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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 2km (2disc) - 할인행사
신정원 감독, 임창정 외 출연 / 베어엔터테인먼트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영화 '차우'를 너무 재미있게 본 뒤 급하게 챙겨본 신정원 감독의 전작이다.
이 영화를 보니까 '차우'가 '시실리 2㎞'+'괴물'이었다는 평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창정의 물오른 코믹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한다.
어딘지 허술하고 엉성한 루저 연기가 최고다.
애드리브인지 대본인지 나름 화려한 말장난을 선보인다. 물론 몸개그도 수준 이상이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칼을 챙겨들고 방어 자세를 취하는 모습.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폼에서 범상치 않은 개그 센스를 엿볼 수 있다.)
마을 사람들과 귀신, 똘마니 등 조연들도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면서 귀엽기까지 하다.
특히 "벽이 살려달라는데요."라는 주옥같은 명대사와 함께 걸쭉한 입담을 선보인 스미골(!?)의 연기가 최강이었다.

임은경은 아마도 역사상 가장 예쁜 귀신인 것 같다. 최근의 좀 망가진(!?) 모습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풋풋함과 귀여움이 느껴진다.
농기구를 들고 덤비려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빈정거리며 칼을 날리는 장면, 권오중이 살아있는 줄 알고 정신없이 밭길을 달려가는 트랙터의 덜컹거리는 모습들 소소하게 웃긴 장면들이 꽤 많다.
하지만 후반부의 쥐어짜기식 눈물 감동은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개인적으로도 뒷부분은 좀 지루하게 느껴졌을 정도다.

(삭제된 키스 장면이라고 한다. 사실 키스까지 하는 건 좀 오버였을 듯.)
크게 터지는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아기자기하고 매니악한 개그코드가 안맞았을테지만 나처럼 취향이 맞는다면 매우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놀랍게도 이 장면에서 공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임창정은 거시기 사이로 바람이 살랑거리는 게 기분 좋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