안타까운 예감이 든다.

P. S. 영화 소개 글에는 좀비가 아니라 뱀파이어라고 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좀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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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열주의 2010-04-16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평 고맙습니다.

sayonara 2010-04-17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고맙습니다. (진짜루~)

Tomatoman 2011-08-28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것이 시걸형님. 그의 사정거리에 들어가면 어느 적이든 봐주는거 없이 없애버리는 우리 시걸형님.지금은 많이 늙었지만 그래도 그런 스타일을 뚫고나가는 시걸이 저는 좋아요 ㅋㅋ

sayonara 2011-08-30 09:12   좋아요 0 | URL
한때 우드득 액션의 명성을 뒤로하고 이제는 거의 유머나 웃음거리의 소재가 되어버린 시걸 형님을 추억하는 분이 계시는군요. 몸은 좀 불었어도 아직은 폭풍카리스마죠. ㅎ
 
레스큐 던 - 아웃케이스 없음
스티브 잔 외, 베르너 헤어초크 / 소니픽쳐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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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레, 신의 분노'처럼 광기에 넘치는 작품들을 연출했던 집념의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가 집념의 배우 크리스천 베일과 함께 전쟁 포로에 관한 영화를 찍었다.
'레스큐 돈'은 전쟁의 참혹함을 설교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반전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마치 다큐멘터리라도 되는 것처럼 주인공의 포로 생활과 수용소 탈출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디에터 뎅글러라는 독일 출신의 미 해군 파일럿을 실존 인물의 탈출을 그렸는데, 감독은 이 인물에 단단히 매료되었는지 97년도에는 다큐멘터리까지 찍었다고 한다.

특히 영화를 위해서 25kg을 감량했다는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가 충격적인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굶주림과 혹독한 환경 때문에 서서히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모진 고문과 구타에 시달리는 수용소 생활에서도 특유의 낙천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표정도 일품이다. 포로들과 열심히 탈출 계획을 논의하다가도 베트콩의 눈길이 느껴지면 똥그랗게 눈을 뜨고 순진한 표정으로 앞만 보고 있는 등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함께 생사를 넘나들던 동료가 처참하게 죽는데도 그의 신발부터 얼른 챙겨서 달아나는 모습에서는 처절함이 느껴졌다.
사람들에게 쫒기는 와중에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로 수풀 사이에 꼼짝 않고 숨어 있는 장면에서는 주인공의 공포와 긴장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 밖에도 죽은 동료의 환영에 시달리며 신발을 벗어주는 장면, 굶주린 후에 뱀을 산채로 뜯어먹는 장면 등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 하나하나와 표정 하나하나가 전부 명장면들이다.

치밀한 계획과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 긴장의 탈출 같은 것은 거의 느낄 수 없지만, 실화가 주는 무게감과 크리스천 베일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만으로도 지루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물론 미 해군 홍보 영화인 '탑 건' 과 똑같은 마지막 장면의 노골적인 미국 만세가 거슬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영화 자체의 훌륭함보다는 배우의 연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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