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생활백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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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활백서 -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선택한 당신을 위한 똑똑한 경제학
이경은 지음 / 비아북 / 2010년 5월
평점 :
예전부터 저자의 고정칼럼인 '쏙쏙 재테크'를 즐겨 읽어왔기 때문에 이번 책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이 책에도 청약종합저축의 아쉬운 점, 펀드 투자의 올바른 길,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에 관한 기본적인 자세 등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아도 정작 잘 알지는 못하는 경제 상식들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하는지에 관해서 설명한 부분은 전문적인 용어나 그럴듯한 분석법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들만큼 유용하다.
저자는 CMA 통장의 효용을 소리높여 강조하는데 확실히 얼마 안 되는 여유자금일지라도 계좌관리의 번거로움은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상품인 것은 확실하다. 다만 지금은 참담한 수준의 저금리 시대이기 때문에, CMA의 이자율도 별 볼일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전반적으로 매우 도움이 되는 내용이긴 한데 저자의 자신감대로 새로운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여러 언론매체들을 통해서 수없이 소개된 비법 아닌 비법들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거니까, 귀담아들을만한 경제적 조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 책은 지금까지 많이 버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재테크에는 관심이 없던 사람들, 신문이나 잡지의 재테크 코너보다는 스포츠/연예면을 즐겨 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반대로 표현하자면 그동안 직장 생활과 집안 살림에 제대로 된 재테크 정보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던 사람에게는 훌륭한 입문서이자 종합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재산보다 중요한 것은 자식 교육이라고 강조하는데, 재테크 서적에서조차 굳이 이런 식상한 조언을 되풀이할 필요가 있나 싶다.(하늘은 파랗고, 산은 푸르고,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는 것은 굳이 말을 꺼낼 필요도 없을 만큼 당연한 사실이 아니던가.)
부자가 되면 꼭 자식교육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사람도 충분히 부도덕할 수 있으며, 가난하다고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 것만은 아니다.
저자는 올바르게 부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가난해도 올바르게 사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부자들의 검소함을 강조하면서 고 정주영 회장의 경우를 언급하는데, 이는 마치 재벌들도 저렇게 근검절약하면서 산다고 주장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다.
다른 재벌 회장 같은 경우는 생일 파티 때 어마어마한 가격의 캐비어와 와인을 즐기고, 유명 성악가와 연예인을 불러서 축하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비단 이 책에서뿐만 아니라 재벌의 검소함을 언급할 때는 꼭 정주영 회장의 일화만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수많은 재벌들 중에서 근검절약하는 재벌이 그 한 사람 밖에 없나 싶어서 좀 씁쓸하다.
재테크 서적이라면 으레 나오는 사연이 로또 1등 당첨자의 비극적인 말로다. 하지만 도대체 로또 당첨자의 몇 %나 당첨금을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되는지는 의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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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적자 가계부를 흑자 가계부로 변신시킬 수 있을까?
해법은 간단하다. 고정 지출을 줄여야 한다. 전직이나 부업, 승진 등으로 수입을 늘리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차라리 지출을 줄이는 것이 백 배 천 배 쉽다. 먹을 것 덜 먹고, 입을 것 덜 입고, 살 것 덜 사면 된다. 남들과 씀씀이가 똑같으면 안 된다. 이것도 모르고 돈을 벌려고 한다면, 기역과 니은도 모르면서 한글 안다고 큰소리치는 꼴이다.
-p.36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주식 종목 수는 무려 1,900여 개. 이렇게 많은 주식들 중에서 될 성 부른 주식은 어떻게 골라내야 할까?
시중에 나와 있는 주식투자 관련 서적들을 몇 권 읽어봤는데, 복잡한 수식을 동원한 기술적인 분석법을 집중적으로 다룬 것이 대부분이었다. 알아두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기술적 분석이 100% 맞는 것도 아니어서 이렇다 할 감동을 안겨주진 않았다. 오히려 이런저런 자리에서 만나 알게 된 주식 고수들이 개인적으로 알려준 비공식적인 투자법들이 훨씬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p.108
국어사전에서 '돈맛'의 의미를 찾아봤더니 '돈을 쓰거나 벌거나 모으는 재미'라고 돼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돈을 쓰는 맛'일 테지만 부자들에게는 '돈을 벌고 모으는 재미'일 터다. 후자의 돈맛은 지금 당장은 씁쓸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달콤해진다.
-p.197
재테크에도 정도가 있다. 더디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떳떳한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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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남의 불행에 기초해서 재산을 모았다고 해도 대개 자식교육에 실패해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의 부도덕한 축재 과정을 지켜본 자식들은 일찌감치 품성이 삐뚤어지거나,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p.244